연결 가능 링크

영국 고위관리 “BBC 한국어 방송 한국 이전 예정”…예산 삭감 여파 


영국 런던의 BBC 방송 건물. (자료사진)
영국 런던의 BBC 방송 건물. (자료사진)

영국 공영방송인 BBC 한국어 방송이 4월까지 서울로 이전할 계획입니다. BBC는 예산 삭감 등으로 한국어 방송 등 전체 월드 서비스에 대해 구조조정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국 외교부의 타리크 아흐마드 영국 연방 담당 국무상은 3일 데이비드 알톤 영국 상원의원에게 보낸 질의에 대한 서면 답변을 통해 BBC 한국어 방송 운영 계획을 설명했습니다.

영국 의회 사이트에 따르면 아흐마드 국무상은 “지난 9월 29일 발표된 BBC 계획의 일환으로 한국어 서비스가 서울로 이전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BBC는 직원, 노조와 협의를 거쳐 올해 4월까지 이 변경 계획을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설명했습니다.

[아흐마드 국무상] “As part of BBC plans announced on 29 September, the BBC Korean Service will be moving to Seoul - BBC have stated that changes are being implemented by April 2023, subject to consultation with staff and trade unions. The BBC is operationally and editorially independent from Government, and it is for them to comment on matters relating to staffing and service delivery.”

아흐마드 국무상은 그러나 BBC가 운영과 편집에서 정부로부터 독립돼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직원 배치, 서비스 제공과 관련된 문제에 대해 논평하는 것은 BBC의 몫이라고 말했습니다.

알톤 의원은 앞서 지난달 두 차례에 걸쳐 영국 정부에 보낸 서면 질의를 통해 BBC가 한반도에 한국어 방송을 계속할지 여부와 방송 축소 계획, 예산 규모, BBC 경영진이 한국어 방송 직원들과 대북 방송의 미래에 대해 어떤 논의를 했는지를 질문했습니다.

아흐마드 국무상은 답변에서 “영국 외교·영연방·개발부(FCDO)는 전 세계 시청취자들, 특히 언론의 자유가 제한된 지역에 고품질의 공정한 뉴스를 제공하는 BBC의 역할을 높이 평가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영국 외교·영연방·개발부(FCDO)는 ‘월드 2020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어 방송을 지원하며 12개 언어 방송에 9천 440만 파운드, 미화로 1억 2천만 달러의 자금을 지원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아흐마드 국무상] “ The FCDO supports BBC Korean through the World 2020 programme, providing £94.4m annually to fund 12 language services. According to the BBC's Global Audience Measure, BBC Korean reaches an audience of 0.7m weekly - it is extremely difficult to measure audience reach inside North Korea, where access to international media is extremely limited.”

이어 BBC의 ‘글로벌 오디언스 측정’에 따르면 BBC 한국어 방송은 매주 70만 명의 청취자에게 전달된다며, “국제 미디어에 대한 접근이 극도로 제한된 북한 안에서 청취자 규모를 측정하기는 극히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아흐마드 국무상은 그러나 한국어 방송의 자세한 예산과 구조조정 계획 등에 관해서는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BBC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4일 VOA에, “월드서비스 내 모든 언어 방송에서 예산 삭감과 구조조정이 이뤄지고 있다”며 “한국어 방송의 경우에도 인원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BBC 한국어 방송은 현재 한반도 시각으로 밤 12시 30분부터 3시 30분까지 여러 개의 단파 채널로 3시간 동안 방송하고 있으며 30분 단위로 6차례에 걸쳐 재방송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가운데 뉴스는 20분, 10분은 영어를 배우는 프로그램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또 라디오는 북한의 청취자를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웹과 영상 등 디지털 콘텐츠는 한국을 대상으로 한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한국어 방송 직원은 런던에 7명, 서울지국에 11명 정도가 근무한다며, BBC 경영진의 검토가 완료되면 인력 감소가 불가피하며 디지털보다 대북 라디오 방송에 더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BBC 월드서비스는 앞서 지난 2017년 북한 주민들에게 객관적인 정보를 제공할 목적으로 한국어 라디오 방송을 시작했습니다.

알톤 상원의원은 지난달 자신의 홈페이지에 BBC 월드서비스의 급격한 예산 삭감과 382개의 일자리 손실로 많은 사람이 실망과 분노를 표시하고 있다고 말했었습니다.

100년의 역사를 가진 세계 최초의 공영방송인 BBC는 최근 정부의 수신료 동결 결정과 폐지 계획으로 예산을 계속 삭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영국의 가디언과 파이낸셜타임스 등은 지난해 BBC 월드서비스가 현 인력의 5분의 1에 해당하는 400개의 일자리를 축소할 계획이라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매체들은 BBC 월드서비스 내 40여 개 언어 서비스 가운데 절반 정도를 디지털 콘텐츠로만 운영하는 계획도 추진 중이라고 전했습니다.

앞서 잭 골드스미스 국제환경 담당 국무상은 지난달 22일 알톤 의원의 질의에 대한 서면 답변을 통해 “BBC는 북한과 같이 언론의 자유가 부족한 국가의 청취자들에게 서비스를 계속 제공할 것이란 확신을 주었다”며 한국어 방송 유지 가능성을 시사했었습니다.

그러면서 “영국은 언론의 자유와 전 세계의 민주주의와 인권을 옹호하기 위해 전념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