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무력 시위를 옹호하고 한국을 압박하는 중국에 강력한 경고 신호를 보내야 한다고 미국 전직 고위 관리들이 밝혔습니다. 중국의 협박은 허세에 불과하고 반격에 취약한 만큼, 미국은 역내에 군사 자산을 전진 배치하고 한국은 중국의 부당한 요구를 단호히 거부해야 한다는 제안입니다. 한국 문재인 전임 정부의 비현실적 대중국 정책이 중국의 영향력을 불필요하게 키워 한국의 전략적 이익에 손해를 끼쳤다며 윤석열 정부는 ‘힘과 위엄의 위치’에서 중국을 상대해야 한다고도 강조했습니다. 3일 ‘워싱턴 톡’에 출연한 대니얼 러셀 전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와 데니스 와일더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선임보좌관과의 대담을 함지하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진행자) 북한은 2017년 핵무력을 완성했다고 선언했습니다. 지난 5년간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이 어떤 방향으로 진행돼 왔다고 보십니까?
대니얼 러셀 전 차관보) 북한이 핵 개발을 멈추지 않고 있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김정은이 핵무력을 완성했다고 밝히면서 무기고를 계속해서 대거 확대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불행히도 그는 약속을 지켰습니다. 북한은 핵무기뿐 아니라 탄도미사일 등 고성능 운반 수단을 계속 만들어왔습니다. 큰 우렷거리입니다. 김정은의 전략에 대해선 의문의 여지가 없습니다. 그의 전략엔 협상이나 비핵화가 없습니다. 한국, 미국, 일본을 심각하게 위협해 그 과정에서 양보만 얻으려는 게 그의 전략입니다.
진행자) 북한은 올해 핵 선제공격을 가능케 하는 핵무력 정책을 법제화했고 전술핵무기를 전진 배치했으며 ICBM을 계속 시험하고 있습니다. 이 모든 움직임을 볼 때 김정은의 한반도 전쟁 전략은 무엇일까요?
데니스 와일더 전 보좌관) 러셀 전 차관보 지적대로 매우 우려됩니다. 특히 ICBM과 전술핵을 비롯해 많은 움직임이 있었습니다. 김정은의 목표는 ‘신뢰할 수 있는 방패’에서 ‘신뢰할 수 있는 칼’로 이동하는 것인데 아직 달성하지 못했습니다. 방어적인 핵 반격 능력에서 핵 선제공격 능력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뜻입니다. 북한에 대한 재래식 혹은 핵 공격이 가해지거나 그럴 우려가 있을 때 북한이 경고에 따라 핵무기를 발사한다는 개념입니다. 하지만 북한은 경보 능력이 취약해 실수를 할 수 있기 때문에 특히 위험한 진전입니다. 북한이 핵무기를 사용한 선제공격 쪽으로 움직이는 것은 너무나 우려스럽습니다.
진행자) 북한은 핵무력을 완성했다고 하고, 이제 미국 전문가들은 북한과 비핵화 협상이 아닌 위험 감축, 군축 협상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실수는 무엇입니까? 북한의 핵개발을 왜 막지 못했습니까?
러셀 전 차관보) 북한의 핵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제거하기는커녕 중단하거나 되돌리는 노력에 있어 중국이 북한에 대해 가진 엄청난 영향력을 활용하도록 유도하지 못했습니다. 중국이 지지한 안보리 결의안들을 스스로 지키게 하지도 못했습니다. 북한을 억제할 수 있는 모든 핵심 도구를 사용하는 데 국제사회 전체가 실패한 것입니다. 그 결과 남은 것은 제재, 억제, 방어의 불완전한 연결망입니다. 최선을 다해야 하고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최근 윤석열 한국 대통령도 중국이 북한을 제어할 능력과 책무가 있고 그렇게 하지 않으면 역내 군사 자산 유입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어떻게 중국을 움직여서 더 적극적으로 북한을 제어하도록 할 수 있을까요?
와일더 전 보좌관) 중국이 영향력을 활용해야 한다는 데 공감합니다. 중국은 전략적 실수를 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중국에 그 점을 거듭 강조하고 강력히 알려야 합니다. 쇠락하고 있는 러시아, 왕따 국가 북한과 연대하는 것은 국제체제에서 중국에 아무 도움도 안 됩니다. 이미 동아시아에서 한국, 일본 등은 미국 쪽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그들은 동북아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방위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진정 중국이 원하는 것입니까? 북한이 동북아에서 군비경쟁을 촉발하는 것을 중국이 원할까요? 아니라고 봅니다.
진행자) 시진핑 주석에게 더 적극적인 역할을 당부하는 것 외에 어떻게 하면 중국이 북한 문제를 더 적극적으로 도울까요?
러셀 전 차관보) 와일더 전 보좌관이 정확히 짚었습니다. 한국, 일본, 호주와 같은 다른 동맹들과 함께 미국의 불가피하고 가차없는 대응은 더 많은 방어 자산을 전진 배치하는 것입니다. 사드 배치 경험에 비춰봤을 때 중국은 이런 방어 자산 배치가 자국 이익을 위협하는 것으로 받아들입니다. 북한 위협의 크기와 지리적 위치를 볼 때 그것만이 유일한 방법입니다. 따라서 미국, 일본, 한국이 동맹이자 안보 파트너로 더욱 긴밀히 협력할수록 주요 민주주의 국가들과 동북아의 선진산업 국가들의 방벽이 강력해질수록 중국이 더 우려할 가능성이 커집니다. 중국이 이래도 김정은의 목줄을 당기지 않는다면 그 결과는 중국이 감당해야 할 것입니다.
진행자) 문재인 정부는 미국과는 안보협력을, 중국과는 경제협력을 추구할 것이라며 중국을 ‘전략적 파트너’라고 불렀습니다. 윤석열 정부는 미국을 중심에 둔 외교정책을 추구한다고 밝혔는데요. 윤석열 정부가 전임 정부에 비해 입장이 크게 다르다고 보십니까?
러셀 전 차관보) 남북 화해 추진을 중국이 도울 것이라는 비현실적인 희망을 품었던 문재인 정부의 실패한 5년간의 실험으로부터 윤 대통령이 많은 것을 배웠다고 생각합니다. 문재인 정부 전략의 결과 중국이 한국에 영향력을 갖게 됐다고 봅니다. 이것은 한국의 전략적 이익에 손해를 끼쳤습니다. 윤석열 정부는 애원하는 위치가 아닌 ‘힘과 위엄의 위치’에서 중국을 상대할 결심인 것 같습니다. 한국은 중국이 책임을 다하도록 달랠 수 없으며 특히 중국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틈을 주면 더욱 그렇다는 점을 윤석열 정부가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윤석열 정부는 안보란 국가안보와 경제안보의 결합이지 별개가 아니라는 점도 인식하고 있습니다. 한국과 중국이 경제 관계를 공고히 하기 위해서는 중국이 한국을 괴롭힐 수 없다는 것을 인식해야만 합니다.
진행자) 에드가드 케이건 NSC 동아시아 오세아니아 담당 선임국장은 강력한 미한동맹과 생산적인 한중관계가 양립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안보와 경제가 긴밀히 연계된 지금 시대에 가능한 일인가요?
와일더 전 보좌관) 상무장관이 이번 주 메사추세츠 공대에서 행한 연설을 언급하고 싶습니다. 우리가 중국과 문제가 있고 중국 반도체 회사들과 일부 첨단기술 분야에 표적 제재를 가하고 있지만 중국 경제와 디커플링 하는 것이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중국과의 무역은 미국에도 비중이 너무 크기 때문에 경제 관계를 끊는 정책을 고려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우리의 우방과 동맹들에도 그런 요구를 하는 것이 아닙니다. 한국 정부와 국민들이 괜히 중국과 견실한 무역관계를 유지하는 게 아닙니다. 한국이 중국 정부에 대해 영향력도 가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한국의 미국과 중국에 대한 정책은 공존 가능합니다. 한국이 억지력을 높이고 미국과 동맹을 강화하면서도 중국과 견실한 경제 관계를 맺을 수 있는 것입니다.
진행자) 더욱 강력한 경제 동맹을 맺자는 미국의 제안에 한국이 어떻게 응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미국은 한국이 중국과 경제적으로 분리되길 바라나요?
러셀 전 차관보) 모든 산업화한 민주주의 국가들은 같은 모순에 직면해 있습니다. 중국과 생산적인 경제, 무역, 문화교류 관계를 맺으면서 동시에 중국의 위협적이고 부당한 행동으로부터 자신을 어떻게 보호할 수 있을까요? 프랑스, 독일, 일본, 미국, 영국, 한국 등 모든 선진국은 이것이 가능한지 실험하고 있습니다. 굳건한 미한동맹은 순자산입니다. 최근 미국 입법에 유감스러운 요소, 보호주의적 요소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사과와 오렌지처럼 근본적으로 별개의 문제이고 그 자체의 장점에 의거해 다뤄야 합니다. 무역 문제가 북한 정책과 같은 협력 분야에 영향을 주진 않습니다. 따라서 우리가 중국과 맞서 싸워야 하는 기술적 도전 분야에도 무역이 영향을 줄 이유가 없습니다.
진행자) 윤 대통령은 최근 인터뷰에서 타이완의 일방적인 현상 변경에 반대한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대통령이 타이완 문제에 대해 입장을 분명히 밝히는 것이 중국과의 관계에 어떤 도움이 됩니까?
러셀 전 차관보) 제 경험상 중국은 저항에 부딪힐 때까지 계속 힘으로 밀어붙이고 한국이 맞설 때까지 계속 압박할 것입니다. 따라서 만약 국가들이 스스로를 검열하고 중국이 강압적으로 다른 국가를 괴롭힐 때 못 본 척하면 그 상황이 더 악화할 뿐 아니라 자신이 괴롭힘의 대상이 되는 것은 시간문제입니다. 우리는 모두 중국과 협력하고자 하는 바람과 우리의 매우 실질적인 경제적 이익 등을 조화시킬 방법을 찾고 있습니다. 우리는 모두 같은 입장입니다. 우리는 자신의 권리, 국가안보, 기술과 지적 재산을 보호하면서도 중국과 협력할 방법을 찾고 있습니다. 중국과 협력을 위해 다른 이익을 희생할 순 없습니다.
진행자) 몇 년 안에 미중 간 전쟁이 일어날 수 있으며 미국이 동맹에 타이완 유사시 지원 의사를 더욱 분명히 밝히라고 강력하고 긴급하게 요구할 것이라는 관측이 있습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와일더 전 보좌관) 미국의 목표는 타이완 침공을 비롯해 중국의 어떠한 군사적, 강압적 행동도 받아들일 수 없음을 분명히 밝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억지정책과 외교를 통해 그렇게 할 것입니다. 동맹이 이 문제에 목소리를 내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최근 흥미로운 변화는 타이완 문제가 국제적 문제가 됐다는 것입니다. 나토도 전례 없이 타이완 문제를 언급하고 한국과 역내 다른 국가들도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중국이 처참하고 도발적인 방식으로 행동하고 타이완에 대한 군사적 행동을 실제로 고려한다면 타이완을 도울 국가들이 매우 많다는 사실을 중국 정부에 분명히 알려야 합니다.
진행자) 미국의 대중국 정책에 한국과 일본이 동참할 수 있는 수준에 차이가 있다고 보십니까? 기시다 총리는 최근 일본이 방위비를 GDP의 2%로 확대하겠다고 밝혔죠. 한국도 북한의 고조된 도발을 고려해 방위비를 늘려야 할까요?
러셀 전 차관보) 물론 북한의 위협은 한국 정부가 자국 방어에 상당한 투자를 계속해야 할 충분한 근거가 됩니다. 하지만 포괄적인 의미에서 중국의 도전에 대한 한국의 정치적 접근이 일본과 달라야 할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한국은 매우 국제적인 역할을 하고 있고 우리는 모두 중국과 경제적 이해관계가 있습니다. 따라서 한국만 독특한 상황에 놓인 것이 아닙니다. 과거에 한국이 중국을 상대하는 것을 꺼린 유일한 이유는 중국이 북한을 관리하는 데 건설적인 역할을 할 수도 있다는 희망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북한을 비핵화나 남북화해, 개혁으로 이끄는 것처럼 보이는 활동에 중국이 엄청난 영향력을 사용할 것이라는 희망이 있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이제 우리는 그것이 일어나지 않을 몽상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오늘날 시진핑 정권하에서는 과거 어느 때보다 그 가능성이 낮습니다. 따라서 한국이 거침없이 말하지 못하고 다른 지정학적 입장을 취할 근거가 없다고 봅니다. 물론 한국이 북한의 직접적인 위협을 받는 상황이 한국 방위 태세와 국방 예산에 영향을 주겠지만요.
진행자) 하지만 한국은 일본에 비해 지리적으로 중국에 더 가깝습니다. 경제적 의존도도 더 높기 때문에 훨씬 심각한 경제 보복을 당할 수도 있고요.
러셀 전 차관보) 일반적으로 오늘날에는 19세기나 20세기의 구시대적 지리적 요인이 적용되지 않을 수 있다고 봅니다. 일본은 동중국해의 센카쿠/댜오위다오 지역에서 중국의 위협을 직접 받고 있습니다. 중국 인민해방군 군함과 전투기가 끊임없이 출격하며 일본의 실효적 지배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북한의 직접적인 위협도 받고 있습니다. 북한 미사일이 일본 상공을 지났고 일본해(동해)에 종종 떨어지죠.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근본적으로 우린 모두 같은 처지입니다. 기술적 우위를 차지하려는 중국의 노력이 우리 모두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또 중국이 지적재산을 통째로 도둑질하는 것도 우리를 위협합니다. 중국의 권위주의적 관행과 행동은 민주주의이자 열린 사회인 우리를 불안하게 만듭니다. 공동 전선을 펼 충분한 이유가 있고 특정 국가를 이런 공동 노력에서 면제시킬 명분이 없다고 봅니다. 국제사회의 단결을 중국이 인식할 때 중국을 억제할 수 있습니다. 침략, 강요, 역내 평화와 안정의 파괴에 대한 강력하고 일관된 반대를 중국이 인식해야 합니다.
진행자) 중국 인민해방군의 한반도를 겨냥한 활동과 군사적 침략에 대비해 한국도 군사적 준비태세를 갖춰야 할까요?
와일더 전 보좌관) 중국이 전략적 실수를 했다고 봅니다. 중국이 러시아와 함께 한국방공식별구역에서 함께 훈련한다는 발상은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중국과 러시아가 함께 역내에서 모종의 활동을 벌이진 않을 것입니다. 중국과 러시아가 허세를 부리는 것입니다. 따라서 중국 공군과 러시아 공군의 시위를 너무 심각하게 여길 필요가 없습니다. 어떤 면에선 그들은 신호를 보내려고 합니다. 한국과 일본을 협박하려는 것인데 우리는 그들을 밀어내야 합니다.
지금까지 대니얼 러셀 전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와 데니스 와일더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아시아 선임보좌관의 대담 들으셨습니다.
※ 위 대담 영상은 VOA 한국어 방송 웹사이트와 YouTube, Facebook의 '워싱턴 톡'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