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러시아가 점령 중인 우크라이나 크름반도 북부 탄약고에서 폭발이 발생해 2명이 부상하고 3천여 명이 긴급 대피했습니다. 중국이 최근 미국 고위 정치인들의 잇따른 타이완 방문에 반발해 타이완 주요 인사들에 대한 제재를 단행했습니다.중국 중앙 17개 부서가 종합적인 출산 장려 대책을 내놓았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우크라이나 크름반도에서 또다시 폭발이 발생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우크라이나 남부 크름반도는 지난 2014년 러시아가 강제 병합해 지금 점령하고 있는 곳인데요. 지난 9일 서부 노보페도리우카 지역의 러시아 공군이 사용하는 ‘사키’ 비행장에서 대규모 폭발 사건이 발생한 데 이어 16일에도 폭발이 발생했습니다.
진행자) 이번에도 러시아 군사 시설에서 발생했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이번에는 북동부 잔코이 지역 마이스케 마을에서 러시아군이 임시로 사용하고 있는 탄약고에서 화재로 인한 폭발이 일어났습니다.
진행자) 화재 원인은 밝혀졌습니까?
기자) 사고 직후 러시아 국방부는 화재의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는데요. 이후 추가 발표에서 ‘사보타주 행위’에 따른 폭발이라고 밝혀, 외부의 공격을 시사했습니다. 하지만 어떤 종류의 사포타주인지, 또는 공격의 주체가 누군지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앞서 사키 공군 비행장 폭발 사건과는 다른 태도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당시 러시아는 취급 부주의 등 단순 사고로 인한 폭발이라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사키 공군 비행장에서는 최소한 12차례의 연쇄 폭발이 발생해, 러시아 군용기 9대가 파괴 또는 손상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 폭발로 인한 피해는 어느 정도입니까?
기자) 러시아 국방부에 따르면, 이번 폭발로 다수의 민간시설과 전력선, 발전소, 철로, 주거 건물 등이 부서졌습니다. 이 폭발로 민간인 적어도 2명이 다쳤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고요. 일대 주민 약 3천 명은 사고 현장에서 5km 떨어진 지역으로 긴급 대피했다고 현지 친러시아 관리는 말했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번 폭발에 대해 뭐라고 말하고 있습니까?
기자)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번 폭발도 관련이 없다고 부인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앞서 9일의 비행장 폭발은 물론, 지난달 세바스토폴항 흑해함대 본부를 겨냥한 소규모 드론(무인기) 공격 등 크름반도에 대한 어떠한 공격도 확인하지 않는 일종의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고 있는데요. 다만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보좌관은 이날(16일) 트위터에 러시아에 점령당한 크름반도의 현실을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포돌랴크 보좌관이 구체적으로 뭐라고 말했습니까?
기자) 포돌랴크 보좌관은 정상적인 국가의 크름반도는 흑해와 산, 휴양지와 관광이 있는 곳이었는데 지금은 창고 폭발과 침략자들과 도둑들의 사망 위험이 높은 곳이 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크름반도에서 “비무장화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비무장화라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이유의 하나로 내세우는 것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서 과거 나치 세력이 부활하고 있다며 ‘탈나치화’와 이들 나치주의자의 ‘비무장화’를 침공의 이유로 종종 거론하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나치주의자로 간주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크름반도는 지정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곳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특히 크름반도 남서쪽 끝에 있는 세바스토폴항은 1년 내내 얼지 않는 부동항이기 때문에 전략적 가치가 매우 높은 곳입니다. 우크라이나와 관계가 껄끄러워진 가운데 지난 2014년 러시아가 크름반도를 강제 병합한 것도 이런 전략적 필요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서방의 적극적인 조처를 또다시 촉구하고 나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16일) 밤 대국민 연설에서, 최근 잇따르고 있는 자포리자 원전 포격 사건과 관련, 러시아에 대한 보다 강력한 제재를 국제 사회에 촉구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만일 국제 사회가 원전을 지킬 힘과 단호한 결단력을 보여주지 않는다면, 그것은 곧 세계가 패배했다는 걸 의미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는 원전 포격이 러시아 측의 공격이라고 주장하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반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원전과 일대를 수복하기 위해 위험한 공격을 자행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양측의 공방이 이어지는 가운데 원전에 대한 포격이 계속되면서 핵 안전 위험성이 고조되고 있는데요.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지난 15일,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부 장관과 전화로 핵 안전 문제를 논의했습니다.
진행자) 두 사람의 통화 후 양측으로부터 구체적인 이야기가 나온 게 있습니까?
기자) 네.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은 국제원자력기구(IAEA) 전문가들이 현장을 직접 방문해 원전 상태를 점검할 필요가 있으며 양국의 동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러시아는 IAEA 전문가들이 원전을 방문할 수 있도록 필요한 모든 조처를 다 할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하지만 러시아 매체들은 IAEA 전문가들이 우크라이나를 거쳐 원전에 오는 것은 너무 위험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중국이 타이완 주요 인사들에 대한 제재를 단행했군요?
기자) 네. 중국 정부가 16일, 타이완 정치인 7명에 대한 제재를 단행했습니다. 이번 조처는 미국의 정치인들이 타이완을 잇달아 방문한 데 따른 보복성 조처로, 타이완과 미국을 압박하기 위한 행동으로 풀이됩니다.
진행자) 이번 주 미국 의회 대표단도 타이완을 방문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달 초 낸시 펠로시 미 연방 하원의장이 타이완을 전격 방문한 데 이어, 초당적으로 이뤄진 미국 의회 대표단이 14일 밤늦게 타이완을 방문했습니다. 이달 들어 두 번째 미국 고위급 인사들의 타이완 방문이었는데요. 이번 제재는 의원들이 방문을 마치고 돌아간 바로 다음 날 나온 겁니다.
진행자) 제재 대상에 누가 포함됐습니까?
기자) 네. 샤오메이친 주미 타이베이 경제문화대표부(TECRO) 대표와 커젠밍 의원 등 입법원 의원들, 그리고 민주화 운동가인 린페이판 씨입니다. 샤오메이친 대표는 사실상 주미 대사 역할을 하는 사람입니다.
진행자) 미국과 타이완은 외교 관계가 단절돼 있기 때문에 대사관을 두고 있지 않죠?
기자) 그렇습니다. 그래서 주미 타이베이 경제문화대표부(TECRO)가 실질적인 외교 공관 역할을 하고 있는데요. 샤오메이친 대표는 지난 2020년 부임하면서 트위터에 자신을 미국 주재 타이완 대사라고 밝혀 파장을 일으킨 바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 정부가 이들 7명을 지목해 제재를 단행한 이유는 뭐라고 설명했습니까?
기자)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이들은 완고한 분열 세력으로, 이번 조처는 이들을 단호히 처벌하기 위한 것인데요. 즉 이들은 타이완의 독립을 완강하게 추구하며 나라의 분열을 조장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신화통신은 또, 이미 지난해 제재 명단에 오른 쑤전창 행정원장과 우자오셰 외교부장 등도 보다 강력한 제재를 받을 거라고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구체적으로 어떤 제재를 받게 됩니까?
기자) 중국 본토와 홍콩, 마카오 여행이 금지됩니다. 또한 중국, 홍콩, 마카오 거주 개인이나 단체, 기관과 어떠한 경제적 활동도 할 수 없게 됩니다.
진행자) 그런데 중국이 타이완에 대한 사법권이 있습니까?
기자) 중국은 지금까지 타이완에 대해 일국양제의 원칙을 적용해 어떤 법적 권한도 행사한 적이 없는데요. 따라서 이번 제재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 불확실한 상황입니다.
진행자) 타이완은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타이완은 중국의 위협에 절대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며 반발했습니다. 타이완 외교부 대변인은 타이완은 법치를 지지하는 민주주의 국가로, 권위주의 정권에 의한 협박과 위협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는 어떤 입장인가요?
기자) 중국이 미국 정치인들의 정상적인 타이완 방문에 과잉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지난 15일,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 의회 구성원들은 지난 수십 년간 타이완을 방문했으며, 올해도 10명 이상 의회 대표단이 타이완을 방문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중국 소식 하나 더 보겠습니다. 중국 정부 중앙 부서들이 합동으로 출산 장려 대책을 발표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앙 정부 17개 부서가 합동으로 출산 장려를 위한 ‘가이드라인(지도의견)’을 16일 발표했습니다. 이날 발표된 지도의견은 출산 친화적인 사회를 만들고 세 자녀 이상 낳는 것을 진흥하기 위한 재정, 세금, 주거, 고용, 교육, 그리고 기타 분야에서의 지원 정책들에 대한 것입니다.
진행자) 중국에서 중앙 부처들이 합동으로 종합적인 출산 장려 대책을 내놓은 것이 흔한 일은 아니죠?
기자) 맞습니다. 이는 그만큼 중국의 인구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진행자) 이번에 나온 종합 대책에는 어떤 내용들이 포함됐습니까?
기자) 네. 각 가정이 세 번째 아이를 가지는 것을 지원하고, 정부와 기관, 개인이 결혼과 출산 친화적인 환경을 만드는 데 그들의 책임을 다하며, 인구 증가를 장려하는 정책들을 강화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출산 전-출산 후 돌봄 진흥, 돌봄 체계 개발, 육아 휴직과 보험 체제 개선, 세 자녀 이상을 둔 가정에 대한 주택 구매 혜택 제공, 양질의 교육 자원 추가, 출산 친화적인 고용 환경 창출 등입니다. 지도의견은 또 원치않는 임신의 방지와 비의료적 이유에 의한 낙태의 감소도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대책들이 실제로 출산율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까요?
기자) 네. 마리 전 중국 인구개발연구센터장은 이런 대책들, 특히 주택 대여나 구입, 또 2살이나 3살 때부터 아이들을 유치원에서 돌보는 것을 진흥하고 여성들의 고용 권리를 보호하는 등의 대책을 충실하게 실행하면 많은 아이를 낳기 원하는 가정이 가지고 있는 우려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진행자) 중국 인구가 2025년까지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최근 나왔죠?
기자) 그렇습니다. 양원좡 국가위생건강위원회 인구가족사 사장은 지난달 "중국 총인구 증가율이 크게 둔화했다"며 "제14차 5개년 계획(2021∼2025년) 기간 마이너스 성장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2025년 이후에도 감소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도 있지 않습니까?
기자) 네. 상하이사회과학원은 2021년 이후부터 평균 1.1% 감소해, 2100년에는 중국 인구가 5억 8천700만 명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는데요. 이는 지금 인구의 거의 절반 수준입니다.
진행자) 이렇게 인구가 줄어드는 이유는 역시 저조한 출산율 때문이죠?
기자) 맞습니다. 중국의 합계 출산율은 지금부터 2030년까지, 현재의 1.15명에서 1.1 명으로 떨어지고요. 이후 2100년까지 이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합니다. 합계 출산율이란 가임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말합니다.
진행자) 중국 내 출산율이 떨어지는 이유가 뭡니까?
기자) 네. 높은 생활비 등 경제적 부담과 만혼 현상, 핵가족화 등이 주요인으로 꼽힙니다. 여기에 지난 2년 동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이라는 특별한 상황까지 겹쳐 여성들이 출산을 더 꺼린 것으로 분석됩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