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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톡] "미한, 경제·안보 아우르는 포괄적 동맹으로 진화...한중관계 재설정 주목"


조 바이든(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지난 5월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윤석열 한국 대통령과 손을 맞잡고 있다. (자료사진)
조 바이든(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지난 5월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윤석열 한국 대통령과 손을 맞잡고 있다. (자료사진)

미한 관계가 전통적인 군사동맹을 넘어 세계 경제와 외교 부문에서 보조를 맞추는 포괄적인 동맹 관계로 진화하고 있다고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이 진단했습니다. 미국과의 밀착 행보를 보이는 한국이 중국과의 관계를 재설정하는 방식에도 주목했습니다. 또한 북한의 7차 핵실험에 대가가 따를 것이라는 경고를 분명히 전달하고, 이를 실행할 역량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29일 VOA 한국어 서비스의 ‘워싱턴 톡’ 프로그램에 출연한 스콧 스나이더 미국 외교협회 미한 정책국장과 수 김 랜드연구소 연구원의 대담을 함지하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진행자) 조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전쟁 정전협정 기념일 포고문에서 한국이 미국의 ‘강력한 동맹’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강력한 동맹’이라는 것은 한국전쟁 이후 이어져 온 군사동맹을 넘어선다는 의미인가요?

스콧 스나이더 국장) 그렇게 생각합니다. 동맹관계를 넓은 시각으로 바라보면 우리는 한국전쟁 당시와 비교해 엄청난 변화를 봐왔습니다. 한국전쟁 정전협정 당시 미국이 한국의 안보를 위해 사실상 모든 것을 제공하던 ‘후견인과 피후견인’ 관계에서 미국과 한국이 전 세계의 점점 더 많은 곳에서 파트너로서 협력하는 관계로 변한 것입니다. 이것은 중대한 변화입니다. 또 동맹의 성격도 바꿉니다. 전적으로 일방통행적 관계였던 미국과 한국이 쌍방향 관계로 협력하는 상황으로 변한 것이죠. 국제 안보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서로 도울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진행자) 미한동맹이 서로를 돕는 쌍방향으로 진화했다는 점에 동의하시나요?

수 김 연구원) 그렇습니다. 저는 동맹이 더 이상 ‘일방통행’이 아니라는 스나이더 국장님 발언에 주목하고 싶습니다. 우리가 현재 처한 지정학적 현실들, 이를테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치열해진 공급망 경쟁 등은 동맹이 더 이상 안보 문제에만 집중하는 것을 불가능하게 합니다. 제가 한 가지 주목한 것은 바이든 대통령이 최근 한국 SK그룹 회장, 경영진과의 회동에서 경제적 요소를 강조했다는 점입니다. 당시 만남에서는 미국에 무엇을 되돌려줄지가 강조됐는데요. 이것은 미중 경쟁 관점에서 나온 것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런 기회들이 과거에는 중국으로 향했지만 이제는 미국으로 돌아온다고 말했습니다. 또 미국이 느끼고 있는 경제적 불안의 다양한 측면을 강조했습니다. 인플레이션과 일자리 감소, 전기 배터리 등 장기적으로 미국과 한국의 이익에 영향을 미치는 많은 것들이었죠. 따라서 다시 말씀드리면 지금보다 경제적 사안에 더 관심을 쏟는 것은 불가피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진행자) 미국과 한국은 확장억제 전략협의체를 이른 시일 내 재가동할 방안을 찾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을 전반적인 동맹 발전과 어떻게 연계해서 보시겠습니까?

스나이더 국장) 어떤 면에서 확장억제는 파트너십을 보여주기 가장 어려운 분야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런 대화에서도 미국의 국제 비확산적 관점과 북한의 핵무기 획득에 따른 한국의 취약성 간의 간극을 어떻게 메울지 논의됩니다. 이런 대화가 매우 중요한 이유입니다. 이런 간극은 어떤 식으로든 메워야 합니다. 한국이 매우 우려하는 취약성을 해소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식으로요. 한국에는 없는데 북한만 갖고 있는 역량 때문에 생기는 취약성 말입니다.

진행자) 미국과 한국의 더 긴밀한 관계가 미국과 중국, 한국과 중국의 역학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십니까?

스나이더 국장) 어려운 질문입니다. 그것이 ‘느린 전개’를 보여왔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한국은 미국과 중국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미국과 보조를 맞추는 매우 분명한 조치를 취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이 압박당하는 것은 중국과 여전히 이런 모든 이해관계를 갖고 상호작용을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도 미국이 기본적으로 설정한 의제에 더 보조를 맞출 것이라는 기대가 있습니다. 윤석열 정부가 직면하게 될 가장 흥미롭고 복잡한 분야 중 하나는 한국이 중국과의 관계를 어떻게 형성할지입니다. 지난 한 주 우리는 크게 엇박자를 낼 잠재적 위험성을 목격했습니다. 한국이 전임 문재인 정부의 ‘3불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믿음을 중국이 다시 강화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윤석열 정부는 이미 상당 부분 ‘3불 약속’에서 벗어났습니다. 따라서 이런 상황에서 한국과 중국이 어떻게 생산적 관계의 토대를 만들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은 매우 흥미로울 겁니다.

진행자) 김 연구원님은 어떻게 보십니까?

김 연구원) 한국 관점에서 보면 미국 공장에 대한 투자조차도 경제적 의미를 넘어선다고 생각합니다. 윤석열 정부가 미국 쪽으로 천천히 돌아서는 데 대해 별로 거리낌이 없다는 것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한국과 관련한 기대치를 어느 정도 조절할 필요는 있다고 봅니다. 한국은 미국 주도의 반도체 동맹인 ‘칩4’에 참여할 것인지 결정해야 합니다. 한국은 이를 경제적 이니셔티브로 규정하길 원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중국의 보복, 상업적 자살 행위를 불러올 수 있는 훨씬 민감한 문제입니다. 한국이 중국으로부터 서서히 벗어나는 것이 아니라 극적으로 빠져나올 것이라는 기대도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 기업이나 정부가 그런 변화를 원하는 만큼이나 시간이 필요한 게 현실입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미국과 한국을 맹비난했습니다. 필요하다면 미국과 한국을 상대로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는데요. 이전과 달라진 게 없는 것 아닌가요?

스나이더 국장) 왜 그런 말씀을 하시는지 이해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이번 주부터 보기 시작한 한 가지는 북한의 새로운 노력이 나타나게 될 가능성입니다. 미래의 핵실험을 앞으로 몇 주 동안 재개될 미한 연합훈련과 연계하려는 노력이죠. 이것은 매우 흥미롭고 복잡한 문제입니다. 훈련 축소는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 결과로 발생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돌이켜보면 꽤 지난 일이죠. 그런 완화된 접근법을 계속 취하는 것을 정당화하기는 어렵습니다. 북한은 자신들의 핵 역량이나 추가 도발 가능성을 강압적인 수단으로 이용하려는 것 같습니다. 군사훈련을 하거나 이를 정당화하려는 미국과 한국의 결정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서죠. 따라서 저는 전략적 관점에서 북한으로부터 목격하고 있는 이번 상황이 조금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진행자) 김정은의 발언을 어떻게 받아들이시겠습니까?

김 연구원) 예상한 바와 다를 게 없다는 국무부 논평에 동의합니다. 고무적인 것은 미국의 대응입니다. 물론 보다 현실적인 관점에서 볼 때 미국은 북한에 더 강력한 제재를 가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미국은 북한을 다루는 데 있어 좀 더 느긋한 속도로 가려고 한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도발에 반응하지 않는 것은 미국이 이 사안을 장기적 문제로 더 심각하게 받아들인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정치적 동기나 시간표에 더 영향을 받는 게 아니라는 것이죠. 솔직히 시간표는 김정은에게 달려있고 계속 그래왔습니다. 따라서 그런 발언이나 반응을 보는 것이 놀랍지는 않습니다. 현 시점에서는 만약 북한이 핵실험을 한다면 미국과 한국이 어떻게 반응할 것인지 주목해야 합니다. 저는 그것이 관건이라고 생각합니다.

진행자) 북한은 미한 연합훈련을 추가 도발에 대한 구실로 삼아왔습니다. 이번에도 그럴까요?

스나이더 국장) 저는 북한이 그런 방향으로 갈 것으로 생각합니다. 핵실험을 정확히 언제 할지에 많은 것이 달려있습니다. 만약 3, 4주 동안 어떤 일이 일어난다면 아마도 연합훈련이 구실로 사용되는 것이겠죠. 하지만 북한은 곤란한 시점으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중국에서 주요 행사가 이어지기 때문이죠. 과연 북한이 중국을 불쾌하게 하는 것을 감당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따라서 미묘한 균형이 유지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과 한국이 군사훈련을 실시한 이후 혹은 그즈음 도발이 있을 걸로 예상하시나요?

김 연구원) 지난 몇 달간 북한이 언제 핵실험을 할 것인지 예측하려는 노력이 있었습니다. 놀라운 건 그런 일이 아직 일어나지 않았다는 것이죠. 북한은 미한 군사훈련을 핵실험 정당화에 이용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은 그 가능성에 대비하는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단지 우리가 예측하고 ‘그래 맞았어’하고 거기서 그치는 것이 아닙니다. 대신 북한에 결과가 뒤따른다는 것을 분명하게 전달하는 조치가 있어야 합니다. 아직 북한과 김정은이 ‘재고하겠다’고 말할 만큼 우리의 대응은 충분한 대가를 치르게 하는 것으로 여겨지지는 않았습니다. 도발하고 우위를 선점하며 지렛대를 높이려는 김정은의 욕망을 억누를 역량이 있어야 합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이 통화를 했는데 두 정상이 북한 문제를 논의했는지는 분명하지 않습니다. 북한 문제가 좀 더 공개적으로 논의됐어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김 연구원) 그렇습니다.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이 실제 북한에 관해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간이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북한이 주제 중 하나였어야 합니다. 그런데 양측의 초점은 서로에 대한 문제였던 것 같습니다. 두 정상은 대화해야 할 많은 항목이 있습니다. 경제와 민주주의, 투명성 등이죠. 우리는 이런 가정을 해 볼 수 있습니다. 역학관계가 완전히 바뀌지 않는 한 북한 문제에 대한 미국과 중국의 협력은 가까운 시일 내에 없을 것이라는 점이죠.

지금까지 스콧 스나이더 미 외교협회 국장과 수 김 랜드연구소 연구원의 대담을 들으셨습니다.

※ 위 대담 영상은 VOA 한국어 방송 웹사이트와 YouTube, Facebook의 '워싱턴 톡'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워싱턴 톡] “북한 핵실험 시 ‘엄청난 대가’...김정은 거친 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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