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워싱턴 톡] "아베 전 총리, 납북자 문제 전념...북한 국경봉쇄, 인도주의 위기 심화"


9일 인도 아메다바드에서 일본 우호 단체 회원들이 아베 신조 전 총리 추모 촛불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9일 인도 아메다바드에서 일본 우호 단체 회원들이 아베 신조 전 총리 추모 촛불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유세 도중 총격을 당해 숨진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일본인 납북자 문제에 전념하는 등 북한 문제에 큰 유산을 남겼다고 평가했습니다. 북한 정권이 강도 높은 국경봉쇄 조치를 취하면서 인도적 위기를 자초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8일 VOA 한국어 서비스의 ‘워싱턴 톡’ 프로그램에 출연한 키스 루스 전미북한위원회 사무총장과 트로이 스탠거론 한미경제연구소 선임국장의 대담을 함지하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진행자) 먼저 일본에서 전해진 충격적인 소식과 관련한 질문드리겠습니다. 아베 전 총리는 특별히 북한 관련 사안에 대해서도 많은 일을 했는데요. 생전 업적,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키스 루스 사무총장) 먼저 일본 국민들과 아베 전 총리의 유족, 친구들에게 이번 끔찍하고 비극적인 사건에 대해 애도를 표하고 싶습니다. 아베 전 총리는 정치인으로서 북한 문제에 집중한 전력이 있습니다. 적어도 미국에선 납북자 문제와 관련한 업적으로 잘 알려져 있죠. 워싱턴을 방문하거나 의회를 방문할 때마다 납북자 문제를 자신의 목록에서 최우선 순위에 뒀습니다. 미국 행정부나 의회가 북한과 어떤 관여를 할 때도 납북자 문제에 집중하도록 권했습니다. 저는 프랭크 자누지(현 맨스필드 재단 대표)와 함께 2003년 상원 외교위원회에 있을 당시 북한을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 북한은 평소보다 납북자 문제에 대해 많은 말을 했습니다. 그래서 자누지 대표와 저는 미국으로 가는 길에 일본 도쿄에 들르기로 했습니다. 내각관방 부장관이었던 아베 전 총리는 우리와 긴 시간 만났습니다. 납북자 문제를 꽤 열심히 다뤘고, 잘 알고 있는 게 분명했습니다.

진행자) 아베 전 총리의 북한에 대한 입장이 그의 후임자들의 입장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하십니까?

루스 사무총장) 아베 전 총리는 유권자들에 반응을 보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일본인은 자국 지도자가 납북자 문제를 언급하는 것을 듣지 못했는데, 아베 전 총리는 이에 반응을 보인 것이죠. 특별히 납북자 가족들에게는 기쁜 일이 될 텐데 이를 현안으로 살려둔 겁니다.

진행자) 스탠거론 국장님은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트로이 스탠거론 선임국장) 저 또한 일본 국민들과 아베 전 총리의 가족 등에게 애도를 표합니다. 아베 전 총리의 업적을 되짚어보면 루스 사무총장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납북자 문제는 핵심적인 부분이었습니다. 하지만 좀 더 깊이 들여다보면 고이즈미 전 총리 시절 이미 진전을 보였죠. 유골 일부가 돌아왔고 북한은 일본 국민을 납치했다는 사실을 인정했죠. 다만 완전히 마무리되지 못했습니다. 이후 아베 전 총리가 이어받아 해결하고 북한과 해결책을 찾을 수 있는 사안들이 남아있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 문제를 그가 해법을 제시하려고 했던 가족들의 입장에서 살펴봐야 합니다. 이 문제에 대한 그의 유산에는 실질적인 진전이 있었습니다.

진행자) 현재 북한은 일본과 납북자 문제를 다 해결했다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이런 입장이 바뀔 수 있을까요?

스탠거론 선임국장) 저는 미래 어느 시점에 북한 지도부가 역내 다른 나라와의 관계 회복이 중요하다는 점을 깨닫길 바랍니다. 그런 일이 곧 벌어질지는 의문이지만요. 이 사안이 종결된 것이라고 보기엔 해결되지 않은 문제가 많습니다. 일본에 있는 가족들은 답변을 들을 자격이 있습니다.

진행자) 최근 성 김 미국 대북특별대표와 제프리 드로렌티스 유엔주재 미 대표부 정무담당 선임고문은 미국이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에 열려 있다는 신호를 분명히 하고, 직간접적으로 북한에 이런 메시지를 보냈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제안을 한 사실을 왜 공개했을까요?

루스 사무총장) 성 김 대표 등은 투명하게 하고자 한 것 같습니다. 미국의 열린 입장과 북한과 연결하려는 미국의 의지 그리고 어느 정도의 직급에서 북한과 만나고 싶다는 점을 말이죠. 저는 북한이 침묵하는 것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김정은은 미국 대통령과 여러 번 만났습니다. 제재 완화를 얻어내지 못했죠. 따라서 만나자거나 북한과 연결되고 싶다는 미국의 어떤 제안에 대해서 북한은 좀 더 자세한 내용을 알고 싶어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는 북한이 트럼프 행정부 시절 싱가포르나 하노이와 같은 긴 만남을 스티븐 비건과는 갖고자 하지 않았다는 사실에도 주목합니다

진행자) 북한은 미국이 인도적 지원을 언급하는 것을 정치적 책략에 불과할 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이 왜 그런 말을 하는 걸까요?

스탠거론 선임국장) 트럼프 행정부 시절에도 미국은 북한의 코로나 대응을 도울 의향이 있다고 밝혔었죠. 북한의 회의적인 시각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정치적으로 미국의 도움을 구하는 것도 아마 북한 정권 내에서 그다지 인기가 있진 않을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무엇을 하든 코백스나 다른 유엔 기구 등을 통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야 우리가 그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줄 수 있고 북한은 미국과의 정치적 측면을 우려하지 않아도 됩니다.

진행자) 북한의 성명이 미국과의 관여에 대한 실망감 혹은 회의감을 드러낸다고 보십니까?

루스 사무총장) 저는 인도주의적 지원과 관련한 북한의 성명에 여러 요인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노이 정상회담 이후 북한은 미국과의 대화를 중단했습니다. 북한은 정부 간 관여를 계속 꺼렸습니다. 민간 분야 대화도 그랬습니다. 하노이 회담 이후 북한은 미국 비정부기구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지원도 받지 않으려 했습니다. 성명은 새로 발표한 것이지만, 그 내용은 그들의 오랜 입장입니다. 또 다른 요인도 있다고 봅니다. 바로 주민들을 향해 메시지를 발신한 것입니다.

진행자) 북한이 곧 7차 핵실험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돼 왔습니다. 하지만 폭우로 인해 그렇게 하지 않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는데요. 이런 분석에 동의하십니까?

루스 사무총장) 북한에 관한 한 저는 어떤 일에도 놀라지 않을 것입니다. 추가 핵실험 시점과 관련해 물론 날씨가 요인이 됐을 수 있습니다. 다른 황이 요인이 됐을 수도 있고요. 알 수 없습니다. 이를 테면 중국이 막후에서 북한이 추가 핵실험을 하지 못하도록 역할을 했을 수도 있습니다. 저는 어느 시점 북한이 중국과 상관없이, 또 우리가 어떻게 생각하는 지와 관계없이 핵실험을 진행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북한은 그것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역량이든 다른 것이든 자신들의 체계를 완성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핵실험을 계속할 것이라고 봅니다.

진행자) 지금 북한은 심각한 홍수 문제에 처한 것 같습니다. 관영 매체는 계속해서 홍수 주의보를 내리고 있는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스탠거론 선임국장) 넓게 보면, 어느 정도는 북한의 내부적인 문제입니다. 주민들은 식량 부족에 처해 있죠. 그런 상황에서 농지를 더 얻기 위해 자꾸 삼림을 베어내고 있습니다. 이는 토양침식을 일으키고 결국 더 심각한 홍수로 이어지게 됩니다. 물이 흡수될 공간이 없어지는 것이니까요. 북한이 자국의 농업과 지형에 과소 투자하고 있는 데 따른 결과이죠.

진행자) 미국 정부는 북한 정권이 인도적 위기에 전적으로 책임이 있다고 지적해 왔습니다. 이 같은 견해에 동의하십니까?

스탠거론 선임국장) 저는 북한 정권에 상당 부분 책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무기 프로그램에 자원을 투입했죠. 하지만 우리가 식량 상황을 본다면 이건 복잡한 문제입니다. 최근 몇 년 간 무역자료를 살펴보면 북한이 농업에 필요한 비료를 수입한 시점이 언제인지 알 수 있습니다. 곡물 수입에 대해서도 그렇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말이 되지 않는 경우도 목격합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시점을 돌이켜 보면요. 북한은 비료는 수입했지만 밀이나 보리, 쌀은 최근까지 수입하지 않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김정은은 지난해 북한에 식량 위기가 있다고 말했지만 중국에서 곡물 수입을 하지 않았습니다. 이 같은 발언은 그들이 실제로 하는 일과 일치하지 않습니다. 복잡한 상황 속에서 북한이 통제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자신들에게 필요한 물품을 수입하고 그 상황에 대처하는 데 더 큰 노력을 기울일 수 있는 시점이 분명히 있습니다.

진행자) 루스 사무총장께서는 인도적 위기에 북한이 전적으로 책임이 있다는 미국 정부의 입장을 어떻게 보십니까?

루스 사무총장) 먼저 제재와 관련한 내용으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대북제재의 실효성에 대한 논의가 활발한데요. 의약품이 들어가지 못하고 있고 식량이 유입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상당한 양의 비료와 다른 물품들도 북한에 공급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이 발생한 것은 북한이 이들 물품의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스스로 내린 결정 때문입니다. 이건 농업뿐 아니라 주민들의 생존에도 영향을 끼칩니다. 북한 엘리트 계층과 지방 주민들의 삶을 비교하는 논의도 이어지고 있는데요. 저는 북한의 지방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논평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방 주민들이 (평양 시민과) 같은 접근권을 갖고 있지 않다는 데 우려합니다. 저는 북한 지도층이 평양이나 엘리트 계층이 아닌 국가 전체에 지원을 제공하려는 의지를 갖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지금까지 키스 루스 전미북한위원회 사무총장과 트로이 스탠거론 한미경제연구소 선임국장의 대담을 들으셨습니다.

※ 위 대담 영상은 VOA 한국어 방송 웹사이트와 YouTube, Facebook의 '워싱턴 톡'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워싱턴 톡] ‘납북자 문제 재조명' 아베 총리 총격 사망…북한, 미국 인도적 지원 거부 이유는?
please wait

No media source currently available

0:00 0:25:00 0:00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