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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참전 '외국 출신 병사' 3명 사형 선고..."엉터리 판결" 영국 정부 반발


외국 출신 군인들이 9일 우크라이나 동부 친러시아 분리주의 지역인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 법정에서 재판받고 있다. 가운데 왼쪽부터 영국 출신 에이든 애슬린, 모로코 출신 사둔 브라힘, 영국 출신 숀 피너 씨.
외국 출신 군인들이 9일 우크라이나 동부 친러시아 분리주의 지역인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 법정에서 재판받고 있다. 가운데 왼쪽부터 영국 출신 에이든 애슬린, 모로코 출신 사둔 브라힘, 영국 출신 숀 피너 씨.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가해 러시아군에 맞서 싸우다 붙잡힌 '외국인 용병'들에게 9일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 법원이 사형을 선고했습니다.

이날 DPR 최고법원은 '범죄 조직 가담'과 '헌정질서 전복 활동' 등 4개 혐의로 기소된 영국국적자 에이든 애슬린 씨와 숀 피너 씨, 모로코 출신 사둔 브라힘 씨 등 세 명의 유죄를 확인했습니다.

곧이어 검찰의 구형을 그대로 받아들여 세 사람 모두에게 총살형을 언도했습니다.

애슬린 씨와 피너 씨 등 영국인 두 명은 지난 4월 우크라이나 남동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의 최후 저항지였던 아조우스탈 제철소에서 투항한 것으로 RT 등 러시아 매체들이 보도했습니다.

모로코 출신 브라힘 씨는 이보다 앞선 지난 3월, 도네츠크 주 볼노바하 교전 지역에서 붙잡힌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들은 한 달 안에 항소할 수 있습니다. 항소가 받아들여질 경우 사형 대신 무기징역이나 25년형으로 낮아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 영국 정부 반발

잉글랜드 베드퍼드셔 출신인 피너 씨와 노팅엄셔 뉴와크 출신인 애슬린 씨는 모두 지난 2018년 우크라이나로 이주했습니다.

이들 두 영국인은 수년 전 우크라이나군에 입대해 복무해 왔다고 양측 가족들이 언론에 밝혔습니다.

DPR 법원은 이들을 '외국인 용병'으로 규정했으나, 피너 씨 등은 자신들이 우크라이나 정규군 소속인 만큼 '제네바 협약'에 따라 전쟁 포로로 대우받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영국 정부는 이날(9일) 긴급 성명을 통해 "제네바 협약에 따라 전쟁 포로는 적대 행위 가담 혐의로 기소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서 "우크라이나군에서 복무하다가 전쟁 포로로 억류된 영국 국민의 석방을 보장하기 위해 우크라이나 당국과 함께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리즈 트러스 영국 외무장관은 이날 애슬린 씨와 피너 씨에 대한 판결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트위터를 통해 밝혔습니다.

이어서 "그들은 전쟁포로들"이라고 지적하고 "적법성이 전혀 없는 엉터리 결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 개전 후 우크라이나군 대상 첫 재판

지난 2월 24일 개전 이후 우크라이나 측 군인이 친러시아 법정에서 재판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DPR은 친러 분리주의 세력이 우크라이나 돈바스 지역 내 도네츠크 주 일부 영역을 점령한 채 세운 정부입니다. DPR 측은 러시아군의 전쟁 수행을 적극 지원하고 있습니다.

러시아군은 지난달 마리우폴을 함락한 뒤, 시내 아조우스탈 제철소에서 저항하던 우크라이나 측 병력을 DPR 관할 지역 등으로 후송했습니다.

이고르 코나셴코프 러시아 국방부 대변인은 "봉쇄돼 있다 항복한 아조프(아조우 연대)와 우크라이나군 소속 '나치'는 모두 2천439명에 이른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렇게 후송된 병력이 향후 러시아군과의 포로교환 대상이 될 것이라고 우크라이나 정부는 밝혔으나, DPR 측은 재판에 회부할 방침을 공표했습니다.

현재 또 다른 영국 출신 군인 앤드루 힐 씨가 DPR 관내에서 재판을 기다리는 중입니다.

데니스 푸실린 DPR 수반은 "아조우스탈에 있던 우크라이나군의 운명은 법정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지난달 밝혔습니다.

이같은 조치는 모스크바 정치권이 주도하고 있습니다.

뱌체슬라프 볼로딘 러시아 국가 두마(하원) 의장은 지난달 17일, 관련 포로 교환을 금지하는 관계법령을 마련하라고 국방위원회에 지시했습니다. 국가 두마는 이날 본회의에서 관련 결의안을 채택했습니다.

당시 볼로딘 의장은 "아조우스탈 저항군은 전쟁 범죄자들"이라면서 "나치 범죄자들은 (전쟁포로 지위를 부여해) 교환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사형 선고와 함께 곧바로 집행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정전협상 러시아 대표단에 참가했던 레오니드 슬루츠키 의원은 마리우폴 항전을 주도한 아조우 연대 소속 장병들에 대해 "인간의 탈을 쓴 짐승들"이라며 "정부의 사형 집행 유보 방침을 적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우크라이나 검찰은 앞서 전쟁범죄 혐의가 파악된 러시아 군인들을 차례로 재판에 넘겨, 법원에서 무기징역 등이 선고된 바 있습니다.

VOA 뉴스 오종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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