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군이 2일 수도 크이우(러시아명 키예프) 광역권의 30개 이상 소도시와 마을을 탈환했다고 우크라이나 대통령실과 국방부가 발표했습니다.
한나 말랴르 우크라이나 국방차관은 이날 "크이우 광역권 전체가 침략자로부터 해방됐다"고 소셜미디어에 밝혔습니다.
올렉시 아레스토비치 대통령실 고문은 이날 현지 방송에 이같은 상황을 소개하면서, "아직 우리가 환상을 가지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어서, 러시아군에 포위된 마리우폴 진격 계획을 밝혔습니다.
아레스토비치 고문은 "우크라이나의 동쪽에는 치열한 전투가 기다리고 있다"고 강조하고 "특히 마리우폴이 그렇다"고 덧붙였습니다.
우크라이나군이 이렇게 크이우 일대를 수복하고 있는 것은 최근 러시아군이 돈바스와 마리우폴을 잇는 우크라이나 동부와 남부 권역으로 병력을 재배치하는 영향으로 파악됩니다.
이에 따라 우크라이나군도 해당 지역으로 전투 역량을 이동하고 있습니다.
■ "러시아군, 퇴각하며 지뢰 매설"
이런 가운데, 러시아군이 크이우 일대에서 퇴각하면서 외곽 곳곳에 지뢰를 매설했다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일 밝혔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밤 소셜미디어에 올린 영상 연설에서 이같이 말하고, 남겨진 주택이나 시신 등에도 기폭 장치 등을 달아놓았다고 비난했습니다.
현재 러시아군은 돈바스를 중심으로한 동부 지역에 새롭게 전선을 구축하고 있으며, 앞으로 동부와 남부에서 격전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은 2일 전망했습니다.
■ 미국, 우크라이나에 3억 달러 추가 군수 지원
미국 정부는 우크라이나에 3억 달러 규모 군수 지원을 추가 제공합니다.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1일 브리핑에서 관련 사항을 공개하고, "이번 지원은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우크라이나에 23억 달러 이상 안보 지원을 약속한 것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번 지원에는 자폭 공격용 드론 '스위치 블레이드', 드론 방어 시스템, 장갑차, 야간 투시 장치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가 꾸준히 요청해온 항공기 등은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들과 협력해 우크라이나에 옛 소련제 탱크를 공급할 예정이라고 뉴욕타임스가 2일 보도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이같은 상황에 관해, "서방의 탱크 공급은 러시아 지상군의 진격이 교착 상태에 빠진 전쟁에서 새로운 국면의 또 다른 신호가 될 수 있다"고 해설했습니다.
■ 유럽의회 의장 크이우 방문...EU 지도부 중 처음
유럽연합(EU) 입법부인 유럽의회의 로베르타 멧솔라 의장이 크이우를 방문했습니다.
지난달 31일 극비리에 우크라이나로 이동한 멧솔라 의장은 2일까지 크이우 현지에서 공식 일정을 수행했습니다.
멧솔라 의장은 1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예방하고 연대를 표시했습니다.
아울러 우크라이나 의회에서 연설하고, 현지 주요 인사들과 정부 요인들을 만나 현재 전황에 관한 설명을 듣고 필요 사항에 관한 의견을 나눴습니다.
멧솔라 의장은 이날 의회 연설에서, 러시아에 맞서는 우크라이나의 '영웅적 투쟁'에 찬사를 보내고 "인류가 공유하는 휴머니즘, 그리고 우리 공동의 가치가 우크라이나에 의해 지켜지고 있는 현실을 전 세계가 목도하는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서 러슬란 스테판척 우크라이나 의회 의장과 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을 통해 "재정과 군수, 인도적 지원을 계속하고 더 늘리겠다"고 밝히고 "피란민이 될 수 밖에 없었던 주민과 가족들이 안전하게 집으로 돌아오고 삶을 재건할 때까지 도울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날 우크라이나 의사당에는 전시 상태를 반영, 정장을 입은 의원은 거의 없었고 군복 차림도 눈에 띄었습니다. 의원들은 멧솔라 의장 연설에 박수 갈채를 보냈습니다.
멧솔라 의장은 다음날(2일) 기자회견을 통해 "우크라이나는 긴급하게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서 "우리(EU)가 이미 보급, 군수, 재정 지원과 군사 원조를 단행했지만 충분치 않다"고 말했습니다.
지난달 중순 체코와 폴란드, 슬로베니아 등 동유럽 3국 총리가 함께 크이우를 방문해 젤렌스키 대통령을 만난 적이 있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EU 기관 수장이 크이우에 간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 교황 크이우 방문 검토
이런 가운데, 프란치스코 교황이 우크라이나 수도 크이우 방문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일 지중해 섬나라 몰타로 향하는 전용기 안에서 수행기자들로부터 크이우 방문 의사에 관한 질문을 받고, "그렇다. 현재 테이블 위에서 고려 중"이라고 답했습니다.
교황청은 지난달 8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크이우 시장, 그리고 현지 종교지도자들로부터 초청장을 접수한 바 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2일) 몰타 수도 발레타에서 연설을 통해 "일부 강력한 통치자가 민족주의적 이익이라는 시대착오적인 생각에 사로잡혀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강력한 통치자'의 이름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발언 맥락 상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공개 비판으로 풀이됩니다.
VOA 뉴스 오종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