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민들이 지난 1919년 일본 제국주의에 항거해 한국의 독립을 선언한 3·1절을 맞아 북한의 참혹한 인권 상황과 우크라이나 사태를 연계하며 ‘자유와 민주주의 회복’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일부 단체는 국회와 남북군사분계선 근처 임진각에서 행사를 열고 북한 주민들에게 희망을 잃지 말 것을 당부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3·1절 103주년을 맞아 한국 내 탈북민 대표단이 1일 국회에서 ‘자유·인권·종교·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북한주민 독립염원대회’를 열었습니다.
이들은 행사를 지지한 2천여 명의 한국과 해외 거주 탈북민들을 대표해 북한 주민 독립선언문을 낭독하고 북한 정권의 압제로부터 주민들의 해방을 염원하는 자유독립만세를 삼창하며 북한의 자유 회복을 외쳤습니다.
[녹취: 탈북민 대표단] “북한 주민의 자유독립 만세! 만세! 만세 만세!”
탈북민 대표들은 선언문에서 북한 동포들은 세습 독재정권의 압제 아래 여전히 독립을 이루지 못했다며, 이날 북한 주민들의 독립을 선언해 세습 독재의 고통스럽고 수치스러운 유산이 끊어지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북한 주민들이 박탈당한 인류 보편적 자유와 인권의 회복도 선언했습니다.
이날 행사를 주관한 탈북 꽃제비 출신 지성호 국민의힘 소속 국회의원은 한 사람당 북한 주민 만 명을 책임지겠다는 각오로 행사에 임했다며, 북한 주민들의 자유 회복을 위해 해마다 이런 탈북민 대통합 행사를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지성호 의원] “탈북민의 한 사람으로서 고향의 기억을 떠올리면 가슴이 찢어지듯 아픕니다. 북한 주민들의 독립을 염원합니다. 반인륜적 북한 정권의 만행에서 나의 형제를 구하기 위해서이며 부모님 묘소에 찾아뵐 수 있는 그 날을 맞이하기 위함이기도 합니다.”
같은 날 경기도 파주의 군사분계선 근처 임진각에서는 한국의 기독교 지도자들과 탈북민 대표 등 기독교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북한 주민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보내는 ‘3·1절 다윗의 장막 '청' 페스티벌’ 행사가 열렸습니다.
주최 측은 과거 미국에서 독립운동을 주도했던 이승만 전 대통령이 1942년 VOA 방송을 통해 한반도에 보낸 육성을 자료 영상과 함께 들려주면서, 김 씨 독재 정권하에서 박해받는 북한 주민들을 모른 체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이승만 전 대통령(영상)] “나 이승만이 지금 말하는 것은 우리 2천 300만의 생명의 소식이요 자유의 소식입니다.”
과거 대규모 대북 인도주의 지원사업을 하다가 체포돼 무기노동교화형을 선고받고 31개월 동안 억류됐다 2017년에 풀려난 한국계 캐나다인 임현수 목사는 이날 행사에서 북한을 원망하지 않는다며 사랑의 복음이 북한에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임현수 목사] “그러나 저는 하나도 원망하지 않아요. 북한에 살고 있는 내 동포! 그들은 대개 다 그 땅에서 태어난 죄밖에 없는 우리의 혈육들이고 우리 형제들입니다. 북한을 붙잡고 있는 악의 축들! 2천 명, 3천 명도 안 되는 저 악의 축들을 몰아내면 통일은 반드시 옵니다.”
지난 2019년 국제 종교자유 행사를 위해 백악관을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을 면담했던 탈북 청년 주일룡 씨는 3만 5천여 명의 탈북민이 한국에 온 것 자체가 “희망”이라며 북한 어둠의 정권이 마르고 주민들이 자유를 찾는 희망의 날을 위해 기도하자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주일룡 씨] “저 철옹성 같은 북한의 국경을 걷어차고 당당하게 걸어 나온 저와 저의 가족과 우리 3만 5천 명 탈북민 한 명 한 명이 바로 여러분의 기도의 응답인 겁니다.”
이곳 미국과 영국의 탈북민들도 3·1절을 맞아 북한의 자유 해방을 염원했습니다.
평양 출신 이현승 씨가 워싱턴 지국장으로 있는 민간단체 원코리아네트워크(OKN)는 1일 트위터에 “3·1절 기념일을 맞아 우리는 3·1절의 정신이 진정한 민주주의를 위한 투쟁과 북한에서 억압받는 사람들의 자유를 위해 지속되길 원한다”고 밝혔습니다.
오는 5월 실시된 영국의 지방선거 구의원 선거에 재도전하는 북한 출신 티머시 조 씨도 1일 VOA에, 지난 한 달 동안 영국의 명문 케임브리지 대학 등 3개 대학에서 한 강연에서 북한 인권과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의 연관성, 즉 ‘자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며 3·1 운동 정신 역시 동일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티머시 조 씨] “세 개 다 공통점이 똑같이 들어가 있습니다. 3·1절도 당시 식민지 하에서 자기의 자유와 자기의 자유와 정의를 내세울 수 없었기 때문에 사람들이 울분을 통하며 독립 만세를 부르짖었던 것이고, 북한 사람들도 언젠가는 자유 해방의 만세를 부를 날이 꼭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조 씨는 우크라이나인들도 자유와 주권을 러시아에 빼앗기지 않기 위해 필사적으로 투쟁하고 있다며, 탈북민들이 그런 정신으로 싸우면 북한 주민들의 빼앗긴 자유와 인권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