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가 북한에 배정한 신종 코로나 백신 물량이 10여일 만에 다시 줄었습니다. 북한이 최근 배정된 미국 제약사 백신에 대한 수용 의사를 밝히지 않으면서 취소됐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안소영 기자입니다.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의 신종 코로나 백신 안내판에 따르면 22일 현재 북한에 배정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백신은 총 128만 8천 회분인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지난 9일 국제 백신공급 프로젝트 코백스가 북한에 배정된 누적 백신 분량이 154만 800회분이라고 밝힌 지 10여 일만에 25만 2천 800회분 감소한 겁니다.
유니세프는 북한에 배정된 백신이 줄어든 이유를 밝히지 않았습니다.
앞서 코백스는 9일 ‘14차 신종 코로나 백신 배분 계획’을 통해 미국 제약회사인 노바백스의 코로나 백신인 코보백스 25만 2천 800회분을 북한에 배정하면서 11일까지 수용 의사를 밝히지 않으면 거절한 것으로 간주한다고 밝혔습니다.
따라서 이번 대북 코로나 백신 물량 감소는 북한이 코보백스 백신에 대한 수용 의사를 표현하지 않아 취소된데 따른 것으로 보입니다.
코백스는 22일 이와 관련한 VOA의 서면 질의에 “지금 단계에서 갱신할 정보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코백스 파트너들이 신종 코로나 예방접종 지원 운영을 위해 북한 당국과 계속 협력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코백스 대변인]”Unfortunately, there’s no updates at this stage. COVAX partners are continuing to work with DPRK on operationalizing COVID-19 immunization support.”
한국을 방문 중인 토마스 퀸타나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은 지난 18일 한국 국회의원들과의 회의에서 북한 당국은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을 원하고 있고, 모든 접종을 완료할 수 있는 수량을 한꺼번에 받기 원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코백스는 대북 백신 도입 지연 원인 가운데 하나가 북한이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을 선호하기 때문이냐는 VOA의 질문에 “관련 사안은 북한 당국이 대답할 문제”라고 답변했습니다.
지난해 코백스는 북한에 영국 옥스퍼드대학교와 다국적 제약회사 아스트라제네카가 공동 개발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811만 회분과 중국산 시노백 백신 297만 회분을 배정했었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수령에 필요한 행정절차를 마무리 하지 않았고, 시노백 백신은 코로나로 심각한 영향을 받는 나라들에 재배정할 것을 권고하는 등 실제로 북한에 전달된 백신은 없습니다.
이와 관련해 코백스는 올해부터 각국의 필요를 기반으로 백신을 할당하기로 했다며, 지난해 북한이 수령하지 않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811만 회분은 이제 북한과 관련 없다고 밝혔습니다.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22일 현재 북한은 여전히 아프리카 에리트레아와 함께 전 세계에서 코로나 백신 접종을 시작하지 않은 두 나라 중 한 곳입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