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한국의 전문가들은 동북아시아 지역 군비경쟁 속에서 북한의 비핵화를 달성할 가능성에 대해 엇갈린 견해를 보였습니다. 특히 미국 내 전문가들은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대해 서로 다른 해석을 내놨습니다. 이조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의 민간단체인 미국과학자연맹(FAS)의 애덤 마운트 선임연구원은 15일 워싱턴의 민간단체 전미북한위원회(NCNK)가 ‘역내 군비경쟁 속 북한 비핵화 달성 가능성’을 주제로 연 화상 토론회에서 북한 비핵화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평가했습니다.
[녹취:마운트 선임연구원] “First, disarmament extremely difficult. It would be this enormous challenge for international inspector…”
마운트 선임연구원은먼저 북한 비핵화는 국제 사찰관들의무제한적 현장 접근이 어렵고 북한 원자로의 운영 일정과 활동이 불확실한 매우 도전적인 상황 속에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미국은 미국의 정책에 대한 정당 간 이견 때문에 군비축소 협상을 할 준비가 안 돼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미국은 지난 5년간 군비축소에 대한 의지가 일관적이지 않았고, 군비통제는 특히 우파 진영에서 국가들의 좋은 행동에 대한 보상이지 안보를 추구하기 위해 잠재적 적국들과 하는 것이 아니라는 인식이 점점 더 늘고 있다는 주장입니다.
따라서 미국에서는 군비축소나 군비통제에 관한 어떤 종류의 협정도 통과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협상 과정도 매우 정치화된 수사와 논쟁의 수렁에 빠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미국의 중점이 중국 문제로 상당 부분 이동해 관심을 분산시켰고, 북한 비핵화 협상에 대한 중국과의 협력도 어렵게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마운트 선임연구원은 북한의 비핵화 가능성이 낮다고 보는 이유는 무엇보다 북한 정권이 핵무기를 값진 것으로 여기고 이를 당장 포기할 의사가 없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혔기 때문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미 군축협회의 켈시 대븐포트 비확산정책 담당 국장은 역내 군비경쟁 속에서도 북한 비핵화 달성 가능성을 배제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대븐포트 국장] “It's the US North Korea relationship that's driving North Korea's nuclear weapons program, not the regional arms race…”
대븐포트 국장은 북한 핵무기 프로그램의 주요 동기는 역내 군비경쟁이 아니라 미-북 관계라며, 두 나라 간 관계 개선은 북한의 비핵화 결정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북한은 비핵화 약속을 한 적이 있기 때문에 역내 군비 경쟁 속에서도 북한의 약속을 시험해야 한다며, 북한이 비핵화의 대가로 정말 원하는 것은 미국의 행동이지 역내 조치가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아울러 비핵화는 북한이 역내 움직임에 대응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재래식 무기를 유지하는 것을 막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대븐포트 국장은 “역내 군비 경쟁 속 북한의 비핵화 가능성을 일축하기 전에 (북한의 핵보유를 용인할 경우) 더 광범위한 부정적 결과가 있다는 점이 고려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북한의 핵보유를 용인하는 것은 잠재적인 핵 확산 행위자에게 국제법과 국제적 의무를 무시하고 핵 프로그램을 계속 강화한다면 결국에는 핵보유국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잘못된 메시지를 보낸다는 것입니다.
또한 군비경쟁이 핵 군축을 더 진전시키지 못하는 용인될 수 있는 핑계라는 위험한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의 전문가들도 북한의 비핵화 달성 가능성에 대해 온도 차를 보였습니다.
조비연 한국국방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가까운 미래에 북한의 비핵화를 달성할 가능성은 낮다고 주장하며 지난 20여 년간 많은 협의 과정이 있었지만 북한은 여전히 비핵화에 저항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조 선임연구원] “Unlikely in near future, because in retrospect our cumulative efforts for the past two decades…”
이어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도록 유도할 구조적 환경이 매우 어려운 상황에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조 선임연구원은 그러나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모든 노력을 포기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라며, 핵무기 통제와 전략적 안정성의 가치를 되살리는 것이 그 어느 때 보다 중요해지고 있다는 경각심을 강대국과 핵보유국들이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황용수 한국원자력통제기술원 원장은 북한의 비핵화 가능성이 불확실하다면서도 성공을 위한 방법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황 원장] “We can have a certain way to make a success as pointed out already step by step approach is very, very important…”
황 원장은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단계적 접근이 매우 중요하다며 초기 단계에서 높은 기대치를 낮추고 완전한 검증이 아닌 ‘협력적 모니터링’을 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황 원장은 북한의 비핵화 프로젝트는 매우 긴 작업이 될 것이지만 반드시 성공해야 하는 임무라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