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언론과 전문가들은 북한이 거론한 ‘크리스마스 선물’의 실체를 놓고 다양한 관측을 내놨습니다. 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등 군사적 도발을 할 것이라는 주장과, 비핵화 협상 중단 등 대미 강경노선을 선언할 가능성 등이 제기됐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 `NBC 방송’은 24일, 북한이 거론한 ‘크리스마스 선물’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일 가능성을 주장한 미 국익연구소 해리 카지아니스 국장의 분석을 소개했습니다.
카지아니스 국장은 “자신이 틀리길 바란다”는 전제를 달면서도, 북한이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에서 ‘과거 전술’로 회귀하면서 그 신호탄으로 장거리 탄도미사일을 실험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해법에 희망이 없다고 느낀 북한이 미국을 진짜 핵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 할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2017년 11월 시험한 ICBM의 사거리가 1만 km에 달했으며, 이미 미국 대륙을 위협할 만큼의 위력을 갖췄다고 전했습니다.
카지아니스 국장은 북한이 크리스마스에 ICBM 발사를 감행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으로부터 배신과 모욕을 당했다고 느낄 것이며, 북한의 행동은 더 많은 제재와 역내 미군 강화 등 최대 압박정책의 부활을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미-북 관계가 2017년의 긴장 상태로 되돌아갈 경우, 이번에는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처럼 대화 분위기를 조성하고 전환점을 마련할 수 있는 계기조차 없다며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매우 우려된다”고 말했습니다.
‘폭스 뉴스’는 미 당국자들이 북한의 크리스마스 선물이 미사일 발사일 가능성에 대비해 높은 경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방송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나 핵실험이 현실화되면 북한의 실험 중단 선언은 종료되고, 트럼프 대통령은 주요 외교정책에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잭 킨 전 미 육군참모차장은 23일 `폭스 뉴스’를 통해 “북한이 2017년에 발사한 ICBM은 이론상으로 워싱턴에 도달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미 공영라디오 `NPR’은 북한이 언급한 ‘크리스마스 선물’과 관련해 제기되고 있는 다양한 선택지를 분석했습니다.
이 방송은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위성 발사 가능성에 대해 “협상을 위한 흥미로운 공간을 마련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안킷 판다 미 과학자연맹 선임연구원의 분석을 실었습니다.
위성 발사가 미국의 입장에서는 다소 도발적이지만 북한은 평화적 발사라고 주장할 것이며, 직접적 군사 도발은 아니기 때문에 북한이 고려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반면 핵실험 가능성이 언급되는 것과 관련해서는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북한의 활동 징후가 전혀 없고, 북한이 중국으로부터 추가 핵실험을 하지 말라는 압박을 받고 있다는 점을 들어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NPR은 “전문가들은 탄도미사일인지 위성발사체인지 여부가 중요하겠지만, 일반인들은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느냐 여부 자체가 중요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그동안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중단을 자신의 외교 성과로 내세웠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반면 북한이 예고한 선물은 ICBM 발사 등 군사적 도발이 아닌 대미 강경노선으로의 전환 선언일 가능성을 제기한 언론도 있습니다.
‘CNN 방송’은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이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 중단과 핵무기 보유국 지위 강화 등 새로운 대미 강경책을 선언할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에 재선에 성공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을 하고 있으며, 지금 합의에 도달해도 이란 핵 합의처럼 다음 정권에서 약속이 뒤집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따라서 김 위원장이 ‘전략적 유보’ 접근법을 구사할 것이며, 본격적인 협상 재개는 트럼프 대통령의 연임 여부에 달렸다고 분석했습니다.
방송은 현재 북한의 미사일 발사 관련 동향이 전혀 없다는 점과 북한의 주요 우방국인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의 군사적 도발에 부정적이라는 점 등을 근거로 북한이 실익이 없는 군사적 도발을 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전망했습니다.
VOA 뉴스 조상진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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