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대선 후보 토론회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토론 주최 측이 편파적이라며 비판하며, 불참 가능성을 내비쳤습니다. 1조4천억 달러에 달하는 지출법안이 연방 하원을 통과했습니다. 추락사고가 잇따랐던 ‘보잉 737 맥스’ 항공기 생산이 결국 일시 중단되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에 열릴 대선 후보 토론에 관해 언급했군요?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이 16일 트위터를 통해, 내년에 진행될 대선후보 토론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우선 “민주당내 토론을 통과하는 행운의 인물이 누가 되든, 그와 토론하기를 고대하고 있다”고 말했는데요. 경제를 비롯한 자신의 임기 중 업적이 매우 좋다면서, 자신감을 표현했습니다. 이어서 민주당 후보와 세 차례 이상 토론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토론에 무슨 문제가 있다는 겁니까?
기자) “소위 대선토론위원회라는 곳이, 트럼프 혐오자들(Trump Haters)과, 트럼프는 무조건 안된다는 반대자들(Never Trumpers)로 구성됐다”고 트럼프 대통령은 말했습니다. 편파성이 있다고 주장한 건데요. 실제로 지난 2016년 토론에서, 위원회 측이 자신에게 불리한 진행을 하다가 사과한 적도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진행자) 지난 2016년 대선 토론에서 어떤 일이 있었습니까?
기자) “3년 전 그들(대선토론위원회)은 사기꾼 힐러리와의 첫 토론에서 내 마이크를 조정하다가 공개 사과했다”고 트럼프 대통령은 적었습니다. 당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마이크에 문제가 있어 음량이 고르게 전달되지 않았고, 위원회가 이를 인정했던 일을 언급한 건데요. 힐러리 클린턴 당시 민주당 후보를 상대로, 자신이 불공평하게 대우받았다고 주장한 겁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토론의 문제점을 주장한 이유는 뭡니까?
기자) 토론위원회의 인적 개편을 요구하는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문제점이 고쳐지지 않으면, 앞으로 진행될 토론에 불참할 수도 있다고 트럼프 대통령은 밝혔는데요. “(현직) 대통령으로서 토론(성사)은 나에게 달려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편파적인 위원회의 몹쓸 정치를 피하는 걸 비롯해 여러 옵션(선택지)이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불참하면, 민주당 후보가 확정되더라도 토론회가 열리지 못하는 것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적절한 시점에 (토론에 관한) 결정을 내리겠다”고 트럼프 대통령은 밝혔는데요. “그때까지 대선토론위원회는 나(트럼프 대통령) 또는 공화당을 대변하도록 인정받지 않는다”고 선언했습니다.
진행자) 대선토론위원회가 어떤 기구입니까?
기자) 정치적으로 중립을 지키는 비영리 기구입니다. 지난 1987년 공화당과 민주당이 공동 후원으로 세운 곳인데요. 공화당전국위원회(RNC) 의장을 지낸 프랭크 파렌코프 변호사, 그리고 여성유권자연맹(LWV) 대표를 역임한 도로시 라이딩스 씨, 민주당전국위원회(DNC) 의장을 지낸 케네스 월랙 씨가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습니다.
진행자) 내년 대선 토론 일정은 어떻게 잡혀있나요?
기자) 대통령 후보들의 첫 토론은 내년 9월 말로 잡혀있습니다. 11월 대선 투표 일을 얼마 앞둔 시점인데요. 총 세 차례 토론을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아울러, 부통령 후보들 간의 토론도 한 차례 예정됐습니다.
진행자) 공화당 소속 트럼프 대통령과 대결할 민주당의 당내 후보 경선은 지금 어떤 상황인가요?
기자) 오는 19일 6차 당내 토론회가 예정돼있습니다. 서부 최대 도시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진행되는데요. 앞서 다섯 차례 토론를 거치면서 ‘4강 구도’가 형성된 상황입니다.
진행자) 민주당의 ‘4강’이 누굽니까?
기자) 조 바이든 전 부통령,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그리고 피트 부티지지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 이렇게 네 명입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경선 초기 부동의 1위였다가, 이른바 ‘우크라이나 추문’에 계속 이름이 거론되면서 잠깐 지지율이 정체된 적이 있었는데요. 최근 다시 선두를 굳히는 양상입니다. 이 와중에, 군소주자였던 부티지지 시장이 약진하면서, 선두권을 바짝 뒤쫓고 있습니다.
진행자) 19일 민주당 토론에는 누가 나갑니까?
기자) 앞서 말씀드린 네 사람 외에 세 명이 더 나갑니다. 에이미 클로부처 상원의원과 자산가 출신 톰 스타이어 예비후보, 그리고 사업가 출신 앤드루 양 예비후보까지, 총 일곱 명이 참가하는데요. 민주당 전국위원회(DNC)가 세운 토론 참가 기준을 통과한 사람들입니다.
진행자) 민주당 토론에 참가할 수 있는 기준,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DNC가 인정한 전국 단위의 여론 조사 중 네 개 이상에서 최소한 4% 지지를 받아야 합니다. 또한 초기 경선 투표가 열리는 아이오와주, 뉴햄프셔주, 네바다주, 사우스캐롤라이나주 가운데 두 곳에서 6% 지지율에 도달해야 하는데요. 아울러 20만 이상 개인ㆍ기관 기부자를 확보해야 합니다.
진행자) 그럼, 일곱 명을 제외한 나머지 예비후보들은 앞으로 민주당 토론에 못 나가는 겁니까?
기자) DNC가 기준을 변경할 가능성이 있긴 합니다. 이번 토론에 참가하지 못하게 된 코리 부커 상원의원 등을 포함한 주요 예비후보들이, 관련 규정 완화를 촉구하는 서한을 지난 14일 위원회 측에 보냈는데요. 기준을 바꿔야만, 얼마전 공식 출마를 선언한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의 토론 참가 길도 열립니다.
진행자) 블룸버그 전 시장은 왜 이번 토론에 못 나가는 건가요?
기자) 선거운동에 기부금을 일절 받지 않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입니다. 블룸버그 시장은 언론기업 ‘블룸버그통신’ 등을 소유한 재력가인데요. 자비를 들여 대선을 치르겠다고 했습니다. 이 때문에, 20만 이상 기부자를 확보해야하는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연방 하원이 1조 달러가 넘는 지출안을 승인했군요?
기자) 네. 총 1조4천억 달러에 달하는 정부 지출법안을 17일 표결에 부쳐 통과시켰습니다. 민주-공화 양당 지도부가 최근 몇 주간 논의 끝에 마련한 내용이라, 무난히 통과될 것으로 전망됐는데요. 연방 정부 업무가 일시 정지되는 ‘셧다운(shutdown)’ 사태를 막을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진행자) ‘셧다운’은 구체적으로 어떤 상황인가요?
기자) 정부가 예산을 집행할 법적 근거가 없어서, 필수 업무를 제외한 부문의 운영을 일시적으로 멈추는 겁니다. 작년 말부터 올 연초까지, 셧다운이 벌어졌었는데요. 35일간 진행되면서 사상 최장 기록을 남겼습니다.
진행자) 그런 일이 다시 벌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 민주-공화 양당이 합의해 지출안을 마련한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하원에 이어 상원도 이번 주 중에 지출안을 처리할 전망인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정부를 계속 열어둘 수 있도록, (지출법안에) 서명할 준비가 돼 있다”고 캘리앤 콘웨이 백악관 선임고문이 이날(17일) 밝혔습니다.
진행자) 지출안 내용을 살펴보죠. 1조4천억 달러를 어디에 쓰는 겁니까?
기자) 가장 큰 비중은 국방부 예산입니다. 7천380억 달러를 배정했는데요. 지난해보다 220억 달러가 증가했습니다. 이밖에 내년 대선 관련 예산도 있는데요. 각 지역 당국이 선거를 치르는 비용으로, 연방 지원금 4억2천500만 달러를 편성했습니다.
진행자) 그밖에 비중이 큰 지출 사항은 어떤게 있나요?
기자) 내년 인구조사(census) 비용으로 76억 달러를 배정했습니다. 인구조사는 미국 전역에서 10년마다 치르는 중요 사업인데요. 트럼프 행정부가 요구한 액수보다 14억 달러가 늘었습니다. 아울러, 각 기관의 사이버 공격 방어 설비 강화에도 상당 금액이 편성됐는데요. 지난 2016년 러시아 당국의 미 대선 개입 사건으로, 전산 보안의 중요성이 부각된 데 따른 조치입니다.
진행자) 국방과 정치, 사회, 다방면에 신경을 쓴 지출안이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밖에, 연방 정부의 총기폭력 연구사업에 2천500만 달러를 배정했는데요. 지난 10여 년 동안 관련 자금 편성이 없다가, 이번에 새롭게 들어간 내용입니다. 최근 미국 주요 지역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 때문에, 민주당 측이 관련 자금 배정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밖에 이번 지출법안에는 트럼프 대통령 대선 공약인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 예산이 상당히 삭감된 채 포함됐습니다.
진행자) 국경 장벽 건설 예산이 얼마나 삭감됐습니까?
기자) 민주당의 강한 반대에 따라, 4분의 1 수준으로 줄었습니다. 당초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한 액수는 50억 달러였는데요. 합의된 지출안에는 13억7천만 달러만 배정됐습니다. 이밖에 일부 세금 감면 사항도 이번 지출법안에 들어있습니다.
진행자) 세금 감면 사항은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전임 바락 오바마 행정부가 시행한 전국민 건강보험 제도 ‘오바마케어’ 재원 마련을 위해, 일부에서 거뒀던 세금을 폐지하도록 했습니다. 또 일부 의료기기 판매에 매기던 2.3% 세금도 없애게 했는데요. 연방 당국이, 담배 구입 가능 연령을 현행 18세에서 21세로 올리도록 하는 규정도 이번 지출법안에 넣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으로, ‘보잉 737 맥스’ 항공기 생산 중단 소식 살펴보죠.
기자) 네. 세계적인 항공기 제조업체인 ‘보잉(Boeing)’사가 주력 기종 중 하나인 ‘737 맥스(Max)’ 생산을 다음 달부터 일시 중단한다고 16일 발표했습니다. 이같은 결정은 미국 경제 전반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는데요. 보잉은 미국 제조업 분야에서 가장 큰 수출 기업입니다.
진행자) 왜 이런 결정을 내린 겁니까?
기자) 잇따른 사고 때문입니다. 지난해 10월 인도네시아 라이온에어 여객기가 추락하고, 올해 3월 에티오피아항공 여객기가 떨어져, 340명 이상이 숨졌는데요. 사고 기종이 모두 보잉 737 맥스였습니다. 이후 미국을 포함한 세계 40여 개 나라에서 해당 기종 운항이 중지됐고요. 각국 항공사들로부터 주문 취소가 이어지면서 보잉은 위기를 맞았습니다.
진행자) 사고 원인이 기체 결함이었나요?
기자) 네. 기체 머리가 뜨지 않도록 눌러주는 '조종특성향상시스템(MCAS)'에 오류가 있었던 것으로 관계 당국 조사 결과 드러났는데요. 앞서 보잉 측은 기체 결함을 확인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면서, 해당 시스템에 보완 작업을 해왔는데요. 결국 지난 4월 데니스 뮐렌버그 회장이 오류를 인정하고 사고 희생자들에게 공식 사과했습니다.
진행자) 어떤 나라에서 해당 기종을 운항 중지했나요?
기자) 미국과 중국의 비중이 큰데요. 미국에서 해당 기종을 가장 많이 보유한 ‘사우스웨스트’ 항공사는 내년 초까지 운항 재개를 미룬다고 앞서 발표했습니다. 연방항공청(FAA)의 후속 조치를 기다리는 건데요. 이번에 보잉 측의 생산 중단 결정이 알려진 직후, 1천여 비행편을 취소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해졌습니다. 중국에선 운항 중단으로 인한 손해배상 소송도 이어졌습니다.
진행자) 중국 현지의 사정은 어떻습니까?
기자) 중국 항공사들이 보유한 보잉 737 맥스 항공기는 총 96대로 파악됩니다. 모두 운항이 중단된 상태인데요. 이에 따라, 중국동방항공과 중국남방항공, 중국국제항공(에어차이나) 등 3대 국유 항공사가 일제히 소송을 냈고요. 이어 해당 기종을 보유한 다른 항공사 등 모두 13곳이 소송에 동참했습니다. 또한 중국 정부는 시진핑 국가주석이 직접 나서, 신규 항공기 구입 선을 프랑스 등으로 돌리는 조치를 취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생산 중단 결정이, 미국 경제에 영향을 줄 것 같다고 하셨는데,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두 가지 우려가 있습니다. 수출액 감소, 그리고 고용 환경 악화인데요. 보잉이 그 동안 국내외에 판매한 737 맥스 물량이 5천 대에 달합니다. 단일 기종으로, 항공산업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건데요. 보잉의 전체 매출에 막대한 비중을 차지해왔습니다. 하지만, 사고 여파로 주문 취소가 잇따르자, 보잉 측은 시스템 개선 방안을 강구하면서 판매 재개 기회를 기다려왔는데요. 결국 생산을 중단하게 되면서, 해외 수출까지 원천적으로 막히는 겁니다.
진행자) 주문 취소가 잇따랐으면, 이미 생산한 항공기도 판매를 못하고 있겠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보잉 측은 앞으로 생산 중단 기간에, 현재 400대 정도 남아있는 재고 소진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는데요. 각 나라 항공 당국의 운항중지 조치가 풀리지 않는 이상, 재고 물량이 팔릴지도 불명확한 상황입니다.
진행자) 고용환경 악화가 우려되는 이유는 뭡니까?
기자) 현재 737 맥스 생산라인에만 1만2천여 명이 근무하고 있습니다. 생산 중단 조치가 실시되면, 이들이 할 일이 한꺼번에 없어지는 건데요. 보잉 측은 “현재로써는 관련 인원 해고나 휴직 실시 계획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해당 근로자들을 다른 업무에 전환배치하겠다고 발표했는데요. 하지만, 관련업체 근로자들의 생계가 차례로 위협받을 수 있다고 주요 매체들은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보잉만의 일이 아니라, 관련 산업 전반의 문제라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비행기를 만들려면 기계와 철강, 화학 등 관련산업 전 분야에 걸쳐 수많은 부품이 들어가는데요. 보잉 직원 외에, 협력업체나 부품 공급사 종사자들을 합치면 생산 중단에 영향받는 인원이 훨씬 많습니다.
진행자) 보잉 측이 일시적인 생산 중단이라고 했는데, 언제까지입니까?
기자) 아직 모릅니다. 생산 중단 기간이 얼마나 될지는 FAA의 결정에 달렸다고 보잉 측은 밝혔는데요. 지난주, 스티브 딕슨 FAA 청장은 “2020년 전까지는 737 맥스 운항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하원 교통위원회에 밝혔습니다. 이어서 “해당 기종의 복귀를 결정하기 전에 끝마쳐야 할 중요 과제가 10여 개에 이른다”고 강조했는데요. 이같은 FAA의 입장이 알려지자, 보잉 측이 연초에 생산을 중단하겠다고 한 겁니다. 그런데 FAA가 지적한 ‘중요 과제’를 보잉이 단기간에 마무리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업계에선 전망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서 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