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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탄핵소추안, 법사위 통과...뉴저지 총격, 국내 테러 가능성


민주당 소속인 제럴드 내들러 하원 법사위원회 위원장이 13일 의회에서 탄핵소추안 결의안 가결을 발표하고 있다.
민주당 소속인 제럴드 내들러 하원 법사위원회 위원장이 13일 의회에서 탄핵소추안 결의안 가결을 발표하고 있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연방 하원 법사위원회가 13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 결의안을 가결했습니다. 하원은 다음 주 중에 본 회의에서 결의안을 처리할 예정입니다. 연방 당국이 최근 뉴저지주에서 발생한 슈퍼마켓 총격 사건을 국내 테러 사건으로 간주하고 수사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조만간 자살 예방을 위한 세 자리 직통 번호가 지정될 전망인데요. 관련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소식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 결의안이 하원 법사위원회를 통과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법사위가 13일, 탄핵 소추안의 두 가지 항목을 각각 표결에 부쳐 승인했습니다. 권력 남용과 의회 방해, 두 가지 탄핵 사유가 모두 23-17로 통과됐는데요. 소속 정당에 따라 의원들 표가 갈렸습니다. 민주당 의원은 모두 찬성표를, 공화당 의원은 모두 반대표를 던졌습니다. 민주당 소속인 제럴드 내들러 하원 법사위원장은 표결 후 기자들과 만나, 매우 침통하고 슬픈 날이라고 말했습니다. 지난 150년 동안 세 번째로 하원 법사위원회에서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안을 승인한 날이란 건데요. 그러면서 하원이 신속하게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표결이 하루 늦춰졌죠?

기자) 그렇습니다. 하원 법사위는 지난 11일에 탄핵 소추안 토론을 시작했는데요. 원래는 12일 중에 토론을 마무리하고 표결에 부칠 계획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날(12일) 토론이 14시간에 걸쳐 자정 가까이 진행되자, 표결을 13일 아침으로 연기했습니다. 그러자 공화당 의원들은 내들러 위원장이 TV 중계 때문에 표결을 미뤘다며 반발했는데요. 아침에 더 많은 사람이 표결 장면을 볼 수 있게 하기 위해 연기한 것이라며, 매우 부적절한 조처라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14시간이나 회의가 진행됐다고 했는데, 이렇게 오래 걸렸습니까?

기자) 공화당 의원들이 5개 수정안을 내면서 각각의 수정안에 대한 토론이 진행됐기 때문입니다. 권력 남용과 의회 방해, 두 가지 탄핵 사유를 각각 삭제하자는 안과 트럼프 대통령을 탄핵 소추해야 한다는 결의안 결론을 삭제해야 한다는 안 등이 나왔는데요. 의원들 표가 역시 당론에 따라 갈리면서, 모두 부결됐습니다.

진행자) 공화당과 민주당 의원들 입장이 여전히 팽팽히 맞서고 있군요.

기자) 네, 공화당 의원들은 트럼프 대통령을 탄핵할 만한 근거가 없다고 계속 주장했습니다. 가이 레셴탈러 의원의 발언 내용 들어보시죠. 권력 남용, 대가성, 뇌물 등 민주당 쪽에서 뭐라고 하든, 이를 입증할 사실이 없다는 겁니다. 공화당 의원들은 또 트럼프 대통령이 조세 개혁과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개정, 이스라엘 주재 미국 대사관의 예루살렘 이전 등 역대 어느 대통령보다 많은 업적을 이뤘다고 말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될 게 뻔하기 때문에 민주당이 내년 대통령 선거를 의식해서 무리하게 탄핵을 추진한다고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민주당 의원들의 생각은 어떻습니까?

기자) 민주당 의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당해 마땅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실라 잭슨 리 의원의 말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개인적이고 정치적인 일에 공금과 공직을 이용하려 했고, 내년 대선에서 맞붙을 가능성이 있는 후보에 관해 좋지 않은 정보를 캐려 했기 때문에 스스로 이런 상황을 맞았다는 겁니다.

진행자) 탄핵 소추안이 상임위를 통과했는데, 회의 전망은 어떻습니까?

기자) 경합주나 공화당 지지 성향이 강한 지역구 의원 등 민주당 쪽에서 일부 이탈표가 나올 가능성이 있긴 한데요. 하지만 하원은 민주당이 다수당이고, 단순 과반 지지만 있으면 되기 때문에 무난히 통과할 것으로 보입니다. 민주당은 연말 휴회에 들어가기 전, 다음 주 중에 결의안을 처리할 계획입니다.

진행자) 그러면 상원으로 넘어가게 되는 거죠?

기자) 맞습니다. 존 로버츠 연방 대법원장의 주재 아래, 상원의원 100명이 배심원 역할을 하는 일종의 재판이 열리는데요. 상원은 공화당이 다수당이기 때문에 이변이 없는 한,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으로 자리에서 물러나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미치 매코넬 상원 공화당 대표는 12일, 폭스뉴스 방송과 인터뷰에서 탄핵 심판과 관련해 백악관과 전적으로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앞서 트럼프 대통령과 매코넬 대표가 상원 탄핵 심판 진행 방식에 이견이 있다는 보도가 나왔는데, 이를 일축한 겁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역사상 번째로 탄핵 소추될 상황에 처했는데,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트럼프 대통령이 13일, 백악관에서 파라과이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탄핵 문제를 언급했는데요. 자신은 아무 잘못을 저지르지 않았다고 거듭 주장했습니다. 탄핵은 위급한 상황에서나 써야 할 도구라며, 이번 사태를 끔찍하다고 표현했는데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는 완벽했고, 젤렌스키 대통령도 전혀 압력을 받은 일이 없다고 말했다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13일 아침, 인터넷 단문 사이트 트위터에도 비슷한 내용의 글을 올렸는데요. 미국 역사상 최고의 경제를 이루는 등 자신이 많은 업적을 이뤘다며, 어떻게 이런 대통령을 탄핵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습니다. 또 공화당은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 단결돼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여기서 대통령 탄핵 소추안 내용을 다시 짚어볼까요?

기자) 네, 탄핵 사유가 권력 남용과 의회 방해, 두 가지인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정적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한 조사 압박을 넣으면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원조를 보류하면서 권력을 남용했고, 이에 관한 의회 조사를 방해했다는 겁니다. 미국 헌법은 “반역이나 수뢰, 기타 고도의 범죄와 비행’을 저지른 고위 공직자는 탄핵할 수 있다고 명시했는데요. 민주당은 권력 남용과 의회 방해가 ‘기타 고도의 범죄와 비행’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지난 11일 미국 뉴저지주 저지시티에서 발생한 총격사건 현장에서 경찰들이 보초를 서고 있다.
지난 11일 미국 뉴저지주 저지시티에서 발생한 총격사건 현장에서 경찰들이 보초를 서고 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얼마 뉴저지주에 있는 슈퍼마켓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해 4명이 숨졌는데요. 당국이 사건을 국내 테러 사건으로 보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유대인과 경찰에 대한 증오에서 비롯된 사건이라는 건데요. 거비어 그르월 뉴저지주 법무장관은 12일, 그동안 수집된 증거로 볼 때 증오 범죄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미 연방수사국(FBI)이 사건 수사를 이끄는 중입니다.

진행자) 뉴저지주 총격 사건, 어떤 일이 있었던 겁니까?

기자) 네, 지난 10일, 미국 북동부 뉴저지주 저지시티에 있는 유대인 슈퍼마켓에 무장한 남녀 2명이 들어와 총을 난사했는데요. 상점 주인과 종업원, 손님 등 3명이 총에 맞아 숨졌습니다. 용의자들은 이곳에서 4시간 동안 경찰과 대치하다가 경찰 총에 맞아 숨졌습니다. 경찰은 용의자들의 총격으로 경관이 부상당하자 맞대응했는데요. 용의자들은 앞서 이들에게 다른 살인 사건에 관해 조사하기 위해 다가오는 경찰관 1명에게 총을 쏴 숨지게 한 뒤 달아났다가, 슈퍼마켓에 들어갔습니다.

진행자) 수사 당국이 어떤 근거에서 유대인과 경찰에 대한 증오 범죄로 보는 겁니까?

기자) 용의자들이 경관과 유대인들만을 겨냥했기 때문입니다. 거리에 다른 행인들이 있었는데, 용의자들이 그들을 향해서는 총을 쏘지 않았다는 겁니다. 현장에서 메모가 발견되긴 했지만, 용의자들이 범행 의도를 밝히는 성명서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하는데요. 일부 언론은 용의자들이 범행 전에 인터넷 사회관계망 서비스에 유대인과 경찰에 대한 반감을 담은 내용의 글을 올렸다고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특정 단체에 가입된 사람들은 아닌가요?

기자) 아직 확실하지 않은데요. 용의자 가운데 1명은 ‘블랙히브루이스라엘라이츠(Black Hebrew Israelites)’라는 단체에 관심을 보였다고 수사 당국자가 밝혔습니다. 이 단체 회원들은 자신들이 진정한 이스라엘인이라고 믿는 사람들이라고 하는데요. 주로 인권 문제에 관해 법률 자문을 하는 비영리 단체 ‘남부빈곤법률센터’는 이 단체를 증오 단체로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단체와 용의자들 간에 확실한 연계가 드러나진 않았다고 그르월 뉴저지주 법무장관은 말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사건에 대해 어떤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까?

기자) 사건이 발생한 저지시티는 뉴욕 맨해튼 인근 도시인데요. 빌 더블라지오 뉴욕 시장은 11일, 이번 사건을 증오 범죄이자 테러 행위로 규정하고, 유대인 거주 지역에 대한 경계를 강화하라고 경찰에 지시했습니다. 더블라지오 시장은 반유대주의가 미국을 사로잡고 있다며 개탄했는데요. 뉴욕에서는 올해 들어 증오 범죄가 20% 이상 늘었습니다.

진행자) 지난해에도 유대인을 겨냥한 대규모 총격 사건이 일어나 충격을 주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해 10월, 북동부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에 있는 유대교 회당에서 무장 괴한이 총격을 난사해 11명이 숨졌습니다. 범인은 현장에서 체포됐는데요. 60여 가지 연방 범죄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반유대주의에 맞서기 위한 조처를 했다고요?

기자) 맞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 유대교를 하나의 국적으로 분류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는데요. 최근 미국 대학 교정에서 반유대주의가 커지는 데 대처하기 위한 겁니다. 새 행정명령에는 미국 내 대학에서 유대인들에 대한 차별 행위를 막지 않을 경우, 해당 대학에 대한 연방 기금 지원을 중단한다는 내용이 들어있습니다.

진행자) 유대교를 국적으로 분류하는 이유가 뭔가요?

기자) 연방 인권법이 보호하는 대상에 유대교 신자들을 포함하기 위해서입니다. 1964년에 제정된 인권법은 연방 정부의 지원을 받는 교육 기관이 ‘인종이나 피부색, 출신 국가’에 따라 차별하면, 정부가 지원을 중단할 수 있게 했습니다. 하지만 여기에 종교는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에 유대교를 국적으로 해석할 수 있게 한 겁니다.

진행자) 이번 조처에 대한 반응이 어떤가요?

기자) 여러 유대인 단체는 새 행정명령을 환영했습니다. 하지만 정부가 민족이나 국가를 임의로 분류하는 데 대해 불편하다는 반응도 있고요. 대학 내 표현의 자유를 억누를 우려가 있다는 반대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 시애틀의 오로라 다리에 자살 위기 상담 전화번호를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미국 시애틀의 오로라 다리에 자살 위기 상담 전화번호를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마지막 소식입니다. 자살 예방 전화번호가 단순해진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 연방통신위원회(FCC)는 12일, 현재 열 자리인 자살 예방 상담 번호를 세 자리로 줄이기로 했습니다. FCC 위원 5명의 만장일치로 이번 결정이 나왔는데요. 새 전화번호는 988입니다. 응급 전화번호인 911처럼 외우기 쉽고, 빨리 걸 수 있게 하려는 조처인데요. 아지트 파이 FCC 위원장은 재향군인 중에 자살하는 사람이 하루 20명에 달한다며, 자살 상담 번호 단순화는 판을 뒤흔드는 조처가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최근 들어 미국인들의 자살률이 크게 올랐다고 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지난 20년 동안 미국 내 절반 이상의 주에서 30% 이상 자살률이 올라갔습니다. 또 1999년부터 2016년 사이, 네바다를 제외한 모든 주에서 자살률이 올랐다고 하는데요. 지난 2017년에는 자살로 인한 사망자가 4만7천 명에 달했고, 자살을 시도한 사람은 140만 명이 넘었습니다. 현재 자살은 미국인들의 사망 원인 10위에 올라 있습니다.

진행자) 언제부터 988 번호를 사용할 수 있나요?

기자) 앞으로 여론 수렴 기간을 거쳐야 하는데요. FCC는 각 통신사에 앞으로 18개월 이내에 988 번호를 시행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이번 FCC 조처는 지난해 연방 의회에서 관련 법안이 통과된 데 따른 건데요. FCC에 자살 예방 상담 번호를 세 자리로 줄이는 방안을 연구하라는 내용의 법안이었습니다. FCC는 지난 8월에 발표한 보고서에서 세 자리 번호에 대한 지지가 압도적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자살 상담 번호 988, 외우기 쉽고 빨리 전화를 걸 수 있다는 점 외에, 또 어떤 장점이 있을까요?

기자) FCC는 911 비상 대응팀의 부담을 줄여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긴급 상황이 아닌데 구급차나 경찰이 출동하는 사태를 막고, 911 신고량도 줄일 수 있다는 겁니다. 또 응급 전화 상담원들은 자살 예방 전문가가 아니어서 제대로 대처하지 못할 수 있는데요. 핫라인 상담원들과 바로 연결되면, 자살 유혹에 빠진 사람들이 마음을 돌릴 확률이 올라간다는 겁니다.

진행자) 현재 자살 예방 상담 전화는 어떻게 운영되고 있습니까?

기자) 연방 보건후생부 산하 마약남용정신보건서비스국(SAMHSA)의 지원을 받아, 미국 전역의 160여 개 위기센터에서 운영하고 있는데요. 한 해 총 220만 건에 달하는 상담 전화를 받고 있습니다.

진행자) 911 전화가 줄어드는 대신, 자살 예방 상담 전화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는데요. 그러면 더 많은 예산이 필요하지 않겠습니까?

기자) 네, 그 점이 문제로 지적됐는데요. 세 자리 번호가 시행에 들어가면, 첫 해에 5억7천만 달러 비용이 들 것이란 추산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세 자리 번호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비용을 상쇄하고도 남을 만큼, 자살 예방 효과가 클 것이라고 말합니다.

진행자) 세 자리 번호 988로 단축되면, 문자로도 상담이 가능한가요?

기자) 그건 아닙니다. 따라서 이번 조처가 미흡하다는 비판도 있는데요. FCC 위원 가운데 한 명인 제시카 로젠워셀 씨는 요즘 젊은이들은 문자가 주요 통신 수단이라며, 전화 통화만을 가정한 제도를 만든다면 실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서 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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