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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켓맨' vs. '늙다리'…미-북 양국 정상 겨냥한 설전 '고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3일 영국 런던 방문 중 북한 문제를 언급하면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로켓맨'으로 다시 묘사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3일 영국 런던 방문 중 북한 문제를 언급하면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로켓맨'으로 다시 묘사했다.

미국과 북한 사이에 오가는 설전의 수위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의 ‘로켓맨’ 발언에 이어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한 북한의 ‘늙다리’ 표현까지, 설전의 대상이 양국 정상으로 치닫는 양상입니다. 오택성 기자입니다.

지난 10월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미-북 실무회담 결렬 이후 북한은 하루가 멀다고 미국을 겨냥한 담화를 발표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17일 트위터를 통해 북한이 신속히 행동해 합의를 이뤄야 한다며 김정은 위원장에게 “곧 보자”고 했지만, 북한은 김계관 외무성 고문의 담화를 통해 “무익한 회담에 더 이상 흥미를 가지지 않는다”고 맞받았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 관련 제안에 북한이 이처럼 시큰둥한 반응을 보인 건 미-북 협상이 시작된 이후 처음이었습니다.

특히, 지난 3일에는 리태성 외무성 미국담당 부상 명의의 담화를 통해 “이제 남은 것은 미국의 선택이며 다가오는 크리스마스 선물을 무엇으로 선정하는가는 전적으로 미국의 결심에 달려있다”며 의미심장한 발언을 내놨습니다.

이 발언이 주목되는 이유는 북한이 2017년 7월 미국의 독립기념일을 맞아 ‘선물’이라며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4형을 발사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북한은 김정은 위원장과의 친분을 강조해온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직접적인 발언은 자제했습니다.

그러나, 지난 3일 나온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으로 분위기가 바뀌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방문한 영국 런던에서 대북 무력 사용 가능성을 언급했습니다.

[녹취: 트럼프 대통령(지난 3일)] “But if we do, we'll use it. If we have to, we'll do it.”

북한은 즉각 박정천 조선인민군 총참모장 명의의 담화를 통해 ‘신속한 상응 행동을 가할 것”이라고 받아쳤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런던 발언 중 김정은 위원장을 ‘로켓맨’이라고 불렀습니다.

[녹취: 트럼프 대통령 (지난3일)] “He likes sending rockets up, doesn’t he? That’s why I call him Rocket Man.”

이에 북한은 5일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 명의의 담화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무력 사용 발언과 비유 호칭이 즉흥적으로 불쑥 튀어나온 실언이었다면 다행이겠지만, 의도적으로 우리를 겨냥한 계획된 도발이라면 문제는 달라진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만일 또 다시 대결 분위기를 증폭시키는 발언과 표현을 쓴다면 정말로 늙다리의 망녕이 다시 시작된 것으로 진단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발언의 수위를 조절한 것으로 보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겨냥한 경고성 발언으로 읽힙니다.

‘로켓맨’과 ‘늙다리’는 지난 2017년 ‘화염과 분노’ 시절 미-북 두 정상이 서로에게 쏟아낸 비난으로, 약 2년 만에 다시 미-북 관계 전면에 떠오른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 부상의 담화가 나온 날 백악관에서 유엔 안보리 이사국 대사들과 오찬을 함께 했지만 침묵을 지켰습니다.

양국 정상으로 옮겨 붙은 설전이 앞으로 어떤 양상으로 전개될지 주목됩니다.

VOA뉴스 오택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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