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주요 언론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막판 압박이 한국의 지소미아 종료 연기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습니다. 또, 지소미아 종료 철회가 조건부라는 점에 주목하며 한국과 일본 양국이 갈등을 푸는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김카니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 신문은 미국이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지소미아를 유지할 것을 한국에 촉구하는 노력을 강화한 가운데 한국이 지소미아 종료를 연기하는 결정을 내렸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마이크 폼페오 미 국무장관이 지소미아 협정 종료 시한을 하루 앞두고 강경화 한국 외교장관과의 전화통화에서 “한-일 관계의 중요성을 재확인하고 긴밀한 공조를 약속했다”고 밝힌 국무부의 발표 내용을 소개했습니다.
또,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이 한국을 방문해 한국 국방장관에 지소미아를 유지할 것을 공개적으로 촉구했던 사례도 덧붙였습니다.
이와 함께 한국 정부가 마지막에 지소미아를 연장하기로 결정한데 대해, 한-일 갈등에 관여하는 것을 꺼렸던 트럼프 행정부가 역내 외교적 리더십으로 귀환한 것을 알리는 신호라고 분석했습니다.
에이브러햄 덴마크 전 국방부 동아시아 담당 부차관보는 이 신문에, “지소미아는 한국과 일본이 공동의 안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핵심적인 도구”라며 “양국 모두 국내의 상당한 정치적 압박에도 불구하고 지소미아를 유지하기로 한 것이 협정의 중요성을 보여줬다”고 말했습니다.
신문은 또 “지소미아 종료는 되돌이킬 수 없는 길을 가는 것임을 한-일 양국이 깨달았다는 것을 보여줬다”면서 “양국 정부의 리더십이 필요한 상황”이라는 대니얼 스나이더 스탠포드대 연구원의 발언을 소개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 신문도 미국 고위 당국자들이 한국과 일본의 갈등에 개입해 양국의 이견을 좁히려고 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또, 지소미아는 북한의 핵 위협, 성장하는 중국과 불확실한 러시아에 직면해 미국, 한국, 일본의 결속을 보여주는 상징이기 때문에 중요하다고 말한 박정이 한국 전 육군 사령관의 발언을 소개했습니다.
블룸버그 통신은 한국과 일본이 종료되는 정보공유협정을 되살려내는 합의를 했다며, 이 합의가 아시아 동맹 네트워크를 강화하려는 미국의 노력이 타격을 받는 것을 피하기 위한 트럼프 행정부의 고강도 압박 끝에 이뤄졌다고 보도했습니다.
통신은 또, 최근 몇년 사이에 악화된 한-일 갈등이 무역, 관광, 그리고 주요 안보 동맹인 미국과의 관계에 영향을 미쳤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이번 결정은 이례적인 반전이라고 풀이했습니다.
그러면서 한-일 양국이 대화 채널을 개설하는 것이 올바른 방향이라면서도, 한국이 지소미아를 단지 일본과의 양자 문제로 다룬 것은 실수라고 밝힌 전문가의 발언을 소개했습니다.
AP 통신은 일부 한국의 안보 전문가들이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 정부에 지소미아를 연장하라고 공개적으로 촉구한 것은 동맹국에 대한 존중이 결여된 행동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통신은 고명현 아산정책연구원 박사를 인용해, 한국 정부는 안보에 도움이 되는 협정을 연장하도록 미국으로부터 압박을 받았지만, 한국과 일본의 갈등은 완전히 해결되지 않았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 대법원의 일제 강제징용 배상 판결과 관련된 분쟁이 해결되지 않는 이상 일본이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를 풀지 명확하지 않다며, 이는 이른 시일내에 해결될 일이 아니라고 덧붙였습니다.
VOA 뉴스 김카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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