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탄핵 조사가 이번 주에도 빠르게 전개됩니다. 러시아 정책을 조언하던 피오나 힐 전 백악관 고문이 14일 하원에서 비공개 증언에 나섰고요. 저소득층 이민 제한 정책에 법원이 제동을 건 소식,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이 언론을 공격하는 내용의 영상이 논란을 일으킨 사정, 이어서 살펴봅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피오나 힐 전 백악관 고문이 14일 하원 탄핵 조사에 출석했군요?
기자) 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러시아 정책을 총괄 조언해왔던 피오나 힐 전 백악관 고문이 14일 의회에 출석했습니다. 하원 정보위, 외교위, 정부개혁 감독위 등이 구성한 탄핵 조사위원들 앞에서 증언했는데요. 이른바 ‘우크라이나 추문’의 핵심 관계자들의 의회 증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힐 전 고문이 어떤 이야기를 했습니까?
기자) 아직 구체적으로 알려진 내용은 없는데요. 앞서, 어떤 증언을 할지도, 언론에 미리 밝히길 거부했습니다. 다만 공영방송 NPR를 비롯한 주요 매체들이 관측하기로는, 마리 요바노비치 전 우크라이나 대사가 사임하는 과정에 우려했던 내용을 설명한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요바노비치 전 대사의 사임 과정을 왜 우려했던 건가요?
기자) 임기가 남아있던 요바노비치 대사를, 트럼프 대통령이 몰아냈다는 이야기 때문입니다. 바락 오바마 행정부 말기에 임명된 요바노비치 당시 대사는 지난 5월 교체되면서 정치보복 논란이 일기도 했는데요. 요바노비치 전 대사 본인도 지난주 탄핵 조사에서 증언하면서, 이런 견해를 밝혔습니다.
진행자) 본인의 이야기, 어떤 내용인지 들여다보죠.
기자)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을 대사직에서 축출하기 위해 국무부를 압박했다는 취지로 이야기했습니다. 앞서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정부에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부자의 조사를 요청하는 과정에, 요바노비치 당시 대사가 협조하지 않아 갈등을 빚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대통령 탄핵 조사를 불러온 ‘우크라이나 추문’ 어떤 내용인지 되짚어 보죠.
기자)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7월 25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통화하면서, 조 바이든 전 미 부통령과 아들 헌터 씨의 현지 행적 등을 조사할 것을 요청했는데요. 통화가 이뤄진 시점에 미국 정부의 대우크라이나 군사 원조가 보류됐습니다. 그래서 야당인 민주당은, 대통령이 직위를 이용해 정치적 경쟁자를 곤경에 몰려 했다고 주장하면서, 탄핵 조사를 개시한 건데요. 바이든 전 부통령은 내년 대선에 나갈 민주당 유력 주자 중의 한 명입니다.
진행자) 바이든 전 부통령 아들이 우크라이나에서 무슨 일을 했길래, 조사를 요청한 건가요?
기자) 헌터 씨는 우크라이나 천연가스 회사인 ‘부리스마’의 이사를 지냈는데요. 현지 검찰이 이 회사의 비위를 조사하려던 것을, 아버지인 바이든 당시 미 부통령의 힘을 활용해 막았다는 의혹을 트럼프 대통령이 제기했습니다. 민주당 측은 강하게 부인하는데요. 헌터 씨는 또 중국 전문 투자회사에도 관여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회사가 부당한 자금을 끌어온 의혹을 제기하면서, 중국 정부가 조사해야 한다고도 공개적으로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중국에 관련된 문제는 그럼 어떻게 진행중인가요?
기자) 헌터 바이든 씨가 13일 대변인을 통해 입장을 냈는데요. 두 가지 결정을 발표했습니다. 하나는, 중국 전문 투자회사인 ‘BHR파트너스’ 이사직을 내려놓겠다는 것이고요. 다른 하나는 아버지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내년 대선에서 당선되면, 모든 외국 관련 기업에 관여하지 않겠다는 내용입니다.
진행자) ‘BHR파트너스’가 부당한 자금을 모았다는 의혹은 해명했습니까?
기자) 네. 아무런 잘못이 없다고 했습니다. 대변인은 성명에서, 헌터 씨가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허위 의혹 제기 세례를 받게 될 줄은 전혀 예상 못 했다”고 강조했는데요. 헌터 씨의 개인적 이익과 관련 없이, 아버지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미국 정부의 정책을 완전하고 명백하게 집행해 온 점을 알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ABC 방송이 주말 동안 헌터 씨를 직접 인터뷰 했는데요. ABC 측은 헌터 씨와의 문답 내용이 15일 전파를 탈 것이라고 예고했습니다.
진행자)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반응을 보였나요?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은 14일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헌터 씨가 중국 회사에서 강제로 밀려나게 됐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전날(13일)에는 헌터 씨가 더 많은 나라에서 사기를 저지르고 있는 걸로 보이는데, 언론이 이 문제를 다루지 않고 직무를 유기하고 있다고 썼습니다.
진행자) 탄핵 조사는 앞으로 어떻게 진행되나요?
기자) 앞서 무산됐던 고든 손들랜드 유럽연합(EU) 주재 대사의 증언 일정이 이번 주 잡혀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 개인 변호인인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과,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 등은 자료 제출을 비롯한 협조를 거부하고 있는데요. 백악관도 소환에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입니다. 백악관 측은 의회의 탄핵 조사에 공평성이 결여됐고, 절차상 문제가 있다며 일체 협조하지 않을 것이라고 앞서 밝혔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저소득층 이민 제한 정책을 법원이 막았다고요?
기자) 네. 트럼프 행정부가 사실상 저소득층의 이민을 제한하는 정책을 예고했었는데요. 법원에서 제동이 걸렸습니다. 지난 12일 워싱턴과 뉴욕,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연방 법원 세 곳이 동시에 시행 정지 명령을 내린 건데요. 이에 따라 전국적으로 시행이 잠정 정지됐습니다.
진행자) 사실상 저소득층의 이민을 제한하는 정책은, 어떤 내용이었나요?
기자) 생활보호대상자들의 영주권과 비자 발급을 대폭 제한하는 내용이었습니다. ‘푸드스탬프(식료품 교환권)’나 ‘메디케이드(의료보조금)’, ‘주택바우처(임대보조금)’ 등 공공 지원 프로그램 수혜자들이 대상이었는데요. 36개월 기간에 공공 지원을 12개월 이상 받았을 경우 영주권·비자 발급을 불허하도록 규정했습니다.
진행자) 법원이 이 문제를 판단한 이유는 뭔가요?
기자) 여러 지역 정부와 이민 단체가 소송을 냈기 때문입니다. 미 이민국(USCIS)이 지난 8월 관련 규정을 담은 새 지침을 공개하고, 10월 15일 자로 시행하겠다고 발표했는데요. 그 직후 연방 정부를 상대로 한 제소가 잇달았습니다.
진행자) 소송을 낸 근거는 뭔가요?
기자) 기회균등의 원칙에 어긋난다는 이야기입니다. 레티샤 제임스 뉴욕주 법무장관은 소송을 내면서, 새 규정이 시행되면 “보다 나은 삶을 찾으려는 사람들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고 주장했는데요. 영주권이나 비자를 받기 위해 “(저소득층) 어린이들은 굶주리고, 가족들은 의료 혜택 없이 살아가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주장을 법원이 받아들인 거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맨해튼 연방 지방 법원의 조지 대니얼스 판사는 명령문에서, 이민 당국의 새 정책은 정당화될 수 없다고 지적했는데요. 그 이유로 “열심히 일해서 신분 상승을 도모하는 아메리칸 드림과 모순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번영과 성공을 향한 기회”는 누구에게나 보장돼야 한다고 강조했는데요. 백악관은 이민제도의 온전성을 회복하려는 노력을 법원이 또 가로막았다며 매우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이민정책 최고 책임자가 자리에서 물러난다고요?
기자) 네. 지난 4월부터 미국의 이민 정책 집행을 총괄해 온 케빈 매컬리넌 국토안보부 장관 직무대행이 이달 말 물러납니다. 장관 대행을 맡은 지 6개월여 만인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11일 트위터를 통해 이런 사실을 발표했습니다. 오랫동안 정부에서 뛰어난 업무 수행능력을 보여줬던 매컬리넌 대행이 이제는 민간 부문에서 일하고 싶어 한다는 겁니다.
진행자) 경질은 아니고, 본인 의사에 따른 인사 조치라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매컬리넌 대행이 훌륭하게 임무를 완수했다면서, 축하한다고도 했는데요. 하지만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 등 주요 매체들은, 매컬리넌 대행이 물러나는 과정이 자연스럽지는 않다고 잇따라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자연스럽지 않다는 건, 왜 그런가요?
기자) 매컬리넌 대행이 직무 수행과정에서 많이 힘들어했다는 측근들의 이야기를 이들 매체가 전했습니다. 이런 상황은 트럼프 행정부가 이전 정부에 비해, 강경 이민정책을 펼치는 것과 관련이 있는데요. 매컬리넌 대행 본인이 언론 인터뷰에서 직무 수행상 어려움을 토로한 적도 있습니다.
진행자) 강경 이민정책의 최종 책임자로서 역할이 부담스러웠다는 건가요?
기자) 그런 내용을 본인 입으로 직접 확인한 바는 없는데요. 상징적인 사건이 최근 있었습니다. 매컬리넌 대행이 이달 초 워싱턴에서 열린 비영리단체 행사에서 연설했는데요. 청중으로부터 강경 이민 정책에 대한 항의를 받으면서, 연설을 중단하고 내려왔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론을 공격하는 내용의 영상이 논란이라고요?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이 비판 언론을 공격하는 장면을 담은 영상이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지난주,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 집회에서 상영됐는데요. 영상 속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CNN방송과 워싱턴포스트 신문 등의 로고(표장)를 얼굴에 표시한 사람들에게 무차별 총격을 가했고요. 정치적 경쟁자들을 폭행하는 장면도 들어있었습니다.
진행자) 정치적 경쟁자들이라면, 어떤 사람들이죠?
기자) 바락 오바마 전 대통령도 있고요. 민주당 대선주자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도 나오는데요. 생전에 트럼프 대통령에게 비판적이었던 고 존 매케인 공화당 상원의원도 등장했습니다.
진행자) 이 사람들을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로 폭행하고, 언론 종사자들에게 총격을 가한 건 아니겠죠?
기자) 물론 아닙니다. 합성 영상인데요. 바탕은 예전에 ‘킹스맨’이라는 영화에 나왔던 장면들입니다. 그 배경에다가 트럼프 대통령과 각 정치인들의 얼굴, 그리고 언론사들의 로고를 집어넣은 겁니다.
진행자) 이게 논란이 된 계기는 뭔가요?
기자) 폭력, 특히 언론에 대한 공격을 부추긴다는 비판입니다. 백악관 출입기자단(HWCA)이 13일 항의 성명을 냈는데요. 해당 영상이 대통령 지지자들 사이에 보여졌다는 보도를 접하고 “경악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그의 언행이 폭력을 조장할 수 있다고 앞서도 밝힌 바 있다”며 유감을 표시했습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정적들과 언론에 폭력을 행사하는 문제 영상의 묘사를 모든 미국인이 비난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앞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언행이 폭력을 조장할 수 있었다는 건 무슨 이야기입니까?
기자) 전에도 비슷한 내용의 영상이 문제가 된 적이 있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레슬링 경기장에서 CNN 관계자를 공격해 쓰러뜨리는 장면 등이 들어있었는데요. 지난 2017년, 트럼프 대통령이 그 영상을 직접 자신의 트위터로 공유하면서, 파문이 커졌고요. 언론계에서 강한 유감을 밝혔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과 언론이 싸우는 영상이 계속 나오는 이유는 뭘까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이 언론을 상대로, 주요 정치·사회 사안을 공정하게 보도하지 않는다고 줄곧 비판해왔기 때문입니다. 특히 CNN 같은 매체를 대표적 ‘가짜 뉴스’ 생산 기관으로 지적하면서, ‘미국인의 적’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는데요. 지지자들이 이런 상황에 대한 합성 영상과 사진 등을 만들어, 인터넷 등으로 공유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 논란에 대해서, 트럼프 대통령이나 백악관이 입장을 밝혔습니까?
기자) 네. 백악관이 14일 공식 입장을 발표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이 영상을 강하게 비난한다”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아직 영상을 보진 못했지만, 조만간 시청할 계획이라고 스테파니 그리셤 백악관 대변인이 설명했는데요. 지금까지 들려온 내용을 근거로, 비판하기에 충분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서 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