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중국이 중화인민공화국 수립 70주년을 맞아 1일 역대 최대 규모의 열병식을 개최했습니다. 홍콩에서는 1일 대규모 반중국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시위대 중 1명은 경찰이 쏜 실탄에 맞아 부상했습니다. 세계무역기구(WTO)가 올해 국제 교역량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는데요. 관련 소식 차례로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먼저 중국 국경절 소식부터 살펴보죠.
기자) 네, 1일로 중국이 '중화인민공화국' 수립 70주년을 맞았습니다. 즉 10월 1일은 중국이 국가를 세운 건국일로서, 중국 최대 국경일의 하나인데요. 중국 정부는 1일부터 일주일간 연휴로 제정하고 대대적으로 이를 기념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올해 건국일은 중국으로서는 특별히 큰 의미가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 공산당은 1일로 건국 70주년을 맞으면서 사회주의 종주국이었던 구소련의 공산당보다 더 오래 집권하는 기록을 갖게 됐습니다. 1922년 12월에 건설된 구소련은 건국 69주년을 며칠 안 남겨두고 1991년 12월 해체됐는데요. 반면 중국 공산당은 지난 1949년 10월 1일, 중화인민공화국 수립 이래 지금까지 70년간 중국을 통치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 건국 70주년 기념행사, 어떻게 치러졌습니까?
기자) 역대 최대 규모의 열병식을 중심으로 매우 성대하게 치러졌습니다. 이미 전 세계 주요 언론들은 중국 공산당이 이번 70주년 국경일에 대대적인 신무기들을 등장시키며 중국의 힘을 내세울 것이라고 관측했었는데요. 실제로 이날 중국은 톈안먼 광장에서 첨단무기들을 무더기로 공개하며 군사력을 과시했습니다.
진행자) 어떤 무기들이 공개됐습니까?
기자) 우선 가장 눈에 띄는 무기는 이날 처음 모습을 드러낸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둥펑-41'입니다. 둥펑-41은 사거리가 1만2천km 이상으로 미국을 비롯해 지구상 거의 모든 표적을 타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핵탄두를 최대 10개까지 탑재할 수 있는 차세대 첨단무기입니다.
진행자) 또 주목되는 무기들, 어떤 게 있을까요?
기자) 네, 음속의 5배 속도를 내는 '둥펑-17' 탄도미사일도 선보였습니다. 이 미사일은 사거리 1천800km에서 2천500km로 초음속 추진기를 장착하고 있는 중거리 미사일로 미국의 미사일 방어 시스템을 뚫을 수도 있는 무기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 미국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함대지 미사일인 '둥펑-5B'도 이날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진행자) 공중에서도 여러 가지 무기들이 선을 보였다고요.
기자) 네, 공중에서는 중국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인 젠-20의 이륙 장면이 공개됐습니다. 또 대형수송기인 윈-20, 홍-6N 폭격기, 젠-15 항공모함 함재기 등 주력 전투기들과 드론기까지 총출동했는데요. 여러 언론은 마치 무기 경연장을 방불케 한다는 표현으로 소식을 전하고 있습니다. 이날 동원된 군용기는 160여 대, 전차 등 군사 장비는 580대가 참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군인들도 대거 출동했겠군요.
기자) 네, 중국 인민해방군 육·해·공군 등으로 구성된 59개 제대, 1만5천 명이 투입됐고요. 군악대도 1천300명이 투입됐는데요. 이날 열병식은 약 80분간 진행됐고요. TV로 생중계됐습니다.
진행자)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연설 내용도 관심이 쏠리는데요. 시 주석, 어떤 말을 했습니까?
기자) 네, 시진핑 주석은 이날 열병식에 후진타오 전 주석, 장쩌민 전 주석 등 중국 최고지도부들과 함께 모습을 드러냈는데요. 열병식에 앞서 톈안먼 성루에 올라 '중국의 위대한 부흥'이라는 주제로 약 8분간 비교적 짧은 연설을 했습니다. 시 주석은 지난 70년간 중국은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룩했다면서 앞으로도 모든 당과 군, 인민이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위해 분투해야 한다고 역설했습니다.
진행자) 요즘 홍콩 사태도 그렇고 타이완과의 갈등이 격화되고 있는데 그 점에 대해서도 언급했습니까?
기자) 홍콩 시위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어떠한 세력도 위대한 모국인 중국의 지위를 흔들지 못할 것이며 중국과 중국민의 발전을 막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는데요. 그러면서 중국은 일국양제의 방침을 견지하고 있으며, "홍콩과 마카오의 장기적인 번영과 안정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본국과 타이완 간 양안 관계의 평화적 발전을 추진하며, 모두 단결해 완전 통일을 실현해야 한다고 역설했습니다.
진행자) 장쩌민 전 주석, 후진타오 전 주석도 열병식에 참석했다고 했는데, 두 사람, 오랜만에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시 주석의 전임인 후진타오 전 주석은 머리가 많이 셌지만 비교적 건강한 모습이었는데요. 하지만 장쩌민 전 주석은 건강이 꽤 좋지 않은 듯한 모습이 화면에 자주 잡혔습니다. 후진타오 전 주석과 시 주석은 서서 열병식 중간중간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지만 장쩌민 전 주석은 의자에 앉아 열병식을 지켜봤습니다. 일각에서는 시 주석이 전임 주석들을 열병식에 초대함으로써 자신에 대한 지지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모든 중국 지도부는 다 양복을 입었는데요. 시 주석만 유일하게 이른바 마오쩌둥 복장이라고 하는 인민복을 입은 것도 관심을 끌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중국에서는 건국 70주년을 맞아 성대한 기념행사를 치렀는데, 홍콩에서는 지금 반중국 시위가 격화하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홍콩 도시 곳곳에서 1일 반중국과 홍콩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시위대는 화염병과 벽돌을 경찰에게 던지며 격렬히 저항하고 있고요. 경찰은 최루탄과 물대포로 시위대를 저지하며 지금 홍콩은 최악의 혼돈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진행자) 경찰이 시위대를 향해 실탄도 쐈다고요.
기자) 네, 이날 카오룽 지역과 췬안 지역 등지에서 경찰과 시위대 간의 충돌이 특히 심각했는데요. 이 과정에서 모두 5발의 실탄 경고사격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췬안 지역에서는 경찰이 실탄을 쏴서 18세 젊은 청년이 어깨를 다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경찰 측은 생명의 위협을 느껴 경관이 총을 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곳곳에서 경찰과 시위대 간 충돌로 다친 사람들도 많이 나왔겠군요.
기자) 네, 경찰 측에 따르면 현재까지 30여 명이 다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 중 2명은 위중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하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홍콩 시위대가 중국 국경일을 맞아 미리 시위를 예고했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홍콩 시위를 주도하고 있는 민간 단체 '민간인권전선'은 당초 이날 오후 2시 빅토리아 공원에서 시작해 홍콩 시내 중심가인 '센트럴'까지 가두 행진하겠다고 당국에 통보했는데요. 하지만 홍콩 경찰은 폭력 사태가 우려된다며 이를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이날 홍콩 경찰 당국은 시내 전역에 6천 명을 배치하고 시위에 대비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시위대는 그대로 시위를 강행한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수만 명의 홍콩 시민들은 예정대로 빅토리아 공원에 모여, 송환법 완전 철폐, 시위대 전원 석방, 행정장관 직선제 등 5대 요구 사항 이행을 촉구했습니다. 그러면서 '독재정치를 끝내고, 시민에게 권력을 돌려달라' 는 등의 구호를 외치며 가두 행진을 하기 시작했는데요. 일부 시위대는 시진핑 주석과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의 초상화를 불태우거나 발로 밟으며 격렬히 항의했습니다. 관공서나 인근 상점들도 모두 문을 닫았고요. 홍콩 시내는 마치 전쟁터를 방불케 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하철이나 대중교통 시설 상황은 어땠습니까?
기자) 홍콩 지하철공사는 애드머럴티, 완차이, 프린스에드워드 등 시위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곳의 지하철역은 모두 폐쇄했습니다. 전체 91개 역 중 25개 역이 폐쇄된 것으로 알려졌고요. 또 홍콩 국제공항과 시내를 연결하는 고속 전철도 공항 인근 역을 제외하고 모두 폐쇄됐고요. 비행기표가 있는 사람들만 이용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지금 캐리 람 행정장관이 홍콩을 비우고 있다고요.
기자) 네, 람 행정장관은 지금 중국 건국일 기념행사 참석차 240여 명으로 구성된 대표단을 이끌고 중국을 방문 중입니다. 람 행정장관은 넉 달 가까이 계속되고 있는 시위 사태 때문에 본국의 행사 참석을 고민했던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하지만 결국 마지막 순간 참석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일각에서는 중국 정부가 소환한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날 홍콩에서는 매튜 청 정무부총리 주관으로 자체 기념행사를 가졌고요. 람 행정장관은 2일 귀국합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세계무역기구(WTO)가 올해 국제 교역량 성장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WTO는 1일 올해 국제 상품 교역량이 1.2%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지난 4월에 내놓은 전망치 2.6%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작년에 내놓은 전망치 3%에서 계속 내림세를 보이는 겁니다. 또한, 2020년 그러니까 내년 무역 교역량도 2.7%로 전망하면서, 앞서 내놓은 전망치 3%보다 하향 조정됐습니다.
진행자) WTO는 이 같은 결과를 어떻게 분석했습니까?
기자) 호베르투 아제베두 WTO 사무총장은 성명에서 이번에 내놓은 부정적인 전망이 실망스럽긴 하지만,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는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아제베두 사무총장은 그러면서 국가 간의 무역 분쟁을 그치고 WTO 개혁에 협조해달라고 국제 사회에 요청했습니다.
진행자) 이렇게 무역 성장이 둔화하게 된 이유는 뭐로 들었습니까?
기자) 고율의 관세와 보복관세를 주고 받는 국제 무역 갈등과 이로 인한 경제 성장 둔화를 이유로 꼽았습니다. 또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브렉시트(Brexit)의 불확실성도 무역 성장 둔화에 한가지 요소라고 지적했습니다. WTO는 하지만 교역량 전망치를 낼 때 가장 큰 무게를 두는 것이 무역정책이라고 설명했는데요. 아제베두 사무총장은 WTO 회원국들이 불필요한 지출을 줄일 수 있는 최고의 해결책은 바로 무역 갈등 해소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국제 무역 갈등이라고 하면 1년 넘게 이어오고 있는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 전쟁을 먼저 꼽을 수 있겠죠?
기자) 맞습니다. 두 나라가 수천억 달러어치의 상품에 고율의 관세를 주고받음으로써 국제 경제 성장을 위협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하지만 무역 갈등이 미국과 중국만의 문제는 아닌데요. 미국은 지난해 외국산 수입 철강과 알루미늄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불공정한 교역으로 미국 산업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이유에서였는데요. 하지만 EU와 아시아 국가들의 큰 반발을 샀었습니다.
진행자) 미국이 부과한 고율 관세가 교역량에 어떤 영향을 줬을까요?
기자) 그다지 큰 성과를 내지 못했다고 WTO는 평가했습니다. 올 상반기 북미 지역 수출량 증가는 앞선 전망치보다 줄어들긴 했지만, 여전히 1.4%를 기록하며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성장세를 보였고요. 북미 지역의 수입량 증가율 역시 1.8%로 가장 규모가 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세계 교역량 증가에 걸림돌이 되는 요소들의 현재 상황을 좀 짚어보죠. 중국과의 무역 협상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기자) 류허 중국 부총리가 이끄는 중국 무역 협상단이 곧 미국을 방문할 예정입니다. 오는 10일과 11일 제13차 미-중 회담이 미국 워싱턴 D.C.에서 진행됩니다. 중국 당국은 협상단의 방미 소식을 전하면서 상호 존중과 호혜를 근거로 해결책을 찾겠다고 밝혔는데요. 이번 회담에서 오랜 무역 전쟁의 실마리를 찾게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과 유럽 간의 무역 마찰 문제도 있는데요?
기자) 맞습니다. 지난해 5월 WTO는 유럽이 항공기 제조업체 ‘에어버스’에 보조금을 지급한 것은 불법으로, 경쟁 업체인 미국의 ‘보잉’에 피해를 줬다고 판결했습니다. 이에 따라 미국이 대응 조처로 유럽산 제품에 대규모 관세를 부과하는 것을 허용할 예정인데요. 최근 EU 통상 담당 집행위원으로 지명된 필 호건 현 농업담당 집행위원은 미국에 새로운 관세 전쟁을 시작하지 말 것을 요청했습니다. 호건 위원은 지난달 30일 청문회에서 미국이 보복성 무역 전쟁을 시작하기보다는 유럽과 협상할 것을 요청하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