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국 뉴욕에서 열리고 있는 유엔총회에 참석한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미국이 새로운 핵 합의를 원한다면 더 많은 보상을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중국 신장 자치지역의 인권 탄압 실태를 비판하는 국제회의가 미국 주도로 열렸습니다. 서방 세계로부터 퇴임 압박을 받고 있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모스크바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났는데요. 관련 내용 차례로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지금 미국 뉴욕에서 제74회 유엔총회가 열리고 있는데요. 24일에 이어 25일에도 여러 정상의 기조연설이 이어졌죠?
기자) 그렇습니다. 유엔총회 ‘일반토의’가 시작되면서 각국 정상들이 연단에 오르고 있는데요. 24일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등이 기조연설을 했고요. 25일엔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의 기조연설이 있었습니다.
진행자) 로하니 대통령 연설에서 어떤 이야기가 나왔습니까?
기자) 로하니 대통령은 미국이 새로운 핵 합의를 원한다면 더 많은 보상을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은 지난해 이란과 서방 국가들이 지난 2015년 체결한 포괄적 공동행동계획(JCPOA), 이른바 이란 핵 합의를 탈퇴했습니다. 미국은 이란의 탄도미사일 개발을 제한하는 내용을 담은 새로운 핵 합의를 맺어야 한다는 입장인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24일)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도 이 점을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로하니 대통령은 미국의 경제 제재로 걸프 지역이 붕괴 위기에 직면했다며, 미국이 새로운 합의를 원한다면 더 많은 보상이 따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미국과 이란의 대화가 성사될지 여부도 현재 국제사회의 큰 관심사인데 이와 관련한 내용도 있었습니까?
기자) 네, 로하니 대통령은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는 미국과 대화할 수 없다고 못 박았습니다. 미국이 이란에 대한 경제적 제재를 풀어주지 않는 한 대화하지 않겠다는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한 겁니다. 로하니 대통령은 전날인 24일 ‘폭스뉴스’ 방송과의 대담에서도 유엔총회 기간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할 가능성을 일축하면서, 미국 정부가 대화할 의지가 있다면 그에 필요한 조건을 조성해야 한다며 제재를 먼저 해제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미국은 25일, 이란을 더 압박하는 조처를 내놓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미 국무부는 25일, 이란의 석유를 수입한 중국 개인과 기업들에 제재를 가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코스코선박 자회사 2개 등 6개 기업과 중국인 5명이 대상인데요. 이란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기 위한 새로운 조치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로하니 대통령이 이밖에 또 어떤 이야기를 했습니까?
기자) 중동 지역의 안보와 평화를 증진할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은 공통의 관심사를 가진 페르시아만과 호르무즈 해협 인근 지역 국가들이 결속하는 것밖에 없다고 밝혔습니다. 로하니 대통령은 그러면서 이 지역의 이웃은 이란이지 미국이 아니라고 강조하면서 미국이 해당 지역의 군대를 철수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해당 내용은 앞서 로하니 대통령이 유엔총회로 떠나기 전에 밝힌 내용 아닌가요?
기자) 맞습니다. 로하니 대통령은 23일 뉴욕행 비행기에 오르기 직전, 역내 안보를 제공할 ‘호르무즈 평화 노력(HOPE: Hormuz Peace Endeavour)’ 계획을 유엔에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페르시아만 일대 국가들의 동참을 요청했는데요. 미국이 주도하고 있는 ‘호르무즈 연합체’에 대응하는 연합체를 만들 구상을 밝힌 겁니다. 로하니 대통령은 전날(24일) 폭스뉴스와의 대담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을 세계 최대의 테러지원국이라고 지적했지만, 오히려 미국이 중동지역 테러지원국이라고 비난하며 미국으로 인해 역내 안정이 위협받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이란이 미국 외 다른 핵 합의 당사국인 유럽 국가들에 대해선 어떻게 말했습니까?
기자) 로하니 대통령은 유럽 국가들이 미국의 제재로부터 이란의 이익을 보호하는 데 실패했다고 비판하면서, 이란은 핵 합의 사항을 지키고 있지만, 인내심에는 한계가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특히 23일 핵 합의 당사국인 영국과 프랑스, 독일이 지난 14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발생한 석유 시설 공격의 책임이 이란에 있다는 공동 성명을 발표하면서 이란과 유럽의 갈등이 더 고조되고 있는데요. 이란은 유럽 3국이 내놓은 공동 성명에 대해서도 유럽은 핵 합의를 지키는 데 실패했다고 비난하면서 새로운 핵 합의 체결 가능성도 일축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유엔총회 기간 프랑스 대통령이 나서서 이란과 미국의 중재 역할을 하고 있다고요?
기자) 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로하니 대통령과 만나 이란 핵 합의에 기반한 새로운 틀을 만들 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24일엔 로하니 대통령,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 함께 만나 로하니 대통령이 앞으로 몇 달 안에 미국에 다시 오지 않을 테고, 트럼프 대통령이 테헤란에 가지도 않을 테니 유엔총회 기간 두 사람이 꼭 만나야 한다고 설득했는데요. 이에 존슨 총리도 이란과 서방국가 간의 외교적 관계가 중요하다며 미국과 대화에 나설 것을 제안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중국 신장 지역의 인권 실태를 비판하는 국제회의가 열렸다고요.
기자) 네, 유엔 총회 기간, 수많은 개별 회의도 함께 진행되고 있는데요. 그 가운데 하나로 미국 정부 주도하에 인권 탄압을 주제로 한 회의가 24일 열렸습니다. 중국 북서부 신장 자치구에 살고 있는 소수 인종인 위구르족에 대한 "중국 정부의 끔찍한 탄압 정책"을 규탄하고 국제사회의 동참을 촉구하는 행사였습니다.
진행자) 어떻게 이번 회의가 열리게 됐습니까?
기자) 미국 정부가 주도했고요. 캐나다, 독일, 네덜란드와 영국 정부가 공동 주관했습니다. 이날 행사에는 30개국 이상 유엔 회원국과 유럽연합 대표들, 20여 개 비정부기구 대표들, 그리고 위구르족 증인들이 대거 참석했습니다.
진행자) 지금 신장 자치구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길래 국제사회가 이렇게 중국 정부를 비판하고 나선 겁니까?
기자) 신장 지역은 중국 서북부에 있는 곳으로 면적이 170만km²에 달하는, 중국에서는 가장 큰 행정 지역인데요. 이곳은 주민의 대다수가 중국의 소수인종인 위구르족으로, 대부분 이슬람교를 믿는 이른바 무슬림들입니다. 그런데 최근 몇 년 새 중국 정부가 이곳 주민들의 사상 개조를 위해 강제 구금하고 있다는 의혹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 피해를 본 주민이 많습니까?
기자) 네, 유엔 발표에 따르면 적어도 100만 명 이상의 위구르 주민이 시설에 강제 구금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중국 정부가 그렇게 많은 사람을 왜 구금하는 겁니까?
기자) 중국 정부는 직업훈련소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주민들에게 새로운 기술을 가르치고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을 교화하기 위한 것으로 강제구금 시설은 아니라는 주장입니다.
진행자) 중국 정부가 처음에는 아예 이런 시설의 존재 자체도 부인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당초 지난해 처음 서방 매체의 보도가 나오자, 그런 시설을 운용하지 않는다는 게 중국 정부의 공식 입장이었는데요. 하지만 후속 보도들이 나오고 증인들이 계속 나오자 결국 시설의 존재를 인정했습니다. 하지만 이는 전적으로 주민들을 위한 직업 훈련과 중국어 교육 등의 목적으로 한 것이라는 주장입니다.
진행자) 그럼 국제 사회가 현장을 직접 방문해볼 수는 없습니까?
기자) 중국이 시설 방문을 허용하긴 하지만 항상 중국 당국이 지켜보는 가운데 가능했다는 지적입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유럽연합 측 대표는 "중국 정부는 항상 우리를 초대해왔지만 제한적이었다"고 지적하고, "자유롭고 의미 있는 접근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는데요. 그러면서 지금 중국과 협상 중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날 회의를 주재한 존 설리번 국무부 부장관도 중국 정부가 즉각, 숨기는 것 없이, 자유롭게 유엔과 서방 국가들의 접근을 허용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중국은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강력히 반발하고 있습니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5일 정례 브리핑에서 "신장 문제는 인권 문제가 아니라 분리주의와 테러 척결 문제"라고 주장했습니다. 겅솽 대변인은 또 "중국에 대한 미국과 다른 나라들의 비방과 명예훼손은 다 헛된 것"이라면서 "그들의 거짓말은 진리와 사실 앞에 무너지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러시아를 깜짝 방문했다는 소식이네요.
기자) 네, 지금 전 세계 150여 개국 지도자들이 유엔 총회가 열리는 뉴욕으로 속속 집결하고 있는데요. 이런 가운데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25일 모스크바를 전격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나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럼 푸틴 대통령과 마두로 대통령, 아직 유엔 총회에 오지 않은 거군요.
기자) 푸틴 대통령은 아예 올해 제74차 유엔 총회에 참석하지 않습니다. 불참을 선언했고요. 마두로 대통령 역시 유엔 총회에 참석하지 않고, 대표단만 파견했습니다. 베네수엘라의 경우, 마두로 정부 대표단과 후안 과이도 임시 대통령이 보낸 대표단이 각각 참석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지금 서방 세계로부터 사퇴 압력을 받고 있는 지도자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마두로 대통령은 지난해 5월 재선에 승리하면서 재집권에 성공했는데요. 하지만 주요 야당 지도자들이 후보로 나서지 못하도록 방해하는 등 부정, 불법 선거를 자행했다는 비난을 받았습니다. 급기야 지난 1월에는 후안 과이도 베네수엘라 국회의장이 임시 대통령을 자임하고 나서면서 베네수엘라는 '한 나라 두 대통령'이라는 사상 초유의 정국 혼란을 겪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후안 과이도 의장을 지지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현재 미국은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의 합법성을 인정하지 않고, 베네수엘라의 유일한 합법적 기관인 국회의 지도자인 후안 과이도 의장의 손을 들어주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4일 유엔 총회 기조연설에서 사회주의 정권인 베네수엘라 문제도 거론했는데요. 마두로 대통령을 '독재자', '쿠바의 꼭두각시'라고 비난하며 미국은 베네수엘라 국민 편에 설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왜 트럼프 대통령이 마두로 대통령을 쿠바의 꼭두각시라고 말하는 겁니까?
기자) 쿠바는 중남미 사회주의를 대표하는 나라인데요. 니카라과와 함께 현재 마두로 정권을 지지하는 중남미 지역의 몇 안 되는 나라 가운데 하나입니다. 미국은 쿠바가 용병을 보내 마두로 정권을 비호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가 마두로 정권을 압박하기 위해 여러 조처를 취하고 있죠?
기자) 네, 미국 정부는 마두로 정권에 충성하는 베네수엘라 군부가 석유 산업 등에 관장하며 불법 자금을 관리하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는 현재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 기업인 '페트롤레오스 데 베네수엘라(PDVSA)'의 미국 내 자산을 동결했고요. 미국인과의 거래를 금지하는 등 경제제재 조치도 단행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군사방안도 검토대상이라는 입장입니다.
진행자) 반면 러시아는 마두로 정권 편을 들고 있는 거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러시아는 현재 중국과 함께 마두로 정권의 가장 든든한 지원군입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회동에서도 마두로 정권의 변함없는 지지를 거듭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이른바 "야당 세력"과의 대화도 강조해 주목됩니다.
진행자) 두 정상 간에 어떤 얘기가 또 오갔습니까?
기자) 양측의 회동은 비공개로 진행되어 구체적인 이야기는 나온 게 없는데요. 앞서 모스크바로 출발하기 전 마두로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 나눌 의제 중에는 경제 문제가 중요하게 다루게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