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이 하원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조사에 들어갔습니다. 최근 급격히 고조되고 있는 이른바 ‘우크라이나 추문’에 관한 것입니다.
낸시 펠로시(민주· 캘리포니아) 하원의장은 어제(24일) 기자회견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당해야 하는지 여부에 대한 공식 조사를 개시한다고 발표했습니다.
펠로시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정상과의 부적절한 통화를 통해 헌법적 책무를 저버렸다면서 “아무도 법 위에 있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탄핵 조사 추진의 배경이 된 사건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7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아들 헌터 씨에 대해 조사할 것을 촉구했다는 내용입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내년 대선에 나설 민주당의 유력 경선 주자이고, 헌터 씨는 우크라이나 에너지 회사의 이사를 지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바이든 문제’와 관련해 자신의 개인 변호사인 루돌프 줄리아니 씨와 협력하라고 거듭 요구했으며, 미국의 군사 원조 중단을 무기로 우크라이나 측을 압박했다는 의혹입니다.
탄핵 추진에 대해 민주당 유력 대선주자들은 일제히 찬성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은 “법사위가 탄핵 조사를 진행하길 무척 바란다”며 탄핵 절차 개시를 요구했고, 엘리자베스 워런(매사추세츠) 상원의원도 탄핵 추진에 찬성한다고 말했습니다.
의혹의 당사자인 바이든 전 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하원 조사에 협력하지 않는다면’이라는 단서를 달았지만, 역시 탄핵 추진론에 힘을 실었습니다.
탄핵 조사 대상이 된 트럼프 대통령은 ‘마녀사냥 쓰레기(Witch Hunt garbage)’라는 말까지 써가며 강력하게 반발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24일) “유엔에서 이렇게 중요한 날, 많은 업적과 많은 성공”을 거뒀다고 트위터에 적은 뒤, “민주당은 더 많은 마녀사냥 쓰레기 뉴스 속보로 그것을 고의로 망치고 손상시켜야 했던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어서, 이 같은 상황은 “이 나라에 너무 나쁜 일”이라고 비난했습니다.
또한 탄핵 관련 사안은 ‘대통령에 대한 괴롭힘(PRESIDENTIAL HARASSMENT)’일 뿐이라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탄핵이 실현될지는 미지수입니다.
실제 탄핵안이 발의돼 하원을 통과하고, 이후 상원으로 넘어오더라도 상원 다수인 공화당은 즉시 부결시키겠다는 입장이라고 미 의회 전문 매체 ‘더힐’이 보도했습니다.
VOA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