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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A 뉴스] [단독] “북한 ‘제재 위반’ 현장 확인”


[VOA 뉴스] [단독] “북한 ‘제재 위반’ 현장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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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며 불법적으로 해외노동자들을 파견한 현장을 VOA가 확인했습니다. 북한은 제재 대상인 만수대창작사를 아프리카에서 이름만 바꿔 노동자들에게 외화벌이를 시키고 있었습니다. 세네갈 현지에서 함지하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영상취재·편집: 김선명)

북한이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며 불법적으로 해외노동자들을 파견한 현장을 VOA가 확인했습니다. 북한은 제재 대상인 만수대창작사를 아프리카에서 이름만 바꿔 노동자들에게 외화벌이를 시키고 있었습니다. 세네갈 현지에서 함지하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아프리카 세네갈의 수도 다카르에 허름한 단층 건물 앞.

북한 노동자들이 담배를 피우며 출근 준비를 하고 있고 몇몇은 식자재인 계란과 채소를 트럭에 싣고 있습니다.

김일성과 김정일 초상화 배지를 가슴에 단 사람도 있습니다.

출발 지시가 내려오자 노동자 7명이 한 차에 올라탑니다.

3명 좌석인 뒷자리에는 5명이 힘겹게 엉켜 탔습니다. 이곳에 거주하는 북한 노동자들은 10명 정도.

함지하 기자 / 세네갈 다카르
“제 뒤로 보이는 하얀 건물에서 북한 노동자들이 출근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어디로 가는지 따라가 봤습니다.

1시간 정도 걸쳐 도착한 곳은 세네갈 최대 식품회사의 공장 신축 현장입니다.

작업중인 북한 노동자들에게 접근해 언제부터 일을 했는지 물었습니다.

북한 해외노동자
“(평양에서 오셨어요?)”
“네.” “반갑습니다.”
“(언제 오셨어요?)”
“한 3년 됐지요.”
“새로운 분들 오시고...”

북한 해외노동자
“금방왔습니다.”
“(아직 가족들은 안 그리우세요?)”
“일 없습니다.”

파견 노동자들이 몇 명이냐고 묻자 경계를 하며 말을 아낍니다.

북한 해외노동자
“(몇 분이나 계세요?)”
“그런 건 우리가 알려줄 필요는 없는 것 같습니다. 우리 회사 책임자 동지가 있으니까. 그런 분 통해서 아시면 좋겠습니다.”

VOA가 현지 당국 등을 통해 입수한 여권 정보와 출입국 기록 등을 확인했더니, 이들 북한노동자들은 52살 오 모씨와 39살 렴 모 씨로 모두 노동허가증이 만료된 불법 체류 신분이었습니다.

출근 때 봤던 북한 노동자들 중에는 작년 12월과 올해 4월 여권을 갱신해 지난 7월 세네갈에 입국한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2017년 8월 이후 신규 북한 노동자 입국을 금지한 유엔 안보리 결의를 정면으로 위반한 것입니다.

현지 당국 자료를 보면 이들 북한 노동자들은 모두 ‘코르만 컨스트럭션’이라는 회사 소속으로 30명이며, 세네갈 내 주택단지 등 건축 현장 2~3곳에서 외화를 벌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회사는 제재를 받고 있는 북한의 만수대창작사가 지난 2017년 6월부터 이름만 바꿔 만수대창작사가 진행했던 주택단지와 호텔 건축 사업을 그대로 이어받았다고 세네갈 측 관계자가 설명했습니다.

북한의 만수대창작사는 2010년 세네갈에 48m에 달하는 초대형 동상을 제작해 주고 거액을 받았습니다.

“제 뒤로 보이는 게 만수대 창작사가 제작한 아프리카 르네상스 동상입니다. 당초 제작비는 약 2천700만 달러로 알려졌는데, VOA 취재 결과 실제 제작비는 약 5천만 달러입니다.”

세네갈 정부는 북한의 외화벌이가 문제가 되자 지난해 초 만수대창작사는 더 이상 운영되지 않는다고 안보리에 보고했었습니다.

하지만 이름만 바꾼 북한 회사가 기존 사업을 이어가며 불법적으로 북한 노동자들을 동원해 계속 외화를 벌어가고 있었습니다.

세네갈 다카르에서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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