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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일 총리 "조건 없이 김정은 만날 것...트럼프 대통령과 납북자 문제 협력"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 5월 도쿄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납치 피해자 가족들을 만났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 5월 도쿄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납치 피해자 가족들을 만났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북-일 첫 정상회담 17주년을 앞두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조건 없는 회담 의사를 거듭 밝혔습니다. 일본인 납북 문제 해결을 위해 미국과 협력하겠다는 뜻도 강조했습니다. 김영교 기자가 보도합니다.

아베 총리는 16일 “조건을 달지 않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마주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아베 총리] (일본어)

아베 총리는 이날 열린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피해자 문제 해결을 위한 국민대집회’에 참석해 일본인 납치 문제와 관련해 “일본이 주체적으로 나서지 않으면 안된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아베 총리의 이번 발언은 일본과 북한 간 열린 첫 정상회담 17주년을 하루 앞두고 나왔습니다.

2002년 9월 17일, 고이즈미 준이치로 당시 총리는 평양을 방문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정상회담을 열었습니다.

김정일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일본인 납치 사실을 처음으로 인정했고, 회담 한 달 뒤 납북 일본인 중 5명을 송환했습니다.

아베 총리는 이 회담에 관방부장관으로 고이즈미 전 총리를 수행해 배석했었습니다.

당시 아베 장관은 일본인 납북 문제에 대한 대북 강경 대응을 주장해, 결국 북한이 일본인 납북에 대해 인정하도록 하는 데 기여했습니다.

아베 총리는 16일 일본인 납북자 가족들과 만난 자리에서, 2002년 이후 17년이 지나는 동안 단 한 명의 납북자도 돌아오지 못한 것을 “통탄한다”면서, 국제사회와 협력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아베 총리] (일본어)

2004년 고이즈미 총리는 다시 한번 북한을 방문해, 김정일 위원장과 만났습니다.

두 번째 일-북 정상회담으로 앞서 2년 전 일본에 돌아온 납북 피해자 5명의 북한 내 가족들 중 8명이 일본으로 송환됐습니다.

일본 정부는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북한 당국과 납북자 문제 해결을 위한 실무자 협의를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2014년 5월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북한과 납치 피해자 문제 전면 재조사에 합의했습니다.

이에 따라 북한은 특별조사위원회를 구성하고, 일본은 대북 독자 제재 해제와 함께 인도적 지원을 검토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2016년 북한의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해 일본이 독자 제재 조치에 들어가자, 북한은 납북 피해자를 포함한 북한 주재 일본인에 관한 포괄적인 조사를 전면 중단하겠다고 일방적으로 선언합니다.

이후 일본과 북한 간에 모든 논의는 멈춰 있는 상황입니다.

이런 가운데 아베 총리는 지난 8월 말 프랑스에서 열린 주요 7개국 G7 정상회담에 참석한 각국 정상들로부터 납치 문제 해결과 관련해 지지를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아베 총리] (일본어)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일본인 납북 문제를 전력을 다해 해결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아베 총리는 16일 납북 피해자 가족들과의 만남에서, 납북자 가족들의 고령화로 “한 순간도 더 여유가 없다”면서, 납북 문제의 조속한 해결에 나서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최근 들어 아베 총리는 여러 차례 “김정은 위원장과 조건 없이 만나 이야기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의 반응은 냉담합니다.

북한 노동당 외곽기구인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는 지난 6월 대변인 담화를 통해 “전제조건 없는 수뇌회담 개최를 운운하는 아베 패당의 낯가죽이 두텁기가 곰 발바닥 같다”고 비난했습니다.

VOA뉴스 김영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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