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이번 주말로 예정됐던 홍콩 대규모 시위가 전격 취소됐습니다. 홍콩 당국은 시위 지도부를 체포했습니다. 일본 방위성이 역대 최대 규모인 500억 달러 규모의 내년도 예산 요구안을 확정했는데요. 관련 내용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범죄인 인도법' 이른바 송환법 개정안으로 촉발된 홍콩 시위가 12주째 이어졌습니다. 현재 홍콩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31일로 예고됐던 대규모 시위가 전격 취소됐습니다. 시위를 주도하고 있는 시민단체 '민간인권전선'은 당초, 31일 오후 홍콩 시내에 있는 공원인 '센트럴 차터가든'에서 집회를 열고, 홍콩 주재 중국 대표부인 '중앙인민정부 홍콩 주재 연락판공실' 건물 앞까지 행진할 계획인데요. 하지만 하루 전인 30일, 이를 취소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왜 집회를 취소하는 겁니까?
기자) 당국의 승인을 받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바로 전날(29일) 홍콩 경찰이 "폭력적인 시위로 인해 충돌과 부상자 발생을 우려한다" 며 31일의 집회와 시위를 모두 허가하지 않는다고 발표했는데요. 민간인권전선 측은 “우리는 시위 참가자들의 보호를 최우선으로 여기고 있다”며 시위를 취소한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계속 집회 허가를 신청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진행자) 홍콩 경찰이 31일 예고된 시위를 불법 집회로 규정한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에 따라 31일 집회가 예정대로 진행될 경우, 홍콩 경찰과 시위대 간의 물리적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더 큰 혼란과 충돌이 야기될 것이라는 우려 속에 주최 측이 시위를 취소한 겁니다.
진행자) 홍콩 당국이 시위 지도부를 체포하는 일도 있었다고요?
기자) 네, 지난 2014년에 있었던 홍콩 민주화 시위, 이른바 '우산 혁명'의 주역인 조슈아 웡 데모시스토당 비서장이 30일 홍콩 당국에 체포됐는데요. 데모시스토당이 트위터를 통해 밝힌 내용에 따르면, 조슈아 웡 비서장은 30일 아침 7시 30분경 길거리에서 소형승합차에 강제로 태워져 경찰서로 끌려갔습니다. 웡 비서장과 함께 당시 우산 혁명을 이끌었던 아그네스 초우 씨도 같은 날 체포됐는데요. 데모시스토당은 두 사람은 이날 오후 늦게 보석으로 풀려났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풀려나긴 했습니다만, 홍콩 당국이 이들을 무슨 혐의로 체포했던 겁니까?
기자) 불법 집회 선동 등의 혐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런가 하면 전날인 29일에는 홍콩민족당을 창당한 앤디 찬 씨가 출국 직전 체포됐는데요. 홍콩민족당은 홍콩의 독립을 주장하다 지난해 강제 해산된 정당입니다. 홍콩 경찰은 앤디 찬씨가 폭동과 경찰관 공격 등의 혐의로 체포됐다고 밝혔는데요. 홍콩 당국의 이런 일련의 움직임은 시위대를 향한 강력한 경고라는 분석입니다.
진행자) 중국 정부의 움직임도 더 강경해지고 있다고요.
기자) 네, 중국 정부는 그동안 홍콩 시위 사태 해결을 위해 인민해방군을 투입할 수도 있다고 경고해왔는데요. '인민일보' '환구시보' 등 중국의 관영 언론들은 30일, 홍콩 국경에 인접한 중국 선전시에서 인민해방군 소속 무장경찰의 시위 진압 훈련 장면을 공개했습니다. 물대포 차량 2대가 시위대 역할을 하는 경찰을 향해 물을 뿜는 모습도 보였는데요. 홍콩 시위대를 향한 강경 진압을 경고한 것이라는 관측입니다.
진행자) 중국 정부가 얼마 전에는 홍콩에 주둔 중인 인민해방군 부대도 교체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중국 인민해방군이 29일 홍콩 주둔군 교체 작업을 했습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이는 매년 실시되는 것으로 이번이 22번째 교체라고 강조했는데요. 그러면서 선전과 홍콩 접경 검문소를 통해 중국군 장갑차와 군용 트럭이 홍콩으로 진입하는 사진도 함께 공개했습니다. 하지만 홍콩 시민들 사이에서는 중국이 시위대를 강경 진압하기 위해 새벽에 군을 투입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홍콩 당국은 이런 사태에 대해 어떤 대처를 하고 있습니까?
기자) 홍콩 수반인 캐리 람 행정장관이 시위대와 대화에 나서는 등 해법 마련에 고심하고 있지만 아무런 진전을 거두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런 가운데 '로이터' 통신은 캐리 람 행정장관이 최근 중국 중앙정부에 홍콩 시위대의 5대 요구사항에 대한 보고서를 제출했지만 거부됐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시위대의 요구사항이 뭔가요?
기자) 송환법 완전 철폐, 시위대에 대한 경찰의 강경 진압에 대한 독립적인 조사, 행정장관 직선제, 체포된 시위자 석방, 시위를 폭동으로 규정한 것을 철회하라는 것 등 모두 5가지입니다. 로이터 통신은 람 장관이 시위대의 요구를 평가한 보고서를 중국 중앙정부에 제출했지만, 중국 정부가 어떠한 요구도 수용하지 말라고 지시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습니다.
진행자) 국제사회는 지금 홍콩 사태에 대해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기자) 미국과 영국, 캐나다 등 국제 사회도 홍콩 시위가 장기화하자 일제히 우려의 목소리를 내놓고 있는데요. 영국은 중국과 1984년 맺은 홍콩 반환협정을 적시하며, 일국양제 원칙에 따라 2047년까지 홍콩 시민들의 기본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미국도 제2의 '톈안먼 사태'가 될 수도 있다며 중국의 무력 개입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중국은 홍콩 사태는 전적으로 자국 문제이며 내정간섭이라고 반발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일본이 내년도 방위예산의 밑그림을 내놨군요.
기자) 네, 일본 방위성이 30일 역대 최대 규모의 내년도 방위비 예산요구안을 공개했습니다. 일본의 회계연도는 내년 4월부터 시작되는데요. 일본 방위성은 내년도 예산으로 500억 달러가 넘는 금액을 요구했습니다.
진행자) 일본의 방위비가 매년 늘고 있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8년째인데요. 이번 예산안은 지난해 내놓은 2019년도 방위비 예산 470억 달러보다 1.2% 늘어났습니다. 일본은 아베 신조 총리가 집권한 이래 방위비를 계속 늘려오고 있는데요. 방위성은 내년도 예산안에 대해 실효적이면서 다차원적이고 통합적인 방위력을 구축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구체적으로 방위 예산이 어떤 사업에 쓰이는 건가요?
기자) 무기류 관련 예산 항목을 보면,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스텔스 전투기인 F-35B 6대를 새로 취득하기로 했습니다. 내년도 일본 방위 예산에는 또 현재 헬기 이착륙만 가능한 이즈모의 갑판을 내열성 강한 재질로 교체하고 유도등을 설치하는 방식으로 경항모로 개조하는 비용도 들어갑니다. 일본은 이후 미국에서 F-35형 전투기 100여 대를 연차적으로 구매한다는 방침입니다.
진행자) 그렇게 되면 방위 능력이 대폭 강화되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여기에 또 우주 작전부대를 신설하고 인공위성 전자파 방해 감시 장비 개발 등 우주 방위 관련 경비와 장거리순항 미사일 관련 비용도 책정됐습니다. 방위성은 또 육상 자위대 안에 전자전 부대도 신설하겠다고 적시했습니다.
진행자) 방위성 예산요구안, 일본 국회의 심사를 거쳐야 하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재무성 등과의 협의를 거쳐 오는 12월, 다른 부처들과 합친 통합예산안으로 국회에 제출되고요. 국회의 심의를 거쳐 내년 3월 공식 편성됩니다.
진행자) 지금 한국과의 관계가 몹시 껄끄러운 상황에서 방위비 예산요구안이 나왔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현재 한국과 일본은 '수출규제우대국' 이른바 백색국가 명단 배제와 양국 간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폐기 등을 둘러싸고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일본 당국은 이번 방위비 예산편성과 최근 한국과의 갈등 상황은 아무런 관계도 없다고 일축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한국과 일본, 중국이 문화 분야에서는 교류를 확대하려는 움직임이 보여 눈길을 끄는군요.
기자) 네, 한국과 일본, 중국 문화 장관들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한국 인천 송도에서 29일과 30일 진행된 제11회 한·중·일 문화장관회의 참석차 회동한 건데요. 박양우 한국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뤄수강 중국 문화 여유부장, 시바야마 마사히코 일본 문부과학상은 최근 한일 관계가 급속히 경색되고 있지만, 3국 간의 문화·체육·관광 분야 협력과 인적 교류를 더욱 확대해나가기로 합의했습니다. 세 나라 장관은 또 이 자리에서 다음 새로운 10년을 위한 선언문도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타이완의 최고위 당국자가 "미국과 타이완 관계가 그 어느 때보다 좋다"는 이야기를 했네요?
기자) 네, 요즘 미국과 타이완의 관계가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다고 우자오셰 타이완 외교부장이 말했습니다. 우 외교부장은 30일 VOA와의 인터뷰에서 비록 양국이 공식적인 외교 관계를 맺고 있지 않지만 매우 좋은 관계를 맺고 있으며 앞으로 더 좋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미국과 타이완 간에 공식 외교 관계가 단절된 게 벌써 40년이나 됐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은 지난 1979년, 중화인민공화국, 즉 중국과 공식적으로 국교를 수립하면서 타이완과는 단교를 선언했는데요. 하지만 미국은 ‘타이완관계법’이라는 국내법을 통과시켰습니다. 미국 정부는 이 타이완 관계법에 따라 중국이 내세우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인정하면서도 타이완과의 경제, 사회, 문화 관계 등을 유지하고, 제한적인 무기 판매를 통해 타이완 안보를 지원해왔습니다.
진행자) '하나의 중국' 원칙은 중국이 내세우고 있는 주요 대외 정책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중국은 홍콩, 마카오, 타이완 등은 모두 중국의 일부이며, 본토 중국, 즉 ‘중화인민공화국'만이 유일한 합법 정부라는 이른바 '하나의 중국' 원칙을 천명하고 있는데요. 특히 타이완은 자국 영토에서 이탈한 하나의 성으로 간주하고, 언젠가는 흡수 통일해야 할 땅이라는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는 중국의 이런 주장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습니까?
기자) 미국도 그동안 '하나의 중국’ 원칙을 양국 관계의 기반으로 인정해왔습니다. 현재 교역, 남중국해 문제, 홍콩 시위 사태 등으로 중국과 심각한 마찰을 빚고 있는 현 트럼프 행정부도 이런 '하나의 중국' 원칙을 인정하고 있고 여전히 타이완이 아니라 중국과의 국교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타이완 외무장관은 왜 미국과 타이완의 관계가 지금 그 어느 때보다 좋다고 평가하는 걸까요?
기자) 최근 미국 정부가 타이완에 F-16V 전투기를 포함해 총 120억 달러 규모의 무기를 판매하기로 한 일, '타이완여행법' 등을 통해 격상된 양국 간 대화, 또 차이잉원 타이완 총통이 지난 7월 해외 순방길에 미국에 들른 일 등이 양국의 좋은 관계를 잘 보여주는 거라는 설명인데요. 우자오셰 타이완 외교부장은 트럼프 대통령 이전의 미국 대통령들은 타이완과 접촉도 훨씬 덜 했고 무기도 적게 판매하면서 중국과의 관계 증진에 더 초점을 맞췄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차이잉원 총통이 미국을 방문했을 때 중국이 강력히 반발했죠?
기자) 맞습니다. 차이 총통은 7월 카리브해 4개국 순방길에 나서면서 미국 뉴욕을 경유했는데요. 이틀 일정으로 미국에 머물면서 미국의 정치인들, 경제계 인사들을 만났습니다. 당시 중국은 미국과 타이완 간의 공식 왕래라며 강하게 반발했는데요. 중국과 타이완의 관계는 지난 2016년 타이완의 독립을 추구하는 차이잉원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계속 악화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반면 차이잉원 총통 정부와 트럼프 행정부의 관계는 긴밀해지고 있는 모양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타이완 정부는 현재 미국의 대테러 전쟁이나 인권 보호, 종교의 자유 수호 등의 노력에도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는데요. 일례로 타이완은 미국 정부와 마찬가지로 정치 혼란으로 국가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베네수엘라를 지원했습니다. 타이완은 10만 명 넘는 베네수엘라 환자들의 치료를 위해 3.5t의 의약품을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우 부장은 만약 미국이 국제 현안 해결을 위해 도움이 필요하다면 타이완은 기꺼이 도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미국은 내년에 대통령 선거가 있지 않습니까? 트럼프 대통령도 재선에 도전하고 있는데,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실패한다면 미국과 타이완 관계, 어떻게 될까요?
기자) 우 외교부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물러난다고 하더라도 미국의 정치권에는 타이완의 친구들이 충분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민주당 안에도 인맥이 충분하기 때문에 공화당에서 민주당으로 정권이 교체돼도 괜찮다는 건데요. 타이완은 지난 몇 년간 공식 외교 관계 수립을 요구하기보다는 실리를 추구해왔습니다. 하지만 미국이 타이완의 주권을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타이완과의 외교 관계를 공식 인정해줄 것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