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미국 행정부가 이민자 수용 시설 확보를 위해 연방재난관리청(FEMA) 예산을 전용하기로 해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 미 연방 법원이 미주리주가 채택한 낙태 금지법의 효력을 부분적으로 중단시켰습니다. 이 법은 8주 이후에 산모 생명이 위험한 경우를 제외하고 낙태를 하는 걸 전면적으로 금지한 바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주거래 은행인 도이체방크가 트럼프 대통령 일가의 세금보고 명세를 가지고 있다고 밝힌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 보겠습니다. 최근 미국 남부 국경에 중미 이민자들이 밀려들어 큰 문제가 되고 있는데요. 이들을 수용할 시설이 많이 부족하다고 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가 미 연방재난관리청(FEMA) 예산과 사이버 보안 예산을 전용하기로 했습니다. FEMA의 재해 구호 예산 가운데 1억5천500만 달러 등 총 2억7천100만 달러를 끌어와 불법체류자 수용과 이민 법원 예산으로 쓰겠다는 겁니다.
진행자) 어떻게 이런 사실이 알려졌습니까?
기자) 네, 루실 로이벌얼라드 연방 하원의원을 통해 알려진 내용인데요. 로이벌얼라드 의원은 최근 케빈 매컬리넌 국토안보부 장관 대행에게 보낸 편지에서 행정부가 예산 전용의 정당성을 충분히 밝히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로이벌얼라드 의원은 민주당 소속으로 하원 세출위원회 산하 국토안보소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습니다.
진행자) 사이버 안보 예산은 원래 어느 부서 예산입니까?
기자) 국토안보부 예산입니다. 국가사이버안보보호체계(NCPS) 개선을 위해 배정했던 예산을 돌려쓰겠다는 겁니다. 또 새 장비 구매에 쓰기로 했던 해안경비대(USCG) 예산도 전용하는데요. 해안경비대와 앞서 말씀드린 연방재난관리청은 모두 국토안보부 아래 있습니다.
진행자) 국토안보부가 왜 예산 전용 결정을 내린 겁니까?
기자) 국토안보부는 밀려드는 이민자들에 대처하기에 예산이 많이 부족하다고 말했습니다. 의회가 충분히 예산을 배정해주지 않았다는 건데요. 연방 의회는 올 회계연도에 5만2천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예산 28억 달러를 배정했습니다. 하지만 국토안보부 산하 이민세관단속국(ICE)이 현재 수용 중인 불법 체류자는 5만5천 명이 넘는데요. 이는 기록적으로 많은 숫자입니다.
진행자) 특히 지난 7월에 국경에서 많은 사람이 잡혔다고 하죠?
기자) 맞습니다. 4만2천 가족이 미 이민 당국에 체포됐는데요. 지난 5월과 비교했을 때 두 배가 넘는 겁니다. 이들은 대부분 과테말라와 온두라스, 엘살바도르 등 중미 국가 출신인데요. 가난과 폭력을 피해 미국에 와서 망명 신청을 하려고 몰려들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어린 자녀를 동반한 가족 단위 이민자가 늘어서 더 큰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예산 전용에 대한 반응이 어떻습니까?
기자) 로이벌얼라드 의원은 국토안보부 권한 밖의 조처라며 비판했습니다. 행정부와 의회가 협상해서 배정한 예산을 국토안보부가 무시했다는 겁니다.
진행자) 그런데 지금 열대성 폭풍 도리안 때문에 많은 사람이 긴장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재난관리청(FEMA) 예산 전용 문제가 더 관심을 끄는 것 같은데요.
기자) 맞습니다. 현재 도리안이 1등급 허리케인으로 세력을 키워 북상하는 중인데요. 카리브해에 있는 미국 자치령 푸에르토리코와 미국 남동부 플로리다주에 비상이 걸려 있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FEMA는 예산을 전용해도 재난 준비 태세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불법 이민자 문제 때문에 예산을 전용하는 곳이 국토안보부만이 아니죠?
기자) 네, 트럼프 행정부는 불법 이민자 유입을 막기 위해 남부 국경 지역에 장벽을 건설 중인데요. 여기에 국방부 예산을 전용하고 있습니다. 국방부 관리는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이 최근 32km 길이의 장벽 추가 건설을 지시했다고 VOA에 밝혔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거의 250km에 달하는 장벽을 국방부 예산을 전용해 건설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원래 어디 쓰려던 예산을 돌린 겁니까?
기자) 국방부는 아프가니스탄 보안군 훈련과 모병, 대륙간 탄도 미사일 성능 향상을 위한 예산 등을 장벽 건설 예산으로 돌렸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사실 이 때문에 소송까지 벌어졌는데요. 여러 단체와 주 정부가 예산 전용은 불법이라며 소송을 낸 겁니다. 하지만 지난 7월 미국 연방 대법원은 하급 법원 명령을 뒤집고,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행정부가 국방부 예산으로 장벽 건설을 계속 진행할 수 있다고 허용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듣고 계십니다. 최근 몇몇 주 정부가 낙태를 강력하게 제한하는 법을 채택해서 논란이 되고 있는데, 이와 관련해서 27일 눈길을 끄는 연방 법원 판결이 나왔군요?
기자) 네. 미주리 서부지구 연방 지법에서 이날 나온 판결입니다. 이 법원 하워드 삭스 판사는 미주리주가 채택한 낙태금지법 시행을 부분적으로 중단시켰습니다.
진행자) 미주리주 법이 그간 논란이 많았던 법이죠? 8주 이후에 낙태를 금지하는 내용이었던가요?
기자) 맞습니다. 산모 생명이 위험한 경우를 빼고는 낙태를 모두 금지했습니다. 법을 어기고 낙태한 경우 낙태 시술을 해준 의사를 처벌할 수 있는데요. 하지만, 낙태한 여성은 처벌하지 않습니다. 이 법이 원래 28일부터 발효될 예정이었는데, 법원 명령으로 하루 전에 시행이 중단됐습니다.
진행자) 이 법은 근친상간이나 성폭행으로 임신한 경우에도 8주 이후엔 낙태를 금지한 거죠?
기자) 맞습니다. 그래서 미국 안에서 가장 강력한 낙태금지법 가운데 하나로 평가받았습니다.
진행자) 이 법이 부분적으로 시행이 중단됐다고 했는데, 왜 그런 겁니까?
기자) 네. 법원은 성별이나 인종, 그리고 다운증후군 보유 여부에 근거해서 낙태하는 것을 금지하는 조항은 효력을 인정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소송은 누가 냈나요?
기자) 네. ‘세인트루이스 가족계획협회’, 그리고 ‘미국시민자유연맹(ACLU)’이 함께 냈습니다. 이들은 법원에 낙태금지법이 환자들에게 헌법적, 정서적, 의료적으로 큰 해를 준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판사가 법 시행을 중단하라고 명령하면서 어떤 이유를 댔습니까?
기자) 네. 삭스 판사는 미주리주 법이 강제한 이런 제한이 여성 수백 명에게 나쁜 영향을 준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관련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법 시행을 중단하라고 명령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소송에 대한 반응은 어떤가요?
기자) 네. 원고 쪽과 낙태 권리 옹호 단체들은 온당한 판결이라고 밝혔습니다. 반면 낙태 반대 단체들은 이번 판결을 비난했는데요. 하지만, 이들은 성이나 병 보유 여부에 근거한 낙태를 금지한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판결이 이제 1심 법원 판결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주 정부가 항소할 것이기 때문에 아직 갈 길이 먼데요. 결국 최종심인 연방 대법원에까지 올라갈 가능성이 큽니다.
진행자) 소송을 낸 세인트루이스 가족계획 협회는 이번 소송과 별도로 의료시설 허가 문제를 두고 주 정부와 갈등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요?
기자) 네. 미주리주 정부가 보건 규정을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로 협회가 운영하는 의료시설에 대한 허가를 갱신해 주지 않고 있습니다. 이 시설에서는 낙태 시술을 제공하는데요. 이 건도 현재 소송이 나온 상태입니다.
진행자) 그럼 현재 가족계획 협회가 운영하는 의료시설은 문을 닫은 겁니까?
기자) 아닙니다. 해당 소송에 대한 판결이 나올 10월까지 문을 열 수 있게 됐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법원이 주 정부 손을 들어주면 미주리주는 미국 안에서 유일하게 낙태 시술을 제공하는 기관이 없는 지역이 됩니다.
진행자) 그럼 현재 미주리주에서는 낙태 시술을 제공하는 곳이 하나밖에 없다는 말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안에서 이런 지역이 꽤 있는데, 미주리를 포함해서 켄터키, 미시시피, 노스다코타, 사우스다코타, 그리고 웨스트버지니아 등 6개 주입니다.
진행자) 사실 미국은 낙태를 허용하는 나라 아닙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미 연방 대법원은 지난 1973년 ‘로 대 웨이드(Rode v. Wade)’ 소송에서 임신 6개월까지는 어느 경우든 낙태가 합법이라고 결정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사실 공화당과 보수세력을 중심으로 하는 낙태 반대 진영은 이 문제가 연방 대법원에서 다시 논의되기를 바라죠?
기자) 그렇습니다. 보수진영은 지역 차원에서 소송을 내고 이 소송이 연방 대법원에까지 올라가서 낙태 권리를 인정한 ‘로 대 웨이드’ 결정이 뒤집어지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지난 40여 년간 보수진영이 이 판결을 뒤집으려고 무던 애를 썼는데, 뜻을 이루지 못했는데요. 이번에는 승산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그래서 그런지 최근에 미국 안에서 이렇게 낙태를 점점 더 강하게 규제하는 지역이 자주 눈에 띄는군요?
기자) 네. 올해 들어 지난 5월까지 16개 주에서 낙태 규제를 강화하는 법안이 나왔습니다. 이 가운데 4개 주에서는 태아의 심장박동을 들을 수 있는 시기부터 낙태를 금지하는 법안에 주지사가 서명했죠? 태아 심장 박동을 들을 수 있는 시기는 대략 임신 6주쯤입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듣고 계십니다. 민주당 하원이 트럼프 대통령과 가족의 금융거래 명세를 입수하려고 소송을 냈었는데, 이와 관련해서 27일 눈길을 끄는 소식이 있군요?
기자) 네. 도이체방크가 2심 법원에 낸 서류를 통해 알려졌는데요. 은행은 연방 하원이 제출하라고 요구한 서류에 세금보고 명세가 있었고, 이걸 가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서류에는 정확하게 누구의 세금보고 명세가 있는지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2심 소송이라고 했는데 소송을 어디에서 낸 겁니까?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 쪽에서 냈습니다. 지난 4월 연방 하원 금융위원회와 정보위원회가 금융기관 도이체방크와 캐피털원에 소환장을 발부해서 트럼프 대통령과의 금융거래 명세를 제출하라고 요구했습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 측에서 이를 막아달라고 소송을 냈었습니다. 참고로 하원 금융위와 정보위는 하원 다수당인 민주당이 위원장을 맡고 있습니다.
진행자) 두 위원회가 대통령 금융거래 명세를 요구한 이유가 뭔가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과 러시아 등 외부 세력 사이에 수상한 거래가 있었는지, 또 돈세탁이 있었는지 조사하기 위해서였습니다. 특히 외부 세력이 금융 거래를 통해서 트럼프 대통령 측에 부당한 영향을 미쳤는지 조사하겠다는 겁니다. 맥신 워터스 하원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소환장을 발부하면서 대통령과 측근들이 불법 행위에 연루됐을 가능성을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었는데요. 소환장이 요구한 서류에 세금보고 명세가 있었고 도이체방크가 이걸 가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반면에 캐피털원은 세금보고 명세가 없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1심 법원은 연방 의회 쪽 손을 들어줬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5월 22일 뉴욕 연방 지법은 트럼프 대통령 측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당시 법원이 원고 측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은 이유는 뭡니까?
기자) 네. 정보위와 금융위 소환장 발부가 적법한 입법 목적을 가지고 있다는 겁니다. 법원은 그러면서 금융거래 명세 요구가 불법이고 헌법에 어긋난다는 트럼프 대통령 측 요구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정보위원회와 금융위원회 외에 하원 내 다른 몇몇 위원회도 비슷한 요구를 했었죠?
기자) 네. 하원 정부개혁감독위원회가 트럼프 대통령 재정관리를 맡았던 회사인 '마자스USA'에 소환장을 내서 트럼프 대통령과 트럼프그룹 재정 명세를 제출하라고 요구했습니다. 또 하원 세입위원회도 국세청(IRS)에 소환장을 발부해서 트럼프 대통령 세금보고 명세를 요구한 바 있었습니다.
진행자) 두 건이 모두 소송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아는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정부개혁감독위 소환에는 트럼프 대통령 쪽에서 이를 막아달라는 소송을 냈고요. IRS 건은 연방 재무부가 세금보고 명세 제출을 거부하자 세입위원회가 소송을 낸 바 있습니다. 이 가운데 정부개혁감독위 소송에서는 지난 5월 20일 1심 법원이 자료 제출을 막아달라는 트럼프 대통령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서 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