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한국 정부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을 연장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이번 주말 프랑스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러시아를 회원국으로 복귀시키는 문제가 집중 논의될 전망입니다. 지난달 쿠바 여행객이 20% 이상 급감했다는 소식 함께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한국 정부가 결국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이른바 '지소미아(GISOMIA)'를 연장하지 않기로 했군요.
기자) 네, 한국 정부가 22일 한국과 일본 간 '군사비밀정보의 보호에 관한 협정'을 종료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이 협정의 근거에 따라 연장 통보시한 안에 외교 경로를 통해 이를 일본 정부에 통보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한국 정부가 이날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이 문제를 논의했다지요?
기자) 그렇습니다.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NSC 상임위원회를 주재하고 지소미아 연장 여부를 논의했고요. 이어 문재인 한국 대통령과 1시간가량 토론을 거쳐 협정 파기를 최종 결정했습니다. 이 자리에는 이낙연 한국 국무총리도 참석했는데요. 대통령과 국무총리가 참석한 사실상의 NSC 전체회의였습니다.
진행자) 한국 정부는 지소미아 파기 결정 이유를 어떻게 설명하고 있습니까?
기자) 양국 간 안보협력 환경에 중대한 변화가 발생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앞서 일본은 "신뢰 훼손으로 안보상의 문제가 발생했다"며 이른바 '백색국가 명단(White list)'에서 한국을 제외했는데요. 이런 상황에서 민감한 군사정보 교류를 일본과 공유하는 것은 한국의 국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한국 청와대는 밝혔습니다.
진행자) 일본이 최근 한국을 수출심사우대국에서 뺀 것을 말하는 것이지요?
기자) 그렇습니다. 일본 정부는 지난 7일 한국을 '수출심사우대국', 이른바 백색국가 명단에서 제외한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공포했는데요. 이 개정안에 따라 한국은 그동안 적용돼 왔던 일반 포괄 허가 대신, 특별 일반 포괄 허가군에 들어가게 됐습니다.
진행자) '특별 일반 포괄 허가'라는 게 뭔가요?
기자) 일본 정부가 수출 관리를 잘 하고 있다고 인정하는 일본 기업들에 따로 내주는 허가의 일종인데요. 일본 정부는 1천여 개 전략물자 중 민감하지 않은 850여 개 품목의 경우, 인증을 받은 자국 기업에 한해 3년 단위로 수출할 수 있도록 특별허가를 내주고 있습니다. 결국 수출심사 절차가 훨씬 더 까다롭고 길어진 셈인데요. 일본 정부는 또, 전략물자에 해당하지 않는 상품이라도 군사 전용의 우려가 있다고 판단될 경우에는 개별 허가를 받도록 요구할 수도 있습니다.
진행자) 일본이 이렇게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를 강화한 이유, 뭐라고 말하고 있습니까?
기자) 안보상 우려와 한국의 수출관리 제도가 제대로 운용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일본이 화이트 리스트에서 특정국가를 제외한 것은 한국이 처음인데요. 하지만 구체적인 내용을 제시하지 않아 한국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한국 국가안전보장회의(NSC)는 22일 지소미아 종료를 발표하면서 일본 정부가 이에 대한 명확한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고 거듭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한국에서는 일본의 이 결정이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과 관계가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한국 대법원은 지난해 10월, 일본 최대 스테인리스 철강업체인 ‘일본제철(신일철주금)’에 강제징용 피해자들에게 직접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는데요. 한화로 1억원, 미화로 약 8만6천 달러씩을 4명에게 각각 배상하라고 한 겁니다. 하지만 일본은 지난 1965년에 한-일 관계를 정상화하면서 맺은 ‘한-일 청구권협정’에 따라 이 문제가 모두 일단락됐다며 반발했습니다.
진행자) 양국의 갈등이 악화일로로 치닫는 양상인데요. 일본은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고노 다로 일본 외상이 이날 밤 늦게 남관표 주일 한국대사를 불러 항의했습니다. 고노 외상은 협정 종료와 무역 규제 강화는 전혀 다른 내용이라고 반발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 정부의 결정은 지역 안보 보장 환경을 오판한 행동이라며 유감을 표명했습니다.
진행자) 일본 언론들도 속보로 이 소식을 전하고 있다지요?
기자) 네, 'NHK',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들은 일제히 한국의 지소미아 파기 결정을 속보로 앞다퉈 전했습니다. 이들 매체는 유감 또는 불쾌감을 표명하는 일본 정부 관리들의 반응을 전하면서, 앞으로 양국 방위 당국 간 의사소통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지소미아가 종료되면서, 한-미-일 공조체계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고요.
기자) 네, 'AP', '로이터' 등 주요 외신들은 이번 결정으로 역내 미국의 두 주요 동맹국인 한국과 일본의 긴장 관계가 더욱 악화할 것으로 전망했는데요. 그러면서 한-미-일 안보 협력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앞서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은 한국을 방문해 지소미아 연장을 희망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와 관련해, 강경화 한국 외교부 장관은 지소미아 종료와 한-미 동맹은 별개의 사안이라며 선을 그었습니다. 또 일본과도 계속 대화할 방침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이번 주말 프랑스에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열리는데요. 러시아를 회원국으로 복귀시키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네요?
기자) 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꺼낸 이야기인데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유럽연합 관계자들이 잇따라 반응을 보이면서 이번 주말, 24일부터 26일까지 프랑스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주요 의제로 다뤄질 전망입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구체적으로 뭐라고 말했습니까?
기자) 네, 클라우스 요하니스 루마니아 대통령이 지난 20일 워싱턴을 방문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요하니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기 전 취재진에게, "러시아가 주요 7개국 (G7) 정상회의에 포함되는 게 훨씬 타당하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에도 러시아 합류 문제를 다시 거론했는데요. 국제사회에서 논의되는 많은 문제들이 러시아와 관련이 있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진행자) 만약 러시아가 포함되면 G8이 되는 거네요?
기자) 맞습니다. 현재 G7에는 미국과 영국, 프랑스, 독일, 캐나다, 이탈리아, 일본 등 7개국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G7은 1998년에 러시아를 회원국이 받아들이면서 G8으로 확대됐는데요. 하지만 다시 러시아가 제외되면서 현재 G7 정상회의에는 7개국과 유럽연합만 참석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가 왜 G8에서 제외된 겁니까?
기자) 지난 2014년 3월 우크라이나에 속해 있는 크림반도를 강제병합했기 때문입니다. 미국과 서방국가들은 러시아의 행동을 규탄하며 제재를 단행했고요. 같은 해 G7 국가들과 EU는 러시아를 제명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에 당사자인 러시아는 어떤 입장인가요?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G8 체제 복귀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최근 프랑스를 방문해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는데요. 자신은 언제나 G7에 참여하는 파트너들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도 지난 21일, G7의 결정이 내려지면 검토하겠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진행자) 마크롱 대통령, 가장 최근에 푸틴 대통령과 접촉한 서방 지도자인데요. 마크롱 대통령의 입장도 궁금하군요.
기자) 마크롱 대통령은 조건부 지지 의사를 밝혔습니다. 마크롱 대통령은 21일 기자회견에서 "러시아를 G8 체제로 다시 통합시키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는데요. 하지만 러시아가 G8에 복귀하려면 우크라이나 사태가 먼저 해결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프랑스는 독일과 함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태의 평화적 해결 방안을 중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다른 주요 7개국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마침 최근 취임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전날 (21일) 독일을 방문해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정상회담을 했는데요. 두 정상은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존슨 총리는 특히 지난해 초 영국에서 발생한 러시아 이중간첩 독살 미수 사건을 언급하며, 여건이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또 다른 당사국인 우크라이나도 부정적인 반응을 보일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2014년 3월 이후 아무것도 변한 게 없다며 반발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G8에 복귀하려면 크림반도를 반환하고 접경 돈바스 지역에서의 전투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지난달 쿠바를 방문한 여행객 수가 급감했군요.
기자) 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광 규제 조치로 쿠바를 찾는 관광객이 급속히 줄고 있습니다. 쿠바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7월 쿠바 관광객은 23.6%나 줄었는데요. '로이터통신'은 이같은 감소는 트럼프 행정부의 압박에 쿠바 관광산업이 타격을 받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는 왜 쿠바를 압박하는 겁니까?
기자) 쿠바 정부가 자국민을 억압하고, 베네수엘라, 니카라과 등에서 미국의 적들을 지원하면서 민주주의를 불안정하게 만들고 있다는 겁니다. 이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는 쿠바 정권에 대한 여러 가지 경제 제재를 단행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전임 오바마 행정부 때는 쿠바와의 관계가 좋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바락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2015년 7월 1일, 쿠바와의 국교를 정상화했습니다. 미국은 쿠바의 피델 카스트로 전 국가평의회 의장이 공산혁명을 일으키자 1961년 단교를 선언했는데요. 오바마 대통령은 쿠바를 전격 방문하고, 양국에 대사관도 다시 개설하기로 하는 등 외교관계를 복원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여행과 금융거래 제한 등 쿠바에 대한 지난 54년 간의 금수 조치도 완화했습니다.
진행자) 반면 트럼프 행정부는 쿠바에 대한 제재 강도를 높여가고 있다고요.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첫 해인 2017년 6월 오바마 행정부와 쿠바 간 국교 정상화 협상을 전격 취소하고 일부 제재를 복원한다고 선언했는데요. 이후 여행 규제 강화 등의 제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에도 베네수엘라 정국 혼란에 쿠바 군이 개입해 있다고 비난하면서 쿠바에 대한 전면적인 금수 조치와 최고 수준의 제재를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관광산업은 쿠바의 주 수입원이지요?
기자) 맞습니다. 관광 분야는 쿠바의 대표적인 산업으로 주요 외화 수입원이기도 한데요. 최근 마누엘 마레로 쿠바 관광장관은 미국의 강화된 규제와 경제 제재로 올해의 관광 수입이 10% 이상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마레로 장관은 그래도 여전히 2019년 외국인 관광객 수가 총 430만 명에 이를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쿠바 정부는 당초 올해 목표치를 500만 명으로 잡았는데요. 하향조정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는 지난달에도 쿠바에 대한 단체관광 금지 조치를 내리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현재 트럼프 정부는 크게 '관광'과 '외국인 투자' 2개 분야로 나눠 쿠바를 압박하고 있는데요. 지난달에는 단체관광을 금지했습니다. 미국 정부는 또 쿠바 국영항공사에 대한 제재도 단행했는데요. 일부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의 내년 재선을 염두에 둔 조치로 보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습니다.
진행자) 쿠바 규제 강화와 미국 대선이 무슨 관련이 있다는 건가요?
기자) 미국은 내년에 대통령 선거를 치르는데요. 미국 남부 플로리다주는 중요한 경합 지역입니다. 그런데 플로리다 전체 유권자의 7.5% 정도가 쿠바계 유권자들입니다. 이 곳의 쿠바계 이민자들은 과거 쿠바 공산정권을 피해 미국에 건너온 사람들로, 쿠바 정권에 반감을 갖고 있고요. 트럼프 대통령의 대 쿠바 강경정책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내년 대선에 재출마를 선언한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이들 쿠바계 유권자들의 표심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는 분석입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