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국과 이란 간 군사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한 달 넘게 영국령 지브롤터에 억류돼 있었던 이란 유조선 그레이스 1호가 풀려났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거래를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이 지난 주말 60여 명의 희생자를 낸 테러를 자행한 이슬람 무장단체, IS를 아프간에서 뿌리뽑겠다고 밝혔는데요. 관련 소식 함께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이란 유조선 그레이스 1호가 지브롤터를 떠났지요?
기자) 지난 7월 초부터 영국령 지브롤터에 억류돼 있던 이란 대형 유조선 '그레이스 1호'가 18일 풀려났습니다. 그레이스 1호는 이날 밤늦게 이란 국기를 달고 지브롤터해협에서 출항해 이 시간 현재 그리스 남부 '칼라마타'로 향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그레이스 1호의 이름이 바뀌었다고요.
기자) 네, 그레이스 1호는 현재 '아드리안 다르야 1호'로 선명이 바뀌었는데요. 이란 정부는 선명을 바꾼 이유에 대해, 파나마 당국이 억류 사건 후 더는 이를 유지할 수 없다고 통보함에 따른 조치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레이스 1호는 원래 파나마 선적이었지만, 지난 5월 테러 자금 조달 의혹으로 선적국 등록이 취소됐고요. 이란이 현재 선적국으로 등록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지난주 지브롤터 당국이 그레이스 1호의 방면을 결정하지 않았습니까? 생각보다 늦어졌군요.
기자) 네, 지브롤터 법무부는 지난 15일 그레이스 1호의 즉각적 억류 해제를 승인했습니다. 그레이스 1호가 유럽연합(EU)의 제재 대상이 아니라는 판단에 따른 건데요. 지브롤터 당국은 이란 정부로부터 해당 유조선을 석방하더라도 시리아로 향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언을 받은 후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지브롤터 당국의 이런 움직임에 미국이 제동을 걸고 나서면서 출항이 늦어졌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왜 그레이스 1호의 방면에 제동을 걸었습니까?
기자) 미국은 해외 테러조직으로 지정한 '이란 혁명수비대'가 그레이스 1호를 이용해 시리아로 원유 불법 반출을 시도했다는 판단입니다. 이에 따라 미국 법무부는 지난 15일 지브롤터 당국이 그레이스 1호를 방면하기 바로 직전, 지브롤터 대법원에 그레이스 1호와 유조선에 실린 원유에 대한 압류 심사를 정식 요청했는데요. 법무부 자료에서 그레이스 1호 승조원들의 진술을 토대로 해당 선박이 미국의 대이란 제재를 어기고 시리아로 향하고 있었다는 증거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지브롤터 당국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브롤터 당국은 미국의 대이란 제재가 유럽연합(EU)에는 적용되지 않는다면서 미국의 요구에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또 당초 영국 정부는 이 유조선이 유럽연합의 대시리아 제재를 위반했다고 판단했지만, 이란 정부가 그레이스 1호에 실린 원유를 시리아에 수송하지 않기로 공식 확약했기 때문에 더 이상 유조선을 억류할 근거가 없다는 겁니다.
진행자) 지브롤터 당국은 이란 유조선이 시리아로 가지 않을 것으로 보는 거군요.
기자) 네, 파비안 피카도 지브롤터 자치정부 행정수반은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이란은 유엔에 대표부를 두고 있는 나라이며, 문서로 확약했다면서, 국제사회가 지켜보고 있는 한 약속을 지킬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피카도 수반은 또 지브롤터는 독립적인 사법체계를 갖고 있으며 이를 준수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앞서 영국 정부는 왜 그레이스 1호가 대시리아 제재를 위반했다고 말했습니까?
기자) 당초 그레이스 호는 210만 배럴 규모의 원유를 싣고 있었는데요. 유럽연합이 금수 조치를 내린 시리아 항구로 향하는 것으로 판단한 겁니다. 이에 따라 영국령 지브롤터 당국은 지난 7월 4일, 영국 해군의 지원을 받아 지중해 입구 지브롤터 인근에서 전장 330m의 대형 유조선인 그레이스 1호를 전격 나포했는데요. 이란은 영국이 미국의 요청을 받고 유조선을 억류했다고 비난해왔습니다.
진행자) 그러면서 미국과 이란 간 갈등이 영국과 이란 간 갈등으로 확산하는 모양새였죠?
기자) 맞습니다. 그레이스 1호 나포 사건 이후 약 보름 만에 이란 혁명수비대도 호르무즈해협을 항행하던 영국 유조선 '스테나 임페로 호'를 전격 나포했는데요. 스테나 임페로 호가 자국 선박과 충돌한 후 사후처리를 하지 않고 도주해 국제 해사 규정을 위반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추후 이란 혁명수비대와 영국 해군의 대응을 보여주는 음성 녹음이 공개돼 논쟁의 여지를 남겼습니다.
진행자) 호르무즈해협은 전 세계 원유 수출의 요충지죠?
기자) 맞습니다. 호르무즈해협은 가장 좁은 곳의 폭이 40km도 되지 않지만 세계적으로 중요한 해협입니다. 페르시아만의 여러 산유국에게는 이곳이 대양으로 통하는 유일한 해로이기 때문인데요. 전 세계 원유 수송량의 30%가 이곳을 통과합니다. 해협의 북쪽에는 이란이 있고요. 남쪽에는 오만과 아랍에미리트가 있는데요. 이란은 국제사회와 갈등을 빚을 때마다 이곳을 봉쇄하겠다고 위협해왔습니다. 현재 미국은 동맹국들과 함께 호르무즈 해협을 항해하는 선박을 보호하기 위한 함선단 구성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이란이 억류하고 있는 영국 선박 스테나 임페로 호도 풀려날까요?
기자) 아직까지 양측으로부터 공식적으로 나온 이야기는 없습니다. 당초 영국과 이란은 서로 억류 중인 선박을 맞교환하는 방식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하지만 이란 정부는 18일, 정치적인 이유로 두 유조선을 맞교환하는 일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란 정부가 미국에 대해 새로운 경고를 하고 나섰다고요.
기자) 네, 이란 외무부는 19일, 만일 미국이 그레이스 1호, 즉 아드리안 다르야 1호의 억류를 다시 시도할 경우를 묻는 질문에, "만일 그같은 행동을 다시 한다면 좋지 않은 결과를 맞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이란 외무부는 스위스대사관 같은 공식 경로를 통해 분명히 이를 경고해왔다고 거듭 강조했는데요. 1980년 미국과 이란이 단교한 이래 주이란 스위스 대사관이 미국 정부의 이익대표부 역할을 맡아 왔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사에 대한 입장을 밝혔군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이 18일, 중국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와 거래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국가안보에 대한 위협 때문이라고 말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에게, 화웨이와 거래를 하지 않는 것도 하나의 선택 사항이라면서, 19일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19일에 무슨 결정을 내린다는 겁니까?
기자) 미국 상무부는 당초 지난 5월 국가안보 위협을 이유로 화웨이 계열사 68곳을 미국 기업과 거래를 금지하는 ‘블랙리스트’에 올렸는데요. 하지만 이에 따른 급작스러운 충격을 줄이기 위해 일부 미국 기업들과의 거래를 90일간 허용해주는 '임시 일반면허’를 발급했습니다. 이 면허가 19일로 만료됩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화웨이와 거래하고 싶지 않다고 말한 건, 면허를 연장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볼 수 있을까요?
기자) 일단 화웨이와의 거래 연장을 하지 않을 가능성을 시사한 건데요. 하지만 '로이터' 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 등 주요 매체들은 전날, 상무부가 임시면허를 연장할 것으로 전했습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의 무역 협상 카드로 중국을 압박하기 위해 다시 '화웨이’ 카드를 꺼낸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습니다.
진행자) 화웨이에 대한 제재 여부도 미-중 무역 협상의 핵심 쟁점의 하나죠?
기자) 맞습니다. 화웨이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5세대 이동통신망 구축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인데요. 하지만 미국은 화웨이가 중국 정부를 위한 간첩 활동을 하고 있으며 미국의 기술력을 빼내가고 있다는 혐의 등으로 제재에 나서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는 화웨이가 미국의 대이란 제재도 위반했다고 보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은 화웨이가 위장법인을 통해 미국의 제재를 받고 있는 이란에 통신장비를 수출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현재 멍완저우 화웨이 부회장 겸 최고재무책임자는 지난해 12월부터 이런 혐의들로 캐나다에서 체포돼 사실상 가택 연금 상태에 있는데요. 미국 법무부는 캐나다 법원에 멍 부회장에 대한 ‘범죄인 인도’를 요청한 상태입니다.
진행자) 중국 정부는 이에 대해 어떤 입장입니까?
기자) 미국의 주장이 터무니없다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습니다. 많은 중국인은 이번 조치가 중국 시장의 부상을 견제하고, 양국 무역협상의 도구로 사용하기 위한 시도라고 보고 있는데요.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월 일본 오사카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 무역전쟁 휴전과 협상 재개 조건으로 화웨이에 대한 제재 완화를 거론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현재 미국과 중국 무역협상은 어느 정도 진전이 있습니까?
기자) 교착 상태에 빠져 있습니다. 최근 미국은 중국의 위안화 가치가 달러당 7위안대까지 떨어지자 25년 만에 처음으로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했는데요. 여기에 양국이 서로 추가 관세를 경고하고, 홍콩 시위 사태까지 불거지며 난항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두 나라는 다음달 워싱턴에서 추가 협상을 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이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인 IS를 뿌리 뽑겠다고 밝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아슈라프 가니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이 19일 아프간 독립기념일 100주년 연설에서 밝힌 내용인데요. 지난 17일 카불의 결혼식장에서 발생한 자살폭탄 테러 희생자들에 대한 애도를 표하면서 테러를 자행한 IS의 모든 은신처를 제거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진행자) 17일 발생한 테러에서 사상자가 많이 나왔다고요?
기자) 네, 나스라트 라히미 아프간 내무부 대변인은 18일 성명에서 이번 공격으로 최소한 63명이 사망하고 183명이 다쳤다고 밝혔습니다. 사상자들은 대부분 시아파 소수민족인 ‘하자라족’ 사람들로, 희생자 가운데는 여성과 어린이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희생자 규모로는 최근 몇 년간 아프간에서 발생한 최악의 참사 가운데 하나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바로 이 공격을 자행한 세력이 바로 IS였던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가니 대통령은 민간인들이 흘린 피 한 방울에까지 복수할 것이라며 IS가 완전히 뿌리 뽑을 때까지 투쟁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아프간의 이런 노력에 국제사회가 동참해 줄 것을 호소했습니다.
진행자) IS가 이번 테러 공격을 자행했다는 사실을 밝히면서 국제 사회의 비난도 이어지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유엔은 이슬람 시아파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이번 테러 공격을 “끔찍한 행위”로 규탄하고 하자라족에 대한 공격이 여러 차례 자행됐다고 지적했습니다. 타다미치 야마모토 유엔 아프간지원단장은 18일, 민간인을 겨냥한 공격은 심각한 문제를 야기한다며 비열한 테러 행위라고 밝혔습니다. 또 아프간 주재 존 배스 미국 대사 역시 이번 테러 공격은 대학살이라고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가니 대통령이 아프간에 있는 IS를 뿌리 뽑겠다고 다짐하면서, 또 다른 이슬람 무장조직인 탈레반도 함께 비난했다고요?
기자) 네, 가니 대통령은 이번 테러 공격의 책임이 탈레반에도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탈레반이 지난 수년간 아프간의 학교와 이슬람사원 등 공공장소들을 겨냥한 잔혹한 공격을 일삼으며 테러 분자들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는 겁니다.
진행자) 20년 가까이 계속되어온 아프간 전쟁이 발발한 계기도 바로 탈레반 때문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미국 정부는 지난 2001년 9·11 테러를 일으킨 알카에다의 수장 오사마 빈 라덴의 신병을 인도하라는 요구를 거부한 아프간을 침공했는데요. 당시 집권 세력이었던 탈레반이 현재 반군 세력으로 남아 아프간 정부군과 내전을 이어오고 있는 겁니다. 미군과 나토(NATO)는 아프간 정부군을 도와 대테러전을 벌이고 있는데요. 1년 전부터는 탈레반과 평화 협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마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탈레반과의 협상과 관련해 발언을 했더군요?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이 18일 기자들에게 아프간 정부 그리고 탈레반과 아주 좋은 대화를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아프간 주둔 미군을 더 줄이려고 한다며 그러고 나서 아프간에 미군을 더 오래 남겨둘지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줄곧 해외 파병 미군 감축을 원한다고 말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도 아프간에서 철군해 미국의 가장 오래된 전쟁을 끝내겠다고 말해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18일 기자들에게, 아프간이 “테러의 실험장” 되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에 아프간에 주둔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미군은 아프간에서 경찰과 같은 역할을 한다며, 철군을 하더라도 정보 요원은 유지할 뜻을 밝혔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고위급 참모들과도 아프간 철군 문제를 논의하지 않았나요?
기자) 네, 지난 16일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과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 조셉 던포드 합참의장과 회동한 후 아프간에 대한 좋은 회의를 가졌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바로 다음 날인 17일 카불의 결혼식장에서 테러가 발생해 많은 희생자가 발생하면서 일각에선 철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자, 그런데 결혼식 테러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아프간에서 또 테러 공격 소식이 들리는군요?
기자) 네, 19일 아프간 동부 잘랄라바드 안팎에서 모두 11건의 폭발이 발생했습니다. 이로 인해 어린이 20명을 포함해 총 54명이 다쳤는데요. 이번 사건의 배후를 자처한 단체는 아직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