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홍콩 사태의 인도적 해결을 강조하면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동을 제안했습니다. 영국령 지브롤터 당국이 40여일 간 억류 중이던 이란 유조선을 풀어주기로 했습니다. 미국과 터키가 시리아 내 안전지대에 공동운영센터 설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데요. 이 소식 함께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동을 제안했다고요.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이 홍콩 사태를 논의하기 위해 시진핑 주석과 '개인적 만남'을 제안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14일 밤 늦게 인터넷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시 주석이 홍콩 문제를 신속하고 인도적으로 해결하려고만 한다면 그렇게 할 수 있다는 것을 조금도 의심하지 않는다며 회동을 제안했습니다.
진행자)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제안에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5일 정례 브리핑에서 '홍콩 문제는 중국의 내정'이라며 거부 의사를 내비쳤습니다. 화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앞서 홍콩은 중국의 일부로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야 하며 조언은 필요 없다고 한 발언을 언급하면서, 미국은 말한대로 행하길 바란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홍콩 문제에 대해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었죠?
기자) 맞습니다. 그동안 홍콩 사태에 대한 언급을 자제하면서 '중국과 홍콩 사이의 문제'라며 거리를 뒀는데요. 하지만 미국 정치권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미온적인 태도를 비난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더욱 강력한 경고음을 내야 한다는 주문이 잇따랐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올린 또 다른 글에서 자신은 시 주석을 매우 잘 안다면서, 시 주석은 국민의 존경을 받는 위대한 지도자이자, 힘든 비즈니스도 잘하는 사람이라고 추어올렸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지금 미국과 중국은 무역 문제로 껄끄러운 상황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홍콩 문제의 인도적 해결이 급선무라고 강조하고 나섰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중국은 물론 미국과 무역 협정을 맺길 원하고 있다"고 주장했는데요. 하지만 "중국이 우선 홍콩 문제부터 인도적으로 해결하도록 두자"고 적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 또 어떤 말을 했습니까?
기자) 중국과의 무역전쟁에서 승리하고 있다는 취지의 말을 여러 차례 했습니다. 시진핑 주석에 대한 회동 제안이 자칫 자신이 한 발 후퇴하는 것으로 보이는 걸 경계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현재 중국에서 수 백만 개의 일자리가 다른 나라로 사라지고 있고, 수 천 개의 기업들이 중국을 떠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중국이 평가절하된 자국의 통화로 미국의 관세를 부담하면서 엄청난 돈을 쏟아붓고 있다는 말도 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미국 정부가 이틀 전에는 중국에 대한 관세 부과 시기를 전격 연기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서 그에 대해서도 언급했는데요. 미국의 소비자들은 9월에 관세가 부과되든 되지 않든 괜찮지만, 12월까지 단기간 연기돼 더 좋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미국의 관세 부과 연기로 더 많은 혜택을 보는 건 중국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국무부도 홍콩 사태와 관련해 성명을 냈지요?
기자) 그렇습니다. 14일 발표한 성명에서, 모든 당사자가 폭력을 자제하고 평화적인 대화를 통해 사태를 해결할 것을 촉구했는데요. 하지만 "현재 홍콩의 시위는 홍콩 시민의 감정과 홍콩 자치권 침해에 대한 정당한 우려를 반영한 것"이라며 홍콩 시위에 대한 지지를 나타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중국 정부는 미국 정부의 이런 입장에 계속 반발하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연일 미국 관리들의 발언을 내정간섭이라고 반박하고 있는데요. 화 대변인은 14일 브리핑에서, 홍콩의 자치권이 지속적으로 침해되면서, 오래 전 국제적으로 확립된 홍콩의 특수지위가 위협받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홍콩의 특수지위라는 게 뭔가요?
기자) '일국양제'를 말합니다.일국양제는 하나의 국가에 2개 체제, 다시 말해 국가는 사회주의 체제의 중국이지만 홍콩의 자본주의 경제체제와 민주주의 정치체제 등에 따른 각종 제도를 그대로 유지하는 것을 뜻합니다. 영국과 중국은 1984년 영국 식민지였던 홍콩을 중국에 반환하기로 하면서 협정을 맺었는데요. 당시 중국은 '일국양제'와 '항인치항', '고도자치'라는 3가지 원칙을 50년 간 보장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습니다. 항인치항은 홍콩을 중국인이 아닌 홍콩인이 통치하는 것을 말하고요. 고도자치는 외교와 국방을 제외한 모든 분야에서 자율권을 행사할 수 있는 것을 의미하는데요. 이에 따라 영국 정부는 1997년 7월 1일 식민지였던 홍콩의 주권을 중국 정부에 이양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지금 홍콩 시위대는 중국 정부가 일국양제를 훼손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집권하면서 홍콩에서는 중국 중앙정부의 간섭이 심해지고 있다는 불만이 고조돼 왔습니다. 중국 정부가 홍콩의 자치권 보장 약속 등을 지키지 않고 있다는 건데요. 그 중 하나가 행정장관 직선제를 둘러싼 갈등입니다. 특히 지난 2017년 친중국 성향의 캐리 람 행정장관이 취임한 이래, 야권을 중심으로 행정장관 직선제 요구가 높아가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지금 홍콩에서는 두 달 넘게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범죄인 인도법, 이른바 '송환법'을 둘러싼 대규모 시위가 11주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당초 도심이나 지하철 역을 중심으로 벌어진 시위가 지금은 홍콩의 관문인 '홍콩국제공항' 점령시위로 확대됐는데요. 엄청난 파급효과를 가져오면서 국제사회의 주목을 이끌어냈습니다. 하지만 아시아에서 가장 바쁜 공항의 하나인 홍콩공항이 일시 폐쇄되는 등 큰 혼잡을 빚으면서 역효과도 발생하고 있습니다. 현재 홍콩 법원은 공항 시위 금지를 명령한 상황이고요. 중국 정부는 시위를 테러같은 행동이라고 규탄하며 무력 개입 가능성도 내놓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영국령인 지브롤터 당국이 억류하고 있던 이란 유조선을 풀어주기로 했군요.
기자) 네, 지난 7월 초부터 지브롤터 당국에 억류돼 있던 이란 유조선 '그레이스 1호'가 40여 일 만에 풀려나게 됐습니다. 지브롤터 당국은 15일, 이란 유조선 그레이스 1호에 대한 억류 해제를 명령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바로 직전 미국 정부가 이런 움직임에 제동을 걸었다고요.
기자) 네, 미국 법무부가 15일 일찍, 지브롤터 당국에 여러 가지 혐의를 들어, 그레이스 1호를 계속 억류해줄 것을 공식 요구했는데요. 하지만 지브롤터 당국은 이날 오후 그레이스 1호의 방면을 전격 명령했습니다.
진행자) 지브롤터 당국은 이에 대해 뭐라고 말하고 있습니까?
기자) 네, 지브롤터 당국은 15일, 파비안 피카도 지브롤터 행정수반 명의로 성명을 배포했는데요. 이란이 그레이스 1호에 실린 원유를 시리아에 수송하지 않기로 공식 확약했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지브롤터 당국은 그레이스 호가 유럽연합(EU)의 경제 제재를 위반하고 시리아로 원유를 수송하고 있다는 혐의로 전격 나포한 건데요. 피카도 수반은 이란이 시리아로 원유 수송을 하지 않기로 약속했기 때문에 이제 그레이스호를 계속 억류하고 있을 아무런 법적 근거가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앞서 이란 정부도 유조선이 곧 풀어날 것이라고 발표했었죠?
기자) 네, 이란의 해사항구청은 지난 13일, 지브롤터 당국과 선박 방면을 위한 문서를 교환했다면서 억류 중인 이란 유조선이 곧 풀려날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러면서, 지브롤터가 이란 유조선 억류로 촉발된 긴장 상황을 완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는데요. 그러자 미국 정부가 마지막 순간에 급하게 제동을 걸고 나선 걸로 보입니다.
진행자) 지금 영국의 유조선도 이란에 억류돼 있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지브롤터 당국이 그레이스 1호를 나포한 지 약 열흘 만에 이란 혁명수비대가 지난 7월 19일, 호르무즈해협에서 영국 선적의 유조선 '스테나임페로' 호를 나포했는데요. 이란 측은 이 선박이 자국의 선박과 충돌한 후 조치를 취하지 않고 이동했다며, 이란 해군의 요청에 따라 이 유조선을 나포했다고 주장했었습니다. 지브롤터 당국이 그레이스 1호를 풀어주면서 스페나임페로호도 곧 풀려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란 정부는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미국의 제동은 '해적질'이라며 강하게 비난했습니다. 자리프 장관은 이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미국은 공해에서 우리의 재산을 훔치기 위해 법적 시스템을 남용하려고 했다"며 "해적질 시도는 트럼프 행정부가 법을 무시하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하미드 바이디네자드 영국 주재 이란 대사도 트위터에, 미국의 필사적인 시도가 비참한 실패를 맞았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호르무즈해협은 전 세계 주요 원유수송로인데요. 영국과 이란의 갈등으로 최근 호르무즈 일대 긴장이 고조돼 왔죠?
기자) 맞습니다. 호르무즈해협은 전 세계 원유 4분의 1이 수송되는 항로인데요. 현재 미국을 중심으로 호르무즈해협에서 각국 유조선의 항해를 보호하는 함선단 구성이 적극적으로 논의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터키가 시리아의 이른바 '안전지대'에서 군사활동을 시작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터키 국방부는 14일, 시리아 내 이른바 '안전지대'에서 터키 무인기들이 작전을 시작했다고 발표했습니다. 터키 국방부는 이는 최근 미국과 터키가 시리아 내 안전지대에 '공동운영센터'를 만들기로 합의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무인기가 어떤 활동을 했습니까?
기자) 터키 국방부는 난민들의 귀환 통로를 확보하기 위한 작전이었다고만 밝혔는데요. 하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며칠 전 미국 대표단이 터키를 방문해 시리아 안전지대 문제를 논의했죠?
기자) 맞습니다. 지난 12일, 미국 대표단 6명이 시리아를 방문해 양국이 안전지대를 공동관리할 센터 설립을 논의했다고 터키 국방부가 밝혔는데요. 터키 국방부는 이 공동센터가 빠른 시일 안에 운용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미국과 터키, 그동안 안전지대 설치 문제로 오랫동안 논쟁을 벌이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안전지대 문제는 당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월 처음 거론한 겁니다. 지난 2011년 발발한 시리아 내전에 미군을 도와 '이슬람 무장세력 IS' 격퇴에 함께 참여했던 '쿠르드민병대(YPG)'가 터키군의 공격을 받게 될 위험에 처하게 되자, 국제사회의 우려가 커졌고요. 이에 안전지대를 만들어 쿠르드민병대를 보호하자는 취지로 제안된 겁니다. 하지만 터키 정부는 쿠르드민병대에 대해, 테러조직으로 규정한 쿠르드노동자당과 연계된 조직이라며 반발해왔습니다.
진행자) 미국 대표단이 불과 일주일 새 또 터키를 방문한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양측은 지난 7일 터키 수도 앙카라에서 긴급회의를 열고 안전지대 설치 문제를 논의했는데요. 입장차가 커서 별 진전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번 회의에서는 좀 성과가 있었던 모양이군요.
기자) 아직 안전지대의 규모나 공동센터 운영 방침 등 구체적 사항이 확정된 건 아닌데요. 이번 합의로 일단 안전지대 조성과 센터 건립이 본격적으로 진행될 전망입니다. 하지만 앞으로도 안전지대의 역할과 기능, 작전의 적용 범위 등을 두고 갈등의 여지는 여전히 남아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진행자) 터키는 중동 지역에서 미국의 우방국의 하나인데요. 최근에도 껄끄러운 일이 좀 있었죠?
기자) 터키는 미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최근 러시아제 S-400 방공 미사일 시스템 도입을 강행하며 군사안보 분야에서 마찰을 빚고 있습니다. 미국은 터키가 러시아제 미사일과 미국산 F-35 전투기를 함께 운용할 경우 F-35의 기밀정보가 러시아 쪽에 유출될 수 있다며, S-400 미사일 체제의 도입 중단을 요구해왔는데요. 하지만 터키는 미국의 요구를 일축했습니다. 터키는 지난달 1차 분을 도입한 데 이어 올해 말까지 2차 분 도입을 완료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