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이 잇달아 발사한 신형 미사일의 실전배치가 임박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안정성과 신뢰성을 확보해 최종 전력화 단계에 이르렀다는 건데, 이에 대한 방어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서울에서 안소영 기자가 전해 왔습니다.
북한은 관영매체들을 통해 전날(6일) 황해남도 과일군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발사체가 신형 전술유도탄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수도권 지역 상공과 중부 내륙지대 상공을 비행해 동해 상의 설정된 목표점을 정밀타격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신뢰성과 안정성, 실전 능력이 의심할 바 없이 검증됐다는 겁니다.
이어 북한 김정은 위원장은 위력 시위발사가 만족스럽게 진행됐고, 미-한 합동군사연습에 적중한 경고를 보내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북한 `노동신문'도 시험발사와 목표물 타격 장면을 담은 사진들을 게재했습니다.
북한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미사일 형태는 지난 5월 4일과 9일, 지난달 23일 발사한 KN-23과 거의 동일하고, 이동식 발사차량의 모습도 일치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시험사격’ 단계를 거쳐, 실전배치가 임박했을 정도의 완성도를 갖췄다고 평가했습니다.
김정봉 전 한국 국가정보원 대북실장은 전날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의 정밀성은 최종 전력화 단계에 이르렀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습니다.
[녹취:김정봉 전 실장] “더군다나 미사일을 평양 근처로 쏴도 자기네가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봤거든요. 황해북도에서 남포, 평양을 약간 우회해서 동해바다로 빠졌거든요.”
발사체 가운데 한 발을 일부러 수도인 평양 인근 상공을 통과시킨 것은 안정성을 담보한 실전배치 의지를 표명했다는 겁니다.
한편 북한은 그동안 사용해 온 ‘신뢰성 검증’ 용어 외에 처음으로 안전성과 실전 능력 검증을 언급했습니다.
일종의 최종 시험평가를 통해 실전 능력이 완전히 검증됐음을 뜻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김열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안보전략실장입니다.
[녹취: 김열수 실장] “5월 4일, 5월 9일, 7월 25일 쏜 것은 일종의 시험발사였다고 본다면 8월 6일 발사는 시험발사가 아닌 이미 실전배치될 수 있는 신뢰성이 담보된 미사일을 쐈다는 거거든요.”
게다가 신형 무기 발사 현장에 참관한 인물들을 보면, 신형 미사일의 완성도를 나타낸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열수 실장] “8월 6일 발사 때는 부위원장급 8~9명이 참여했어요. 이 말은 신뢰성이 담보된 이스칸데르급 미사일을 보라! 이 정도의 자신감을 표현한 겁니다.”
그동안 시험발사에 참석하지 않았던 노동당 부위원장들이 총출동해 김정은 위원장을 수행했다는 것은 실전배치가 임박했다는 관측에 힘을 실어주는 데 충분하다는 겁니다.
더구나 미사일 개발에 관여한 과학자 등도 기념촬영을 했다는 것은 시험발사가 마무리됐다는 것을 의미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문제는 북한의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이 한국에 얼마나 위협적이냐에 있습니다.
한국은 북한이 새로운 대남, 대미 압박 카드로 내놓은 이번 신형 전술유도 무기와 방사포 등을 현재 보유한 미사일 방어와 요격 체계로 충분히 막아낼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정경두 한국 국방부 장관은 앞서 북한 미사일 위협 대비 방안과 관련해 한국 방어 자산의 요격 성능 범위에 ‘북한판 이스칸데르’가 포함돼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하지만 요격 가능성보다 중요한 것은 성공 확률이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김정봉 전 실장입니다.
[녹취:김정봉 전 실장] “요격이 되냐 안 되냐가 아니라, 확률이 얼마냐가 문제거든요. 이게 90% 확률로 맞추느냐, 10% 확률로 맞추느냐거든요. 만약 10에서 20% 확률이라면 못 맞춘다고 보는 것이 맞겠죠.”
김 전 실장은 게다가 저고도 정밀타격 능력을 인정받은 이번 북한의 미사일 최고 정점 고도에 주목했습니다.
[녹취: 김정봉 전 실장] “37km로 쏜 것은 성주에서 사드로 때려도, 사드로는 요격이 안된다. 사드는 40km부터 150km까지를 맞추거든요. 37km 날라갔다는 것은 너희들이 어떻게 할 방법이 없다라고 이야기하는 겁니다.”
또 북한이 이번 미사일을 서부작전비행장에서 450km 사거리로 발사한 배경에도 주목했습니다.
400km 떨어진 곳에는 성주의 사드 기지가, 300km 떨어진 지점에는 한국군의 스텔스 전투기 F-35A가 배치되는 청주 기지가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북한은 처음으로 서부작전비행장에서 발사체를 발사했는데 이는 이동식 발사대를 이용해 어디서든 쏠 수 있다는 것을 과시한 것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김열수 실장은 따라서 저고도 수평기동 성능과 궤도 변칙 능력, 목표 명중성을 보여준 북한의 이번 미사일을 상당히 위협적인 것으로 봤습니다.
한국 군 당국의 방어체계 점검과 강화 필요성이 제기되는 이유도 이 때문이라는 겁니다.
김 실장은 ‘북한판 이스칸데르’는 한국으로서는 탐지하고 요격하는 것이 쉽지 않은 소위 ‘괴물같은 미사일’이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북한은 미-한 훈련과 한국의 최첨단 무기체계 도입에 대한 반발로 위력 시위발사에 나섰다고 주장하지만, 그 이면에는 미사일 기술을 완성시키기 위한 검증 목적도 있다고 전했습니다.
따라서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 중단을 촉구하는 국제사회의 일치된 목소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녹취: 김열수 실장] “트럼프 대통령이 여기에 대해서 면죄부를 줬잖아요. 그러니까 이 기회에 한-미 연합훈련이나 또는 F-35 도입에 대한 압박과 동시에 자기들이 새로운 무기를 시험하고 실전배치 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된 것이죠.”
지속적으로 미사일과 방사포 등을 개발해 온 북한으로서는 시험발사 기회가 필요했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그 기회를 제공한 셈이라는 겁니다.
김 실장은 북한 미사일 발사에 대한 심각성을 상기시키지 않으면 북한은 이제 일종의 ‘허가증’을 받았다고 믿을 것이라며, 유엔 안보리의 강력한 대북 메시지가 전달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