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홍콩 국제공항에서 1천여 명의 시위자들이 운집한 가운데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중국은 군대 개입 가능성을 경고하고, 미국은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습니다. 유럽연합(EU)이 보리스 존슨 영국 신임 총리의 브렉시트 재협상 제안을 거부했습니다. 아프리카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전염병인 에볼라바이러스가 다시 유행하면서 국제 보건당국이 긴장하고 있는데요. 이 소식 함께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지난 몇 주간 홍콩에서는 주말마다 시위가 계속되고 있는데요. 또다시 시위가 벌어졌군요.
기자) 네, 세계에서 가장 혼잡한 공항 가운데 하나인 '홍콩국제공항' 입국장에 26일 저녁, 검은 옷을 입은 시위자들이 가득 운집해 시위를 벌였습니다. AP 등 주요 언론들은 시위대의 규모가 1천여 명 이상 된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시위 장소가 이번에는 공항인 것이 좀 특이하군요.
기자) 네, 홍콩 시위대는 지금까지 주로 정부 관공서 건물이나 홍콩 주재 중국 대표부 건물, 홍콩 지하철역 등 도심에서 시위를 벌여왔는데요. 이번에는 홍콩의 관문인 홍콩 국제공항에서 시위를 벌였습니다.
진행자) 시위 장소를 홍콩 공항으로 정한 이유가 있을까요?
기자) 시위 주최 측은 전 세계의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최근 몇 달간 홍콩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리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들은 입국장을 통해 들어오는 사람들에게 "홍콩에 폭동은 없고, 오직 폭정만이 존재한다"고 외치며 시위를 벌였습니다.
진행자) 시위대의 요구는 뭔가요?
기자) 당초 시위가 촉발된 것은 홍콩 정부가 추진한 '범죄인 인도법', 이른바 송환법 개정안 때문이었습니다. 범죄인 인도법은 중국을 포함해 타이완과 마카오 등 범죄인 인도 조약을 체결하지 않은 국가나 지역에도 사안별로 범죄인들을 인도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는데요. 하지만 시위대는 이 법안이 정치적 반대파들을 탄압하는데 악용될 수 있다며 반대 시위에 나섰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지금 시위가 거의 두 달 가까이 계속되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홍콩 정부는 예상보다 강경한 반대에 몰려 결국 지난달, 법안 심의를 보류한다고 발표했는데요. 하지만 현재 시위대는 홍콩의 민주화와 송환법안 완전 폐기를 요구하는 시위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또, 홍콩 행정장관 직선제와 현 입법회의 해산, 또 시위대에 대한 경찰의 강경 진압에 대한 독립적인 조사도 요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얼마 전에는 지하철역에서 시민과 시위대가 무차별 공격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던져주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지난 21일 밤, 흰옷에 마스크를 쓴 정체불명의 남성들이 위안랑역에서 시위대와 시민들을 무차별 공격하는 사건이 발생했는데요. 당시 경찰이 늦장 출동한 데다 미온하게 대응해 비난을 샀습니다. 일각에서는 경찰과 폭도들과의 연관성을 의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데요. 26일 공항에 운집한 시위대는 당시의 상황을 비꼬면서, 홍콩에서 무슨 일이 생겨도 경찰이 돕지 않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는 안내 방송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위안랑역에서 또다시 대규모 집회가 있을 예정이라고요.
기자) 네, 토요일인 27일 시위가 예정되어 있는데요. 홍콩 경찰 당국은 마찰 위험을 이유로 이를 허가하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시위대는 그대로 강행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진행자) 당국의 허가가 없으면 불법 집회가 되는 것 아닙니까?
기자) 시위대는 27일 집회는 이번 주 사망한 리펑 전 중국 총리의 사망을 애도하기 위한 것으로 어떠한 정치적 색채도 띠지 않는 교파를 초월한 집회라고 홍보하고 있습니다. 공공질서에 대한 홍콩의 법규에 따르면 종교적 집회와 장례는 경찰 당국의 허가를 받지 않아도 됩니다. 사실 리펑 전 총리는 지난 1989년 중국 텐안먼 민주화 운동 당시 계엄령을 선포하고 유혈 진압을 주도했던 인물인데요. 일부 시위대는 27일의 시위는 "홍콩 민주화의 아버지인 리펑 전 총리의 죽음을 애도하기 위한 것"이라며 냉소적으로 말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최근 중국 정부는 홍콩 시위 사태와 관련해 홍콩에 군인을 투입할 수도 있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우첸 중국 국방부 대변인이 지난 24일 중국의 국방백서에 대한 설명을 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는데요. 우 대변인은 당시 홍콩의 사회질서 유지를 위해 현지 당국 요청에 따라 인민해방군의 배치가 가능하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는 이런 상황에 대해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기자) 심각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마이크 폼페오 미 국무장관은 25일 미국 블룸버그 TV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홍콩 사태에 대한 중국군의 개입 가능성을 묻는 질문을 받고 중국은 올바르게 행동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폼페오 장관은 또 시위가 평화적으로 진행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6일 정례브리핑에서 중국은 어떤 외부세력도 홍콩 문제에 개입하거나 간섭하는 것을 절대로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영국의 보리스 존슨 총리 정부가 드디어 공식 출범했습니다. 존슨 총리, 취임하자마자 분주한 행보를 보이고 있군요.
기자) 네, 24일 영국의 새 총리로 취임한 보리스 존슨 신임 총리가 25일, 처음으로 제대로 된 하루 일정을 보냈습니다. 존슨 총리는 이날 영국 하원에 출석해 앞으로의 정책 방향을 설명했는데요. 위대한 영국에 다시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진행자) 지금 가장 큰 관심은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브렉시트(Brexit) 문제 아닙니까? 앞으로 100일도 채 남지 않았는데요. 이에 대해서는 뭐라고 했습니까?
기자) 네, 10월 31일까지 반드시 브렉시트를 이행하겠다고 다시 한번 천명했습니다. 존슨 총리는 영국은 브렉시트 때문에 오히려 더 번성할 것이라면서, 시간이 흐르고 난 후 영국민들은 지금을 ”새로운 황금기의 시작”으로 기억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존슨 총리가 유럽연합과 브렉시트에 대해 다시 협상하자는 뜻도 밝혔군요.
기자) 네, 존슨 총리는 이날 연설에서 호의를 가지고 대안을 협상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테레사 메이 전 총리가 유럽연합과 맺은 브렉시트 합의안에서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쟁점의 하나가 '백스톱(안전장치) '조항인데요. 존슨 총리는 재협상을 제안하면서 이 백스톱 조항의 삭제를 요구했습니다.
진행자) 백스톱, 자주 나오는 이야기인데요, 어떤 이야기인지 잠깐 다시 정리해주시죠.
기자) 네, 브렉시트가 현실화되면 영국령인 북아일랜드와 여전히 EU 회원국인 아일랜드 사이에는 국경 문제가 발생하는데요. 백스톱은 브렉시트 이후에도 지금처럼 아일랜드와 영국 땅인 북아일랜드 사이에는 국경장벽을 만들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존슨 총리와 브렉시트 강경파들은 백스톱 조항의 종료 시점이 명시되어 있지 않고, 영국이 일방적으로 종료할 수도 없기 때문에 자칫 권리는 행사하지 못하면서 EU에 계속 종속될 수밖에 없다며 폐기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존슨 총리는 EU와의 재협상이 무산되면 '노딜 브렉시트'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죠?
기자) 네, 합의가 무산될 경우 예정된 10월31일에 아무런 합의 없이 EU를 탈퇴하는 노딜(no deal) 브렉시트도 불사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노딜 브렉시트의 경우 유럽연합에 내기로 했던 이른바 이혼금, 약 490억 달러도 내지 않을 것이라고 다시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이에 대해 유럽연합은 어떤 입장을 보였습니까?
기자) 재협상은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미셸 바르니에 EU 측 수석대표는 EU의 나머지 27개 회원국에 보낸 서한에서 존슨 총리가 합의의 조건으로 백스톱 삭제를 요구했다면서, 이는 받아들일 수 없다며, 단합된 대응을 요구했습니다.
진행자) 존슨 총리가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과 전화 통화도 했다고요.
기자) 네, 존슨 총리는 의회 연설에 이어 융커 집행위원장과 처음으로 통화하고 브렉시트 문제를 논의했습니다. 융커 위원장은 존슨 총리에게 현재의 브렉시트 합의안이 최상이며 유일한 합의라는 기존의 입장을 재차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이제 브렉시트가 현실화하기까지 시간이 별로 남지 않았는데요. 앞으로도 난항이 예상되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더구나 지금 영국 하원은 이제부터 8월 말까지 휴회에 들어갑니다. 9월 다시 개원되기 때문에 별로 시간이 없는 상황인데요. 일부 보수당 의원들 사이에서는 10월 31일 전에 조기 총선을 실시하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지만 별로 현실성이 없다는 분석입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아프리카 중서부에 있는 나라죠.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최근 에볼라 바이러스로 목숨을 잃는 사람들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고요.
기자) 네, 지난해 8월부터 지난 7월 17일까지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에볼라 바이러스로 인한 사망자가 1천600명을 넘었습니다. 이 기간 감염환자는 약 2천400건이었는데요. 감염률에 비해 상당히 높은 사망률을 보인 겁니다.
진행자) 치사율이 상당히 높은 편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AP는 1주일이 지난 지금은 에볼라 바이러스로 인한 사망자가 1천700명을 넘었다고 전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주, '국제공중보건위기상황'을 선포하고 국제적인 대응책 마련에 나섰는데요. WHO는 콩고 내 감염 환자들의 치료와 보호에 신속히 대처하는 한편 인접 국가에 유입을 막기 위한 대비책을 권고했습니다.
진행자) 에볼라 바이러스가 어떤 질병입니까?
기자) 처음 발견된 콩고의 강 이름을 따서 명명된 전염병인데요. 처음에는 고열과 근육통 같은 증상을 보이다가 증세가 심각해지면 나중에는 중추신경계나 장기에까지 손상을 일으켜 심각한 출혈 증상을 일으켜 사망에까지 이르게 하는 치명적인 전염병입니다. 에볼라 바이러스의 감염경로는 감염환자의 침이나 혈액 등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일각에서는 공기 중에서도 전파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어, 최대한 환자를 입원 격리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몇 년 전에도 아프리카 국가들을 휩쓸고 지나가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지난 2014년부터 2016년까지 기니와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 나이지리아 등 서아프리카 국가들에 퍼져 1만1천 명 이상이 숨졌습니다. 문제는 에볼라 바이러스에 대한 백신이 상용화되지 않았다는 건데요. 전문가들은 에볼라 바이러스의 완전한 치료법은 현재로서는 없기 때문에, 조기 발견해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고 권고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지금 현지에서는 많은 사람이 보건당국을 찾지 않고 있다고요.
기자) 네, 인구 60만의 대도시 중 하나인 콩고 동부 '베니'시도 지금 에볼라 바이러스가 만연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환자의 대부분이 보건소를 찾지 않고 집에 그냥 있다가 목숨을 잃고, 주변 사람까지 감염시키는 실정입니다. 현지 보건 당국자들은 많은 사람이 마지막까지 기다리다가 보건소를 찾는 바람에 상황을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주민들이 왜 보건소를 꺼리는 겁니까?
기자) 많은 사람이 아직도 에볼라 바이러스의 존재를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입니다. 에볼라 바이러스의 증세가 처음에는 말라리아나 장티푸스, 또는 감기 비슷하기 때문에 각자 집에서 열을 내리려고 시도한다는 건데요. 하지만 에볼라는 이런 일반적인 질병과는 전혀 다르기 때문에 전문적인 격리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의사들은 권고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주민들이 보건소를 꺼리는 이유, 또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기자) 네, 높은 사망률도 한몫하고 있습니다. 현지 주민들 사이에서는 보건소에 갔다가 돌아오지 못하는 주변 사람들이 많이 생기면서 자칫 보건소에서 홀로 가족과 떨어져 죽음을 맞을 수도 있다는 공포감이 확산하고 있는데요. 이런 이유도 주민들이 보건소를 꺼리는 요인의 하나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주민들의 이런 우려에 대해, 보건 당국은 어떤 노력을 하고 있습니까?
기자) 현지 의료진은 가가호호 방문하면서 환자와 가족들을 설득하고 있습니다. 또 베니시에 있는 치료소의 경우, 특수 병동을 마련해 가족들이 창문을 통해 환자들을 볼 수 있게 하거나 환자들이 고립감을 느끼지 않도록 환자들끼리 함께 지낼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환자들이 제때 보건소를 찾지 않아 목숨을 잃는 경우가 많다고 현지 의료진은 우려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