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은 중국 정부에 탈북민을 강제 북송하지 말 것을 계속 강조할 것이라고 영국 고위 관리가 말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영국 옥스퍼드 대학의 세계적인 토론 클럽에서는 중국에서 인신매매 피해를 겪었던 탈북 여성 2명이 북한의 인권 참상을 증언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마크 필드 영국 외무부 아태 담당 국무상(차관급)이 중국 내 탈북민들의 안전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필드 국무상은 20일, “중국에 현재 구금 중인 탈북민 7명에 관한 보도를 잘 인지하고 있다”며 그러나 “이 사안에 관해 중국이나 한국 정부에 직접 (문제를) 제기하지는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이 같은 설명은 중국에 구금 중인 최 모양과 다른 6명의 탈북민이 북한에 강제 송환될 상황에서 영국 외무부 장관이 중국과 한국에 어떤 조치를 했는지를 묻는 피오나 브루스 하원의원의 서면 질문에 답변하면서 나왔습니다.
이어 “한국 정부가 이들의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우리는 북한을 탈출하는 사람들을 합법적인 망명 신청자로 대우해 1951년 유엔난민협약 규정에 따라 송환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중국 정부에 계속 강조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앞서 한국의 탈북민 가족들과 인권단체들은 9살 최 모양과 18살 김 모군 등 탈북민 7명이 중국 랴오닝성에서 체포돼 북송 위기에 있다며 국제사회에 도움을 호소했습니다.
토마스 오헤아 퀸타나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은 이와 관련해 VOA에 중국 정부에 탈북민 7명을 송환하지 말 것을 촉구하는 서한을 보냈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휴먼 라이츠 워치 등 국제 인권단체들이 연대한 북한반인도범죄철폐연대(ICNK)도 탈북민 7명이 북송되면 고문과 중대한 위험에 직면하게 된다며 중국 정부에 보호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탈북민은 난민이 아닌 불법 체류자라고 주장해온 중국 정부는 이에 대해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영국에서 중국 내 탈북민들의 열악한 상황을 폭로하는 보고서 발표와 행사가 잇따라 열리고 있습니다.
영국 옥스퍼드 대학의 세계적인 토론 클럽인 ‘옥스퍼드 유니언’은 21일 중국에서 인신매매 피해를 겪었던 한국 내 탈북민 지현아 씨와 김정아 씨를 초청해 토론회를 열었습니다.
‘옥스퍼드 유니언’은 행사에서 북한이 세계에서 가장 폐쇄적인 나라이기 때문에 일반 주민들의 목소리를 듣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고 북한 정권의 잔혹성을 폭로하는 것도 힘들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을 직접 탈출한 주민들과 소통하며 북한에 사는 주민들이 직면한 과제들을 듣는 기회가 유용하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영국의 코리아미래계획은 앞서 20일 중국 내 탈북 여성들이 매춘과 인터넷 음란 채팅, 강제 결혼 등 성 노예로 살아가는 실태를 폭로하는 보고서를 영국 하원에 제출했습니다.
영국 의회의 초당적 모임인 북한그룹(APPG-NK) 공동의장인 데이비드 앨튼 상원의원은 20일 ‘로이터’통신에 보고서가 폭로한 탈북 여성들의 현실은 “끔찍하다”고 말했습니다.
영국 정부는 앞서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열린 북한에 관한 보편적 정례검토, UPR에서 북한에서 계속되는 광범위하고 조직적인 인권침해에 관해 깊이 우려한다고 밝혔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