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스 오헤아 퀸타나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이 중국 정부에 구금중인 탈북민 7명을 북송하지 말 것을 촉구하는 서한을 보냈다고 밝혔습니다. 퀸타나 보고관은 16일 VOA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북한의 탄도 미사일 발사가 식량난을 도우려는 국제사회의 노력을 더 어렵게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아울러 유엔 인도적 기구들의 국내 활동을 제한하지 않는다는 북한 정부의 최근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퀸타나 보고관을 인터뷰했습니다.
기자) 어린이 등 탈북민 7명이 최근 중국 공안에 체포돼 북송 위기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국제인권단체들과 한국에 있는 탈북민 가족이 중국과 국제사회에 보호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퀸타나) 그와 관련해 제가 이미 중국 정부(제네바 주재 중국대표부)에 서한을 보냈습니다. 유엔 보고관 자격으로 중국 정부에 탈북민 7명을 북송하지 말 것을 명확하게 촉구했습니다. 붙잡힌 탈북민들의 가족이 절망에 빠져있다는 것을 잘 압니다. 또 구금 중인 탈북민들이 북송에 대해 얼마나 큰 공포를 느낄지 저로서는 상상조차 하기 힘듭니다. 중국에서 북송된 탈북민들이 고문 등 얼마나 끔찍한 상황을 겪는지 저는 잘 알고 있습니다. 어떤 이들은 북송을 피하기 위해 자살을 시도했다는 얘기도 들었습니다.
기자) 중국 정부에 언제 서한을 보내셨고 구체적으로 어떤 촉구를 하셨나요?
퀸타나) 일주일 전에 서한을 보냈습니다. 이게 기밀은 아니지만, 중국 당국과 원활한 소통을 위해 서로의 입장을 존중하면서 해결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이번 경우처럼 북송하지 말아야 한다는 특별한 요청을 할 때 통상 이렇게 소통합니다. 사실 우리는 탈북민들을 북송하지 말라는 요청을 중국 정부에 많이 해왔습니다. 어떤 경우는 북송하지 않은 적도 있습니다. 참 다행이었죠. 하지만 현재 구금 중인 7명에 대해서 중국 정부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예상할 수 없습니다. 지켜봅시다. 저는 중국 정부가 탈북민들을 북한으로 송환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기자) 서한에 대해 중국 정부의 반응이 있었습니까?
퀸타나) 아직 없습니다. 저는 중국 당국에 유엔난민협약의 의무를 준수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탈북민을 불법 이주민으로 간주하고 있지만, 탈북민은 송환되면 박해와 생명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국제법적으로 송환해서는 안 됩니다. 법적 해석은 아주 명료합니다. 그런데도 중국 정부는 유감스럽게 의무를 잘 이행하지 않고 있습니다.
기자) 유엔 인도주의 지원 기구들이 북한의 식량난이 심각하다며 국제사회에 지원을 호소하는 가운데 북한 정권이 미사일을 연쇄적으로 시험 발사해 논란이 뜨겁습니다. 평소 대북 인도적 지원의 중요성을 강조하셨는데, 상황을 어떻게 보십니까?
퀸타나) 이런 미사일 발사는 명백히 국제사회나 북한 주민들을 돕기 원하는 사람들을 낙담하게 만듭니다. 하지만 저는 중립적으로 사람들의 상황을 최우선으로 중시하는 국제 인도주의 원칙을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북한의 상황을 분석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우리가 잘 인지해야 합니다. 각각의 상황에 따라 신중하게 원칙을 적용해 자세히 분별하며 상대해야 한다고 봅니다.
기자) 북한 정부는 유엔 인권이사회의 대북 보편적 정례검토, UPR 회의가 열리기 불과 몇 시간 전에 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당장 호주 등 여러 나라가 국가 재원을 군사비보다 주민들의 먹고사는 문제 해결을 위해 더 쓰라고 권고했는데 북한 정부는 14일 이런 권고를 모두 거부했습니다.
퀸타나) 그것은 매우 중요한 권고안입니다. 만성적인 식량난의 가장 큰 책임은 기본적인 민생을 돌보고 필요를 제공해야 할 북한 정부에 있기 때문입니다. 북한이 군사비와 민생에 얼마나 예산을 투입하고 서로 연관이 있는지는 좀 더 검증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인권 전문가로서 북한 주민들이 열악한 삶 때문에 끊임없이 북한을 탈출하는 상황에 관해 매우 우려하고 있습니다.
기자) 미국 등 여러 나라와 전문가들은 UPR에서 인도적 지원 배분의 투명성을 보장하라고 북한 정부에 촉구했습니다. 하지만 북한 정부는 인도주의 기구들의 국내 활동을 제한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퀸타나) 그것은 진실이 아닙니다. 저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이기 때문에 북한에서 활동하는 유엔 기구들로부터 정보를 받습니다. 그들은 북한 당국이 일부 지역에 대한 접근을 제한하거나 규제한다고 말했습니다. 따라서 북한 대표단의 주장은 사실이 아닙니다. 우리는 북한 정부에 인도주의 지원 단체들이 북한의 모든 지역에 접근하도록 허용하라는 선한 압박을 해야 합니다. 아울러 인권 상황도 매우 심각합니다. 따라서 국제사회는 북한 정부가 선별적이 아니라 정치범수용소 등 모든 곳을 투명하게 개방해 인권 전문가들이 현장에 접근하도록 허용하라고 압박해야 합니다.
기자) 북한 대표단은 UPR에서 정치범과 수용소의 존재를 부인했습니다. UPR 전에 국제사회에 정치범수용소 문제를 제기해 달라고 촉구하셨는데, 북한의 태도에 실망하셨다고요?
퀸타나) 물론입니다. 하지만 북한 대표단(박광호 중앙재판소 참사)이 정치범수용소의 존재를 부인하면서도 반국가주의자들을 위한 형 집행 교화소가 있다고 인정했습니다. 북한 정부는 반국가 범죄를 모든 분야에 적용합니다. 마치 무슨 헌법처럼 누구에게나 임의로 반국가 범죄를 적용합니다. 따라서 그 말은 오히려 정치범수용소의 존재를 인정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자) 북한의 인권 상황에 관한 세 번째 UPR 심사가 끝났습니다.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퀸타나) 북한 정부의 태도는 계속 국제사회에 문을 열어 협력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다시 보였다고 생각합니다. 협력에 대한 어떤 변화도 보여주지 않았습니다. 매우 심각합니다. 개인적으로 UPR 매카니즘에 대해 다소 절망감을 느낍니다. 북한 대표단은 심사에서 편안하게 권고안에 대한 의사를 밝혔습니다. 문제는 이행입니다. 북한이 수용하겠다고 밝힌 권고안을 제대로 이행하는지 감독할 후속 조치가 없다는 게 큰 과제입니다.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 달에 한국과 일본을 방문합니다. 세 나라 정상에게 어떤 권고를 하고 싶으십니까?
퀸타나) 그 질문에 답하기 전에 지난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으로 돌아가 봅시다. 한 기자가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사상 처음으로 북한의 인권 상황에 관해 논의하겠냐고 직접 물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김정은 위원장이 아닌 트럼프 대통령이 끼어들어 모든 것에 논의할 것이라고 대신 답했습니다. 저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답변에 크게 실망했습니다. 김 위원장이 인권에 대해 어떻게 답변하는지 들을 기회였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막은 겁니다. 이런 상황이 트럼프 대통령의 다음 달 한국과 일본 방문 전망을 암시한다고 봅니다.
기자) 미-한, 미-일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인권 문제가 논의될 가능성에 회의적이란 말씀이신가요?
퀸타나) 정상들에게 인권 문제도 회담 의제에 포함하느냐고 물으면 그냥 그렇다고 대답하며 넘어갈 가능성을 우려하는 겁니다. 우리는 북한의 인권 문제에 대해 정상회담에서 어떤 구체적인 답변도 듣지 못했습니다. 저는 이런 반응들을 유엔에 제출하는 저의 보고서에 계속해서 분명히 쓸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 아베 신조 총리 등 중요한 역할을 하는 지도자들은 북한의 인권 문제를 잊어서는 안 됩니다. 이것은 국제사회의 책임입니다. 어떤 평화 협정이나 일본인 납북자 합의문도 인권이 포함되지 않는다면 지속 가능할 수 없다는 것을 세 정상에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기자) 북한 정부는 유엔 인권이사회가 결의를 통해 부여한 보고관님의 존재 자체를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끝으로 북한 국민에게 어떤 말씀을 하고 싶으신가요?
퀸타나 11) 북한에 계신 주민들에게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우선 저는 남아메리카의 인권 전문가입니다. 인권 분야에서 오랫동안 일했습니다. 저는 북한 주민들의 생활전선 외에는 아무것에도 관심이 없습니다. 저는 북한 체제의 전복이나 정권 교체를 원하지 않습니다. 제가 원하는 것은 북한이 세계인권선언을 존중하는 겁니다. 이 선언은 전 세계에 사는 누구나 식량과 교육, 보건에 대한 권리를 자유롭게 누리고 자기의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하도록 하는 겁니다. 이것이 제가 일하는 유일한 목적입니다.
진행자) 토마스 오헤아 퀸타나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으로부터 최근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실시된 북한에 관한 보편적 정례검토, UPR 결과 등 전반적인 인권 상황에 관해 견해를 들어봤습니다. 인터뷰에 김영권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