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국과 중국이 30일 베이징에서 고위급 무역협상을 재개했습니다. 일본의 제125대 아키히토 천황이 30일 퇴위하면서 헤이세이 시대가 30년 만에 막을 내렸습니다. ‘한 나라 두 대통령’ 사태를 겪고 있는 베네수엘라에서 군사정변 움직임이 있는데요. 어떤 상황인지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미국과 중국의 고위급 무역협상이 재개됐군요.
기자) 네, 세계 제1, 2위의 경제 대국인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을 해소하기 위한 고위급 협상이 30일 베이징에서 재개됐습니다. 양국의 무역 갈등은 지난해 7월부터 본격화되기 시작해 해를 넘겨 이어지고 있는데요. 양국이 합의를 도출해낼지 국제사회의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진행자) 전망이 어떻습니까?
기자) 양국의 협상이 이제 막바지 단계에 왔다는 관측들이 힘을 얻고 있는데요.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함께 중국과의 협상을 이끌고 있는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29일, 앞으로 남은 두 차례 회담이 협상 타결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회담에서 실질적인 진전이 있기를 바란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아직 해결해야 할 쟁점들이 있다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므누신 장관은 양측 모두 협상을 마무리할지, 계속해야 할지, 결정을 보길 강력히 원한다고 말했습니다. 므누신 장관과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30일, 중국 대표단과 실무만찬을 가졌고요. 다음 날(5월 1일) 본격적으로 주요 쟁점들에 대한 협상을 벌일 예정입니다.
진행자) 아직 해결해야 할 주요 쟁점들, 어떤 것들입니까?
기자) 지난주 백악관은 성명을 발표하고, 이번 베이징 협상에서는 중국의 지식재산권 도용과 강제 기술이전, 비관세 장벽, 농업과 서비스 구매, 무역 합의 이행 장치 등을 포함한 무역 현안들을 다루게 될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므누신 장관은 30일 기자들에게, 구체적인 쟁점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겠지만 많은 진전을 이뤘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베이징 회담으로 양측의 협상이 마무리되는 게 아니죠?
기자) 그렇습니다. 당초 양측은 이번 베이징 회담에 이어, 5월 8일부터는 류허 부총리가 이끄는 중국 협상단이 워싱턴을 방문해 추가 고위급 회담을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협상이 계획대로 잘 진행된다면 이때 양측의 무역협상 타결 소식을 발표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양국 간 무역 갈등, 1년이 다 되어가고 있죠?
기자) 네, 미국과 중국은 지난해 7월부터 상대국에 대해 대규모 관세를 부과하며 무역전쟁에 돌입했습니다. 그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지난해 12월 1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린 아르헨티나에서 만나, 90일 동안 무역전쟁을 휴전하기로 합의했는데요. 하지만 협상 마감 시한까지 합의를 이루지 못해, 시한을 연장하면서 협상을 이어왔습니다.
진행자) 예정대로 합의가 성사되면 미중 정상회담에서 발표할 것이다, 이런 이야기도 나오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5월 말과 6월 초 두차례 일본을 방문할 예정인데요. 이때 시진핑 주석과 만나, 양국의 무역전쟁 종결을 선언하고, 합의문에 서명할 것으로 일정을 대충 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여러 변수가 나올 수도 있어, 양측 모두 섣불리 예단하지 않고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진행자) 여러가지 변수라면 어떤 것들을 말하는 걸까요?
기자) 일례로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사 문제입니다. 양국은 화웨이사 문제는 양국의 무역협상과는 별도의 쟁점이라는 입장인데요. 하지만 화웨이사는 중국을 대표하는 기업인 데다가 국제적 현안으로 커지고 있어, 양국 관계를 더욱 껄끄럽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미국은 화웨이사의 장비가 중국 정부를 위한 간첩행위에 이용될 수 있다며 우방국들에 화웨이 장비 사용 금지를 촉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얼마 전에는 영국 정부가 화웨이사 장비에 대한 방침을 밝혔죠.
기자) 네,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가 지난주 국가안전보장회의를 열고 화웨이 장비 사용 문제를 논의했는데요. 영국의 5세대 이동통신망 구축 사업에서 화웨이사의 핵심부품은 사용하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하지만 안테나 같은 비핵심분야는 화웨이 제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했습니다.
진행자) 제한적 허용이긴 하지만 미국 정부의 입장과는 어긋나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정부는 특히 핵심 기밀정보를 공유하고 있는 이른바 '5 Eyes', 즉 미국을 포함해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 다섯 개의 눈이라고 불리는 국가들에 대해서는 화웨이사 제품 사용 배제를 원했는데요. 미국 정부는 화웨이 사용 국가와는 정보 공유를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로버트 스트레이어 미 국무부 사이버정책 부차관보는 29일, 영국을 직접 거명하지는 않았지만, "동맹국이 신뢰할 수 없는 통신 네트워크 공급자를 사용한다면 워싱턴과 정보를 공유할지 재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아키히토 일본 천황 퇴위식이 있었군요.
기자) 네, 일본의 제125대 아키히토 천황이 30일 퇴위했습니다. 재위한 지 30년 3개월 만에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났는데요. 살아있는 일본 천황이 자리에서 물러나는 건 200여 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고요. 일본이 1890년 헌정 체제에 들어선 후로는 처음입니다.
진행자) 그래서 더 많은 관심이 쏠렸죠?
기자) 그렇습니다. 주요 매체들은 일제히 아키히토 천황의 퇴위 소식을 주요 기사로 다루고 있습니다. 아키히토 천황은 이날 도쿄 지요다의 황거 내 영빈관에서 약 10분 동안 퇴위 의식을 치렀는데요. 이 의식에는 나루히토 황세자와 황실 가족,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국회의장을 비롯한 정계 인사들, 지방자치단체 대표 등 약 300명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경비가 매우 삼엄했다고요.
기자) 네, 지난주 아키히토 천황의 손자가 다니는 중학교 교실에서 칼 두 자루가 발견되는 사건이 발생해 더욱 삼엄한 경비 속에 퇴위식이 진행됐습니다. 문제의 칼은 히사히토 왕자가 쓰는 책상 위에 올려있었는데요. 일본 경찰은 29일 용의자를 체포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아키히토 천황, 일본 국민들에게 마지막으로 어떤 연설을 했습니까?
기자) 이날로써 천황의 직무를 마치게 됐다면서, 즉위 후 30년간, 지금까지 국민의 깊은 신뢰와 사랑을 받으며 천황으로서의 소임을 수행할 수 있어 행복했고, 감사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새로 맞이하는 '레이와' 시대가 평화롭게 많은 열매를 보기를 진심으로 원하며, 전 세계인의 안녕과 행복을 기원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레이와'는 일본의 새 연호를 말하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연호는 황제의 치세를 따지는 연도 표시법으로, 군주가 하늘의 뜻에 따라 시간까지 지배한다는 개념입니다. 아키히토 천황은 평화롭게 성장한다는 뜻의 헤이세이라는 연호를 썼는데요. 나루히토 황세자가 즉위하는 5월 1일부터 ‘레이와 1년’으로 바뀌게 됩니다. 레이와’에서 ‘레이’는 질서라는 뜻이고요, ‘와’는 조화· 평화를 의미합니다.
진행자) 5월 1일부터 일본의 새 천황이 될 나루히토 황세자는 어떤 인물입니까?
기자) 아키히토 천황의 장남으로 올해 59살입니다. 영국 옥스퍼드대학에서 2년간 유학했습니다. 외교관 출신인 오와다 마사코 황세자비와의 사이에 딸 1명을 두고 있습니다. 온화한 성격에 특히 환경 문제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그럼 앞으로 아키히토 천황의 거취는 어떻게 됩니까?
기자) 네, 상왕의 지위로서, 황세자 시절 살던 아카사카의 사저로 옮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올해 85세인 아키히토 천황은 지난 2016년 고령으로 천황의 직무를 수행하기 어렵다며 나루히토 황세자에게 천황을 승계하겠다고 발표해 잔잔한 파문을 일으켰는데요. 이에 일본 정부는 특별법을 만들어 아키히토 천황에 한해 생전 퇴위를 가능하게 했습니다. 아키히토 천황은 지난 2015년 처음으로 과거의 역사에 대해 '깊은 반성'이라는 표현을 쓰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퇴위하는 아키히토 천황에게 메시지를 보냈군요.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은 29일 밤 늦게 아카히토 천황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보냈는데요. 미국민을 대표해, 아키히토 천황과 미치코 황후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표하며, 새로운 시대를 맞아 두 나라가 더욱 밀접한 관계를 맺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아키히토 천황은 재위 기간,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부터 트럼프 대통령까지 모두 5명의 미국 대통령과 만났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베네수엘라에서 군사정변(쿠데타) 움직임이 있다고요?
기자) 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권좌에서 끌어내리기 위한, 군대의 움직임이 30일 수도 카라카스 등지에서 진행 중이라고 주요 언론이 전하고 있습니다. 베네수엘라 시민도 쿠데타 병력을 돕는 일에 속속 동참하고 있다고 현지 취재진이 보도했는데요. 마두로 정권 측은, 군에 대한 통제력을 자신하면서, “소규모 쿠데타를 진압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계기가 있습니까?
기자) ‘임시 대통령’을 자처하고 있는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이 이날(30일) 군대에 봉기를 촉구했습니다. ‘페이스북’에 영상 메시지를 올렸는데요. 자신이 군 통수권자의 권한(competencies of the executive power)을 인수했으며, 국제 사회가 이 싸움을 폭넓게 지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는데요. 공무에 종사하는 사람들(public employees)이 베네수엘라 재건을 위해 나설 때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용감한 장병들이 오늘, 헌정을 지키기 위한 부름에 응답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베네수엘라 헌정을 지키기 위해 군대가 나서고 있다는 말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화면의 과이도 의장 뒤쪽에는 장갑차로 보이는 장비와 함께, 무장한 병력, 평상복 차림의 시민들이 함께 서 있었는데요. 과이도 의장은 이날 카라카스의 라칼로타 공군 기지 부근에, 군인들과 함께 나타났다고 주요 매체들이 전했습니다.
진행자) 충돌은 없었습니까?
기자) 상황이 격화하면서 수십 명이 다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앞서 CNN 방송은 “공군 기지 부근에서 총성이 울렸다”고 전했고요. 과이도 의장 측이, 반대파 병력과 대치하는 모습도 관측됐다고 일부 언론은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마두로 정권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군부의 충성은 자신을 향하고 있다고, 마두로 대통령이 이날 ‘트위터’에서 주장했습니다. 쿠데타가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는 이야기인데요. “나는 이 나라의 모든 군 지휘자들과 소통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공보부에서도 입장을 냈는데요. “야권의 반역자가 조장한 ‘소규모 쿠데타’를 진압하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마두로 정권은 쿠데타 시도 배후에 미국 정부가 있다고 주장했는데요. 하지만 과이도 의장 측은 이번 일에 미국은 관여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마두로 정권이 미국을 거론했는데, 미국 정부는 이런 상황을 어떻게 봅니까?
기자) “과이도 베네수엘라 임시 대통령이 ‘자유의 작전’ 개시를 선언했다”고,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이 이날 트위터에 적었습니다. 지지 의사를 밝힌 건데요. 이어서 “미국 정부는 자유와 민주주의를 추구하는 베네수엘라 국민을 지지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백악관도 상황을 파악하고 있나요?
기자) 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상황을 보고 받았고, 흐름을 주시하고 있다”고 새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이 로이터 통신에 밝혔는데요. 존 볼튼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트위터를 통해 “미국은 베네수엘라 국민의 편”이라면서, “베네수엘라 군대는 헌법과 국민을 보호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다른 나라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쿠데타 움직임을 비난하는 나라들도 있습니다. 러시아가 대표적인데요. “베네수엘라 야당이 충돌을 선동하고 있다”고 외무부 성명에서 주장했습니다. 이어서, 상황을 부추기는 보도를 자제해야 한다고 언론에 촉구하기도 했는데요. 이웃나라 콜롬비아 정부는, '리마그룹' 긴급회의를 소집했습니다. 리마그룹은 베네수엘라 사태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중남미 주요 국가들과 캐나다가 발족한 협의체입니다.
진행자)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기자) 당분간 극도의 혼란이 이어질 전망입니다. 과이도 의장 측은 다음 날인 1일, 사상 최대 반정부 시위를 예고했는데요. 과이도 의장의 ‘군사 봉기’ 선언 이후 공군기지 주변에 시민 수천 명이 몰렸다고 외신들은 전했습니다. 여기에 진압 병력이 최루가스를 살포했는데요. 마스크를 착용한 청년들이 돌이나 무거운 물건을 던지며 대응하는 모습이 현지 취재 화면에 잡혔습니다.
진행자) 국회의장이 ‘임시 대통령’을 자임하고, 군대가 헌정을 수호하겠다고 나선 이유가 뭔가요?
기자) 마두로 대통령과 측근들이 불법으로 권력을 지키고 있다고, 베네수엘라 야권과 시민사회는 봅니다. 실제로 여당이 총선에서 지자, 의회를 무력화하기 위해 ‘제헌 의회’라는 대체 조직을 만들었고요. 작년 조기 대선에서는 부정선거 논란 속에 마두로 대통령이 재선됐습니다. 이 때문에, 극심한 경제난을 겪어온 시민들 사이에서, 마두로 정권 퇴진 요구가 거세졌는데요. 과이도 의장은 올해 초, 자신이 임시 대통령을 맡는 과도 정부 출범을 선언했습니다. 과도 체제로 자유 선거를 치러, 헌정 질서를 회복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