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주민들의 자유와 인권을 촉구하는 제16회 북한자유주간이 오는 28일부터 워싱턴에서 열립니다. 올해 행사는 미국의 민간단체들이 동참해 북한 장마당에 대한 여성의 기여와, 북한 군인들이 겪는 인권 유린에 초점을 맞출 예정입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수전 숄티 북한자유연합(NKFC) 대표는 23일 `VOA’에 제16회 북한자유주간이 오는 28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워싱턴에서 열린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자유주간은 민간단체들이 연대한 북한자유연합이 2004년부터 해마다 개최하는 대규모 북한인권 관련 행사로, 2015년부터 서울과 워싱턴에서 번갈아 열리고 있습니다.
이 행사는 특히 탈북민들의 증언을 통해 북한 주민들의 현실을 생생하게 세상에 알려 유엔의 북한인권 결의안 채택 등 북한인권 개선을 촉구하는 국제사회의 단합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숄티 대표는 올해 다양한 행사가 있지만, 북한 장마당과 여성의 역할, 북한 군인들이 겪는 열악한 인권 침해에 초점을 맞출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숄티 대표] “What we are really showing here through the program on Monday, how the women of North Korea created the market system…”
북한 장마당은 북한 여성들의 애환과 고통, 희망이 녹아있는 곳으로 장마당이 어떻게 조성돼 운영되는지를 알면 북한인들이 겪는 인권 침해와 삶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다는 겁니다.
이 행사는 29일 ‘북한 내 여성과 장마당 매커니즘’이란 제목으로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열립니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는 홈페이지를 통해 행사를 알리면서, 많은 사람이 북한의 번창하는 장마당 시스템을 알고 있지만, 장마당에 대한 북한 여성의 중요한 역할은 잘 알려지지 않았거나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내 장마당과 시민사회’를 주제로 빅터 차 CSIS 한국석좌 등이 참석한 전문가 토론회, 북한 여성의 역할과 장마당 경험에 대한 탈북 여성들의 증언이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인권 전문가들과 탈북민들은 남성 중심의 가부장적인 북한사회에서 여성은 전통적인 가사뿐 아니라 장사와 뙈기밭 경작 등으로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고 동원노동까지 하면서도 정부와 사회로부터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30일에는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헤리티지재단에서 ‘북한인권과 안보 위협 사이의 정책 간극에 다리 놓기’란 제목의 토론회가 열립니다.
헤리티지재단은 홈페이지에서 북한인권 문제가 정책 논의에서 빠진 점을 지적하며, 탈북민들을 통해 김정은의 권력 유지 셈법에 인권 유린이 어떻게 활용되는지를 탐색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토론회에는 북한군 장교와 대학교수 출신 탈북민들, 로버트 킹 전 국무부 북한인권특사, 프랭크 자누지 맨스필드재단 대표 등이 참석합니다.
숄티 회장은 또 미 의회 초당적 기구인 톰 란토스위원회와 함께 북한 군대 내 인권 유린을 주제로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숄티 대표] “They don’t realize that how abuse they are.”
북한 군인들은 주민이 아닌 정권 보호를 위해 충성하면서도 제대로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자신들이 얼마나 인권 침해를 받는지 깨닫지 못하기 때문에 이 문제를 적극 제기할 필요가 있다는 겁니다.
숄티 회장은 김 씨 정권이 권력 유지를 위해 군대를 방패막이로 활용하면서도 고위 장성들을 처형하고 젊은 사병들은 영양실조에 시달리도록 방치하며, 여성 군인들은 성폭력 피해로 고통받고 있지만, 관심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밖에 다음달 3일에는 디펜스 포럼 주최로 미 하원 건물에서 북한의 평화로운 정권교체 방안을 논의하는 토론회, 그리고 중국의 탈북민 강제북송 중단을 촉구하는 촛불집회가 워싱턴의 중국대사관 앞에서 열릴 예정입니다.
숄티 대표는 20여명으로 구성된 한국 내 탈북민 대표단이 워싱턴을 방문한다며, 비공개 의회브리핑과 북한인권 개선을 위한 미주 한인 단체들과의 협력을 모색하는 행사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숄티 대표는 비핵화와 인권은 절대 분리할 수 없다며, 이번 행사를 계기로 비핵화에 과도하게 치우친 미국과 한국의 대북정책에 균형이 맞춰지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