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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 브렉시트 합의안 또 부결...'보잉737 맥스8' 운항 중단 국가 늘어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가 13일 런던 의회에서 '브렉시트 합의안' 투표에 앞서 연설하고 있다.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가 13일 런던 의회에서 '브렉시트 합의안' 투표에 앞서 연설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이른바 '브렉시트(Brexit)가 2주일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영국 의회가 테레사 메이 총리가 제시한 '브렉시트 합의안'을 또다시 부결시켰습니다. 에티오피아항공 여객기 참사 이후 해당 기종의 운항 중단을 발표하는 나라들이 계속 늘고 있습니다. 아시아와 중동 일대에서 대기 오염 때문에 금세기 중반까지 수백만명이 목숨을 잃을 것이라는 유엔 보고서, 이어서 들여다보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영국 의회가 브렉시트 합의안을 또 부결시켰군요.

기자) 네, 어제(12일) 의회에서 테레사 메이 총리가 내놓은 브렉시트 합의안에 대한 투표가 실시됐는데요. 찬성 242대 반대 391표로 부결됐습니다.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즉 '브렉시트(Brexit)' 예정일이 이달 29일인데요. 불과 2주일 정도밖에 남지 않았는데, 영국의 미래가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진행자) 이번에 메이 총리가 내놓은 게 수정안이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1월에 메이 총리가 처음 제시한 합의안은 무려 230표 차로 부결됐습니다. 영국 의정 사상 그렇게 큰 표차로 부결된 경우가 없었는데요. 의원들은 메이 총리에게 새로운 대안, 즉 '플랜 B'를 제시하라고 주문했고요. 그동안 메이 총리는 유럽연합과 새로운 협상에 돌입하면서 의원들 설득 작업에 들어갔는데요. 하지만 영국 의원들은 어제(12일) 승인투표(meaningful vote)에서 이 수정안 역시 부결시킨 겁니다.

진행자) 브렉시트 시한은 다가오는데, 앞으로 어떻게 되는 겁니까?

기자) 메이 총리가 어제(12일) 표결 직후 의원들에게 앞으로의 진행 과정에 대해 설명했는데요. 메이 총리는 이날 브렉시트 수정안이 부결됨에 따라, 현지 시각으로 다음날, 즉 수요일(13일) 영국이 아무런 합의 없이 유럽연합을 탈퇴하는 이른바 '노딜(No deal) ' 브렉시트 여부를 놓고 표결을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만약 의원들이 이 노딜 브렉시트마저 거부하면, 다시 다음날인 목요일(14일) 브렉시트 시한을 연장할지에 대해 투표하게 됩니다. 앞서 영국 의회는 지난달 27일, 이런 3단계 절차를 담은 정부 결의안을 지지했습니다.

진행자) 영국 의회가 이 며칠 사이, 국가의 운명을 가를 중대한 결정을 내리게 되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메이 총리는 표결 직후 이번 합의안은 최선이며 사실상 유일한 것이라며 유감을 표명했습니다. 메이 총리는 바로 전날까지도 유럽연합의 장클로드 융커 집행위원장과 막판까지 협상을 벌여 주요 쟁점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냈지만 역부족이었습니다.

진행자) 지금 영국과 유럽연합 사이의 가장 큰 쟁점이 뭔가요?

기자) 영국이 유럽연합에서 탈퇴하게 되면, 영국령인 북아일랜드와 유럽연합 회원국인 아일랜드 간의 국경 문제가 불거지는데요. 지금은 양국 간에 자유로운 통행이 가능하지만, 브렉시트 이후에는 엄격한 국경 통제와 관세 등의 문제가 발생하게 됩니다. 당초 합의문에는 이를 유예하는 안전장치, 이른바 '백스톱(backstop) '조항을 넣었는데요. 하지만 영국 내에서는 브렉시트 지지자들과 반대자들 간의 이해관계에 따라 이에 대한 찬반 논란이 뜨거운 상황입니다. 새로운 수정안에는 안전장치를 무기한 연장하지 못하게 하는 내용이 포함됐는데요. 하지만 영국 법무장관은 법적 구속력이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영국 의회가 노딜 브렉시트는 통과시킬까요?

기자) 그럴 가능성은 낮다는 게, 주요 언론이나 전문가들의 관측입니다. 협상 없이 유럽연합을 떠나게 될 경우, 영국 경제 전반에 심각한 타격을 줄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기 때문인데요. 당초 메이 총리도 노딜 브렉시트 상황이 오더라도 예정일이 되면 유럽연합을 떠나겠다고 했다가 의원들의 압력에 밀려 한발 후퇴한 상황입니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 신문은 브렉시트가 연기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진행자) 유럽연합(EU)이 브렉시트 연기에 동의할까요?

기자) 27개 회원국 모두 만장일치로 연기에 동의해야 가능합니다. EU 지도자들은 오는 21일과 22일 열리는 회원국 정상회의에서 이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노딜 브렉시트는 영국뿐만 아니라 유럽연합 전체에도 큰 혼란을 불러올 것이기 때문에, EU도 브렉시트 연기에 동의할 가능성이 높다고 유럽연합 정부 관계자들은 전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럼 영국과 유럽연합이 다시 또 브렉시트 문제를 놓고 새로운 협상을 하게 되는 겁니까?

기자) 그 부분에 대해서는 아직 확실한 게 없습니다. 유럽연합 지도자들은 영국이 브렉시트를 연기한다면 그 목적을 분명히 알고 싶다며, 새로운 추가 협상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긋고 있는데요. 일각에서는 협상이 지연되면 지연될수록 브렉시트 자체가 아예 취소될 수도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실제로 영국에서는 브렉시트에 대한 국민투표를 다시 치를 것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진행자) 영국이 국민투표로 유럽연합 탈퇴를 전격 결정한 게 벌써 2년이 넘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2016년 6월 국민투표를 실시해 찬성 52%대 반대 48%로 유럽연합에서 탈퇴하기로 결정해, 전 세계에 큰 파장을 불러왔습니다. 하지만 3년이 다 되도록 지리멸렬한 협상이 이어지면서, 큰 사회적 ·정치적 혼란을 야기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동안 브렉시트 협상을 이끌어온 메이 총리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요?

기자) 메이 총리는 이날 표결 직후 의원들에게 'EU에서 더 많은 양보를 얻어내겠다"며 해결 의지를 밝혔습니다. 지난 1월 브렉시트 합의안이 압도적 표차로 부결된 후 불신임 투표에서 17표 차로 간신히 살아남은 메이 총리가 현재의 총체적 난국을 어떻게 해결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미국 항공사인 아메리칸 에어라인의 '보잉 737 맥스8'이 12일 뉴욕라과디아공항 착륙을 준비하고 있다.
미국 항공사인 아메리칸 에어라인의 '보잉 737 맥스8'이 12일 뉴욕라과디아공항 착륙을 준비하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에티오피아항공 여객기 추락 사고 이후 해당 기종의 운항을 거부하는 나라들이 계속 늘고 있다지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10일 에티오피아항공 소속 '보잉 737 맥스 8' 여객기가 이륙 6분만에 추락해 탑승객 157명 전원이 숨지는 참사가 발생했는데요. 현재 해당 기종의 운항 중단을 발표하는 나라들이 속속 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금까지 운항 중단을 발표한 나라가 얼마나 됩니까?

기자) 언론사마다 조금씩 발표가 다른데요. `블룸버그' 통신은 해당 기종의 운항을 전면 중단한 나라가 EU 회원국을 포함해 호주,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아랍에미리트 등 50개 국에 달하며, 일부 운항을 중단한 나라는 11개국이라고 전했습니다. `뉴욕타임스' 신문은 737 맥스 8을 보유한 항공사 중에서 미국의 사우스웨스트항공, 아메리칸항공과 캐나다 에어캐나다, 웨스트제트 등 4개사를 제외하고 전 세계 모든 항공사들이 운항을 중단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한국도 보잉 737 맥스 8을 보유한 항공사가 있습니까?

기자) 네, 한국에서는 '이스타항공'이 해당 기종을 보유하고 있는데요. 이스타항공도 운항을 잠정중단한다고 발표한 상태입니다.

진행자) 보잉 737 맥스 8 여객기를 보유한 항공사는 얼마나 됩니까?

기자) 미국 연방항공청(FAA)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54개 항공사에서 약 350대를 운항하고 있는데요. 지난해 10월에도 인도네시아에서 해당 기종의 여객기가 이륙 11분 만에 추락해 탑승객 전원이 숨지는 참사가 발생하면서 안전성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현재 추락한 에티오피아 여객기 블랙박스가 회수됐는데요. 에티오피아 당국은 블랙박스를 다른 나라로 보내 사고 원인을 조사하게 한다는 방침입니다.

진행자) 세계 각국이 앞다퉈 해당 기종의 운항 중단을 발표하고 있는데요. 미국은 운항을 계속하는 건가요?

기자) 네, 댄 엘웰 연방항공청장이 어제(12일) 성명을 발표했는데요. 737 맥스 8 기종을 검토한 결과, 어떠한 성능 문제도 나타나지 않았다면서, 운항 중단을 지시할 아무런 근거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엘웰 청장은 그러면서 만일 에티오피아 항공기 사고 조사 결과 안전 문제가 확인되면 즉각 조처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캐나다 교통부도 사고기종 운항 중단은 시기상조라며 추가 사실이 확인되면 중단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미국 내에서도 운항 중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정치권에서는 민주당의 리처드 블루멘탈 의원, 다이앤 파인스타인 의원,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 미트 롬니 공화당 상원의원 등이 해당 기종의 운항 중단을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또 아메리칸항공 소속 승무원 노조도 탑승을 거부하는 승무원들을 배려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한편 로저 위커 상원 상업·과학·교통위원회 위원장은 에티오피아 여객기 추락 사고에 따른 항공안전 점검을 위해 청문회를 열기로 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지난해 11월 중국 상하이의 교각이 짙은 스모그에 덮였다.
지난해 11월 중국 상하이의 교각이 짙은 스모그에 덮였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대기오염의 심각성을 경고한 보고서를 유엔이 냈군요?

기자) 네. 유엔환경계획(UNEP)이 13일 제6차 ‘지구환경 전망(GEO-Global Environment Outlook)’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700쪽이 넘는 방대한 분량인데요. 세계 곳곳에서 “사회를 지탱할 환경적 기반이 위험에 처해있다”고 지적했고요. 전례 없는 지구적 노력이 있어야 인류 건강을 지킬 수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가장 큰 문제로 꼽은 게 대기오염입니다.

진행자) 어떤 내용인지 자세히 들여다 보죠.

기자) 세 가지 골자로 추릴 수 있는데요. 먼저, 아시아와 중동, 아프리카에서 대기오염 때문에 금세기 중반까지 수 백만 명이 희생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두 번째, 주요 동식물의 멸종이 계속되면서, 인류의 식량과 자원 공급을 손상시킬 것이라고 우려했고요. 마지막으로, 담수(민물) 오염으로 인한 세균 감염이 2050년까지 주요 사망 원인으로 떠오를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진행자) 공기와 물 오염 때문에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을 것이라는 말이군요?

기자) 맞습니다. 보고서에서 지적한 대로, 공기 중에 오염 물질이 쌓이는 문제가 지금 아시아에서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되고 있는데요. 특히 중국과 한국은 정부 차원에서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습니다. 이런 대책들이 효과를 못 보면, 많은 주민들의 목숨을 앗아갈 것이라는 경고를, 유엔환경계획이 보고서를 통해 내놓은 겁니다.

진행자) 중국과 한국 정부가 어떤 대책을 마련하고 있나요?

기자) 공장 배출 가스나 자동차 매연에서 나오는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애쓰고 있습니다. 한국과 중국 주요 도시는 요즘 미세먼지 때문에 하늘이 온통 뿌연 회색 빛일 때가 많은데요. 미세먼지는 입자가 작기 때문에 사람 몸 속에 쉽게 들어가고, 건강에 문제를 일으킬 소지도 많은 것으로 연구됐습니다. 유엔이 지적한 대기오염 핵심 요인이 바로 미세먼지입니다.

진행자) 미세먼지를 어떻게 줄이려는 거죠?

기자) 다양한 방안이 진행중입니다. 비를 내려 미세먼지를 씻어내기 위해, 인공 강우를 중국과 한국 양쪽에서 모두 추진하고 있고요. 중국의 경우 미세먼지 저감 목표량을 지방자치단체별로 할당했습니다. 이루지 못하면 불이익을 주도록 했는데요. 한국에서는, 야외용 대형 공기청정기를 사람이 많이 지나는 곳에 설치하자는 구상도 나왔고요. ‘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범사회적 기구’를 만들어,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에게 맡기기로 최근 정치권과 청와대가 합의했습니다.

진행자) 반기문 전 유엔 총장이 대기오염 문제에 직접 나서게 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반 전 총장이 재임 시절 ‘파리기후변화협정’ 체결을 이끄는 등, 환경 문제에 성과를 낸 것을 한국 정치권에서 높이 평가한 건데요. 중국 정부와 교섭 경험이 풍부해서, 앞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보도됐습니다.

진행자) 한국 정부가 진행하는 일인데, 중국에 대한 영향력이 왜 필요한 거죠?

기자) 한국과 중국 정부 당국 사이에 미세먼지 책임 논쟁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 환경부와 서울시 등이 관련 조사를 했는데요. 한국 내 미세먼지 중에 나라 밖에서 날아오는 비중이 연평균 30%에서 50% 정도, 그러니까 절반까지 차지하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특히 고농도일 때는 국외 요인이 약 60%에서 80%로, 훨씬 높아진다고 파악했는데요. 이런 국외 요인의 절대치를, 중국이 차지한다고 한국 측은 보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래서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해, 중국의 협조가 필요하다고 한국 측에서 생각하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중국은 한국의 분석을 부인하는데요. 한국에서 미세먼지가 많아지는 동안, 오히려 중국에서 공기 질이 꾸준히 개선됐다는 통계로 반박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양측의 설전이 계속되고 있는데요. 얼마 전 한국의 강경화 외교장관이 “미세먼지에 중국발 원인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강조하자, 다음날 루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과학적인 근거가 있느냐”고 받아쳤습니다.

진행자) 다시 유엔 보고서로 돌아가죠. 대기오염과 함께 수질오염의 위험성도 경고했네요?

기자) 네. 무분별하게 쓰레기를 버리는 탓에, 물과 흙 속에 플라스틱, 살충제, 화학약품 성분이 늘어나는 현실을 짚었는데요. 이런 오염물질 가운데 들어있는 ‘환경호르몬’이 인류 건강을 크게 해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또한 마실 물이 세균으로 오염되는 상황은, 저개발국가 막대한 인구에 질병을 일으켜 사망에 이르게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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