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중국의 외교 책임자가 미국을 상대로 협력과 대화를 강조했습니다. 미 당국자는 중국 정부가 “종교와 전쟁을 벌이고 있다”고 비판했고요. 이어서, 인도 총선에서 안보문제가 쟁점으로 떠오른 상황, 짚어보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중국 외교 당국자가 미국과의 협력을 강조했다고요?
기자) 네.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8일 ‘대외 정책과 외교 관계’를 주제로 기자회견을 주관했습니다. 중국 최대 정치행사 ‘양회’ 중 하나로 열리는, 13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2차 전체회의에서 2시간 넘게 회견했는데요. 특히 대미 관계에 기자들의 질문이 집중됐습니다. 왕 위원은 미국과의 “협력과 대화가 중요하다”며, 걱정할 게 없다는 취지로 말했습니다.
진행자) 미-중 관계를 낙관한다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중이 협력도 하고 경쟁도 하는 건 국제관계의 정상적인 현상"이라고 우선 강조했는데요. 두 나라가 “지난 40년간 비바람을 맞으면서 역사적 진전을 했지만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습니다. 새로운 도전이란, 무역전쟁과 ‘화웨이’ 문제로 갈등이 커지고 있는 상황을 가리키는데요. 여기서 “화합하면 양측이 이롭고, 싸우면 모두 상한다는 게 금과옥조”라고 왕 위원은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무역전쟁과 화웨이 문제 같은 쟁점에 관한 중국의 입장은 어떤가요?
기자) 쟁점에 관해선 강경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우선 통신업체 ‘화웨이’가 최근 미국 정부를 제소한 것을, 중국 정부가 지지한다고 왕 위원은 말했는데요. “관련 기업과 개인이 법률 무기를 꺼내 권익을 지키는 것을 지지한다”면서, “침묵하는 아기 양이 될 수는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화웨이’가 미국 정부를 제소한 사건, 어떤 일인지 간략히 정리해보죠.
기자) 네. 화웨이는 중국 최대이자, 세계적인 통신장비업체인데요. 미 당국은 군과 각급 정부 기관에서 화웨이 장비를 사용 금지시켰습니다. 통신기록이나 각종 정보가 중국으로 빠져나갈 수 있다는, 국가안보상 우려 때문이었는데요. 화웨이 측은 이런 조치가 정당하지 않다며 미국 법원에 최근 소장을 냈습니다.
진행자) 제소를 지지한다는 건, 제품사용 금지가 정당하지 않다는, 화웨이와 같은 시각인가요?
기자) 맞습니다. 민간기업을 “정치적으로 억압”한 사건이라고 왕 위원은 주장했는데요. 미국 정부의 행동은 “단순한 행정조치가 아니라, 정치적인 배경에서 계획적으로 벌인 일”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이번 일은 “과학기술을 발전시키려는 전 세계 모든 나라의 권익과도 연결된다”고, 거듭 미국을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그 밖에 다른 나라들과의 관계에 대해선 어떤 이야기가 나왔나요?
기자) 러시아와 일본, 인도, 북한, 그리고 동남아시아 국가들과의 관계가 아주 좋은 상태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인도와 동남아에 대해선 경제 교류를 강조했는데요. 최근 정체 상태를 보이는 ‘일대일로’ 대외경제협력 사업에 관해, 동남아와 아프리카 등지로 계속 뻗어 나갈 수 있도록 힘쓰겠다는 의지를 밝혔습니다.
진행자) 북한에 대해선 무슨 말을 했습니까?
기자) 결렬로 마무리된 지난달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이 나름대로 의미가 있었다고 평가했습니다. “(미-북) 양측이 다시 한번 머리를 맞대고 솔직하게 의견을 나눴다는 자체가 한반도 핵 문제 해결을 위한 중요한 걸음”이라고 말했는데요. 다만 비핵화 과정에서 “너무 높은 문턱을 설정하거나, 비현실적인 요구를 일방 주장하는 것은 안 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어서, 비핵화 이행을 위해 “각 측이 동의하는 감독 체제”를 만들자고 했는데요. 이 과정에서 중국이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다시 미-중 관계로 돌아가서요, ‘무역전쟁’ 현재 상황은 어떤가요?
기자) 일단 지난달로 끝난 90일 협상 시한을 연장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의 2월 수출이 시장 예상치보다 큰 폭으로 줄었는데요. 이 기간 수출액이 달러화 기준으로 지난해보다 약 21% 감소했다고 8일 해관총서가 발표했습니다. 수입은 전년 대비 약 5% 줄었는데요. 수출이 급락한 데 따라, 무역 흑자도 많이 떨어졌습니다.
진행자) 중국의 무역 흑자가 얼마나 떨어졌나요?
기자) 2월 한 달간 41억2천만 달러로 집계됐는데요. 시장 예상치는 245억 달러였습니다. 기대했던 것에 6분의 1 정도에 머문 성적입니다.
진행자) 미국이 고율 관세를 매긴 영향이라고 볼 수 있나요?
기자) 그렇게 보긴 어렵습니다. 2월에는 중국 최대 명절이자 장기간 연휴가 진행되는 ‘춘제’가 있었기 때문인데요. 춘제에는 중국 기업들이 대부분 문을 닫기 때문에, 1월에 미리 수출 물량을 늘렸던 곳이 많습니다. 실제로 1월과 2월 무역 흑자를 합하면, 약 420억 달러로, 오히려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거의 4% 늘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미 고위 당국자가 중국의 종교 상황을 비판했군요?
기자) 네. 중국 공산당이 “종교· 신앙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고 샘 브라운백 미 국무부 국제종교자유 담당 대사가 말했습니다. 브라운백 대사는 8일 홍콩 외신기자클럽에서 이런 주제로 연설했는데요. 인간의 “신성한 기본권”인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라고 중국 당국에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중국에서 종교 자유를 억압하고 있다는 말이군요?
기자) 맞습니다. “중국 공산당은 종교 자유를 바라는 국민들의 외침에 귀 기울여야”하고, 이를 억압하는 “잘못된 행동을 고쳐야 한다”고 브라운백 대사는 강조했는데요. 중국에서 종교 탄압을 하는 실제적인 사례들도 몇 가지 들었습니다.
진행자) 어떤 실제 사례들을 거론했나요?
기자) 신장 자치구에서 운영중인 위구르족 ‘재교육 캠프’를 우선 거론했습니다. 이 캠프는 “이슬람계 소수민족의 정체성과 문화, 종교를 개조하려는 시도"라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강하게 우려하고 있다”고 브라운백 대사는 말했는데요. 위구르족 재교육 캠프는 “중국 정부가 의도적으로 진행하는 탄압 사례”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위구르족은 어떤 사람들이고, ‘재교육 캠프’가 어떤 곳이죠?
기자) 위구르족은 중국 서북쪽 신장 자치구에 사는 소수민족입니다. 중국 주류인 한족과는 역사적 배경과 문화, 생활 양식이 크게 다른데요. 특히 중앙아시아 일대 다른 민족들과 마찬가지로 10세기경부터 이슬람교를 믿어왔습니다. 그런데 중국 당국이 최근 이들을 강제로 캠프에 입소시켜, 이슬람 신앙을 부인하고, 공산당에 충성을 맹세하는 내용을 교육시키는 것으로 국제사회가 파악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일종의 ‘강제 사상교육’ 기관이네요?
기자) 네. 국제사회는 그렇게 보지만, 중국 정부는 줄곧 부인하고 있는데요. 사상교육기관이 아니라, 직업학교라고 강조합니다. 신장 당국은 최근 이 캠프의 설립 근거를 법제화하면서, ‘직업기능교육훈련중심(센터)’라고 명시했고요. “극단주의자들을 직업훈련을 통해 교화한다”는 운영 목적을 내세웠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행정부가 이 문제를 크게 우려한다고 했는데, 중국에 대한 제재를 취하게 되나요?
기자) 확실치 않습니다. 미 의회 상·하원에서 제재 요구가 지난해부터 본격화됐는데요. 행정부에서 제재를 추진하는지 여부에 관한 질문에 브라운백 대사는 답변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재교육 캠프에 대한 접근을 중국 정부에 요구했는데요. “내가 직접 캠프에 가서, 자유롭게 수용자들을 면담하고” 상황을 파악하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 밖에 브라운백 대사 연설에서, 어떤 말을 했나요?
기자) 종교 자유에 관해, 홍콩이야말로 중국 정부가 따라야 할 실제적 모범이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홍콩은 영국이 조차지배하다가 1997년 중국으로 반환됐는데요. 서구식 법제를 통해, 종교적 다양성을 보장하고 있다고 브라운백 대사는 평가했습니다. 결국 “탄압하는 철의 장막은 걷히고, 종교 자유의 문은 활짝 열릴 것”이라고도 말했는데요. “지금 중국 정부는 역사 진전에서 옳지 않은 쪽에 서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인도 총선에서 안보 문제가 쟁점이라고요?
기자) 네. 오는 4월과 5월에 걸쳐 인도에서 국회의원 총선거를 실시하는데요. 의원내각제라서 다수 당이 어느 쪽이냐에 따라, 정권이 바뀔 수 있습니다. 현 정부 수반인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재선에 도전하는데요. 나라의 안전을 지킬 세력에 힘을 달라면서, 소속 인도국민당(BJP)에 투표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모디 인도 총리가 강조하는 ‘나라의 안전’, 구체적으로 어떤 이야기입니까?
기자) 이웃나라 파키스탄과의 충돌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최근 양국이 접경지대 ‘카슈미르’에서 공습을 주고받았는데요. 모디 총리는 인도군이 공습을 단행한 다음 날 선거 유세에서 “우리 국민들이 안전한 보호 안에 있다는 걸 확실히 하고 싶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밖에도 자극적인 어휘를 사용해 안보 문제를 현안으로 부각시키는 중입니다.
진행자) 자극적인 어휘로 무슨 말을 했나요?
기자) 파키스탄을 겨냥해, “테러분자들에게 이자까지 쳐서 갚아주겠다”는 말도 했습니다. 이렇게 하는 것이 “새로운 인도”라고 얼마 전 행사에서 연설했는데요. 안보를 위해서라면, 정부가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파키스탄에 대한 강경 입장을 연일 부각시키고 있는 겁니다.
진행자) 인도와 파키스탄의 충돌, 어떤 상황이었죠?
기자) 인도 공군이 지난달 26일 파키스탄령 카슈미르에 있는 발라콧 일대를 공습했습니다. 이슬람 극단주의 조직 ‘자이쉬에 모하마드(Jaish-e-Mohammed· 모하마드의 군대)’의 테러캠프가 목표였다고 설명했는데요. 인도와 파키스탄이 카슈미르에서 크고 작은 갈등을 계속 일으키긴 했지만, 전면 공습은 거의 50년 만에 처음이었습니다. 다음날 파키스탄 측이 반격하면서, 두 나라 공군이 공중전까지 벌였습니다.
진행자) 공중전이라면, 전투기끼리 교전한 건가요?
기자) 맞습니다. 파키스탄 측이 인도령 카슈미르에 있는 풀와마 일대를 보복 공습했는데요. 인도 공군이 대응 출격하면서 교전으로 발전했습니다. 하지만 전투기가 격추되는 등, 인도 쪽에서 피해를 입었는데요. 모디 총리는 “테러 분자들을 응징해야 한다”면서 추가 군사행동까지 시사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국제사회는 두 핵보유국의 충돌이 확전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모디 총리의 이런 안보 행보가, 선거전에 영향을 주고 있나요?
기자) 그렇습니다. 파키스탄 공격 이후, 인도 정부와 집권당 지지세가 빠르게 오르는 중인데요. 지난 1월에만 해도, 모디 정권 지지율이 사상 최저치였습니다. 실업률 상승과 농민들의 불만 때문에, 재집권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는데요. 하지만 지금은 정부 지지율이 60%를 넘어서, 기존 최고치에 근접하고 있다고 현지 여론조사기관 ‘C보터(C-Voter)’가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집권 인도국민당(BJP)은 총선 득표에 효과를 보겠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 때문에 야당은, 모디 총리와 BJP가 국가 안보를 선거에 활용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모디 총리는 오히려 야당이 파키스탄과의 충돌에 관한 사안을 정략화하고 있다며, 중단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야당이 파키스탄과의 충돌을 정략화한다는 건 무슨 이야기인가요?
기자) 인도 최대 야당인 국민회의(INC) 측은 모디 정부가, 파키스탄 공습 전과를 과장했다고 폭로하는 중입니다. 인도 공군이 발라콧 일대를 공격한 결과, 테러 분자 200~350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지만, 아무데도 그런 증거가 없다고 국민회의 지도자 디비자야 싱 의원이 ‘트위터’에 적었는데요. 집권 인민당은 “야당이 군을 모욕하고 있다”고 반격했습니다.
진행자) 모디 총리와 집권당 지지율이 높아지는 상황을, 야당은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요?
기자) 야권 후보 단일화가 곳곳에서 추진되고 있습니다. 야당끼리 경쟁하기보다는, 힘을 합쳐 인도국민당과 모디 정권을 끌어내리자는 건데요. 인도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우타르프라데시’주 양대 정당인 ‘사마즈와디’ 당과 ‘바후잔사마즈’ 당은 최근 선거연합을 결성했습니다. 이들 두 야당은 최근까지도 다툼이 많았던 관계인데요. 정권 교체를 명분으로 뭉치는 겁니다. 또한 서 ‘벵갈’ 주에서도 야권이 주도하는 ‘인도연합’이라는 정치세력이 출범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