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지난해 1월 이후 북한의 선박간 환적으로 의심되는 행위를 모두 11건 적발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 선박뿐 아니라 상대 선박에 대해서도 적절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국제적 대응을 강화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일본 정부는 최근 북한 선박 안산 1호가 다른 소형 선박과 맞댄 상태로 유류로 추정되는 물품을 옮기는 장면을 포착해 공개했습니다.
북한 선박의 공해상 불법 행위인 ‘선박간 환적’에 대한 단속이 본격화한 지난해 1월 이후 11번째입니다.
일본 외무성 관계자는 28일 VOA에 보낸 이메일에서 지난 18일 포착한 1건을 포함해 “작년 1월 이후 일본은 ‘환적’이 이루어진 것으로 의심되는 열 한 건의 행위를 발표했다"며 이에 대해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에 통보하고, 유관국들에게 관심을 표명해왔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북한은 지난 2017년 12월 유엔 안보리 결의 2397호를 통해 유류 제품에 대한 북한 반입이 크게 줄어들자, 공해상에서 다른 나라 선박과 만나 유류를 주고 받는 모습이 포착돼 왔습니다.
이에 따라 미국은 일본을 포함한 여러 나라들과 함께 북한 선박의 불법 활동 근절을 위해 감시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이 관계자 역시 환적 근절을 위해 “미국과 관련국들이 주일미군 가네다 기지를 거점으로 항공기와 함정을 파견했다”며 “이런 노력들로 인해 북한 선박뿐 아니라 북한 선박과 환적을 한 것으로 의심되는 다른 국적의 선박에 대해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와 유관국들이 적절한 조치를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환적을 하는 선박들이 교묘한 수법을 쓰고 있어 환적 행위를 완전히 방지하지 못하는 것도 사실”이라면서도 “일본 정부는 모든 유엔 회원국들이 즉각 환적을 통한 석유 정제품의 대북 공급을 중단하도록 미국을 비롯한 유관국들과 협력해 대응을 강화해 나갈 생각”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현재 함정 등을 파견하며 북한 선박의 불법 환적을 직간접적으로 단속하는 나라는 미국과 일본, 호주, 뉴질랜드, 영국, 프랑스, 캐나다 등 7개 나라입니다.
호주는 지난해 4월 P-8A 포세이돈 해상 초계기를 일본 해역에 배치한 이후 같은 해 9월 AP-3C 오리온 2대를 추가로 파견하고, 230명의 승조원이 탑승할 수 있는 호위함도 배치했습니다.
아울러 뉴질랜드와 캐나다는 해상 초계기 등을 한반도 인근 해역으로 보냈으며, 영국도 호위함과 상륙함 여러 척을 파견해 감시 활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국제사회 노력에 있어 가장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건 미국입니다.
미국은 지난해 발표한 언론성명에서 국제사회의 협조 체제를 지원하고, 불법 활동을 탐지하고 저해하는 것을 목적으로 항공기와 수상함을 배치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미국의 노력은 바다 바깥에서도 활발하게 이뤄졌습니다.
지난해 2월 미국 정부는 북한을 겨냥한 ‘국제 운송 주의보’를 발표했으며, 지난해 11월에는 영국정부와 함께 해상 보험업계 관계자들을 모아 놓고 북한의 불법 행위에 대한 업계의 적극적인 조치를 주문했습니다.
아울러 지난 한 해 동안 북한과 불법 활동에 연루된 선박 42척을 독자 제재 명단에 올리기도 했습니다.
한국은 적극적인 해상 단속 대신, 불법 환적 등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한 것으로 알려진 코티 호와 라이트하우스윈모어 호, 탤런트 에이스 호 등 3척을 1년 넘게 억류하는 등 간접적으로 북한의 불법 활동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당시 미국 정부는 이들 선박들의 불법 행위를 포착해 한국 정부에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 외교부 관계자는 28일 VOA에 “3척의 선박 모두 한국에 억류 중이며, 선박의 억류 해제와 관련해 유관국과 협의 중에 있다”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