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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절 계기로 본 북한의 기독교 박해 실태…“세계 최악”


지난 2003년 8월 북한의 유일한 천주교회인 장충성당에서 집전된 남북한 합동미사에서 북한 교인이 성가를 부르고 있다.
지난 2003년 8월 북한의 유일한 천주교회인 장충성당에서 집전된 남북한 합동미사에서 북한 교인이 성가를 부르고 있다.

북한의 종교단체가 최근 성탄절 축하 동영상을 한국에 보냈습니다. 동영상에는 북한 기독교 신자들이 미사와 예배를 보는 장면이 담겼습니다. 그러나 미국 등 국제사회는 북한 정권의 기독교 박해가 세계 최악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이연철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북한의 조선종교인협의회가 최근 성탄절을 축하하는 영상 메시지를 한국 종교계에 보낸 것으로 25일 확인됐습니다.

[녹취: 강지영 회장] “그리스도교 신앙과 직제협의회와 교우 형제자매님들에게 조선종교인협의회를 대표해 성탄 축하와 평화의 인사를 보냅니다.”

약 1분 40초 분량의 이 영상에는 강지영 조선종교인협의회 회장의 인사말과 함께 북한 내 종교시설인 장충성당과 봉수교회 모습 등이 담겼습니다.

이처럼 북한이 성탄절 기념 메시지를 영상으로 제작해 한국에 보내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북한에도 종교의 자유가 있음을 부각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 미 백악관 성탄절 연회에 초대됐던 탈북민 지성호 씨는 VOA에 북한에 있을 때는 성탄절이 있는지 조차 몰랐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지성호] “저도 북한에서는 크리스마스라는 이름도 몰랐고, 그리고 종교도 몰랐고, 특히 기독교와 크리스마스에 대해서 몰랐는데…”

미국 정부는 북한이 종교, 특히 기독교를 극심하게 탄압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녹취: 펜스 부통령] “North Korea’s persecution of Christians has no rival on the earth. It is unforgiving, systematic, unyielding and often fatal.”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은 지난 7월 말 국무부 주최로 열린 ‘종교의 자유 증진을 위한 장관급회의’ 연설에서, 기독교인들에 대한 북한의 탄압은 지구상에서 견줄 곳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기독교 성경을 소지하는 것만으로도 사형에 처해질 수 있으며, 북한 정권에 의해 기독교인으로 지목된 사람들은 처형되거나 가족들과 함께 북한의 강제 수용소로 보내진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정부 산하 독립기구인 국제종교자유위원회(USCIRF)는 지난 4월 발표한 연례보고서에서, 종교와 신앙에 대한 북한 정부의 접근법이 세계에서 가장 적대적이고 억압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북한 정부는 기독교 같이 서방과 관련 있는 종교를 위협으로 간주하고 있으며, 종교적 신앙을 가진 사람들을 체포해 고문하고 구금하며 심지어 처형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전했습니다.

아울러 중국으로 탈출했다가 체포돼 강제 북송된 탈북자들 가운데 기독교인이 됐거나 기독교와 접촉한 사람들은 더욱 가혹한 처벌을 받는다고 밝혔습니다.

탈북민 지현아 씨는 국무부가 10월 말 국제 종교자유의 날을 맞아 공개한 동영상에서, 북한에서 성경을 소지하고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가혹한 고문을 당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지현아] “저는 공교롭게도 북한 보위부에 성경을 빼앗기게 됩니다. 북한 보위부에서 물어볼 게 있다고 오라고 해서 갔는데, 가자마자 5시간 고문을 당했죠.”

미 국무부는 지난 5월 발표한 ‘2017 국제종교자유보고서’에서, 8만 명에서 12만 명에 이르는 정치범수용소 수감자들 가운데 일부가 종교적인 이유로 수감된 사람들이라고 밝혔습니다.

특히 기독교 신자가 구금되는 경우 연좌제가 적용되는 경우가 많다며, 이는 곧 당사자의 신앙과 상관없이 기독교 신자의 친척까지도 함께 구금되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국제 기독교 선교단체인 ‘오픈 도어즈’ 는 올해 초 발표한 ‘2018 세계 기독교 감시목록’에서 북한을 17년 연속 세계에서 기독교 박해가 가장 심한 나라로 꼽았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은 김 씨 일가를 우상화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특히 기독교인들은 사회에서 근절돼야 하는 적대적인 요소로 간주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이연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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