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미국과 북한의 비핵화 협상에 중재자로 적극 나서면서 협상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미-북 사이에서 균형자 역할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입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윤국한 기자와 함께 합니다.
진행자) 미-북 비핵화 협상에서 중국이 새로운 변수로 떠오른 상황이군요?
기자) 지난주 열린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이 북 핵 문제와 관련해 전적으로 협력하고 공조하기로 한 데 따른 변화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전까지만 해도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이 진전을 이루지 못하는 데 대해 `중국 배후론’을 제기할 정도로 중국의 개입에 부정적이었습니다. “북한 문제의 일부는 중국과의 무역 분쟁에서 기인한다”고 말할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거꾸로 중국의 적극적인 협력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중 무역분쟁과 북한 문제가 어떤 관계가 있다는 건가요?
기자) 중국이 무역분쟁과 관련해 미국에 대한 보복으로 미-북 협상에 나쁜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겁니다. 무역 부문에서 자신이 취한 조치를 “중국이 마음에 들어 하지 않기 때문에 미-북 관계가 타격을 받았다”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입니다. 물론 중국은 강하게 부인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중국뿐 아니라 북한도 미국의 심기를 살피게 만든 게 사실입니다. 결과적으로 미-북 협상에 대한 중국의 개입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왜 중국의 역할에 대해 생각을 바꾼 건가요?
기자) 답보 상태에 있는 미-북 협상에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중국의 영향력을 이용하려는 의도입니다. 핵심은 북한에 대한 제재인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를 철저히 이행하면 북한이 경제적으로 더욱 압박을 느껴 협상에 좀더 적극 나설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 배후론이란 게 중국이 대북 제재 이행에 협조하지 않고 있다는 의미였던 건가요?
기자) 미국은 북한이 국제사회의 경제 제재에 따른 압박 때문에 비핵화 협상에 나선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제재의 성패를 좌우하는 중국이 이행을 느슨하게 해 북한이 압박을 덜 느끼면서 협상에 소극적으로 돌아섰다는 게 중국 배후론입니다. 중국은 북한으로 유입되는 원유와 식량, 현금의 90%를 도맡으면서, 북한경제의 `생명줄’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시진핑 주석이 북한에 대해 100% 협력하기로 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말은, 제재 이행에 적극 협조하기로 했다는 의미인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은 적어도 공식적으로는 유엔의 제재에 부응해 북한과의 교역을 크게 줄였습니다. 하지만 국경 지역에서 이뤄지는 밀무역 단속에는 갈수록 소극적이라는 지적이 줄곧 제기돼 왔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런 밀무역이 차단될 경우 장마당 등 북한 내부의 경제 활동이 지금보다 훨씬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이 제재를 좀더 엄격히 이행하는 대신, 북 핵 해법에 대한 목소리도 높이지 않을까요?
기자) 그런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중국이 미국의 요청을 이행하는 역할에서 멈출 가능성은 거의 없고, 북한에 적극적인 비핵화를 압박하면서, 동시에 미국의 상응 조치도 촉구할 것이라는 겁니다. 중국의 이런 입장은 오늘(7일)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의 면담에서 나온 시진핑 국가주석의 발언에서 분명히 드러납니다. 시 주석은 북한과 미국이 양보하고 배려하면서 서로의 관심사와 우려를 해결하기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또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지지 입장도 거듭 확인했습니다.
진행자) 그런 의미에서는 북한이 미국과의 협상에서 중요한 우군을 얻은 셈이네요?
기자) 맞습니다. 주목되는 건, 미국이 최근 2차 정상회담에 대해 적극 언급하면서 북한에 유화적인 제스처를 취하고 있는 점입니다. 이에 대해, 중국의 제재 이행을 좀더 확실히 담보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제제 문제에도 유연하게 접근해 비핵화 협상의 속도를 높이려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있습니다. 미국이 중국의 역할을 대북 협상의 지렛대로 활용할 것이라는 지적입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