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김정우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 대사가 올해 말 자리에서 물러난다고 밝힌 가운데 디나 파월 전 국가안보 부보좌관 등이 후임으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정부 보조를 받는 사람들이 미국 영주권을 받는 것을 크게 제한하는 규정이 오늘(10일) 연방 관보에 게재됐습니다. 이런 가운데 일부에서 새 규정에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지난 회계연도에 모병 목표를 채우지 못한 미 육군 측이 모병을 활성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 보겠습니다.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 대사가 사임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올해 말까지만 일하고 자리에서 물러납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어제(9일) 백악관에서 헤일리 대사와 만나 공식적으로 발표했습니다.
[녹취: 트럼프 대통령] “Nikki Haley, Ambassador to the United Nations..”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헤일리 대사가 매우 특별한 사람이라면서 대사 업무를 훌륭하게 수행해냈다고 말했습니다. 맡은 일을 해내는 사람이란 건데요. 자신은 헤일리 대사와 함께 여러 문제를 해결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왜 갑작스럽게 사임 발표가 나왔을까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에 따르면, 갑작스러운 건 아니라고 합니다. 헤일리 대사가 이미 6개월 전에 쉬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는 건데요. 헤일리 대사는 주지사 6년, 대사 2년 등 치열한 8년을 보냈다며, 자리에서 물러날 때를 알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헤일리 대사] “It was a blessing to go into the UN with body armor..”
기자) 헤일리 대사는 매일 유엔에서 미국을 옹호한 것은 축복이었으며, 앞으로도 늘 미국을 위해 싸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헤일리 대사가 올해 말까지만 일한다고 했는데, 자리에서 물러나면 어떻게 지낼 예정입니까?
기자) 아직 정해진 게 없다고 하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헤일리 대사가 언젠가 다시 행정부로 돌아오길 바란다며, 자신이 원하는 자리를 고를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헤일리 대사가 유엔 대사로 있는 동안 중요한 일이 많았죠?
기자) 그렇습니다. 파리기후변화협정, 이란 핵 합의에서 미국이 탈퇴했습니다. 또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선언하고 대사관을 이전했는데요. 헤일리 대사는 지난해 이에 반대하는 유엔 결의안이 채택되자, “미국은 이날을 기억할 것”이라며 강경한 목소리를 냈습니다. 북한에 대한 제재를 주도적으로 이끌었고, 북한의 인권 상황도 강도 높게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헤일리 대사는 인도계죠?
기자) 네, 인도 이민자 가정의 자녀로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하원의원을 거쳐 2010년에 주지사로 당선됐습니다.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사상 첫 여성 주지사이자 첫 소수계 주지사였는데요. 두 번째 임기 중이던 2015년에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일어난 흑인 교회 총격 사건, 이에 따른 주 청사 앞 남부 연합기 철거 사태로 전국적인 주목을 받았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많은 미국 언론이 헤일리 대사가 대통령 선거에 나설지 모른다고 전망하던데요?
기자) 맞습니다. 어제(9일) 사임을 발표하는 자리에서도 이 얘기가 나왔습니다.
[녹취: 헤일리 대사] “And I will say this…”
기자) 헤일리 대사는 기자들에게 트럼프 대통령에 맞서 공화당 경선에 도전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2020년 차기 대선에는 재선에 도전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겠다는 겁니다.
진행자) 헤일리 대사 사임 소식에 대해서 어떤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까?
기자) 네. 공화당 정치인들은 헤일리 대사가 훌륭하게 업무를 해냈다며 찬사를 보냈습니다. 폴 라이언 하원의장은 헤일리 대사가 세계 무대에서 미국의 이익과 민주주의 원칙을 위해 확실하고 강력한 목소리를 냈다고 칭찬했습니다. 한편 야당인 민주당은 사임 발표 시점을 우려하면서 즉각 새 대사를 지명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헤일리 대사의 후임은 누가 될까요?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은 어제(9일) 전용기 안에서 기자들한테 디나 파월 전 국가안보 부보좌관 등 5명 정도를 후보로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 이날 전용기를 타기 전에 기자들에게 헤일리 대사 후임자와 관련해서 눈길을 끄는 말을 했습니다.
[녹취: 트럼프 대통령] “I’ve heard…”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여러 사람이 유엔 대사직에 관심을 보인다고 들었다면서 자신의 딸인 이방카 백악관 고문을 언급했는데요. 이방카 고문이 능력이 있지만, 그를 유엔 대사로 삼으면 족벌 인사로 비난받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이방카 고문은 이날 인터넷 트위터에 백악관에서 일하는 것이 영광이라면서 차기 유엔 대사는 자기가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듣고 계십니다. 오늘 미국 연방 관보에 정부 이민 정책과 관련해서 눈길을 끄는 규정이 게시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민 정책을 관장하는 연방 국토안보부 이민국 명의로 오늘(10일) 연방 관보에 올라간 규정입니다. ‘공적 부담(Public Charge)’에 근거한 ‘허용 거부(inadmibility)’란 이름이 붙은 규정인데요. 핵심은 정부 보조를 받을 가능성이 있는 사람이나 그 사람의 가족에게 영주권을 주거나 미국 체류자격을 변경해 주는 것을 크게 제한하겠다는 내용입니다.
진행자) 새 규정에 ‘공적 부담’이란 말이 들어갔는데, 이게 바로 정부 보조를 말하는 모양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정부 보조라면 먼저 연방 정부나 주 정부가 제공하는 현금 보조 제도가 해당됩니다. 여기에 몇몇 비 현금 보조도 포함되는데요. 가령 노인이나 장애인들의 약값 보조 프로그램인 ‘메디케어 프로그램 D(Medicare Program D)’, 저소득층 식료품 지원 제도인 ‘푸드스탬프(Food Stamp)’, 그리고 주택 구입이나 임대를 보조해 주는 ‘주택 바우처(Housing Vochers)’ 등도 들어갑니다.
진행자) 이런 규정을 만든 이유가 뭔지 궁금하군요?
기자) 네. 커스텐 닐슨 국토안보부 장관이 이와 관련해서 지난달에 성명을 냈는데요. 미국 납세자들을 보호하고 기존 법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납세자들을 보호한다는 건 세금을 영주권을 신청한 이민자들 복지혜택에 쓰지 않겠다는 뜻이네요?
기자) 네. 그러니까 미국 정부가 재정적으로 도와야 할 사람들에게는 앞으로 미국 체류 자격을 주지 않겠다는 뜻도 되는데요. 국토안보부는 새 규정을 시행하면 일년에 약 27억 달러를 절약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닐슨 장관이 성명에서 또 기존 법을 언급했는데, 기존 법은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네. 연방 의회가 만든 기존 이민법은 영주권이나 기타 미국 체류자격 변경을 신청한 사람들은 본인이나 가족이 장차 미국 정부에 부담이 되지 않겠다는 사실을 증명해야 합니다.
진행자) 그럼 이렇게 비슷한 내용을 담은 법이 이미 있는데, 왜 새로 규정을 만들려는 건가요?
기자) 기존 법은 적용 대상에 한계가 있었습니다. 가령 현금으로 받는 복지 혜택 정도만 영주권 거부 사유였죠? 그런데 새 규정은 현금으로 받지 않는 혜택도 적용 대상에 포함했습니다. 그밖에 새 규정에서 눈길을 끄는 항목은 건강 문제도 심사 조건에 포함된 겁니다. 새 규정은 가령 정신질환이나 심장병, 그리고 암이 있는 경우도 미국에 부담을 주는 ‘공적 부담’으로 간주합니다.
진행자) 새 규정이 그대로 시행되면 영주권이나 체류 신분 변경을 신청한 사람 가운데 이미 복지 혜택을 받는 사람은 곤란한 처지에 놓이겠군요?
기자) 네. 방금 말한 게 새 규정을 반대하는 사람들이 지적하는 문제입니다. 복지 혜택 때문에 이민국 심사에서 거부될 가능성이 커졌으니까,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하는 사람이 늘 거라는 지적입니다. 가령 복지 혜택을 포기하고 합법 체류 신분을 얻던가, 아니면 체류 신분을 포기하고 복지 혜택을 받든지 해야 할 상황이 된다는 거죠? 또 앞으로 미국 영주권을 신청하려는 사람도 새 규정 탓에 정부에 복지 혜택을 신청하는 걸 꺼릴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진행자) 이 규정은 그대로 실행되는 겁니까?
기자) 아닙니다. 연방 정부가 관보에 올렸으니까 두 달간 여론 수렴 과정을 거치고요. 그 다음에 최종안을 확정합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미국 육군이 모병을 활성화하겠다는 뜻을 밝혔군요?
기자) 네. 마크 밀레이 미 육군 참모총장이 최근 기자들에게 지난 2018 회계연도에 육군이 모병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면서 새 회계연도엔 모병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참고로 2018 회계연도는 지난해 10월 1일부터 올해 9월 30일까지를 말합니다.
진행자) 지난 회계연도 육군 모병 목표치가 몇 명이었습니까?
기자) 목표가 7만6천500명이었는데, 6천500명이 모자란 7만 명에 그쳤습니다. 또 육군 주 방위군과 예비군도 각각 1만5천 명, 그리고 5천 명씩 목표치에 모자랐습니다. 육군 지원자 수가 목표에 미달할 건 이라크 전쟁이 한창이던 지난 2005년 이래 처음입니다.
진행자) 이렇게 육군 지원자 수가 목표치보다 적었던 이유가 뭡니까?
기자) 네. 새로 뽑을 군인을 많이 늘린 것도 영향을 미쳤지만, 근본적으로 현재 미국 경제 상태가 주원인인 것으로 미 육군 측은 분석합니다.
진행자) 무슨 말입니까? 현재 미국 경제가 아주 좋은데, 그래서 육군 지원자 수가 떨어졌다는 말인가요?
기자) 맞습니다. 현재 경제가 호황이라 미국 안에서 일자리가 많습니다. 그래서 육군에 지원하는 사람이 많이 줄었습니다. 좋은 조건으로 일할 데가 많으니까 젊은 사람들이 굳이 육군에 지원하지 않는다는 거죠.
진행자) 호황을 누리는 미국 경제가 육군 모병에 경쟁자가 됐네요?
기자) 맞습니다. 미 육군 측은 이런 상황에다가 17세에서 24세 젊은이 가운데 30% 정도만 군에 지원할 자격이 되는 형편이라 모병에 더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미 육군은 모병을 활성화하려고 여러 방안을 이미 도입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2억 달러를 추가로 투입해 상여금을 대폭 늘리거나 대학 학자금을 지원하는 등 방안을 도입했고요. 또 지원 자격을 낮춰서 마약 복용 경험이 있는 사람도 일부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미 육군 측은 이번 2019 회계연도엔 모병관과 모병소를 대폭 늘리는 등 모병에 더 힘쓰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지금 미국 육군 병력이 몇 명이나 되나요?
기자) 네. 미 육군 병력은 예산 감축으로 2010년부터 2016년까지 10만 명이 줄어서 2017년에 45만 명 수준이었습니다. 미 육군 측은 2024년까지 병력 50만 명 이상을 유지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습니다.
진행자) 네.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김정우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