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김정우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브렛 캐버노 신임 연방 대법관이 9일 대법원 심리에 참석하고 공식 업무를 시작했습니다. 캐버노 대법관은 어제(8일) 백악관 선서식에서 독립적이고 편향되지 않은 대법관이 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여름에 에탄올이 많이 든 휘발유를 팔지 못하도록 했던 기존 규제를 없앨 계획을 발표합니다.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달릴 수 있다는 하이퍼루프 시제품이 최근 공개됐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 보겠습니다. 브렛 캐버노 연방 대법관이 어제(8일) 백악관 행사에서 선서식을 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오늘(9일) 연방 대법원 심리에 처음 참석하는 등 공식 업무에 들어갔습니다. 전날(8일)에는 백악관에서 선서식을 했는데요. 이 자리에는 캐버노 지명자 가족,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여러 공화당 상원의원들, 현직 연방 대법관들, 그리고 지난 7월 31일에 은퇴한 앤서니 케네디 전 연방 대법관 등이 참석했습니다. 캐버노 대법관은 케네디 전 대법관 주재 아래 선서했습니다.
진행자) 캐버노 대법관이 정말 우여곡절 끝에 인준됐는데, 이날 행사에서 어떤 말을 했는지 궁금하네요?
기자) 네. 캐버노 대법관은 먼저 자신이 독립적이고 편향되지 않은 대법관이 될 것이라는 점을 믿어도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캐버노 대법관] “I was not appointed to serve..”
기자) 자신은 한 정당이나 기관이 아니라 한 나라를 위해서 뽑혔다고 캐버노 대법관은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다른 대법관 8명과 협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독립성을 강조한 건 인준 과정에서 불거졌던 논란을 의식한 말 같네요?
기자) 맞습니다. 캐버노 대법관이 자신을 겨냥해 제기된 의혹을 다룬 청문회에서 민주당을 강하게 비난한 것을 두고 캐버노 대법관이 정파적인 사람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 바 있었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캐버노 대법관은 자신의 인준과정이 논란이 많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캐버노 대법관] “The senate confirmation process..”
기자) 또 인준과정이 감정적이었지만, 이제 모두 끝났다면서 이제는 할 수 있는 한 좋은 대법관이 되는 데 집중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행사에서 연설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눈길을 끄는 말을 했습니다.
[녹취:트럼프 대통령] “On behalf of entire nation…”
기자) 끔찍한 고통을 겪은 캐버노 대법관과 그의 가족에게 전체 미국을 대표해 사과한다는 것입니다.
진행자) 역시 인준 과정에서 불거졌던 논란을 의식한 말이죠?
기자) 맞습니다. 캐버노 대법관이 고등학생 시절과 대학생 시절에 성폭행을 시도하거나 성적으로 부적절한 행동을 했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커지자 캐버노 대법관이 그의 가족이 크게 마음고생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연방수사국(FBI)까지 나서서 이런 주장들을 조사했는데, 이를 뒷받침할 만한 증거를 찾지 못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어제(8일) 연설에서 캐버노 대법관 같이 나라를 위해 봉사할 사람들에 대한 검증은 공평하게, 그리고 존엄성을 지켜주는 방식으로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은 캐버노 대법관 인준 과정에서 민주당이 근거 없는 공세를 펼친다고 호되게 비난했었죠?
기자) 물론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어제(8일) 행사에 앞서 기자들에게 민주당을 재차 비난했습니다.
[녹취: 트럼프 대통령] “So I have been hearing…”
기자) 연이은 거짓말로 캐버노 대법관을 옭아맸던 민주당이 이제 캐버노 대법관을 탄핵하려 한다는 말을 들었다고 트럼프 대통령은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런 시도는 다음 달에 치를 중간선거에서 큰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실제로 민주당 쪽에서 캐버노 대법관 탄핵 이야기가 나온 모양이로군요?
기자) 그런 말이 나오기는 했지만, 구체적인 움직임이 있는 건 아닙니다. 상원 법사위원회 소속 크리스 쿤스 민주당 상원의원은 탄핵 언급이 성숙하지 않다고 비판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다수당 자리를 되찾으면 캐버노 대법관을 둘러싼 의혹을 조사해야 한다는 말도 민주당 쪽에서 나왔습니다.
진행자) 캐버노 대법관 인준으로 이제 연방 대법원은 확실한 보수우위가 됐군요?
기자) 네. 보수 성향 5명, 그리고 진보 성향 4명으로 보수 우위 구도가 확고해졌습니다. 캐버노 대법관에게 자리를 물려주고 퇴임한 앤서니 케네디 전 대법관은 연방 대법원 안에서 특이한 위치를 차지했었는데요. 보수 성향으로 분류되지만, 현안에 따라 진보 의견에 종종 합류하는 경우가 있어서 ‘스윙 보트(swing vote)’로 불렸습니다. 하지만, 공화당과 트럼프 행정부는 신임 캐버노 대법관이 케네디 전 대법관과는 달리 확실하게 보수색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듣고 계십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휘발유에 첨가하는 에탄올 사용과 관련된 규제를 없앤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오늘(9일) 중에 공식 발표가 나올 예정인데요. 여름에 에탄올 15% 들어간 휘발유를 쓰는 걸 금지하던 규정을 없앤다는 겁니다.
진행자) 미국에서는 보통 휘발유에 에탄올을 첨가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보통 에탄올 10%가 들어간 휘발유를 씁니다.
진행자) 에탄올을 휘발유에 첨가하도록 하는 이유가 뭡니까?
기자) 가장 큰 이유는 환경을 위해서입니다. 자동차용 에탄올은 보통 옥수수로 만들죠? 그래서 이걸 바이오 연료라고 해서 깨끗한 연료로 간주하는데, 휘발유에 에탄올을 넣어서 환경 오염을 줄이겠다는 겁니다.
진행자) 그런데 기존 규정은 여름에 에탄올이 많이 들어간 휘발유 사용을 금지했던 모양이군요?
기자) 에탄올이 10%가 아니라 15%가 들어간 휘발유가 규제 대상이었습니다. 여름에는 에탄올 15%가 들어간 휘발유에서 오염물질이 많이 나온다고 해서 환경보호청(EPA)이 사용을 금지한 바 있었습니다.
진행자) 에탄올이 15% 섞인 휘발유가 미국에서 얼마나 많이 팔리는지 궁금하네요?
기자) 지난해에 미국 안에서 휘발유가 약 1천400억 달러어치가 팔렸는데 이 가운데 에탄올 15% 휘발유는 약 4억 달러어치가 판매됐습니다. 전체 휘발유 매출에서 미미한 비중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트럼프 행정부가 해당 규제를 없애는 이유가 뭡니까?
기자) 네. 연료용 에탄올 사용을 증진하기 위해서랍니다. 하지만, 많은 언론은 에탄올을 만드는데 필요한 옥수수를 재배하는 지역을 의식한 조처라고 지적합니다.
진행자) 옥수수는 주로 미국 중서부가 주산지죠?
기자) 맞습니다. 그런데 이런 농촌 지역이 바로 공화당의 중요한 지지기반이라 이런 지역 표심을 의식한 조처라는 지적이 있습니다. 최근 트럼프 행정부가 단행한 무역전쟁 여파로 미국 농민들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불만이 나오고 있는데요, 이런 상황을 생각한 조처라는 겁니다. 그런가 하면 또 트럼프 행정부는 에탄올 사용을 늘려서 현재 ℓ당 81센트에 달하는 휘발유 가격이 하락하는 효과를 기대하기도 합니다.
진행자) 규제 해제 계획에 대한 관련 업계 반응은 어떤가요?
기자) 물론 에탄올 생산 업계는 환영하고 있습니다. 반면에 정유업계에서는 해당 조처가 정유 시장을 교란할뿐더러 에탄올 15%가 들어간 휘발유가 차량 엔진에 해를 준다면서 강하게 반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새로운 초고속 운송수단인 하이퍼루프의 시제품이 공개됐다는 소식이죠?
기자) 네. 미국 하이퍼루프 개발사인 ‘하이퍼루프 트랜스포테이션 테크놀로지(HTT)’사가 지난주 스페인에서 하이퍼루프 시제품인 ‘킨테로원(Quintero One)’을 공개했습니다. HTT사는 킨테로원을 스페인에서 만들고 있습니다.
진행자) 하이퍼루프라면 기존 열차하고는 완전하게 다른 개념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기존 방식은 지상에 설치된 철로를 타고 열차가 달리는 방식을 이용합니다. 하지만, 하이퍼루프는 진공 상태인 원통 모양의 관 안에서 열차를 운용합니다.
진행자) 이런 방식을 이용하면 굉장히 빠른 속도를 낼 수 있다고 하더군요?
기자) 네. 열차 속도로는 믿을 수 없는 수치가 나옵니다. 퀸테로원 경우에 최고 속도가 약 1천200km에 달한답니다. 이 정도 속도라면 한국 서울과 부산은 20분이면 주파하고요 650km 정도 떨어진 미국 캘리포니아주 남부 로스앤젤레스시와 캘리포니아주 북부 샌프란시스코시 사이는 36분이면 주파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로스앤젤레스시에서 샌프란시스코시까지 차로 8시간은 가야 하는데, 36분이라면 엄청나게 빠른 속도네요? 그런데 하이퍼루프가 이렇게 빠른 속도를 낼 수 있는 원리가 뭔지 궁금하군요?
기자) 일반 철로에서 속도에 한계가 있는 가장 큰 이유는 공기저항 같은 저항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하이퍼루프에서는 이런 저항이 전혀 없습니다. 열차가 다닐 원통형 관을 공기가 없는 진공 상태로 만들고요. 또 열차를 자기반발력을 이용해서 살짝 띄운 뒤에 운행하기 때문에 이런 상상을 초월하는 속도가 나옵니다. 그러니까 이건 열차를 움직인다는 개념이 아니라 탄환처럼 그냥 쏜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에 HTT사가 공개한 하이퍼루프 시제품은 제원이 어떻게 됩니까?
기자) 네. 길이가 32m 정도 되고요. 무게는 5t입니다. 제작하는데 2만6천 시간 정도 걸렸다는데요. 열차 본체는 리벳 7만5천 개로 고정된 탄소섬유판 85개로 구성됐습니다. 이 시제품에는 30명에서 40명 사이 승객을 태울 수 있습니다.
진행자) 킨테로원이 실제로 언제쯤 운행을 시작할 수 있는 건가요?
기자) 네. HTT 측은 3년 안에 운행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제작을 마친 킨테로원은 프랑스에서 시험 운행을 합니다. HTT 측은 실제로 로스앤젤레스에서 샌프란시스코 사이 한 노선을 운용하는데 킨테로원 100량을 투입하고 45초마다 출발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최고 속도가 1천200km에 달하지만, 안전을 위해서 처음에는 속도를 낮춰서 운영한다고 합니다.
진행자) 현재 HTT사만 하이퍼루프 개발에 뛰어든 것은 아니죠?
기자) 물론입니다. 미국 안에서도 보링이나 버진하이퍼루프 같은 경쟁 회사가 있고요. 또 중국, 일본, 유럽 등 세계 각지에서 하이퍼루프 개발 경쟁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네.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김정우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