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주요 언론들은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의 4차 방북에도 불구하고 비핵화 논의에 어떤 구체적인 진전이 있었는지 분명하지 않다고 보도했습니다. 북한은 사실상 비핵화와 관련해 새로운 조치를 약속하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조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폼페오 장관의 방북 결과를 높게 평가한 미 언론 보도는 눈에 띄지 않았습니다.
주요 언론들은 대체로 북한의 비핵화 논의에 진전이 없었다고 전했습니다.
`뉴욕타임스’ 신문은 8일 ‘마이크 폼페오가 김정은으로부터 얻은 것이 무엇인가? 네 가지 주안점’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2차 미-북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이 높아지고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에 외부 검증단을 초청하기로 했으며, 미-북 양측이 이번 만남에서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대한 미국의 상응 조치를 논의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핵무기 폐기에 관한 선언은 전혀 없었다는 점이 눈에 띈다고 지적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핵 목록을 넘기고 핵탄두와 운반 시스템을 포함한 핵무기를 폐기할 것임을 시사하는 대목은 미-북 양측의 발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는 겁니다.
이 신문은 미 과학자연맹의 애덤 마운트 선임연구원을 인용해 미 검증단이 폐쇄된 풍계리 핵실험장에 방문해 얼마나 많은 것을 이룰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전했습니다.
마운트 선임연구원은 핵실험장 사찰 허용은 북한이 대화를 지속하고 싶다는 강한 신호지만 그 자체가 중요한 군축 조치는 아니라며, “그동안 상징주의에 만족해온 행정부에 제공한 또 다른 상징적 조치”라고 밝혔습니다.
`NBC’ 방송은 국무부의 평가와 달리 전문가들은 북한의 이번 조치가 ‘양보’라는 데 동의하지 않는다고 보도했습니다.
풍계리 핵실험장에 사찰단 방북을 초청한 것은 이 실험장을 폐쇄했던 6개월 전과 사실상 다른 조치가 아니라며, “새로운 돌파구로 옷 입은 낡은 양보 조치”라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폼페오 장관은 북한의 비핵화 논의와 관련해 “중대한 진전’을 이뤘다며, 북한의 조치를 전문가들과 다르게 평가하고 있다고 `NBC’ 방송은 지적했습니다.
`USA 투데이’도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가 검증되더라도 그다지 대단한 것이 아니라는 주장이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폼페오 장관이 김정은 위원장과의 회동 이후 세부 내용 없이 진전을 이뤘다고 강조하고 있다는 겁니다.
`블룸버그’ 통신도 폼페오 장관의 사흘에 걸친 아시아 순방이 종료된 현재, 무엇이 성취됐는지 분명하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통신은 “폼페오 장관이 평양에 도착한 순간부터 북한 관리들은 누가 주도권을 잡고 있고, 또 미 최고위 외교관이 논의의 조건을 정할 수 있는 공간이 작음을 분명히 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매체는 이번 방북에 동행한 기자를 인용해, 공항에 마중 나온 북한의 김영철 통일전선부장이 폼페오 장관에게 “단 3명만 김정은 위원장 면담에 참석할 수 있으며, 통역사는 참석이 허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짧지만 긴장감 흘렀던 이 장면은 폼페오 장관이 김정은 정권으로부터 아주 작은 양보를 얻어내기 위해 얼마나 힘들게 싸워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신호였다”고 보도했습니다.
또한 폼페오 장관은 미-북 양측이 조속한 시일 내 2차 정상회담을 갖기로 했다고 밝혔고, 트럼프 대통령도 가까운 장래에 김 위원장과 만나길 고대한다고 말했지만, 이는 지난달 뉴욕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과 곧 만나길 원한다고 말했을 때와 별로 다르지 않다고 전했습니다.
아울러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후속 협상에서 자신의 상대는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될 것이라고 했지만, 최선희 부상이 중국과 러시아 방문으로 이번 평양 회담에 참석조차 하지 않은 것은 미-북 대화가 얼마나 예측불가능한지를 보여주는 또 다른 신호라고 지적했습니다.
미 주요 언론들은 폼페오 장관의 중국 방문에도 주목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베이징에서 미-중 긴장 발발’이라는 제목의 8일자 기사에서 미국과 중국 최고위 외교관 사이 발생한 공개적 대립은 양국 관계의 급속한 악화를 보여준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신문은 무역 문제를 둘러싼 미-중 두 나라의 긴장 상태가 북한에 대한 협력을 위태롭게 하고 장기간의 불협화음을 심화시킬 위험이 있다고 전했습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