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문재인 한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핵무기와 전쟁 없는 한반도”를 만들기로 합의했습니다. 김 위원장의 서울 방문도 약속했는데요. 자세한 내용 들여다보겠습니다. 유럽연합(EU)이 오늘(19일)과 내일 비공식 정상회의를 열어 난민문제 등을 논의하고요. 이어서, 미국이 탈퇴 가능성을 밝힌 세계무역기구(WTO) 개혁에 대한 이야기, 함께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남북한 정상이 평양에서 회담했죠?
기자) 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오늘(19일)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회담하고, ‘9월 평양 공동선언’을 채택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전쟁 없는 한반도가 시작됐다”고 공동 기자회견에서 말했고요. 김 위원장은 “조선반도를 핵무기도, 핵 위협도 없는 평화의 땅으로 만들기 위해 적극 노력해나가기로 합의했다”고 강조했습니다. 회견은 전세계로 생중계됐습니다.
진행자) 세계에 타전된 남북한 정상의 ‘평양선언’,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문 대통령이 강조한 ‘전쟁 없는 한반도’, 그리고 남북한 교류 확대, 마지막으로 비핵화, 이렇게 세 가지로 크게 나눠 볼 수 있는데요. ‘전쟁 없는 한반도’ 부분은 ‘(4 ·27)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 분야 합의서’를 부속 문서로 정해, 구체적인 사항들을 명시했습니다.
진행자) 군사합의서부터 들여다보죠.
기자) 비무장지대(DMZ) 안에 있는 감시초소(GP)를 남북한이 각각 11개씩 올해 안에 철수하고,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다음달부터 비무장화하기로 했습니다. 또 해상 접경에서 기동훈련 중지, 그리고 서해상 평화구역과 시범 공동어로구역 설정도 약속했는데요. 특히 오는 11월부터 군사분계선(MDL)을 따라 사격과 비행을 금지하는 완충지대를 두기로 합의했습니다. 이에 대해,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사실상의 남북한 불가침 선언"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진행자) 두 번째, 남북한 교류 확대 부분은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금강산의 이산가족 상설면회소를 빠른 시일 내 개소하고, 2032년 여름철 올림픽 공동 유치를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올해 안에 동·서해선 철도와 도로 연결을 착공하고, ‘조건이 마련되는 데 따라’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도 정상화하기로 합의했는데요. 또한 김정은 위원장이 가까운 시일에 서울을 방문하기로 했습니다. ‘가까운 시일’이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연내’를 의미한다고 문재인 대통령이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북한 정상이 한국에 간 적이 이전에 없죠?
기자) 그렇습니다. 북한 최고지도자가 분단 이후 처음으로 한국 땅을 밟게 되는 건데요. 지난 4·27 회담 당시 김 위원장이 판문점 남측 구역으로 넘어간 적은 있지만, 판문점은 유엔군사령부 관할 지역이어서 실질적인 방남으로 보긴 어렵습니다.
진행자) 평양선언 마지막 세 번째, 비핵화 부분은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 “동창리 엔진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를 유관국 전문가들의 참관 아래 영구 폐기”하기로 했고요. 둘째, “미국이 6·12 공동성명의 정신에 따라 상응 조처를 취하면 영변 핵 시설의 영구적 폐기와 같은 추가적 조처를 계속 취해나갈 용의”를 밝혔습니다. 양측은 남북 회담 역사상 처음으로 구체적 비핵화 방안에 합의한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매우 흥분되는(very exciting)” 소식이라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에 적었습니다. 남북한 정상이 ‘평양선언’을 내놓은 지 1시간여 만에, 미국 동부시간으로는 어제(18일) 자정 가까운 늦은 시각이었는데요. “김정은(위원장)이 최종 협상에 부쳐질 핵사찰 허용에 합의했고, 핵실험장과 미사일 발사대를 영구적으로 폐기하기로 했다”고 소개했습니다. 그 동안 “로켓과 핵실험은 더 없을 것”이라고 트럼프 대통령은 밝혔고요. 이어서 미군 전사자들의 유해도 계속 송환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오늘 아침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트윗을 올렸는데요. "북한이 비핵화를 다시 서약했다. 우리는 먼 길을 왔다(많은 진전을 이뤘다)"는 폭스뉴스의 회담 평가를 전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긍정적 반응을 보였는데, 앞으로 한반도 비핵화 관련 일정은 어떻게 되나요?
기자) 미국과 한국의 정상회담이 이어질 전망입니다. 다음주 월요일(24일) 미국 뉴욕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이 만난다고 청와대가 밝혔는데요, “이번 평양 남북정상회담 관련 구체적인 이야기를 나누게 되지 않을까 싶다”고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말했습니다.
진행자) 다시 평양으로 돌아가보죠. 남북한 정상이 백두산에 함께 올라간다고요?
기자) 네. 문재인 한국 대통령은 어제(18일)부터 2박3일 일정으로 방북 중인데요. 마지막 날인 내일, 김정은 위원장과 함께 백두산을 방문한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밝혔습니다. 평양에서 비행기를 타고 삼지연까지 가서, 차편으로 장군봉에 올라갈 예정이고, 날씨가 좋으면 천지에도 간다고 김 대변인은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이색적인 일정인데, 어떤 배경이 있나요?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등산을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지난 4월 판문점에서 김정은 위원장과 첫 회담 후 만찬에서 “이루지 못한 꿈이 있는데, 바로 백두산과 개마고원을 트래킹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제가 퇴임하면 여행권 한 장 보내주시겠습니까?”라고 농담처럼 김 위원장에게 요청했는데요. 이 말을 들은 김 위원장이 이번 백두산 일정을 제안했다고 청와대는 설명했습니다. 한편 문대통령은 한국 정상으로는 사상 처음으로, 오늘(19일) 북한 주민들에게 연설을 했는데요. 평양 능라도 5.1경기장에 모인 15만 관중에 "손잡고 새 미래로 나아가자"고 호소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듣고 계십니다. 유럽연합(EU)이 비공식 정상회의를 연다고요?
기자) 네. 오늘(19일)과 내일, 이틀 동안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 EU 정상들이 모입니다. 최근 유럽 국가들 사이 갈등을 키우고 있는 현안들이 많아서, 다음달 18일 예정된 공식 정상회의를 한 달 앞두고 EU 집행부가 비공식 일정을 마련한 건데요. 갈등 상황을 바꾸는 계기가 될지 주목됩니다.
진행자) 비공식 정상회의를 해야될 정도로 갈등을 키우는 현안, 어떤 것들인가요?
기자) 난민 문제와 영국의 EU 탈퇴, 크게 두 가지가 의제인데요. 두 가지 모두 각 나라의 입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기 때문에, 이번 회의에서 충돌이 예상된다고 유럽 현지 언론은 전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난민 문제부터 들여다보죠.
기자) 최근 지중해에서 구조한 난민들을 태운 배를 이탈리아 정부가 입국 불허하면서, EU회원국 사이에 격론이 벌어졌습니다. 이탈리아 측은 이미 많은 난민들을 수용했기 때문에, 기존에 합의한 EU '난민 재배치' 원칙에 따라, 다른 나라가 난민선을 받아야한다고 주장했는데요. 몰타를 비롯한 다른 나라들은, 난민이 처음 도착한 나라에서 해결해야하는 문제라며 맞섰습니다. 도날드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회원국들에 보낸 이번 회의 초청 서한에서 “상호 비난을 끝내고 건설적인 자세로 돌아와 협의해달라"고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EU 각국에서 ‘반 난민’ 기조가 높아지고 있다지요?
기자) 그렇습니다. 난민 수용을 반대하는 극우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 정파가 각국에서 정권을 잡거나, 세력을 넓히고 있습니다. 주세페 콘테 정부가 출범한 이탈리아 외에 오스트리아, 슬로베니아, 스웨덴 등에서 이런 움직임이 이어졌고요. 헝가리에서는 난민을 도우면 징역을 선고할 수 있는 극단적인 반 난민법을 채택했습니다. 결국 지금껏 난민 포용정책을 이끌어온 앙겔라 메르켈 독일 정부까지, 포용 기조를 일부 후퇴시킨 상황입니다.
진행자) 나라마다 난민에 반대하는 움직임이 커지니까, EU 공동의 문제가 된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그래서, 아프리카와 중동에서 계속 넘어오는 난민을 어떻게 처리할지, 매번 합의는 하지만 제대로 이행은 안되고 있는데요. 지난 6월 EU정상회의에서는 28개 회원국이 모두 참여하는 난민심사센터를 만들고, 난민 수를 줄이기 위해 남쪽 국경 경비를 강화하는 한편, 한 나라에 난민 신청한 사람이 다른 나라로 이동하는 걸 막는 3개항 난민개혁 조치에 합의했지만, 실질적인 진전은 없는 형편입니다. EU 순회의장국인 오스트리아와 일부 동유럽 국가들은 이번 회의에서, EU 외부 국경 경비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반 난민' 흐름을 지속할 전망입니다.
진행자) 영국의 EU 탈퇴 문제는, 어떤 이야기를 하게 되나요?
기자) 내년 3월 30일 EU 회원국 지위를 내려놓는 영국이, 아무런 합의 없이 탈퇴에 이를 경우 적잖은 혼란이 예상됩니다. 영국과 EU 집행부는 다음달을 협상 시한으로 설정했는데요. 이번 회의에서 영국과 나머지 27개 회원국 사이 협상이 고비가 될 전망입니다. 투스크 의장은 “유감스럽게도 아무런 합의 없이 영국이 탈퇴할 가능성이 있지만, 책임감 있게 대처하면 재앙을 피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영국과 EU 다른 회원국들 간에 합의해야 될 내용은 뭐죠?
기자) 경제교류와 국경경비, 두 가지가 쟁점입니다. 우선, 영국이 EU를 떠난 뒤에도 회원국에 준하는 관세 혜택을 주는 '관세동맹'으로, 경제적 연결고리를 느슨하게 남겨줄지 문제가 있고요. 아일랜드 국경을 어떻게 처리할지도 현안입니다. EU회원국인 아일랜드와 영국 영토인 북아일랜드 사이 국경을 지금은 자유롭게 오갈 수 있지만, 영국이 EU를 탈퇴한 뒤에는 출입국 심사를 실시해야 되는 과제가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갈등이 한층 더 심화되는 양상인데요 이런 가운데 유럽연합(EU)이 세계무역기구(WTO) 개혁 구상을 내놨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에 대한 추가 관세 조치를 부과한 바로 다음날인 18일, 유럽연합(EU)이 세계무역기구(WTO) 개혁 구상을 발표했습니다. 세실리카 말스트롬 EU 통상담당 집행위원은 성명에서, “세계는 변하고 있지만 WTO는 그렇지 않다” 면서 "이제 WTO는 세계경제가 직면한 도전들에 함께 협력하고 맞설 수 있는 체제로 바꾸기 위해 행동할 때"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얼마 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WTO 탈퇴 가능성을 언급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WTO가 그동안 미국을 매우 나쁘게 대하고 있어 미국이 큰 불이익을 받고 있다"면서 체제를 개선하지 않는다면 WTO에서 탈퇴할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사실 트럼프 대통령이 WTO에 대해 부정적인 발언을 한 건 그 때가 처음은 아닙니다. 하지만 미국과 중국의 통상 마찰이 가열되는 상황이라 더 주목을 받았습니다.
진행자) 미국이 탈퇴 가능성을 보이고 있는 WTO는 어떤 기구입니까?
기자) 세계 무역질서를 관리하는 국제 조직인데요, 회원국 간의 통상 분쟁 해결이 주요 업무입니다. ‘WTO에 제소한다’는 말, 뉴스에 자주 나오는데요. 어떤 나라의 통상 활동에 대해 다른 나라가 불만을 제기하면, 그 내용이 WTO 규약에 부합하는지 심사를 하고요. 그 판결에 각 회원국들은 반드시 따를 의무가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이 주도해 만든 기구라고요.
기자) 네, 1994년 미국의 주도로 세계 각국이 합의한 조직입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나라와 나라 사이에 무역 거래가 본격화되면서 규칙을 정비하고, 강제력을 갖춘 국제 조직이 필요했는데요. 그래서 만든 기구가 바로 WTO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지금 트럼프 행정부는 WTO에 대해 불만을 갖고 있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WTO가 세계 무역 질서를 세우고, 불공정한 무역관행 등을 바로잡는데 실패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의 가장 큰 불만은 WTO 심사에서 미국이 너무 많이 패소한다는 건데요. 현재 미국이 다른 나라로부터 제소당한 사안에서 패소하는 경우는 90%에 달합니다.
진행자) 그럼 다른 나라는 어떻습니까?
기자) 대부분 WTO 규약 위반이 거의 확실한 경우에 제소를 하기 때문에 다른 나라도 사정은 비슷한데요. 하지만 최근 중국을 비롯해 미국을 상대로 제소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 대표는 최근, "시장경제 국가가 아닌 중국을 2001년 WTO에 받아준 게 실수였다”고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