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핵 활동을 은폐하려는 노력을 강화하고 있으며, 올해에도 5개 이상의 핵무기를 생산했을 수 있다는 미국 언론의 보도가 나왔습니다. 박형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6월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 이후 북한이 적어도 1곳의 핵탄두 보관 시설 입구를 가리기 위해 구조물을 만들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미국 'NBC' 방송은 10일 익명의 미 행정부 고위관리 3명을 인용해 김정은 정권이 핵 시설을 감추기 위한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며 이 같이 보도했습니다.
또 미 당국은 북한 노동자들이 해당 시설에서 탄두들을 옮기는 모습도 목격했다고 NBC는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은 해외 정보 기관의 활동을 교란시킬 목적으로 장비들을 빈번하게 이동시킨다는 전직 고위 관리의 설명을 덧붙였습니다.
NBC 방송은 또 미국 전·현직 고위 관리 3명을 인용해 미국 정보 당국은 북한이 올해 5개~8개의 핵무기를 추가 생산했을 수 있다는 평가를 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는 미-북 정상회담에 앞서 북한 정권이 연간 약 6개의 핵무기를 생산한다는 기존 평가와도 사실상 일치한다는 설명입니다.
랜드 연구소의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은 이와 관련해 "북한은 핵 프로그램 동결은 물론 비핵화 또한 하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핵 무기화'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고 NBC는 전했습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적으로는 북한과 관련해 긍정적인 말을 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대북 압박을 늦추지 않고 있다는 미 정부 당국자의 말을 소개했습니다.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이 방송에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과 압박 캠페인을 포함한 행정부의 대북 정책 모든 측면을 면밀하게 직접 지휘하고 있다"면서 "그가 도전들을 냉정하게 바라보고, 이를 목적 달성을 위해 외교를 활용하는 독특하고 한시적인 기회로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미국 정부는 압박 정책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면서, 관리들은 (정책) 전환의 첫 신호를 해상에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즉 해상에서 불법 환적을 통해 제재를 회피하려는 선박이나 나라를 적발하려는 국제적 노력이 강화되고 있다는 겁니다.
특히 미국, 영국, 프랑스, 호주, 뉴질랜드, 일본, 한국 등의 군함들은 이미 몇 달 동안 정찰 활동 벌여왔지만, 이제부터는 해상 제재를 위반하는 개인들을 고발하는 등 더욱 활발하게 움직이려고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NBC는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이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에 더 회의를 품기 시작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북한 핵 활동에 대한 최근 정보가 폼페오 장관의 4차 방북을 취소하는데 영향을 미쳤는지는 불분명하지만, 복수의 소식통은 중앙정보국 CIA 국장 출신으로 대북 정보에 정통한 폼페오 장관이 (협상) 과정을 진행하면서 잘 안될 것이라는 믿음을 굳히게 됐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북한 문제를 대외 정책의 주요 이슈로 삼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은 중간선거 이전에 이와 관련한 부정적인 소식이 나오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전직 고위 관리는 말했습니다.
이 방송은 또 대북 교역을 재개하고 있는 중국, 또 미-한 간의 대북 공조 균열이 트럼프 행정부를 더욱 복잡하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문재인 한국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반도 종전선언 승인을 압박하고 있다며, 미-한 간 균열이 미-북 정상회담으로 가려지긴 했지만 미-북 협상이 교착되면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관측했습니다.
VOA 뉴스 박형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