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인근에 세워졌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조립시설이 완전히 해체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사흘 만에 조립했던 전례에 비춰볼 때, 언제든 다시 등장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의 분석입니다. 함지하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평안남도 평성에 들어섰던 미사일 조립시설이 완전히 사라진 모습이 최근 민간위성에 포착됐습니다.
‘VOA’가 입수한 고화질 민간위성 사진에 따르면 해당 부지에는 이달 1일 조립시설이 있던 자리에 천으로 보이는 물체만 놓여 있었을 뿐, 어떤 건물이나 건축 관련 자재도 없었습니다.
또 같은 장소를 촬영한 ‘플래닛 랩스(Planet Labs)’의 위성사진에서도 고층 시설에서 나타나는 그림자 등이 전혀 포착되지 않는 등 이 시설이 자취를 감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앞서 ‘VOA’는 지난 7월 이 시설이 사라졌다는 사실을 보도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이후 다시 공사용 구조물이 세워지고, 대형 천이 씌워지는 모습이 포착되면서 해체 작업에 의문이 제기됐었습니다.
실제로 지난달 17일에 촬영된 ‘플래닛 랩스’의 위성사진에는 구조물이 일부 남아있는 모습이 찍히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9월1일 위성사진을 통해 관련 구조물이 모두 없어진 것으로 나타나면서, 이 시설에 대한 해체가 최종적으로 마무리된 것으로 관측됩니다.
위성사진 분석가인 닉 한센 스탠포드대학 국제안보협력센터 객원연구원도 6일 ‘VOA’와의 전화 통화에서 이 같은 분석을 확인했습니다.
[녹취: 한센 연구원] “Now this picture is showing...”
현재 이 부지에 남아 있는 건 구조물을 둘러 쌓던 천 혹은 플라스틱 재질의 물건뿐이라는 겁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어떤 일을 추가적으로 벌여왔는지 모르지만, 구조물은 없어졌다고 덧붙였습니다.
다만 한센 연구원은 이 구조물이 과거에도 3일 만에 지어진 적이 있으며, 또 올해에만 두 차례 없어졌다가 다시 등장했던 만큼 다시 세워질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은 지난해 11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화성-15형을 이 시설을 이용해 이동식발사차량에 탑재한 뒤, 곧바로 발사 했었습니다.
이후 ‘VOA’는 ICBM 탑재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이 구조물이 완성되기까지 불과 3일이 소요됐다는 사실을 보도한 바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11월12일 위성사진에는 조립건물이 발견되지 않지만, 이틀 뒤인 14일 같은 곳을 찍은 사진에는 검정색으로 보이는 건물과 함께 북서쪽으로 그림자가 선명했습니다. 이후 15일 완성된 형태의 구조물이 확인됐습니다.
또 빠른 설치와 해체 작업이 가능해서인지 북한은 올해에도 최소 1차례 이 건물의 해체와 설치를 반복하는 모습이 관측됐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지난 2월25일 위성사진에선 이 조립시설이 온전한 형태를 갖추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지만, 3월9일 사진에선 건물에 맞닿은 작은 구조물만 남긴 채 사라졌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