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이번 주 있을 중국과 통상 협상에 큰 기대를 안 한다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말했습니다. 그리고 중국이 환율을 조작하고 있다고 다시 한번 비판했습니다. 엘살바도르가 타이완과 외교관계를 끊고, 중국과 수교했고요. 중국이 미국 정부 제재에도 불구하고, 이란산 원유 수입에 적극적으로 나선 이야기, 함께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주 진행되는 중국과의 통상협상 전망을 밝혔군요?
기자) 네. 왕셔우원 중국 상무부 부부장이 이끄는 실무급 통상 대표단이 이번 주 워싱턴에 옵니다. 데이비드 멀패스 재무부 차관이 이끄는 미국 대표단과 만나는데요. 이 만남에 큰 기대를 안 한다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밝혔습니다. 어제(20일)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한 말인데요. 이번 협상에서 많은 성과가 나올 걸로 보지 않는다면서, 중국과의 무역 ·통상 마찰 문제를 “길게 보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미-중 통상 대표단의 협상 일정이 어떻게 되죠?
기자) 내일(22일)과 모레, 이틀 동안 협상합니다. 양국 통상 대표단의 공식 접촉은 지난 6월 이후 처음인데요. 당시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과 류허 중국 국무원 부총리가 만났지만, 아무런 합의를 내지 못했습니다.
진행자) 이후 두 나라에서 고율 관세와 보복관세 조치가 이어졌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은 지난달 중국산 주요 수입품 340억 달러어치에 25% 관세를 매긴 데 이어, 이달 초 160억 달러 규모에 추가 관세를 발표했는데요. 중국은 똑같은 규모로 보복 관세 조치를 내놨습니다.
진행자) 그야말로 ‘무역전쟁’이 가열되는 것으로, 주요 언론이 평가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양측의 160억 달러 관세 부과는 모레(23일)부터 발효되는데요. 미국 정부가 예고한 2천억 달러 규모 후속 관세에 대한 공청회도 이번 주 열립니다. 그래서, 미-중 통상 마찰에서 이번 주가 매우 중요한 시점인데요. 실무 대표단의 협상에서, 대치 상황을 가라앉힐 수 있을지 주목되는 중입니다.
진행자)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별다른 성과가 없을 걸로 봤는데, 왜 그렇습니까?
기자) 중국의 태도 때문입니다. “중국은 (무역에서) 너무 오랫동안, 너무 좋은 성과를 내왔기 때문에”, 협상에서 결론을 내지 않고 “시간을 끌 것”이라고 트럼프 대통령은 말했는데요. “중국이 버릇없어졌다(spoiled)”라고도 했습니다. 그런데, 중국이 무역에서 오랫동안 좋은 성과를 본 배경에는 불공정 행위가 큰 몫을 한 것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중국의 불공정 행위, 어떤 건가요?
기자) “중국이 환율을 조작한다고 본다. 확실하다”고 트럼프 대통령은 말했습니다. 미국의 관세로 중국산 제품 가격이 올라가는 부분을 붙잡기 위해, 위안화 환율을 중국 정부가 의도적으로 끌어올리고 있다는 겁니다. 달러 대비 환율이 오르면 위안화의 가치는 그만큼 떨어지는 거고요. 중국산 물건 가격도 내려갑니다.
진행자) 중국의 환율 조작은 이번에 처음 나온 이야기가 아니죠?
기자) 맞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여러 차례,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거론했는데요. 이 문제를 미-중 통상 현안의 핵심 중 하나로 다시 언급한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쟁점이 해결돼야 대치 상태가 풀릴 것으로 설명하면서, “정해놓은 시간표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다시 말해, 중국이 전향적인 조치를 할 때까지, 미국에서 먼저 양보하는 일은 없을 것으로 밝힌 겁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 말에 중국은 어떤 입장입니까?
기자) 양 측 대표단이 이번 주 협상에서 “좋은 결과”를 내길 바란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내놨습니다. 루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오늘(21일) 정례 브리핑에서 “두 나라 대표단이 침착하고 진중한 자세로 테이블에 앉아, 형평성과 동등, 신뢰를 기반으로 한 결과를 도출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제기한 환율조작 문제에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위안화 환율이 실제 어떤 상황인가요?
기자) 지난주 월요일(13일) 달러 당 위안화 환율은 6.86위안, 지난해 5월 말 이후 1년 2개월여 만에 최고치였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 발언 다음 날인 오늘(21일)은 크게 내렸습니다. 중국 인민은행이 1달러에 6.84위안으로 고시했는데요. 어제보다 0.52%나 낮아진 것은 물론, 3주 만의 최대 인하 폭입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듣고 계십니다. 중미의 엘살바도르가 중국과 수교했군요?
기자) 네. 엘살바도르와 중국이 오늘(21일) 자로 대사급 외교관계를 수립했습니다. 카를로스 카스타네다 외무장관, 왕이 외교부장, 두 나라 외교 수장들이 베이징에서 동시 서명한 수교 문서를 교환했는데요. 문서에서 양측은 “두 나라 국민의 이익을 위해 국교를 맺는다”고 적으면서, 특히 “엘살바도르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인정하고 타이완이 중국 영토의 일부분임을 인정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엘살바도르가 타이완의 몇 안 되는 수교국이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엘살바도르는 중국 수교와 동시에, 타이완과 단교했는데요. 타이완과 대사급 관계를 맺은 나라는 이제 17개국으로 줄었습니다. 이에 따라, 타이완의 외교적 고립이 심화되고 있다고 외신들이 전하는 중인데요. 올해만 해도, 서아프리카 부르키나파소, 중미의 도미니카공화국, 두 나라가 타이완에서 중국으로 외교 관계를 틀었습니다.
진행자) 타이완의 반응부터 살펴보죠.
기자) 엘살바도르와 중국, 양측을 모두 비난했습니다. 우자오셰 타이완 외교부장이 어제(20일) 엘살바도르와 단교를 먼저 발표했는데요. 엘살바도르 쪽에서 외교 관계 유지 조건으로 무리한 요구를 해왔다고 설명했습니다. 항만 개발사업에 “천문학적인 액수”를 대라고 했다는 내용인데요. 그 요구를 들어줄 경우, 양측이 모두 빚더미에 올라앉을 정도였다고 우 외교부장은 말했습니다.
진행자) 경제 지원을 거절한 게 단교 원인이었다는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타이완이 거절한 요구를 중국은 받아들인 것으로 중국어권 매체들이 판단하는데요. 중국이 돈으로 새로운 수교국을 끌어모으고 있다고 타이완 쪽에서는 봅니다. 실제로 최근 몇 년 새 중국 정부는 중남미와 아프리카, 제3세계 국가들에 대한 투자와 경제지원 약속을 늘리고 있는데요. 우자오셰 타이완 외교부장은, 중국과 ‘달러 외교’, 즉 돈으로 국교수립을 경쟁하는 일에 뛰어들 생각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타이완은 미국과 가까워지려 노력 중이라고요?
기자) 네. “최근 몇 년간 미국과 타이완 관계가 더욱 강화되고 있다”고 우 외교부장이 지난달 CNN 인터뷰에서 강조했습니다. 그리고 미국의 도움이 없으면, “타이완은 중국의 무력 장악에 취약해질 것”이라면서, 미국과 타이완이 군사적 협력을 확대해야 한다고도 말했습니다.
진행자) 타이완 총통이 얼마 전 미국을 다녀가기도 했죠?
기자) 네. 미국이 목적지는 아니었고요. 중남미 순방길에 경유했습니다. 비행기에 기름도 넣고, 일행을 정비하는 차원이었는데요. 차이잉원 타이완 총통 일행은 비교적 조용히 지나쳐 갔던 이전과 달리, 다양한 행사를 미국에서 진행했고요. 미국 주요 정치인과 당국자들을 만났습니다. 중국 정부가 반발했는데요. 차이 총통의 경유를 허용한 “미국 정부에 엄중히 항의한다”고 외교부 대변인이 밝혔습니다.
진행자) 차이 총통이 미국에서 어떤 행사를 진행했습니까?
기자) 중남미로 가는 길에는 로스앤젤레스(LA), 돌아오는 길에는 휴스턴을 들렀는데요. LA에서는, 인근에 지역구를 둔 에드 로이스 미 하원 외교위원장과 브래드 셔먼 의원, 주디 추 의원을 면담하고 만찬을 함께 했고요.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도서관에서 연설도 했습니다. 휴스턴에서는 미 항공우주국(NASA)을 방문해, 주요시설을 둘러보고 관계자들과 환담했는데요. 타이완 총통이 미국 연방정부 기관을 방문한 것은 처음 있는 일입니다.
진행자) 최근 미국 정부가 타이완과 교류를 확대하는 조치를 계속했죠?
기자) 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반년 만인 지난해 6월 타이완에 13억 달러 규모 무기판매를 승인했고요. 올 2월에는 양측 방위산업체들이 교류를 재개했습니다. 이어서, 지난 3월 ‘타이완 여행법’이 발효됐는데요. 양측 당국자들 사이 교류 폭을 넓히는 내용입니다. “궁극적으로 타이완 총통의 워싱턴 방문을 실현시키는 게 타이완 여행법의 목표”라고 브래드 셔먼 의원이 차이잉원 총통을 만난 자리에서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미 당국자가 타이완을 가기도 했습니까?
기자) 네. 지난 6월 마리 로이스 미 국무부 교육·문화 담당 차관보가 타이완을 방문했는데요. 타이완에서 미국 이익대표부 역할을 하는 ‘재타이완미국협회(AIT)’ 새 청사 개관식에 참석했습니다. 로이스 차관보는 2015년 이후 타이완을 찾은, 미국 정부 최고위급 인사인데요. 현장에 함께 간 그렉 하퍼 미 하원의원은 조만간 더 급이 높은 미국 정부 인사가 방문할 것이라고 현지 언론에 말했습니다. 그래서, 다음 달 열리는 AIT 청사 현판식에는 장관급 참석이 점쳐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중국이 이란산 석유 수입에 적극적으로 나섰다고요?
기자) 중국의 주요 이란산 원유수입 업체들이 최근 운송수단을 바꾸기 시작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어제(20일) 보도했습니다. 그 동안은 중국 유조선이 이란으로부터 기름을 운반했는데, 이란 국영송유회사(NITC) 소유 배로 교체하는 중이라고 로이터는 설명했는데요. 중국이 앞으로 이란과 원유 거래를 더 활발히 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게 미국 정부의 계획과 배치되는 움직임이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은 지난 5월 ‘이란 핵 합의’에서 탈퇴하고, 이달 초 제재 부활 1단계 조치를 단행했는데요. 11월부터는 원유와 천연가스 등 에너지 거래를 전면 차단하는 2단계가 이어집니다. 미국 정부는 이 때까지 이란산 원유 수입을 ‘0’으로 만들라, 다시 말해 전면 중단하라고 각국에 요구했는데요. 중국의 움직임은 이런 미국의 대 이란 제재에 역행하는 것이라 주목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의 제재와 상관없이, 이란산 원유 수입을 계속하겠다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 국영 정유업체들이 이란 국영회사와 맺은 장기 원유공급 합의서에 따라, 운송 방식을 전환할 수 있는 것으로 보도됐는데요. 중국은 물류 비용을 줄일 수 있고요. 이란으로서는 사고 위험과 보험료 부담 등을 떠안게 되지만, 자국 배에 기름을 실어 내보니까, 합의 기간 동안 대 중국 수출을 보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리합니다.
진행자) 중국이 이란산 석유를 얼마나 씁니까?
기자) 이란산 원유 최대 수입국이 중국입니다. 지난해 기준으로, 하루 300만 배럴 수출된 가운데, 62만 3천만 배럴을 중국에서 사간 것으로 파악되는데요. 5분의 1이 넘는 비중입니다. 또한 중국은 이란의 최대 교역국 가운데 하나이기도 합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 제재에 따라, 이란에서 철수하는 외국 기업도 있다고요?
기자) 네. 프랑스의 대형 에너지 기업 ‘토탈’이 이란의 해상 가스전 사업에서 완전히 철수했다고 비잔 남다르 잔가네 이란 석유장관이 어제(20일) 발표했습니다. 토탈은 지난 2015년 ‘이란 핵 합의’로 이란과 서방국가들의 경제 교류 길이 다시 열리자, 가장 먼저 현지 투자에 나선 업체 중 하나인데요. 지난 5월, 미국이 핵 합의에서 탈퇴하고 제재 부활을 예고한 직후, 이란 사업을 접을 계획을 밝혔습니다.
진행자) 중국과 유럽에서 각각 다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 이란의 입장은 어떤가요?
기자)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이 전날(19일) CNN방송과 인터뷰했는데요. 일단 핵 합의를 탈퇴한 미국을 비판했습니다. "미국은 제재에 중독됐다"고 했는데요. 나머지 합의 당사자들, 그러니까 영국, 프랑스, 독일과 러시아, 중국이 핵 합의 유지 노력을 더 적극적으로 진행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원유 수출을 포함한 경제적 실리를 미국 제재 때문에 놓을 수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