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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통상협상 재개...미 "러시아 위성 비정상 활동"


'관세폭탄'을 주고 받으며 무역 분쟁을 벌이던 미국과 중국이 이달 말 협상을 재개하기로 했다.
'관세폭탄'을 주고 받으며 무역 분쟁을 벌이던 미국과 중국이 이달 말 협상을 재개하기로 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국과 중국이 통상 협상 테이블에 다시 앉습니다. 경제 규모 1, 2위 국가들의 ‘무역전쟁’이 진정될지 세계가 주목하고 있고요. 러시아의 위성 활동이 “매우 비정상적”이라고 미 군축 당국이 우려한 이야기, 이어서, 필리핀 대통령이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을 비판한 소식, 함께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미국과 중국이 통상 협상을 재개한다고요?

기자) 네. 중국 정부 통상 대표단이 이달 하순 미국을 방문한다고 중국 상무부가 오늘(16일) 발표했습니다. 왕셔우원 상무부 부부장 겸 국제무역협상 부대표가 단장을 맡는데요. 데이비드 멀패스 재무부 차관이 이끄는 미국 대표단과 현안을 논의한다고 중국 당국은 밝혔습니다. 양국 간 무역 대치가 고조된 상황에서, 앞선 몇 차례 대화에선 이렇다 할 합의를 못 봤는데요. 이번엔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세계가 주목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최근 미-중 두 나라가 고율관세와 보복관세를 계속 주고받았죠?

기자) 네. 지난주 미국 정부가 총 160억 달러어치 중국산 제품에 25% 관세 부과를 발표했습니다. 지난달 발효시킨 340억 달러어치를 더 해, 총 500억 달러 규모가 되는 건데요. 다음 주 목요일(23일)부터 발효됩니다. 중국은 같은 시점에, 똑같은 160억 달러 어치 미국산 제품에 보복관세를 시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막대한 관세가 시행되는 시점에 양측이 만나기로 한 거군요?

기자) 네. 이번 협상은 미국의 초청으로 이뤄지는 것이라고 중국 상무부는 강조했는데요. 하지만, 급한 쪽은 중국이라는 게 주요 매체들의 시각입니다. 올해 미-중 통상 대치가 본격화된 이후, 중국 실물 경제 곳곳에서 타격을 입고 있기 때문인데요. 위안화 가치가 빠르게 떨어지고, 증시가 가라앉는 한편, 앞으로의 전망도 그다지 좋지 않은 형편입니다.

진행자) 중국의 실물 경제, 어떤 상황인가요?

기자)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가 최근 석 달 새 8% 가까이 급락했습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연중 최고점 대비 24% 이상 하락했는데요. 1월부터 7월까지 고정자산 투자와, 지난달 소매판매 증가율도 시장 전망치에 크게 못 미쳤습니다. 이 때문에 중국 내에서는 물론, 외부에서도 우려가 커지는 중인데요. 미국과 마찰하면서 심각한 경제위기를 맞고 있는 터키처럼, 중국도 어려운 처지에 몰릴 수 있다는 일부 경제 매체 예상도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 경제가 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이야기, 중국에선 어떻게 봅니까?

기자) "중국은 터키처럼 될 수 없다"고 관영 환구시보가 반박했습니다. 두 나라가 신흥 경제국이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경제 규모 자체가 다르다고 이 신문은 지적했는데요. 미국과 통상 마찰에도 불구하고, 중국 경제 기초 체력은 튼튼하다고 당국은 설명했습니다. 중국 거시경제를 총괄하는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가 오늘(16일) 기자회견을 했는데요. “통계를 보면, 미국과의 무역마찰이 중국 경제에 주는 영향은 매우 제한적”이라고 충량 발개위 비서장이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지금 미국의 경제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미국 경제는 근 몇 년 새 최고 활황입니다. 주식시장과 고용지수, 거의 모든 경기지표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는데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이같은 국내 경제 호조를 발판으로, 중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에 무역 불균형 해소 요구를 강하게 밀어붙일 수 있다고 경제 전문 매체들은 설명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럼 이번 미-중 통상 협상에서 논의할 내용은 뭘까요?

기자) 미국은, 지식재산권 침해와 기술 이전 강요 중단, 시장 접근 방해 관행 철폐, 농산물과 자동차 등 관세 인하, 그리고 위안화 환율 조작 중지, 이런 것들을 중국에 요구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전 미-중 고위급 협상에서도 제시했던 내용인데요. 이번에 미국이 다시 한번, 중국 측의 ‘통 큰 결단’을 촉구할 것으로 월스트리트 저널이 내다봤습니다. 중국 쪽에서 이전과 달리, 유연성 있는 태도로 일부라도 수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 많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큰 기대를 안 하는 분위기도 있다고요?

기자) 네. 이전 협상보다 양국 대표단의 급이 낮아졌기 때문인데요. 지난 5월 공식 협상에는 류허 부총리가 워싱턴에 왔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류 부총리를 면담하기도 했는데요. 이번엔 중국 상무부 부부장과 미국 재무부 차관이 만나는 겁니다. 부총리급보다는 아무래도 권한이 제한될 수밖에 없는데요. 그래서 이번 협상은 실질적인 결과를 내는 것보다, 서로 의중을 파악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는 예상도 있습니다.

지난해 11월 러시아 극동 아무르주의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러시아 기후위성을 비롯 19개의 위성을 탑재한 소유즈 2.1b 로켓이 하늘로 발사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러시아 극동 아무르주의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러시아 기후위성을 비롯 19개의 위성을 탑재한 소유즈 2.1b 로켓이 하늘로 발사되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듣고 계십니다. 러시아의 위성 활동이 비정상적이다, 미 당국자가 지적했다고요?

기자) 네. 러시아가 지난해 10월 지구 궤도에 쏘아 올린 위성이 “매우 비정상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고 일림 포블릿 미 국무부 군축 검증·이행 담당 차관보가 밝혔습니다. 화요일(14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군축회의 연설 내용인데요. 미국은 “이게 무엇인지 알지 못하고, 검증할 방법도 없다”면서, 이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비정상적이라면, 어떤 걸 의미하는 거죠?

기자) 일정한 속도로 궤도 상을 도는 다른 나라 위성들과 달리, 움직임이 불규칙적이라고 포블릿 차관보는 설명했습니다. 러시아가 기존에 발사한 위성 중에서도 이런 행태를 보인 것은 없었다고 말했는데요. “러시아가 이런 물체를 궤도에 올린 의도가 불분명한데, 매우 문제 있는 상황임은 명확하다”고 이어서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활동이 비정상적인데, 이게 뭔지는 모르겠다. 그렇다면 문제를 제기한 이유는 뭐죠?

기자) 미국은 러시아의 ‘대 위성 무기(anti-satellite weapons)’ 구축 능력을 경계해왔다고 포블릿 차관보는 강조했습니다. 대 위성 무기는 우주 공간에서 다른 나라 위성을 파괴할 수 있는 무기를 가리키는데요. 포블릿 차관보는 이날 연설 대부분을 통해 이 문제를 설명했습니다. 그러니까 비정상적으로 활동하는 이 물체가, 러시아가 미국을 겨냥해 새로 개발한 대 위성 무기일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진행자) 러시아가 새로 개발한 무기일 것으로 추정하는 근거는 뭔가요?

기자) 포블릿 차관보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지난 3월 국정연설 내용을 상기시켰습니다. 당시 푸틴 대통령은 연설 상당 부분을, 러시아가 개발했다는 최신형 무기들을 소개하는 데 할애했는데요. 기존 탄도미사일 발사 방식과 다른 새로운 핵 추진 미사일을 만들었다고도 했고요. 극초음속 무기 개발에도 성공해 배치했다고 강조하면서, 러시아의 무기 개발 현황이 다른 나라들을 압도하고 있는 것으로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군축회의 연설에 대해, 러시아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대 위성 무기’ 의혹을 전면 부인했습니다. 포블릿 차관보 연설은 “근거 없는 의심과 추정에 기반한 중상모략”이라고 군축회의 러시아 측 참가자가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주장했는데요. 러시아와 중국이 주도하는 ‘우주무기금지조약(PPWT)’에 미국도 참가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얼마 전 우주군 창설을 선언했죠?

기자) 네. 오는 2020년까지 육·해·공군 같은 독립군 편제로 우주군을 만들겠다고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지난주 목요일(9일) 공식 발표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월요일(13일), “하늘, 땅, 바다와 마찬가지로 우주도 전쟁 영역이 되고 있다. 미국의 경쟁자들과 적들은 우주 무기화를 이미 시작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미 당국자의 이번 연설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기자) 포블릿 국무부 차관보의 군축회의 연설은, 러시아의 우주 공간 위협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며, 미국의 우주군 창설 필요성을 국제사회에 공표한 것으로 주요 매체들이 해설합니다. 러시아뿐 아니라, 중국의 위협도 부각되고 있는데요. 미 군사·안보전문매체 '내셔널인터레스트'는, 중국이 미국 인공위성을 파괴할 수 있는 고출력 레이저와 레일건, 극초단파 무기 등을 개발 중이라고 지난해 보도했습니다.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지난 8일 필리핀 마닐라 북도부 케소시에서 열린 '제117회 필리핀 경찰국 기념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지난 8일 필리핀 마닐라 북도부 케소시에서 열린 '제117회 필리핀 경찰국 기념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중국의 남중국해 군사기지화 문제를 지적하고 나섰군요.

기자) 네,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14일, 중국이 남중국해에 인공섬을 건설하고, 그 위의 하늘을 중국의 영공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잘못된 행동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이 자리에는 성김 주필리핀 미국 대사와 다른 외국 대표 등 국내외 주요 인사들이 참석했는데요. 취임 후 줄곧 친 중국 행보를 보여왔던 두테르테 대통령이 중국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건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 주목됩니다.

진행자) 두테르테 대통령의 태도에 왜 변화가 있는 걸까요?

기자) 네, 최근 남중국해 인공섬 근처에서 중국 당국이 필리핀 항공기와 선박들에게 즉시 떠날 것을 경고하는 일이 자주 발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필리핀 정부는 2주 전 중국의 이같은 행동에 우려를 표명한 바 있습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14일 연설에서도, 그 일대는 누구나 항해할 수 있는 공해기 때문에 어떤 허가도 받을 필요가 없으며, 중국이 다른 나라 선박들에게 떠나라고 말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지금 중국과 필리핀은 남중국해 자원 공동 탐사 작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중국은 특히 필리핀과 영유권 갈등을 일으키고 있는 해역에서 나오는 자원에 대해, 40%의 지분만 가질 의향이 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그러니까 천연가스나 석유 등 어떠한 자원이 나오든, 필리핀이 60%를 갖고 중국은 40%만 갖겠다는 겁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중국과 필리핀의 관계 증진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중국이 주변국의 신뢰를 얻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필리핀 국내에서는 정부의 계획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크다고요.

기자) 네, 예를 들어 필리핀의 배타적 경제수역 안에서 자원이 발견되면 당연히 필리핀 것인데, 굳이 중국 정부와 나눌 이유가 없다며 정부의 계획을 비판하고 있습니다. 또 일부 필리핀인들은 남중국해에서 중국이 자원 탐사를 하도록 허용하는 것에 대해 헌법상 문제를 제기하고 있고요. 또 일각에서는 일본 등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을 하지 않는 나라와 함께 자원 개발을 하라고 촉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에 대한 필리핀 국민들의 여론도 좋지 않은 편이라고요.

기자) 네, 사실 필리핀은 미국의 전통적인 우방입니다. 하지만 지난 2016년 두테르테 대통령은 취임 이래 실리적 이유를 들어 중국과의 관계 강화를 적극적으로 모색해왔고요. 중국은 그 대가로 필리핀에 막대한 지원과 투자를 약속했는데요. 하지만 최근까지도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필리핀 국민들은 여전히 중국을 신뢰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필리핀은 남중국해 문제 때문에 국제 재판소에 중국을 제소했던 나라기도 하죠?

기자) 맞습니다. 남중국해는 중국과 필리핀뿐만 아니라 브루나이, 말레이시아, 타이완, 베트남 등 여러 나라가 서로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는 해역인데요. 이 중 필리핀이 네덜란드 헤이그에 있는 국제상설중재재판소에 중국을 제소했고요. 지난 2016년 7월, 국제상설중재재판소는 중국의 주장이 근거 없다며, 필리핀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하지만 두테르테 대통령은 그간 이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를 제쳐두고 중국과의 관계 증진을 모색해왔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중국이 왜 이렇게 지분을 줄이면서까지 우호적인 태도를 보이는 걸까요?

기자) 전문가들은 중국의 이런 우호적 접근은 필리핀뿐만 아니라,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을 겪고 있는 당사국들, 더 나아가 역내 모든 국가들에게 영향력을 확대하길 원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들 나라가 중국의 경쟁국인 미국의 지원을 받는 걸 끊기 원한다는 겁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중국이 처음에는 막대한 자본 투자를 약속했다가 지키지 못한 선례가 종종 있었다며, 중국이 필리핀과의 약속도 지키지 않을 수 있다며 회의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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