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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리포트] 6.25전쟁 68주년...미군 참전용사 “한국 발전 놀라워”


6.25 한국전 참전용사들이 서울국립현충원에서 분향을 하고 있다.
6.25 한국전 참전용사들이 서울국립현충원에서 분향을 하고 있다.

6.25 한국전쟁 발발 68주년을 맞아 미군 참전용사들이 한국을 찾았습니다. 북한은 미군 전사자 유해 송환을 앞두고 있습니다.서울에서 함지하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1950년 한국전쟁이 발발했을 당시 미 육군 7사단 소속 병사였던 레이몬드 라드케 씨는 20살을 갓 넘긴 청년이었습니다.

25일 서울에서 'VOA'와 만난 라드케 씨는 벌써 68년 전 일이지만 어제 일을 이야기하듯 생생하게 당시의 기억을 되살렸습니다.

[녹취: 라드케 씨] “We landed at Incheon, 17th of September...”

1950년 9월17일 인천에 상륙한 라드케 씨는 이후 수원과 부산을 거쳐 군함으로 북한 지역에 투입돼, 같은 해 11월 6.25 전쟁에서 가장 치열했던 것으로 알려진 '장진호 전투'의 한 복판에서 중공군 7개 사단 12만명과 맞섰습니다.

라드케 씨는 다행히 살아 돌아왔지만 당시 장진호 전투에서 라드케 씨의 전우 1천 명이 전사하고, 5천 명이 실종했습니다.

미 육군 7사단 소속 병사로 1950년 한국전에 참전했던 레이몬드 라드케 씨.
미 육군 7사단 소속 병사로 1950년 한국전에 참전했던 레이몬드 라드케 씨.

​라드케 씨는 “기회가 된다면 그 곳(장진호)에 가 보고 싶고, 중공군과도 다시 만나 대화를 나눠보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국가보훈처는 라드케 씨를 비롯한 미군 참전용사와 미국에 거주하는 한국 교포 참전용사와 가족 등 85명을 한국에 초청했습니다.

특히 이 날은 북한의 남침으로 시작된 6.25전쟁 68주년인 만큼 참전용사들은 서울 국립현충원을 찾아 전장에 쓰러진 전우들의 넋을 위로했습니다.

[녹취: 현장음]

비록 세월이 흐른 탓에 일부 참전용사들은 지팡이에 몸을 지탱해야 했고, 일부는 걸음걸이가 느렸지만 거수경례를 하는 손 동작 만큼은 여전히 절도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한국 전쟁기념관에 마련된 유엔참전용사 기념비. 미국은 178만9천 명이 참전해 9만2천134명이 다치고, 3만6천574명이 전사했다.
한국 전쟁기념관에 마련된 유엔참전용사 기념비. 미국은 178만9천 명이 참전해 9만2천134명이 다치고, 3만6천574명이 전사했다.

​참전용사들은 사실상 폐허에서 단 시간 내에 세계 경제강국으로 부상한 한국의 발전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한국전쟁이 끝난 직후 한국에 배치됐던 말콤 맥이니스 씨입니다.

[녹취: 맥이니스 씨]“Poor people there were nothing...”

당시 한국인들은 먹을 것도 없었고, 제대로 경작도 하지 못했다는 겁니다. 따라서 단지 살아남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마음이 많이 아팠다고 맥이니스 씨는 회상했습니다.

라드케 씨도 “한국이 70년 만에 이룩한 것을 보라”며, “젊은 사람들은 잘 이해하지 못하지만 당신의 부모가, 조부모들이 엄청난 노력을 했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최근 조성되고 있는 한반도 평화 분위기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습니다.

미국 뉴욕에 거주하는 한국 군 참전용사 황익수 씨입니다.

[녹취: 황익수 씨] “뜻대로 될런지 의심스럽고 아직 못 믿는 게 많아요. 김정은이가 저렇게 호락호락하게 말을 들을 사람도 아니고...”

한국 육군 6사단 2연대 11중대에서 2소대장을 맡았던 황 씨는 화천 일대에서 벌어진 전투에서 북한 군이 던진 수류탄에 손을 다쳤습니다.

미국 뉴욕에 거주하는 한국 군 참전용사 황익수 씨.
미국 뉴욕에 거주하는 한국 군 참전용사 황익수 씨.

​그 외 다른 참전용사들도 북한이 핵을 포기하면 좋겠지만 과연 그렇게 되겠느냐며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이낙연 한국 국무총리는 이날 참전용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제68주년6.25전쟁 기념식'에서 안보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녹취: 이낙연 총리] “그러나 정부의 이러한 평화 노력도 튼튼한 안보 위에서만 가능하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이 자리에는 6.25 참전용사부터 신임 임관 장교와 현역 사병들까지 함께 하고 계십니다. 우리는 국가안보에 한 치의 소홀함도 생기지 않게 할 것임을 지금 다짐하고 있습니다.”

이날 이 총리는 6.25 전쟁이 북한의 남침으로 인해 발생했다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 한국 정부는 “국제사회와 협력해 평화와 번영의 길을 굳건히 걸어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미국과 북한은 한국전쟁 당시 북한에 남겨진 미군 전사자 유해 송환를 앞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국 언론 등에 따르면 주한미군은 북한으로부터 유해를 넘겨받을 때 필요한 임시 운송상자 100여개와 관 받침대, 유엔기 등을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으로 이송했습니다.

양측이 유해 전달 방식에 대한 협의를 끝내면 운송상자 등이 북측으로 넘어간 뒤 유해와 함께 남측으로 돌아올 것으로 관측됩니다.

이후 미군은 유해를 오산 공군기지를 거쳐 미국으로 옮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2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에서 이미 확인된 전쟁 포로와 실종자들의 즉각적인 송환과, 전쟁 포로와 실종자들의 유해 수습에 합의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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