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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대선 '에르도안 과반' 주목...한-러 FTA 추진


오는 24일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현 대통령이 22일 이스탄불에서 선거유세를 하고 있다.
오는 24일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현 대통령이 22일 이스탄불에서 선거유세를 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오는 일요일(24일) 터키에서 대선과 총선을 동시에 치릅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현 대통령이 출마했는데요. 과반 득표 여부가 주목됩니다. 한국과 러시아가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논의를 진행하기로 했고요. 유엔 미얀마 특사가 처음으로 로힝야 난민 위기 현장을 방문한 소식, 함께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터키에서 대통령선거를 실시하는군요?

기자) 네. 오는 일요일(24일) 터키 전역에서 대통령선거와 국회의원 총선거를 함께 진행합니다. 지난해 헌법 개정 이후 첫 선거라, 터키 국내적으로도 중요한 일정이고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권력이 훨씬 강화된 대통령 직에 다시 오를지 국제사회에서도 주목하는 중입니다.

진행자) 개헌 후 첫 선거가 중요한 이유가 뭔가요?

기자) 터키는 원래 의원내각제 국가였습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명목상 국가원수였는데요. 정부를 통할하는 사람은 비날리 이을드름 총리였습니다. 그런데, 지난 2016년 쿠데타 시도를 정부가 진압한 뒤 에르도안 대통령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습니다. 이어서 의회 권능을 제한하는 초법적 활동에 나섰고요. 주요 실권을 직접 행사했습니다. 그리고는 지난해 개헌을 통해, 아예 정치체제를 대통령중심제로 바꿨는데요. 이번 선거는 터키 95년 헌정 역사상 처음 대통령제로 치르는 일정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 대통령이, 일반적인 대통령보다 권력이 훨씬 강화된 직위라는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터키 새 헌법은 일반적인 행정부 수반보다 훨씬 많은 권력을 대통령에게 몰아줬습니다. 부통령과 정부 각 부처 장관들을 의회 인준 없이 임명할 수 있고요. 총리직은 없앴습니다. 또한, ‘3권 분립’ 대상인 사법부와 입법부까지 대통령이 통제할 수 있게 했는데요. 대통령이 헌법재판소 재판관 15명 가운데 12명을 임명하는 등 법원 인사권을 가졌고요. 법률에 준하는 칙령도 선포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개헌을 주도한 에르도안 대통령이 이번 선거에서 당선 유력한 건가요?

기자) 그렇진 않습니다. 제1야당인 ‘공화인민당’ 무하렘 인제 후보 지지세가 무시 못할 상황입니다. 어제(21일), 에게해에 접한 서부 대도시 이즈미르에서 인제 후보 유세가 열렸는데요. 인근 지역 시민들이, 바닷가에 그야말로 물샐 틈 없이 자리잡은 모습이 외신 전파를 탔습니다. 저마다 터키 국기를 손에 들고 나왔는데요. 하얀 백사장 전체가 국기 색깔 때문에 붉게 보였을 정도였습니다.

진행자) 새로운 대통령을 원하는 유권자들도 많은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인제 후보는 특히 터키를 경제 강국으로 만들겠다는 구체적 계획으로 지지율을 높여왔는데요. 만약 에르도안 대통령이 이번에 과반 득표를 못하면, ‘에르도안-인제’ 대결로 진행될 결선 승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는 게 현지의 대체적인 관측입니다.

진행자) 야당 후보 무하렘 인제의 ‘경제 강국 터키’ 구상,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베네수엘라처럼 될 것인가, 한국처럼 될 것인가’를 선거 구호로 내놨습니다. “석유 부국인 베네수엘라는 화장실 휴지조차 사기 힘들게 된 반면, 전쟁의 폐허에서 일어난 한국은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가 됐다”고 이즈미르 유세에서 말했는데요. 1980년대 터키와 비슷한 소득 2천 달러였던 한국이, 교육에 집중 투자해 오늘날 경제대국이 됐다면서, 터키가 이런 전략을 본받아야 한다고 지난달 CNN튀르크 방송 인터뷰에서도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에르도안 대통령 측은 여기에 어떻게 대응합니까?

기자) 한국은 미국의 ‘속국’일 뿐이다. 이런 주장으로 맞서고 있습니다. 친정부 매체들을 통해 인제 후보 비판에 주력하고 있는데요. 유력일간지 ‘예시냐팍’은 “한국을 배우자는 말은, 미국을 기쁘게 하자는 말에 다름 아니다”라는 논설을 크게 실었고요. ‘아이든르크’ 신문도 “한국은 수도 서울 중심지에 미군 본부를 두고 있는 나라”라며 인제 후보의 한국 모델 경제발전 구상을 깎아 내렸습니다.

진행자) 언론이 에르도안 대통령을 지지하나 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유럽안보협력기구(OSCE)가 구성한 터키 대선 국제감시단은 최근 보고서에서, 현지 언론 지형이 에르도안 대통령과 집권 ‘정의개발당’ 쪽에 크게 편향됐다고 지적했는데요. 실제 터키 주요 방송과 신문은 에르도안 대통령의 동향과 업적을 소개하는 내용을 중심으로 이번 선거를 보도하고 있습니다. 2년전 쿠데타 진압 후 언론인과 공무원, 교육자 등을 연루 혐의로 대거 잡아들이면서, 정부에 비판적인 매체들은 크게 위축된 상태입니다.

진행자) 에르도안 대통령은 일요일(24일) 투표에서 과반 득표를 기대하고 있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래야 결선투표까지 안 가도 되니까, 에르도안 대통령 측은 이번에 당선을 확정 지으려 하고 있는데요. 최근 공표된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50%선을 오르락내리락 하고 있기 때문에 과반 득표가 쉽지 않을 전망입니다. 일요일(24일)에 과반 득표자가 안 나오면, 1·2위 후보끼리 다음 달 8일 결선 투표를 진행합니다.

문재인 한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2일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문재인 한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2일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듣고 계십니다. 한국과 러시아가 자유무역협정(FTA)을 추진한다고요?

기자) 네.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이 러시아를 국빈방문하고 있는데요. 오늘(22일) 크렘린궁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회담했습니다. 두 정상의 만남은 이번이 세 번째인데요. 양국 자유무역협정(FTA) 서비스·투자분야 협상을 위한 국내 절차 개시에 합의했다고 공동기자회견에서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경제협력에 정상회담 초점을 맞춘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북 정상회담 이후, 한반도 비핵화 과정에 러시아의 협조를 구하는 의제도 중요 안건이었는데요. 나머지 회담 일정은 경제협력과, 에너지, 의료·보건 등 주요 산업 분야 교류 확대에 할애했습니다. 공동회견에서 문재인 한국 대통령 발언, 들어보시겠습니다.

[녹취: 문재인 한국 대통령] “조만간 모스크바 국제의료특구 ‘스콜코보’에 한국형 종합병원이 개원합니다. 암, 심장, 뇌신경에 전문성을 갖춘 양국 의료진의 활약을 기대합니다.”

기자) 의료분야 협력을 설명하는 내용, 들으셨는데요. 문 대통령은, 서비스와 투자 분야부터 시작하는 자유무역협정 논의가 상품분야까지 확대돼, 조속한 시일 내 FTA가 체결되길 바란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FTA 외에, 한국과 러시아 사이 경제협력 구상은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수교 30주년인 오는 2020년까지 교역액 300억 달러, 인적 교류 100만명 목표를 두 나라가 함께 달성하자고 문 대통령은 제안했습니다. FTA 체결은 그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했는데요. 지난해 한국과 러시아 교역액이 190억 달러로 전년보다 40% 늘었고, 인적 교류도 역대최고인 51만명에 달했다며, 두 나라 경제협력에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푸틴 대통령은 뭐라고 했나요?

기자)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한국은 아시아 태평양지역에서 중요한 파트너(동반자)”라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경제적으로는 이 지역 두 번째로 큰 교역량을 한국이 담당하고 있다고 말했는데요. 호텔과 농업, 전기·전자, 자동차 등 여러 분야에서 한국 인력이 러시아 경제 발전을 돕고 있다고도 덧붙였습니다. 이어서, 앞으로 극동개발 사업에 한국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두 나라가 산업 협력에 관한 주요 문서에도 서명했다고요?

기자) 네. 오늘(22일) 회담 후 양국 정부는 정상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철도와 가스, 의료, 첨단과학, 지역 교류, 스포츠 등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MOU) 12건을 체결했습니다. 조만간 두 나라 주요 산업협력을 종합 관장할 ‘한-러 혁신센터’를 신설하게 된다고 문재인 대통령이 설명했는데요. 다음달 열리는 러시아 최대 산업박람회 ‘이노프롬’에 한국이 파트너 자격으로 대규모 참가단을 보낼 계획입니다.

진행자) 러시아 현지에서는 한국 대통령 방문을 어떻게 보고 있나요?

기자) 주요 관영 매체들이 문 대통령 방문 소식을 어제와 오늘 비교적 자세히 보도했습니다. RT 방송은, “러시아와 안보·경제 협력이 한반도 평화와 안정의 열쇠”라는 문 대통령의 어제(21일) 러시아 하원 국가 두마 연설 내용을 비중 있게 다뤘는데요. 한반도 긴장 완화와 평화 정착을 통해, 연해주의 철도와 가스관을 북한을 거쳐 한국까지 연결하는 사업에 현지에서도 관심이 높습니다.

크리스틴 슈래너 버기너 신임 유엔 미얀마 특사.
크리스틴 슈래너 버기너 신임 유엔 미얀마 특사.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신임 유엔(UN) 미얀마 특사가 미얀마를 공식 방문했군요.

기자) 네, 크리스틴 슈래너 버기너 신임 유엔 미얀마 특사가 지난 12일부터 21일까지 미얀마를 첫 공식 방문했다고 유엔 대변인이 21일 발표했습니다. 버기너 특사는 9박 10일간의 미얀마 방문 동안, 미얀마 수도 네피도와 최대 도시인 양곤, 또 최근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고 있는 라카인주 등 3곳을 방문했습니다.

진행자) 버기너 특사가 유엔 미얀마 특사로 임명받은 게 지난 4월이었죠?

기자) 맞습니다. 지난 4월 말,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사무총장이 로힝야족 난민 문제와 미얀마의 인권 실태 등과 관련해 버기너 당시 독일 주재 스위스 대사를 유엔 미얀마 특사를 임명했습니다.

진행자) 로힝야족 난민 문제, 이 시간 통해 종종 말씀드리긴 했는데 다시 잠깐 짚어 주실까요?

기자) 네, 로힝야족은 미얀마 서부 라카인주를 중심으로 몰려 사는 이슬람 소수 종족인데요. 하지만 불교도가 대다수인 미얀마에서는 이들을 방글라데시에서 넘어온 불법 이주자들로 간주해 갈등의 골이 깊었습니다. 지난해 8월에는 로힝야족 무장단체가 미얀마 경찰 초소 등을 습격하는 일이 발생했는데요. 그러자 미얀마 정부는 대규모 병력을 동원해 이른바 '테러 조직' 소탕에 나섰고요. 이 과정에서, 정부의 유혈 진압을 피해 이웃 방글라데시 등으로 피난한 로힝야 난민이 7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난민은 정부군이 반군 토벌을 빌미로 성폭행, 방화 등을 일삼았다고 주장했고요. 국제사회는 이를 '인종청소'로 규정해 제재를 가해왔습니다.

진행자) 버기너 특사, 미얀마 첫 공식 방문이었는데 어떤 일정을 소화했습니까?

기자) 네, 미얀마의 실질적 통치자인 아웅산 수치 미얀마 국가자문 겸 외무장관을 비롯해 민 아웅 흘라잉 미얀마군 최고사령관, 미얀마 의회 지도부 등 정계 지도자들은 물론이고요. 종교계와 지역대표, 시민사회와 여성 모임 관계자들에 이르기까지 매우 폭넓은 만남을 가졌습니다.

진행자) 버기너 특사가 미얀마 내 각계각층의 다양한 의견을 청취한 것 같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버기너 특사는 유엔과 미얀마 정부, 모든 관련 당사자들의 가교 역할을 하고 싶다면서, 미얀마 사회의 진정한 화해를 위해서는 신뢰가 가장 중요하다고 역설했습니다. 아웅산 수치 국가자문은 버기너 특사와의 면담후 성명을 발표했는데요. 버기너 특사가 객관적이고 진실된 태도로 현지 상황을 제대로 파악해 국제사회에 알려주길 바란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버기너 특사가 로힝야 난민들도 만났겠죠?

기자) 물론입니다. 버기너 특사의 가장 중요한 임무기도 한데요. 미얀마 정부는 그동안 줄곧 라카인주에 대한 외부의 접근을 차단해왔었습니다. 버기너 특사는 이번 방문 기간 동안 미얀마와 방글라데시 국경을 따라 들어선 난민촌을 방문해 난민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들을 위로했다고 유엔 대변인은 전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최근 미얀마 정부가 국제사회의 비판 속에 긍정적인 걸음을 뗐다고요.

기자) 네, 이달 초 미얀마 정부와 '유엔난민기구(UNHCR)'가 로힝야 난민 송환을 위한 양해 각서를 체결했습니다. 방글라데시에 있는 난민들을 본국으로 다시 송환하기 위한 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내용인데요. 구체적인 해결책은 없지만 유엔 측은 로힝야 난민 사태 해결을 위한 중요한 첫 시작이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버기너 특사도 비록 현실적 상황은 여전히 복잡하지만 지금의 노력이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습니다. 미얀마 정부는 또, 수도 네피도에 UN 미얀마 특사 사무소를 설립하는 데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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