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유럽연합(EU)이 미국의 철강 관세에 대한 보복 조치를 발표했습니다. 다음달부터 EU회원국에 들어가는 미국산 청바지와 오토바이 등 연 33억 달러 물품에 최고 25% 세금이 붙습니다. 중국 주재 미국 외교인력이 ‘이상한 소리’에 노출돼, 건강 이상으로 귀국하는 일이 잇따르고 있고요. 이어서, 미국 인터넷사회연결망(SNS) 업체 페이스북이 중국 기업들에 이용자 정보를 제공한 논란,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진행자) 유럽연합(EU)이 미국산 수입품에 새로 관세를 매기는군요?
기자) 네. 리바이스 청바지와 할리 데이비슨 오토바이, 각종 오락용품과 버번 위스키, 그리고 오렌지를 비롯한 미국산 농산물에 다음달부터 신규 수입관세를 매긴다고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어제(6일) 발표했습니다. 앞서 몇 차례 예고했던 내용인데요. 당초 연 16억 달러 정도로 알려졌던 대상 물품 규모는 두 배 이상인 33억 달러(28억 유로)로 확정됐습니다.
진행자) 세율이 얼마나 되나요?
기자) 앞서 말씀 드린 품목 중에서, 카드놀이할 때 쓰는 카드에만 10%가 붙고요, 나머지 품목에는 25%가 부과됩니다. 물건 값의 4분의 1이 세금으로 추가되는 건데요. 세실리아 말스트롬 EU 통상담당 집행위원은 “미국의 일방적이고 불법적인 결정에 응당한 조치를 내놓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의 일방적 결정이란 게 뭐죠?
기자) 미국이 EU산 철강 제품에 25%, 알루미늄에 10% 관세를 매기는 것을 말합니다. 미국 정부는 지난 3월, 국가안보 상의 이유로 수입 철강과 알루미늄에 신규 관세를 발효했는데요. EU와 캐나다, 멕시코 등에 일시 유예시켜줬다가, 이달부터 유예를 끝내고 전면 시행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극력 반발해온 EU가 미국산 제품에 관세로 보복하는 건데요. 말스트롬 EU 집행위원은 이번 조치가 “세 가지 대응책 중 하나”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두 가지 보복 조치가 더 있다는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EU는 지난 1일, 미국의 철강 관세에 대해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했는데요. WTO에서 만족할 만한 판결이 나오지 않으면, 연 42억5천만 달러(36억 유로) 규모 미국산 제품에 추가 관세를 매길 예정입니다. 주방용 종이수건, 코르덴 바지, 자기그릇들을 비롯한 160개 품목에 10%에서 최고 50%에 이르는 관세가 추가되는데요. 여기에 더해, 미국산 제품의 수입을 긴급 제한하는 ‘세이프가드’ 발동까지 EU당국이 고려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33억 달러에 이어, 42억달러 제품에 새로 관세를 매길 수도 있는 건데, 미국과 EU의 교역량이 어느 정도 되나요?
기자) 매년 미국과 EU가 사고파는 상품과 용역을 합쳐 1조2천억 달러 정도됩니다. 일단 이번에 관세를 새로 매기는 규모를 따지면, 수 십억 달러라, 얼마 안 되는 비율이긴 한데요. 이번 조치는 미국과 유럽 사이 ‘대서양 무역전쟁’의 신호탄이라고 ‘CNN 머니’를 비롯한 주요 경제매체들이 짚고 있습니다. 실제로 관세와 보복관세 외에도 '무역전쟁'을 우려할 만한 상황이 다양한 분야에서 일어나는 중입니다.
진행자)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나요?
기자) EU가 미국 첨단기술 기업에 100억 달러가 넘는 과징금을 부과할 전망입니다. 스마트폰 운영체제 ‘안드로이드’를 만드는 미국 회사 구글이 EU 업체들과 계약하면서, ‘크롬’ 브라우저와 ‘구글플레이’를 사용하도록 강요했다는 논란이 불거졌는데요. EU 당국이 조만간 반독점법 위반으로 구글 매출 10%인 최고 110억 달러 과징금을 매길 수 있다고 영국 신문 ‘파이낸셜타임스’가 어제(6일)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미국의 철강 관세에 보복 조치하는 나라들이 EU만이 아니라고요?
기자) 멕시코와 캐나다도 잇따라 보복 조치를 발표했습니다. 멕시코 경제부는 지난 5일 미국산 철강에 25%, 위스키, 치즈와 돼지고기 등 농산물에 20%에서 25%까지 신규 관세를 매긴다고 밝혔고요. 캐나다는 이보다 먼저, 미국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다음달부터 보복관세를 집행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캐나다는 또한 미국산 맥주와 위스키, 화장지 등에도 새로운 관세를 검토 중입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듣고 계십니다. 중국 주재 미국 외교인력이 건강 이상으로 귀국하는 일이 이어지고 있다고요?
기자) 네. 중국 광저우 주재 미국 총영사관 직원 2명이 원인 불명의 뇌손상(TBI)을 입어 귀국시켰다고 미 국무부가 어제(6일) 밝혔습니다. 미-중 외교관계에 긴장을 일으킬 수 있는 사안이라, ‘뉴욕타임스’와 `CNN,' 영국신문 ‘가디언’, 그리고 중국어권 매체들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데요. 앞서 지난달 말, 같은 총영사관 소속 외교관도 이상한 소리에 시달리다 가벼운 뇌손상 증세가 확인돼 미국으로 돌아왔습니다.
진행자) 광저우 총영사관 근무자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던 건가요?
기자) 어제(6일) 미국으로 돌아온 사람 중 한 명인 광저우 총영사관 보안기술 책임자 마크 렌지 씨는 “지난해부터 집 안에서 서너번 이상 이상한 소리를 들었고, 그 뒤 두통과 불면증, 메스꺼움에 시달렸다”고 `뉴욕타임스'에 밝혔습니다. 렌지 씨가 살던 곳은 먼저 귀국한 외교관이 머물던 광저우 캔턴 플레이스 고층 아파트였는데요. 이들은 이상한 소리에 대해, “모호하지만 비정상적이고 압박감을 주는 소리”였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이상한 소리 때문에 뇌 손상을 입었다는 건가요?
기자) 당사자들의 증언으로는 그렇게 볼 수 있는데요. 미국 정부는 뇌 손상 증세의 원인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미 국무부는 의료진을 긴급 파견해, 170여명 현지 근무자들의 건강 상태를 살피고 있는데요.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은 성명을 통해, “해외 근무중인 미국 공무원과 가족들의 원인불명 건강 손상을 다룰 전담조직을 출범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미-중 외교 책임자들이 이 문제를 논의하기도 했다고요?
기자) 광저우에서 첫 귀국자가 발생한 직후인 지난달 23일, 워싱턴을 방문한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에게 폼페오 미 국무장관이 우려를 표명했는데요. 왕 부장은 사건 진상 조사에 협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2주 만에 다시 비슷한 사례가 발생한 겁니다.
진행자) 비슷한 일이 다른 나라에서도 있었죠?
기자) 쿠바에서도 유사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지난해 8월, 아바나 주재 미국대사관 근무자들이 심각한 청력 손상을 입었다고 미국 정부 관계자가 언론에 설명했는데요. 정상인의 귀로는 들을 수 없는 음역 밖의 소리를 내는 고급 장비에 노출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래서, 일부 매체에서는 누군가 ‘음파 무기’를 설치한 것으로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그 일 때문에 미국과 쿠바 사이 외교 인력이 크게 줄었죠?
기자) 네. 미 국무부는 지난해 10월, 아바나에서 필수인력을 제외한 나머지 직원들과 가족 모두 귀국하도록 지시했습니다. 그리고 쿠바에 있는 미국 외교인력이 줄어드는 만큼, 형평을 맞추기 위해 워싱턴 DC 주재 쿠바 외교관들을 추방했는데요. 렉스 틸러슨 당시 미 국무장관은 미국 외교인력이 쿠바에서 ‘표적공격’을 당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표적 공격을 당했다는 근거는 뭔가요?
기자) 근거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아바나 사건 이후, 미 연방수사국(FBI)이 현지에 조사단을 보내는 등 몇 달에 걸쳐 사건을 살폈는데요. 공격 당한 증거를 찾지 못한 것으로 보도됐습니다. 쿠바 정부도, 미국 외교인력에 위해를 가한 일이 없다면서 책임을 부인했습니다.
진행자) 쿠바에서 원인을 찾지 못한, 비슷한 사건이 중국에서도 이어지고 있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지난달 폼페오 미 국무장관의 우려를 전달 받은 뒤, 미국 외교인력에 “음향기기를 사용하려 한 기관이나 개인을 찾지 못했다”고 밝혔는데요. “이 사건으로 양국관계를 해치지 않기를 바란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미국 뉴욕타임스는 “이 문제가 명확하게 해소되지 않으면 북한 비핵화와 통상문제로 긴장이 이어지는 미-중 관계가 크게 손상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미국 최대 인터넷 사회연결망 서비스(SNS) 업체인 페이스북(Facebook)이 중국 기업들과 정보를 공유해 논란이 되고 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페이스북 측이 5일, 지난 10여년 간, ‘화웨이(Huawei)’를 비롯한 중국 업체 4곳과 정보를 공유한 사실을 시인했습니다. 이 가운데 중국의 통신장비· 스마트폰 제조업체인 화웨이에 대해서는 지난 2012년 미국 정보기관이 미국의 안보에 위협이 되는 요인이라고 지목했었는데요, 페이스북은 이후에도 이 회사와 정보 공유를 계속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진행자) 페이스북이 이들 중국 업체들 말고 정보를 공유한 업체들이 더 있습니까?
기자) 네, 삼성, 블랙베리, 애플, 아마존 사 등 60여 개 사입니다. `뉴욕타임스'와 `월스트리트저널' 신문 등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2007년 무렵부터 이들 업체와 정보 공유 협력관계를 맺어왔는데요. 당시는 스마트폰이 본격적으로 보급되기 시작하던 때로, 페이스북은 휴대폰 사용자를 유인하기 위한 전략으로 이들 휴대폰 제조업체들에게 일부 사용자 정보 접근 권한을 부여했다는 겁니다.
진행자) 페이스북 측은 이런 논란에 대해 뭐라고 말하고 있습니까?
기자) 페이스북은 당시에는 응용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서비스(앱스토어)가 없어서, 이들 업체와 직접 협력해야 했다고 해명했는데요. 하지만 페이스북 사용자들의 정보가 화웨이 서버에 저장되지는 않았기 때문에, 개인 정보가 노출됐다고 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화웨이에 대해서는 미국 정부가 2012년에 국가안보 위협 요인이라고 지정했는데요. 페이스북 측은 왜 바로 정보 공유를 중단하지 않았을까요?
기자) 페이스북 측은 그 점에 대해 명확히 설명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 회사 대변인은 다만 화웨이는 전세계 3위 휴대폰 제조업체로서, 페이스북 말고 다른 미국의 정보기술(IT) 업체들도 중국의 제조업체들과 협력해왔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화웨이 측과는 이번 주 중 정보 공유 제휴가 끝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페이스북은 벌써 최근 개인 정보 유출 사태로 한 차례 곤욕을 치르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정치자문회사인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CA)'가 8천7백만 명에 달하는 페이스북 이용자의 정보를 부적절하게 사용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페이스북은 창사 최대의 위기를 맞았고요.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가 미 의회 청문회에 나와 이를 해명하기도 했는데요. 미 상원 정보위원회 간사인 마크 워너 의원은 5일 '중국 기업 화웨이가 페이스북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었다는 것은 법적인 우려를 제기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중국 측의 반응도 나왔습니까?
기자) 네, 화웨이는 6일, 페이스북 이용자들의 정보를 결코 수집하거나 저장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화웨이 측은 전 세계 모든 주도적인 휴대폰 제조업체들처럼, 화웨이 역시, 페이스북 이용자들이 보다 편리하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페이스북과 협력한 것 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이번 사안에 대한 언급은 거부했는데요. 화 대변인은 다만, "우리는 미국이 중국 기업들에 공정하고 투명하며, 개방적이고 우호적인 환경을 제공하길 바란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