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 해군이,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남중국해 일대에서 ‘항행의 자유’ 작전을 펼쳤습니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7번째인데요. 중국 정부는 “도발 행위를 중단하라”고 미국에 촉구했습니다. 쿠릴열도 남쪽 4개섬(일본명 북방영토)에 일본과 러시아의 공동경제활동을 위해, 조사단을 파견하기로 양국 정상이 합의했고요. 중국의 영화 시장 규모가 1분기 미국을 앞질러 세계 1위에 오른 소식, 함께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남중국해에서 미군이 ‘항행의 자유’ 작전을 진행했군요?
기자) 네. 미 해군 유도미사일 구축함 ‘히긴스’함과 순양함 ‘앤티텀’함이 어제(27일) 남중국해 파라셀 제도(중국명 시사군도) 12해리 안쪽으로 항해했다고 당국자들이 언론에 밝혔습니다. 이 일대에서 꾸준히 진행해온 ‘항행의 자유’ 작전 일환인데요. 중국은 자국 영해를 침범했다며, 인민해방군 함정과 항공기들을 대응 출동시키는 한편, 오늘 다양한 경로로 미국 측에 항의했습니다.
진행자) ‘항행의 자유’ 작전이 뭔지, 먼저 짚어보고 넘어가죠.
기자)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부당한 영유권 주장을 무력화시키는 목적으로 수행하는 작전입니다. 중국 정부는 자의적으로 그은 ‘남해 9단선’을 근거로, 남중국해 90% 해역이 자국 영해라고 주장하는데요. 국제기구인 상설중재재판소(PCA)가 2016년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판결했지만, 굽히지 않고 있습니다. 미국은 이 일대가 어느 한 나라에 속하지 않은 ‘공역’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해군 함정들을 운행하고 있고, 이걸 ‘항행의 자유’ 작전이라고 부릅니다.
진행자) 이런 작전을 한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죠?
기자) 네. ‘항행의 자유’ 작전은 미국의 이전 정부 시절부터 계속 해왔고요. 지난해 초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에만, 앞서 6차례 진행됐습니다. 그 때 마다 중국 정부가 반발했는데요. 특히 이번 작전은 민감한 시점에 펼쳐져서, 더욱 주목 받는 중입니다.
진행자) 민감한 시점이란 건 왜죠?
기자) 최근 중국이 남중국해에 크루즈 미사일을 배치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주변으로 진입하는 배들을 타격하는 대함 미사일과, 항공기들을 떨어뜨릴 수 있는 지대공 미사일을 들여다 놓은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앞으로 미국이 ‘항행의 자유’ 작전을 수행하는 데 상당한 걸림돌이 될 것으로, 전문가들이 저희 VOA 현지 취재진에 밝혔습니다.
진행자) 미사일 배치 이야기가 알려진 뒤 처음 ‘항행의 자유’ 작전을 수행한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 당국은 최근 정세와 관계없이, 오래 전부터 계획한 일정이었다고 언론에 설명했는데요. 작전 지점은 미사일을 배치한 것으로 알려진 곳과는 떨어진 해역이었습니다. 남중국해 안에 작은 섬과 암초들이 많이 모여있는 곳이 크게 두 군데 있는데요. 하나는 해역 북쪽, 중국 하이난성과 가까운 파라셀 제도(중국명 시사군도)로, 이번에 ‘항행의 자유’ 작전을 진행한 곳이고요. 다른 하나는 남쪽에 있는, 필리핀이나 브루나이, 인도네시아와 가까운 스프래틀리 제도(난사군도)로, 여기가 미사일을 배치했다고 보도된 곳입니다.
진행자) 중국 측 반응 살펴보죠.
기자) 중국군이 즉각 파라셀 제도로 함정과 항공기들을 출동시켜, 미군 전함들에 경고 교신을 보내 물러나도록 했다고 우첸 중국 국방부 대변인이 오늘(28일) 밝혔습니다. 우 대변인은 인민일보에 게재한 입장문에서, 이번 작전은 미국과 중국 “두 나라의 전략적인 상호 신뢰를 훼손하는 것”이라면서, “중국 주권을 심각하게 침해한 것으로 결연히 반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서, 중국군이 항공모함 두 척을 인근 다롄항에 모아 '무력 시위'를 했다는 중국어권 매체들 보도도 있었는데요. 중국 외교부도 미국 정부에 항의했습니다.
진행자) 중국 외교부가 항의한 내용은 뭔가요?
기자) "미 군함들이 또다시 시사군도 영해에 진입한 것은 중국법과 국제법을 위반하고 중국 주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오늘(28일)자 루캉 대변인 명의 성명에서 주장했습니다. 국방부 주장과 비슷한 내용인데요. 중국 외교부는 이어서, "미국은 중국의 주권을 침해하고 안전을 위협하는 도발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중국은 갈수록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을 더 강화하는 상황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얼마 전 첫 중국산 항공모함 ‘산둥’함이 시험 항해에 나섰는데요. 취역과 동시에 남중국해 관할 '싼야' 해군기지에 배치될 예정입니다. 이르면 연내, 늦어도 내년 중으로 예상되는데요. 크루즈 미사일 배치 소식에 이어, 항공모함까지 이 바다에서 활동하면, 중국과 주변 국가들 사이에 영유권 갈등이 더 풀기 어려워 질것으로 외신들은 내다보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듣고 계십니다. 일본과 러시아 정상회담이 열렸군요?
기자) 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 주 러시아를 방문했습니다. 전날 상트페테르부르크 국제경제 포럼 참석에 이어, 토요일(26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크렘린궁에서 회담했는데요. 정상회담 의제는 크게 두 가지였습니다. ‘쿠릴열도 남쪽 4개섬(일본명 북방영토)에서 공동경제활동’, 그리고 ‘미-북 정상회담을 앞둔 한반도 정세’에 관해 두 정상이 의견을 교환했다고 양국 언론이 전했습니다.
진행자) 쿠릴열도 공동경제활동 문제부터 들여다보죠.
기자) 쿠릴 4개섬은 두 나라가 오랫동안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곳으로, 러시아가 실효 지배하는 지역인데요. 여기서 공동경제활동을 구체화하기 위해 일본 측 조사단을 파견하는 데 합의했다고 아베 총리가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일본 수산업· 농업 대표 등으로 실사단을 꾸려, 연내에 현장을 방문할 수 있도록 허용하겠다고 말했는데요. 아베 총리는 앞으로, “러시아 당국과의 협력을 통해, 공동경제활동의 과실을 양국이 성취하길 바란다”고 기대감을 나타냈습니다.
진행자) 쿠릴열도 영유권 문제가 두 나라의 오래된 현안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일본과 러시아는 2차 대전 때의 적대관계를 아직 공식적으로 청산하지 못하고 있는데요. 평화협정을 맺는데 가장 큰 걸림돌이, 쿠릴열도 남쪽 4개 섬 영유권입니다. 원래 일본 영토였던 이 섬들을, 러시아가 2차대전 ‘전리품’ 격으로 수용한 것으로 일본 측은 주장하는데요. 이 곳을 ‘북방영토’라고 부르면서, 북방영토 ‘반환’ 또는 ‘귀속’을 대 러시아 관계 주요 과제로 꼽아왔습니다. 특히 아베 신조 정부는 이 일을 평화헌법 폐지와 함께 역점 정책으로 추진해왔습니다.
진행자) 일본 쪽에서는 ‘반환’을 요구하고, 러시아는 그럴 수 없다는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일본은 러시아와 맺을 평화협정에 ‘쿠릴 4개 섬 반환’이 반드시 명시돼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러시아는 입장이 정반대여서 문제가 풀리지 않고 있습니다. 유리 우샤코프 러시아 대통령 외교보좌관은 “평화협정 체결을 위해서는 쿠릴 열도가 러시아의 소유라는 합법성을 일본이 공식 인정하고, 이를 문서화할 필요가 있다”고 이번 정상회담에 앞서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쿠릴열도에서 공동으로 경제활동을 하도록 조사단을 허용했다면, 러시아가 양보한 셈인가요?
기자) 그렇지만도 않습니다. 영유권 분쟁을 둘러싼 갈등 수위를 낮추기 위해 두 나라가 공동 경제개발을 진행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게 벌써 몇 년 됐는데요. 원칙에만 합의하고 실제 진전이 없었습니다. 아베 총리는 이번에 러시아로 떠나기에 앞서, 쿠릴 4개섬 주변에서 많이 나는 성게 양식장을 일본 자본으로 운영하고, 딸기농장도 만들 수 있도록 하겠다는 구체적인 일-러 공동경제활동 구상을 밝혔는데요. 푸틴 대통령은 이를 하나도 받아들이지 않고, 조사단 파견에만 동의한 겁니다.
진행자) 일본이 기대하는 성과는 거두지 못한 거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오히려, 최근 러시아 당국은 일본 정부의 반발 속에 ‘쿠릴경제특구’를 독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데요. 러시아 정부와 사할린 지역 당국은 수산물 가공단지를 중심으로 특구를 꾸리기 위해, 중국과 한국 등 외국기업의 투자 유치를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이번 러시아-일본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문제도 논의했다고요?
기자) 네. 다음달 열릴 것으로 보이는 미-북 정상회담과 관련해서,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한반도에서 평화를 유지해야한다는 서로의 이해를 (아베 총리와) 확인했다”고 말했고요. “관계국들은 새로운 대립이 없도록 자제하고 노력해야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에 아베 일본 총리는, 불행한 과거를 청산해야한다며, 일본인 납북자 문제를 언급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올 1분기 중국의 영화 흥행 성적이 사상 처음 미국을 앞지르고 세계 1위에 올라섰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중국의 영화 흥행 수익이 올해 1분기 31억7천만 달러를 기록해 미국과 캐나다 시장의 1분기 수익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1분기 미국과 캐나다의 흥행 수익은 28억5천만 달러에 그쳤다고 미국 경제 전문 CNBC 방송이 전했습니다.
진행자) 앞서 세계 최대 인구 대국인 중국이 조만간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영화 시장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죠?
기자) 맞습니다. 많은 전문가들이 중국의 영화 시장 규모가 지난해에 미국을 앞지를 것으로 전망했었는데요. 하지만 2016년부터 성장이 다소 정체를 보이면서, 그동안 2위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올해 들어 다시 흥행몰이에 성공하고 있다는 건데, 그 이유가 뭔가요?
기자) 전문가들은 중국이 자체 제작한 수준 높은 국산 영화들의 개봉이 늘면서 중국의 영화 시장이 다시 본궤도에 들어서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올해 중국 흥행수익 10위권에 오른 영화 중 6편이 중국 국산 영화였는데요. 이 중 3편이 1위부터 3위를 차지했습니다.
진행자) 중국인들에게 올해 가장 인기 있는 영화는 어떤 영화였습니까?
기자) 네, ‘홍해행동(Operation Red Sea)’이라는 제목의 중국 영화였는데요. '홍해행동'은 지난 2015년 3월, 예멘에서 납치된 자국민들을 구하기 위해 나선 중국 부대의 활약상을 그리고 있습니다. 지난해 흥행했던 '전랑(Wolf Warrior)' 2편의 뒤를 잇는 애국주의 영웅영화라고 할 수 있는데요. 지난 3월 미국 디즈니 영화사의 '블랙팬서(Black Panther)'를 제치고 흥행 1위로 오르면서 중국 영화 시장이 재도약을 하는 신호탄이 됐다는 분석입니다.
진행자) 중국 영화 시장이 성장하는 이유, 중국의 경제 성장과도 관련이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 관영 인민일보는 중국인들의 소득 수준이 향상되면서, 연휴 기간 영화관을 찾는 문화생활이 보편화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영화 등 문화산업의 발전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참고로 지난 2월 15일부터 21일까지 중국의 대명절인 춘제 기간, 중국의 영화 흥행 매출액은 57억 위안(미화 약 9억 달러)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중국의 영화 시장, 앞으로 더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고요.
기자) 네, 시장조사전문기관인 'Ent그룹'은 중국의 박스오피스 수익이 오는 2022년에는 900억 위안(미화 약 140억 달러)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특히 영화 관련 산업까지 포함하면 시장의 규모는 2천억 위안(미화 310억 달러)에 이를 전망입니다. 반면 미국 영화시장은 직접 영화관을 찾기보다는 넷플릭스 등 스트리밍 서비스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의 증가로 둔화세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