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만남을 결정한 트럼프 대통령이 미-북 정상회담 의지를 확고히 하고 있습니다. 두 달 남짓 남은 정상회담을 앞두고 백악관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습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윤국한 기자와 함께 합니다.
진행자) 김정은 위원장과의 전격적인 정상회담 결정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관심을 끌고 있지요?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일 정상회담 발표 이후 주말 내내 공개 연설과 트위터 등을 통해 회담을 결심한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미사일 발사를 하지 않겠다는 김 위원장의 말을 믿는다”거나 “”북한이 평화를 원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북한이 화해를 위한 준비가 된 것으로 믿는다”는 등의 발언을 이어가고 있는 겁니다. 김 위원장에 대한 이전의 부정적 언급과는 뚜렷하게 대비되는 점이 두드러집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발언은 미-북 정상회담에 대한 일부의 부정적 시선을 의식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 의회와 언론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즉흥적으로 정상회담을 결정했다며, 우려와 함께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북한의 비핵화 의지가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너무 큰 양보를 했다는 게 핵심 내용인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해 적극 반박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 개최에 비판적인 언론을 `가짜 뉴스’라고 일축하는 한편 지지자들에게는, 회담 결과를 비난해도 좋지만 지금은 아니라며, 회담 성과에 자신감을 나타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의 대화에 상당히 긍정적으로 돌아선 것도 눈에 띄더군요?
기자) 맞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이 ‘엄청난 성공일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중국 측 발표에 따르면 지난 9일 시진핑 국가주석과의 전화통화에서는 “미국이 북한과 대화를 해야 한다는 시 주석의 주장이 정확한 것임이 사실로 입증됐다”고 말했습니다. 지난해 8월 말 자신의 트위터에 “북한과의 대화는 답이 아니”라고 했던 때와는 그야말로 180도 달라진 입장입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 결정이 실제로 즉흥적이었나요?
기자) 많은 언론이 그렇게 보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유력매체인 `뉴욕타임스’ 신문의 보도는 주목할 만 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8일 오후 한국 정부 특사단 면담에 앞서 당일 오전에 이미 정보기관으로부터 김정은 위원장의 정상회담 제안에 대해 보고 받았다는 겁니다. 정 실장이 평양에서 돌아온 직후인 지난 6일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김 위원장의 제안을 전달 받았다는 관측도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 수락이 즉흥적인 결정이 아니라는 겁니다.
진행자) 일부에서는 미-북 정상회담이 실제 성사될 가능성을 회의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던데요?
기자) 일부 언론이나 전문가들이 그런 주장을 펴고 있지만 중요한 건 트럼프 대통령입니다. 최고 정책결정권자인 트럼프 대통령이 입장을 번복하지 않는 한 5월 정상회담은 예정대로 열리게 됩니다.
진행자) 한때 백악관 대변인이 북한의 구체적이고 검증가능한 행동이 없으면 정상회담은 없을 것이라는 말을 해, 미국이 정상회담에 새로운 조건을 제시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있었지요?
기자) 이에 대해서는 백악관이 즉각 `정상회담에 전제조건은 없다’고 분명한 입장을 밝히면서 정리가 됐습니다. 라즈 샤 백악관 부대변인은 어제(11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정상회담은 이미 합의됐고, 다른 추가 조건은 없다”고 거듭 확인했습니다. 특히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까지 나서 정상회담과 관련해 행정부 내에 “혼선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못을 박은 상태입니다.
진행자) 미-북 정상회담의 조건이 뭔지 다시 한 번 정리해 주시죠?
기자) 한국의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트럼프 대통령을 면담한 뒤 발표한 내용에서 변화가 없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와 핵과 미사일 실험 중단 의사, 미-한 연합군사훈련에 대한 이해가 그 것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이 약속을 지킬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정상회담이 이제 두 달여 앞으로 다가온 만큼 미국과 북한의 움직임도 빨라질 것 같은데요?
기자) 정상회담의 시기와 장소, 의제와 대표단 구성 등을 협의하려면 적어도 몇 차례의 예비회담이 필요합니다. 일부에서는 미-북 양측이 이미 물밑접촉을 시작했을 가능성을 점치고 있습니다. 어느 시점에서는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이 평양을 방문할 것이란 관측도 유력하게 제기되고 있습니다. 김 위원장을 백악관으로 초청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다는 라즈 샤 백악관 부대변인의 발언은 정상회담 준비가 이미 진행 중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진행자)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이었습니다.